1.CDMO의 정의 : CDMO란 항체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과 위탁개발(CDO·Contract Development Organization)을 함께 일컫는 말이다. 세포주를 받아서 생산하면 CMO, DNA로 받아서 세포주를 만든 후 생산까지 하면 CDO다.
바이오 산업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단순 위탁생산(CMO)을 넘어 연구개발 단계부터 임상, 제조 등 모든 과정을 서비스하는 구조의 사업을 말한다. 최신 의약품인 세포 및 유전자 치료 관련 의약품 중 절반 이상이 위탁개발생산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 의약품이 될 만한 후보물질을 발굴하면 신생 회사들은 이를 어떻게 임상시험을 하고 최종 약으로 개발해갈지 고민이 커지는데 이를 특정 업체가 대신해주는 것이다. 생산까지 대행주기 때문에 생산시설을 별도로 지을 필요도 없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표적인데 많은 바이오벤처들과 CDMO 계약을 체결해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처음부터 지원하고 있다. 해외 CDMO로는 캐털런트, 론자, 써모피셔 등이 있다.
2. 공장은 많은데 글로벌 케미컬 CDMO는 없다
케미컬 완제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많고, 어느 기업 못지 않게 높은 품질의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이 높다는 자화자찬이 쏟아지는데 정작 내세울만한 글로벌 CDMO 한곳이 없는 것은 아이러니다. 우리는 안되나, 못하나.
① 내수적 마인드, 생각도 안해 본 글로벌 CDMO
② 그들에게도 처음은 있었다-테바와 썬파마
③ 우리는 어떻게 글로벌 가격을 맞출 수 있나
④ 번외편, 대한민국 CDMO 현실
[끝까지HIT 7호] 국내 합성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가 바이오의약품 CDMO 글로벌 업체로 우뚝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처럼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의 합성의약품 CDMO는 타 국가의 CDMO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낮은 편이다. 한 중견 제약사 공장장은 "바이오 기업들은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비용이 높다"며 "개발 과제만 있는 상황에서 성공에 대한 확신 없이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설비를 갖춘 바이오 기업들이 CDMO 시장에 진입하기 용이한데, 바이오의약품의 시장 점유율도 최근 들어서야 높아진 상황이다.
국내 합성의약품 CDMO가 글로벌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로 '인건비'를 꼽은 관계자도 있었다. 우리나라는 인건비가 높아 기술력이 들어간 고부가가치 산업을 영위해 수익을 내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는 기술력이 중요해서 인건비가 높아도 최종 제품가를 높게 낼 수 있어 마진이 남는 구조지만 합성의약품 쪽은 진입장벽이 낮고 마진도 낮은 편이다. 그렇지만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커 기본적으로 인건비가 싼 곳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려운 공정을 개발하는 등의 기술 격차로 진입장벽을 키울 수 있다"며 CMO가 아닌 CDMO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기술 격차를 키워도 중국과 격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비용의 문제가 중요해지는데, 인건비가 높은 게 국내 합성의약품 CDMO의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국내 기업에 자사 합성의약품 오리지널 제제를 위탁하려면 경쟁사 대비 가격 효율성이 유지돼야 한다"며 "하지만 이는 국내 제약사가 자동화와 충분한 생산 볼륨(volume) 없이는 달성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즉 설비 능력이 중요한건데, 이를 증가시키고 자동화를 가속화하려면 생산 볼륨을 늘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대량(High Volume) 생산의 확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배치 사이즈(Batch size) 증대로 설비 자동화와 인건비 감소를 통해 High Volume을 이뤄내는 것이다.
반면 현재 한국은 단독 품목으로 많은 생산 볼륨(volume)을 가지고 있는 제품이 한 회사에서 나오기 힘든 구조를 갖고 있다. 한국은 1개의 품목이 다른 상품명으로 10여개 회사로 공급되는 경우 위탁업체마다 다른 배치로 생산해 Batch size를 키울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한 번에 생산해 제품별로 낱알 식별과 포장을 한다는 점에서 한국과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한 번에 많은 양을 생산 할 수 있게 규제 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 High Volume은 가격 경쟁력 외에도 다른 이점을 가져온다. 바로 높은 생산량이 장기간 이어지면 원료부터 완제까지 이어지는 생산 공급망 시스템이 안정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원료의 대부분을 중국이나 인도에서 수입해온다. 두 국가의 공급 가격이 저렴해서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20%대를 머물고 있으며, 원료의약품을 직접 생산해서 완제의약품을 만드는 회사도 소수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이 이익이 된다고 판단돼야 원료부터 완제까지 생산 시스템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할 수 있다"며 "이는 High Volume의 장기간 보증을 통해 투자 가능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 가능성 여부가 결정됐으면 그 다음 단계는 제약업계가 이익을 투자로 연결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정책도 갖춰질 필요가 있다. 한국의 약가 정책을 보면 판매금액이 정해져 있으며, 판매량이 증가하면 약가도 더 떨어지는 구조다. 그러나 경제적 문제로 인한 물가 상승 등으로 원자재 비용, 인건비, 운영 비용 등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약가는 유지 또는 감소하지만, 비용은 증가해 제약사의 이익은 줄고 투자는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 된다.
일반적으로 신약은 수출시 수입국에서 개발국의 약가를 참조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수출 약가에 대한 고려 없이 약가가 결정돼 이익이 나기 어려운 경우도 발생한다. 이익의 감소가 투자를 뒷전으로 두게 하는 셈이다.
따라서 정부는 품목 개발 후 수출이 되면 volume에 따른 세제 혜택, 이익 투자 전환분에 대한 세금 감면 등 '약가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정책의 전환도 고려해야 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나 남미로의 수출은 해외 글로벌 수탁을 유인하지 않으므로 미국, 유럽연합(EU)으로 수출에 대한 이익을 재투자할 때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책을 통해 가격 경쟁력이 확보됐으면 그 다음은 '품질'로 승부를 봐야 한다. 먼저 글로벌로 의약품을 수출하려면 미국, 유럽 연합(EU)의 인증부터 해당 국가의 GMP 인증(certificate)까지 필요하다. 우리나라 정부는 국내 제약사가 해외에서 인증을 획득하고 유지할 수 있게 지원을 해야 한다.
품질이 검증된 의약품의 빠른 도입을 위 해 규제와 DMF 등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한국은 의약품의 안 전성을 검토하고 심사하는 '원료의약품 등록 제도'인 DMF(Drug Master File)를 운영하고 있다. KDMF와 연계 검토를 별도로 해 규제 타임라인(Regulatory time line)이 길어졌으며, 규제 요구사항(regulatory requirement)도 다른 국가보다 엄격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는 이 부분에 대해 "의약품의 비교 용출시험(주성분과 투여 경로가 같은 두 제제에 대해 같은 조건에서 용출 양상 비교하는 시험) 규격에 맞지 않았을 때 다른 국가는 물질의 특성이나 통계적인 방법으로 설명하면 인정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고 예시를 들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긴 심사기간으로 인한 제품 출시 예측 성 감소, 공급 차질 우려 등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대량(High Volume)생산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글로벌 인증 취득을 위한 지원 등이 'K-글로벌 합성의약품 CDMO'의 성공을 좌우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한국 합성의약품 CDMO의 장점으로 '짧은 개발 기간'을 꼽았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중요한 미래 산업 중 한 가지로 여겨진다. 꼭 필요한 산업인 만큼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할 때다.
출처 : 히트뉴스(http://www.hi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