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시작되는 날, 마산행 KTX에 몸을 실었다. 마산의 이주영 국회예결위원장, 박진 국회의원, 정양석국회의원 그리고 전 총리공보수석이었던 김덕봉 고대산학협력단 교수와 함께 민주화의 성지라 할 수 있는 마산과 광주를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2월 말 박진의원의 초청으로 저녁을 하면서 3.15의 진앙지로 우라나라 민주화운동을 처음 시작했던 마산과 5.18로 민주화의 꽃을 피운 광주를 연결하는 민주화벨트를 만들어보자는 의견에 일치를 보면서 우선 현장을 답사하자는 결론을 얻었다. 그 때 잡은 날이 4월 1일부터 2박3일이다.
6시 정양석의원, 김덕봉 전 수석과 먼저 마산에 도착한 나는 이주영의원후원회 사무국장의 안내로 마창대교를 구경하고 오늘 우리가 묵을 숙소인 진전면 동진교 아래에 자리한 '달 뜨는 비오리'로 갔다. 임진란 때 당항포해전이 벌어졌던 바로 그 자리다. 여기에서 안쪽으로 10km들어가면 당항포다. 당항포에 왜놈의 선단이 정박해 있다는 소식을 접한 이순신장군이 당항포입구로 왜 선단을 유인하여 격파했던 큰 승리터다.
달 뜨는 비오리에는 이주영의원의 부인께서 직접 나와 우리를 마중했고 바다 앞의 용과 두 마리의 거북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다. 도다리 등 직접 장만한 싱싱한 횟감으로 저녁을 준비해 줘 뒤늦게 도착한 박진의원과 함께 정겨운 술잔을 나누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는 데 사법개혁위에 참석했다 저녁 비행기로 내려온 이주영의원이 합류하여 본격적인 저녁자리가 마련됐다.
이 집의 주인은 공인회계사인데 마침 자녀를 보러 미국에 가서 우리와 만나지 못하고 전화통화로만 인사를 나누었다. 자기 집처럼 생각하고 편히 쉬다가라는 정겨운 말씀이었다.
아침 해돋이를 보고 국립3.15민주묘지를 방문했다. 이양수 4.19민주혁명회 지부장, 백한기 3.15의거기념사업회장, 오무선 유족회 지부장 등 이 나와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헌화와 묵념을 마치고 묘역을 돌아봤다. 마산의 지형이 항구라서 그렇지만 묘역의 경사가 너무 심해 연세가 드신 분들이 참배하기 매우 어려운 급경사라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기념관을 둘러보고 무학산 서원곡계곡으로 향했다. 김이수 창원시의회 의장 등 일행들이 미리 나와 우리를 환영한다. 서원곡에서 만남광장까지 약 5.4km의 둘레길을 걸었다. 이주영의원을 알아보는 시민들이 많아 지역 일을 성실하게 열심히 하시는 이의원의 성품을 엿볼 수 있었다. 중간 쉼터에서 막걸리도 마시고 활짝 핀 진달래꽃을 보면서 봄이 왔슴을 실감했다.
봄 마산의 명물이라는 도다리쑥국으로 점심을 먹었다. 경남도민일보의 임채민 기자가 참석하여 민주화벨트에 관해 함께 논의했다. 임경숙 경남도의원도 참석했는데 YWCA출신이라 하여 더욱 반가웠다. 점심 후 마산 시립 문신미술관을 관람했는데 세계적인 조각가인 문신선생의 작품들을 부인의 직접 소개로 감상할 수 있는 영광도 얻었다. 미술관 옆 평소 문신선생이 사셨던 집이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광주 일정으로 서둘러 마산을 출발했다. 두 시 출발예정이었는 데 세 시가 넘었다. 6시 조금 넘어 광주에 도착했다. 히딩크호텔에서 번개 목욕을 하고 식당인 송하회관으로 갔다. 박창수 전 의대학장, 강계두 광주경제부시장이 와있었고, 정용화 광민회장과 임낙평 광주시민단체협의회장이 도착했다. 일행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데 허정 에덴병원장과 최영준MBC보도국장, 강덕균전남일보 편집국장이 참석하여 민주화벨트와 관련된 의견을 나누었다.
식사를 마치고 광주의 명물인 충장빈대떡집에서 막걸리를 한 잔 하고 숙소인 신양파크호텔로 갔다. 어제는 바닷가에서 오늘은 산에서 자는 일정이 매우 조화롭다. 아침 7시 국립 5.18묘지를 참배했다. 비가 조금 내리는 가운데 헌화와 분향을 하고 묘역을 둘러봤다. 마산의 3.15국립묘지에 비하니 20평대 아파트와 50평대 빌라의 차이만큼이나 5.18묘역의 자리가 좋다.
아침 김윤수 전남대총장, 송은규 전남대병원장과 조찬을 하고 무등산 원효사에서 시작하여 바람재, 토끼등, 봉황대를 거쳐 천제단에서 하늘에 마산과 광주를 잇는 민주화벨트가 성공하여 지역의 화합과 국민통합 나아가 통일에 까지 이르기를 빌고 음복주를 마셨다. 의재미술관으로 하산하여 미술관에 들러 의재 선생의 작품을 감상하고 춘설차와 녹차붕어빵을 시식했다.
증심사계곡의 별미는 닭요리다. 닭을 다섯 가지 코스로 요리한 점심을 하며 장정의 종지부를 찍었다. 다시 광주역 앞에서 번개목욕을 하고 4시 용산으로 가는 KTX에 몸을 실었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