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쌍용정유의 이름을 에쓰오일로 바꾼 주인공인 김선동 전 에쓰오일 회장이 향년 82세로 12일 별세했다.
1942년생인 고 김 회장은 1963년 대한석유공사 공채 1기로 입사해 10년여만인 1974년 정유업 진출을 노렸던 쌍용양회에 입사했다. 당시 김성곤 쌍용그룹 회장이 직접 김선동 회장을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동 회장은 당시 쌍용양회가 정유업 본격 진출 이전에 석유유통업 등을 영위하면서 정유 업계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도왔고, 2년만인 1976년 이란국영석유공사와 합작해 한이석유가 탄생했다. 한이석유는 이란국영석유가 철수하면서 1980년 쌍용양회가 전체 지분을 넘겨받아 쌍용정유가 된다.
김선동 회장은 이후 입사 17년만인 1991년 쌍용정유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의 자회사와 합작 및 사우디와의 20년간 원유장기공급계약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아람코는 1991년 쌍용정유의 주식 지분을 인수했고, 1999년에는 합작사와 함께 쌍용정유의 경영권까지 인수했다.
IMF 사태 등으로 쌍용그룹이 어려워지면서 1999년 쌍용그룹에서 계열분리된 쌍용정유의 명칭을 에쓰오일로 바꾼 것도 김선동 회장의 아이디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전문경영인으로서 1991년부터 2007년까지 16년간 에쓰오일 대표이사 사장으로부터 대표이사 회장까지 승진한 최장수 정유사 전문경영인으로 일했다. 1996년에는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이후 분식회계 등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잠시 징역형을 받았지만, 에쓰오일 퇴임 후 2008년 빈곤의 대물림을 막고 배움의 대물림을 이어나가자는 취지로 미래국제재단을 설립했다. 미래국제재단은 서울대 등 전국 대학교와 '새싹멘토링 장학기금'을 약정해 대학생들이 저소득층 중고생들의 멘토 역할을 하도록 지원했다. 환경 보호 및 의료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여러 대학과 의료기관에 총 300억 원 이상을 기부했다. 2010년 서울대와 울산대 등에서 발전공로상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손현경 씨, 자녀 김대현, 김수현, 김주현 씨, 며느리 함애리 씨, 사위 이재현, 양재형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전화 02-2258-5979), 발인은 15일(목) 오전 8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