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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빠진 작품이 있다면 댓글에서 언급해주세요 :)
<CLAMP의 세계관>리뷰
CLAMP(이하 클램프)는 일본의 5인조 만화가 집단입니다.
대표작으로 <카드캡터 체리>, <마법기사 레이어스>, <X>,<쵸비츠>등이 있죠.
아마 그 중 <카드캡터 체리>를 애니메이션으로 보고 나서,
"카드캡터 체리의 진실"이라는 글을 보거나
원작 만화를 본 많은 분들이 동심파괴를 당하셨을 겁니다.
혹은 죠죠러들의 멘탈을 파괴하기도 했죠.
하지만 클램프의 팬이라면 "어휴, 그렇지뭐."하게 되기도...
왜일까요? 그 글들은 진실일까요?
또, 9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당신은
이미 클램프의 작품을 2개 이상 접했을지도 모릅니다.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기도, 누구나 아는 히트작이 있기도 한
클램프의 오리무중한 세계, 지금부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든 클램프 세계관의 포인트 3
1. 브로맨스 끝판왕, 사랑지상주의
2. 체리와 샤오랑이 둘? 작품을 거미줄처럼 잇는 연결된 세계관
3. 안타고니스트의 반전, 절대악은 없다
*
세계관을 설명하기 전에 클램프의 작품들을 먼저 소개합니다.
클램프 덕후라면 슥슥 넘겨도 무방.
<X>
그림과 줄거리에서부터 느껴지는 브로맨스 냄새...
하지만 작품에 나온 순서로 지진이 일어나거나
잔인한 살해장면에 대한 모방범죄가 일어나자 기약없이 연재중단.
이미지는 최근 외전 격으로 나온 18.5권의 이미지.
<마법기사 레이어스>
모코나는 작화담당 작가의 필명이기도 하죠.
<카드캡터 체리>
당시에는 주인공 체리(사쿠라)가 좋아하는 청명오빠가 아닌
샤오랑과 이어지는 러브라인도 특이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쵸비츠>
귀여운 PC들도 많이 등장하는 (야한) 만화.
여기서 쵸비츠 시리즈의 개발자로 나오는 부부가
엔젤릭 레이어 인형들의 개발자이기도 하죠.
<츠바사>
클램프는 이 작품으로 클램프월드를 집대성하겠다고 했습니다만,
그렇게 되었던가는 의문입니다.
팬들 사이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작품이죠.
<XXX 홀릭>
여기도 모코나가 차원의 매개로 등장합니다.
<츠바사>와 동시연재였죠.
이외에도 데뷔작인 <성전>이나
<신 춘향전>,<합법드러그>, <Wish>,<백희초>
<CLAMP 학원 탐정단>,
<동경바빌론>,<클로버>같은 명작이 있지만
흔히 언급되는 대표작이나 세계관의 중심이 되는 작품 위주로 우선 소개해봤습니다.
*
1. 브로맨스 끝판왕, 사랑지상주의
카드캡터 체리의 가장 큰 동심파괴 요소는
바로 복잡미묘한 인물 관계도입니다.
지수는 체리를 좋아하고 심지어 둘이 친척인데다,
청명오빠가 좋아하는 사람은 체리의 오빠 도진입니다.
*사실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만,
애니메이션에서 순화되었을 뿐이지 만화책에서는
꽤 확실한 대사들이 오고갑니다.
체리네 반 반장은 담임선생님과 사귀기도 하죠.(작중 초등학생)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절대은팔찌를 원하는 건가요?
답은 클램프의 다른 만화들을 보다보면 알게됩니다.
91년 발간한 <20면상에게 부탁해!>를 보면
주인공 20면상의 어머니가 쌍둥이지를(어머니가 둘) 않나,
<쵸비츠>는 주인공이 PC(컴퓨터)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입니다.
<마법기사 레이어스> 애니는 국내에서 결말부분이
툭 잘린채 방영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레이어스에게 수호를 부탁한 공주가 사실은
절대악인 마왕과 사랑하는 사이였기 때문입니다.
이 설정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방영하지 않은 것이죠.
읽다보면 이 모든 관계에 동공지진이 일어나며 물음표를 달게 되는데,
읽다보면 어느새 같이 아련해하고 있습니다.
모든 관계의 이유가 '사랑'이기 때문이죠.
단순하면서도 반박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사랑에 뭔들 장애물이 있을까요.
(체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 오빠예요?"라고 묻는 것 좀 보세요.)
하지만 여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건 클램프의 능란한 스토리텔링 능력입니다.
화려한 그림에 낚여서 스토리를 따라가다보면
서서히 증폭되는 감정선에 불편함도 느끼지 못하고 빨려들어가는 거죠.
아주 은근하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빡! 도장을 찍어버리는 느낌이기도 하구요.
15년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장관상'을 수상한 만화가 김연주씨는
클램프의 만화를 보고 브로맨스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는 언급도 합니다.
그만큼 세계관 안에서는 로직이 튼튼하죠.
아, 이 만화 안에서는 누가 누굴 좋아해도 딱히 이상하지 않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겁니다.
하지만 읽고 나서 정신을 차려보면...
*
2. 체리와 샤오랑이 둘? 작품을 거미줄처럼 잇는 연결된 세계관
네. 말 그대로 클램프의 작품들은 세계관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츠바사>는 체리와 샤오랑이 등장하는 것으로 한때 비덕들에게도 화제가 되었죠.
클램프의 세계관은 주로
배경을 공유하거나 한 인물이 여러 작품에서 등장하는 식으로 연결됩니다.
하지만 <동경바빌론>의 세이시로와 스바루의 이야기가
<X>에서 확장된 것처럼 이야기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특히 '크로우 리드'같은 인물은 모호하게 떡밥만 계속 던지기 때문에
이번엔 정체가 드러날까 하며 보게 되는 재미가 있습니다.
너무 많이 연결되어 있으니 이미지로 정리해봤습니다.
*클릭시 크게 보기가 가능합니다.
네. 크게 '일상적세계관'과 '판타지세계관'으로 나눠봤습니다.
사실 클램프의 모든 작품은 판타지이기 때문에
작중 배경에 따라 나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클램프학원이 배경인 작품들은 판타지여도 배경은 현실입니다.
<성전>과 <레이어스>를 제외한 초기 작품들은
대부분 우리가 생활하는 것과 다름없는 공간이 배경이죠.
크로우 리드와 모코나는 세계관 내에서 창조주이기 때문에
이들이 등장하는 작품은 대부분 판타지 세계관에 가깝습니다.
완전한 판타지 세계가 배경이거나
<홀릭>처럼 그 세계의 매개와 관련된 이야기죠.
<카드캡터 체리>만이 크로우 리드가 만든 카드와
클램프 학원에 다니는 소녀가 분투하는 이야기라
그 중간에 위치합니다.
작품 자체도 클램프의 과도기적 작품이라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초기 작품은 <클램프학원 탐정단>과 <X>에서만
세계관이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후기에는 <츠바사>에서 모든 작품을 집약하게 됩니다.
팬들 사이에서는
작가들이 아끼는 성전같은 작품은 배경이 현실이 아니다보니
<성전>이나 <신 춘향전>의 캐릭터도 꺼내고 싶어서
<츠바사>를 기획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더랍니다.
캐릭터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스핀오프나
세계관 자체가 연결되어 작품을 이어 보는 재미가 있는 것이 아닌,
단순히 캐릭터를 등장만시키기 위한 세계관 연결에 대해
불만이 속출하기 시작한 것이죠.
뭐가 됐건 계속 보게 되는 건 떡밥 때문이겠죠?
하지만 더이상은 떡밥이 던져지지 않는 분위기니...
크로우에 대한 작품 하나 나왔으면 좋겠네요.
*클릭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말 많은 세계관이지만 재미로 정리해보았습니다.
<클로버>는 연결되지 않는 독립된 작품으로 존재하고,
<Wish>와<합법드러그> 두 작품은 둘 끼리만 연결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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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안타고니스트의 반전, 절대악은 없다
제목 그대로 입니다. 어쨌거나 모든 작품에 절대악이란 없습니다.
사실은 주인공을 돕기 위해서라거나,
레이어스처럼 선한 쪽이 악당과 연인관계이기도 하죠.
<카드캡터 체리>에도 <달의 요정 세일러문>과 같은 악당들은 등장하지 않고,
끝판왕인줄 알았던 에리얼도 악당이 아니었죠.
이건 1번의 사랑지상주의와 관련이 있기도 합니다.
클램프의 세계는 사랑이 가득하고, 사랑이 가득한 세계에는 절대악 따위 없는거죠.
하지만 클라이맥스까지 악당이 절대악으로 보이도록 이야기를 끌어가기 때문에
무거운 분위기도, 복잡한 이야기도 가능하다는 것 또한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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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정리해보니 모든 특징은 결국
클램프가 본인들의 캐릭터를 너무 좋아해서 생겨난 것 같네요.
덕질끝판왕 클램프.
그래서 죠죠러들에게...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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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체로 긍정적으로 리뷰했지만 <츠바사>부터는
캐릭터의 연속된 등장이 더이상 '세계관'이 아니라
그저 팬서비스로밖에 느껴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X>나 <동경 바빌론>만 해도 유려한 그림과 치밀한 스토리에
현대 사회를 돌아보는 주제의식까지 갖춘 만화들이었는데...
사랑스러운 주인공과 마스코트 캐릭터,
닿을 듯 말듯 항상 무언가의 방해로 이루어지지 않는 만남,
열쇠를 쥐고 있으면서도 작품 끝까지 풀어놓지 않는 인물 등
작품에 재미를 부여하던 황금패턴이 지나치게 되풀이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럼에도 기존의 작품들이 언제 봐도 종합선물세트같은
매력적인 이야기와 인물들을 지니고 있어 그 세계관에 기대를 하게 합니다.
혹시 리뷰를 읽고 클램프 작품에 관심이 생기셨다면
<츠바사>이전의 작품들을 추천합니다.
그럼 클램프가 애니메이션 작화는 그만 그리고
어서 <X>의 연재를 재개해주길 바라면서,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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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x는 죽었어! 더 이상 없어!
싸늘하다...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세기말 분위기가 지나가서 클램프의 중이병이 맥을 못추는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우리 가슴속에 살아있으니까 괜찮아.....ㅠㅠ
무척 슬프다...내 가슴속에 카무이가 진짜 원했던 소원같은 건 들어있지 않은데!!!(...ㅈㅅ)
재밌게 잘 봤어요!! XXX 쵸비츠 카드캡터체리 다 들어본 작품들이고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지만 만화책으로 구해서 보고 싶어지네요ㅠㅠ
앗 감사합니다!!저한테 전부 있는데 빌려드리고 싶네요ㅠㅠ
하ㅠㅠㅠ저도 빌리러가고싶네여ㅠㅠㅠㅠㅠㅠ 만화방엔 있ㄱㅆ죵?!? 시간 내서 만화방이나 만화카페 가야겠어요ㅠㅠ
네 만화카페가면 대부분있더라구요!ㅎㅎ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비록 클램프가 괴랄하긴해도 그게 매력이죠. 저런 분위기 내는거(그리고 뒤통수 여러번 맞은거) 클램프였기에 가능했을거에요. 전 체리랑 홀릭 제일 좋아해요.
맞아요 괴랄한 매력이죠 저는 X가 제일 좋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생각보다 클램프팬이 많네요!기뻐요ㅎ감사합니다
클램프 덕후가 이걸 안읽을리가... 무거운 내용 싫은 분은 체리만 보세요. 사랑에 빠져 죽습니다
ㅋㅋ사랑에 빠져 죽는다니 정확한 표현이네요. 클램프 덕질에 빠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체리도 애니메이션만 보는 걸 추천하는 게 좋겠죠?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