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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리들리 스콧 감독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1937년생이고, 87세 어르신입니다. 노익장! 자신이 24년전에 만든 ‘글레디에이터’를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한 것 같습니다. 일종의 의무감?
그 기간 동안에도 그는 수많은 명작을 만들어왔습니다. 그의 작품 리스트만 봐도 왜 그가 ‘위대한 감독’인지 알 수 있습니다.
소년과 자전거(1965)
결투자들(1977)
에이리언(1979)
서기 2019 블레이드 러너(1982)
레전드(1985)
위험한 연인(1987)
블랙 레인(1989)
델마와 루이스(1991)
1492 콜럼버스(1992)
화이트 스콜(1996)
지.아이. 제인(1997)
글래디에이터(2000)
한니발(2001)
블랙 호크 다운(2001)
매치스틱 맨(2003)
킹덤 오브 헤븐(2005)
보이지 않는 아이들(2005)
어느 멋진 순간(2006)
아메리칸 갱스터(2007)
바디 오브 라이즈(2008)
로빈 후드(2010)
프로메테우스(2012)
카운슬러(2013)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2014)
마션(2015)
에이리언: 커버넌트(2017)
올 더 머니(2017)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2021)
하우스 오브 구찌(2021)
나폴레옹(2023)
글래디에이터 Ⅱ(2024)
그는 ‘리들리 스콧경(Sir Ridley Scott) ’이라고 불리웁니다. 영국 황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더라고요.
곧 90세가 되는 이 분이 언제까지 이렇게 왕성하게 활동하실지 궁금합니다.
그럼, 영화 리뷰 간단히 해볼랍니다.
1. 스케일이 허벌납니다. 저는 일부러 맨 앞자리 정중앙에 앉았습니다. 자체적으로 IMAX 환경을 만들어 영화에 몰입하고자 하는 오랜 노하우입니다. 그러면 타인의 방해도 막을 수 있습니다. (왔다갔다, 소음, 스맛폰 불빛..등) 콜로세움에서의 검투 장면도 입이 딱 벌어집니다만, 맨 처음에 나오는 해전은 압도적입니다. 여기서부터 ‘얼마나 잘 만들었나 함 보자’라고 생각한 저를 무장해제 시킵니다. 그 후로는 ‘스콧경’의 포로가 되어 질질 끌려갑니다.
2. 인상적인 검투장면이 연속으로 펼쳐집니다. 개코원숭이는 그냥 사나운 개처럼 무지막지하고, 코뿔소를 길들여서 저리 타고 다닐 수 있다니, 콜로세움을 워터파크처럼 만들어 상어랑 같이 노는 씬도 압권입니다. 아, 이런 상상력과 창의력을 실사처럼 만들기 위해 24년이 필요했던 게 아니었을까요? CG의 향연이지만, 너무도 자연스러운 연출! 제작비가 4천억이 넘은 이유?
3. 전편에 이어 출연하는 배우는 두 명이라고 합니다. 루실라 공주와 원로원 귀족(이름은 제가 기억 못합니다) 24년이 지나 다시 출연하는 그 생명력에도 박수를 보냅니다. 영원한 여왕일 것 같은 ‘코니 닐슨’도 세월의 흔적이 역력해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녀의 이쁠 때만 기억할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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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전편의 스토리를 알아야 이번 후속편이 부드럽게 머리속에서 이어집니다. ‘막시무스’는 전설이죠. 러셀 크로우가 알파요 오메가였습니다. 죽을 때까지도 카리스마가 넘쳐 흘렀던 싸나이.
이번에는 하노(루시우스)가 그 역할을 대신합니다. 12살에 엄마와 헤어진 그가 왜 성인이 되어서도 찾아가지 않고 아프리카에서 살았는지가 갸우뚱?
로마시민들이 ‘하노’의 쌈 실력에 매료되어 이름을 외치는데, 언뜻 들으면 ‘한우’ 같이 들립니다. 그래서 그런지 2시간이 넘는 이 영화를 보고나면 ‘한우’가 땡깁니다. 저의 선택은 ‘한돈’ ㅎ
5. 또 한명의 주인공 - 덴젤 워싱턴
믿고 보는 할리우드 스타여서 그런지, ‘저런 악역에도 뭔가 반전이 있겠지?’하며 희망을 놓지 않고 보게 되었습니다. 연기력이야 말해서 뭐합니까? ‘하노’를 압도하는 그 덕분에 막시무스가 더 떠오르게 되더군요. 쌍둥이 황제, 둘은 그냥 지나가는 악역일 뿐 극을 리드하지 못하는 찌끄레기 수준이었습니다. 이게 모두 덴젤 워싱턴 때문이죠. 역사적 실존 인물이라고 하네요.
6. 전편에 비해 이번 작품이 살짝 덜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는 ‘코무두스 황제’ 역할을 하는 쌍둥이 황제들 때문입니다. 같은 똘아이인데 왜(why)가 빠져 있습니다. 그냥 맥락없이 미친 놈 둘이 로마를 좌지우지 합니다. 그게 설득이 안되더라구요. 마치 ‘우리 용산에 서식하는 미친 인간 둘도 국정을 이런 식으로 말어먹나?’ 생각이 들 정도로. 누가 대통령인지 모를 정도로 똑같은 것 둘! 스콧경이 우리나라 소식을 듣고, 이렇게 풍자한걸까? 너무나도 판박이! 결국 비참한 말로까지 예언?
7. 전편에 흐르던 음악도 계속 귀를 호강시킵니다. 오히려 더 웅장해졌습니다. 이번 작품은 전편의 스토리 핵심을 반복합니다. 주인공의 가족이 죽임을 당하고, 거기에 복수하기 위해 바닥부터 기어 올라가 로마 최고의 검투사가 되고, 황제를 죽이고 결국은 복수를 완성하는 뻔한 스토리 반복입니다. 하지만, 무지 재미있습니다. 어떡하든 한번은 더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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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글레디에이터3는 없을 듯 합니다. 대서사가 종을 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대에 걸친 복수극도 마무리 되었습니다. 실제로 쌍둥이 황제가 죽고나서 제대로된 ‘공화정’이 세워졌는지 의문입니다만, 거기까지 알고 싶지는 않군요.
리들리 스콧경도 아마 3편은 만들기 어려울 듯 싶습니다. 연세가 연세인지라… 그래도 스콧경에게 경의를 표하며 리뷰 마칩니다. 짱!
-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