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3화. 나는 예쁜 여자가 좋았다
①나는 101살#26》0812 사랑하려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웠다
by관찰작가의 여유시간
Aug 12. 2026
말을 굳이 돌려서 표현할 생각은 없다. 결혼을 생각하면서 내가 중요하게 본 조건 가운데 하나가 미모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얼굴이 예쁜 여자를 찾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내가 왜 미모를 중요하게 생각했는지를 생각해 보면 인간의 본능과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동물에게는 번식철이 있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특정한 2세 생산철이 없다. 사람은 계절과 관계없이 서로 좋아하면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 한다. 만나고 싶고, 함께 있고 싶어진다. 나는 그것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평생 함께 살아갈 사람이라면 내가 보고 싶은 사람이어야 했다. 내가 예쁜 여자를 좋아했던 이유는 거기에 있었다. 예쁜 얼굴을 보는 것이 좋았고,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한 번이라도 더 눈길이 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은 얼굴 하나만 보고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아무리 예뻐도 함께 살아가기 힘든 사람이라면 결혼생활은 오래가기 어렵다. 그래서 내게 미모는 혼자 존재하는 조건이 아니었다. 인성이 함께 있어야 했다.
나는 인성에서 공감 능력과 배려, 인내력, 성품, 책임감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런 것은 하루아침에 만들어내기 어렵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잠시 친절한 척할 수는 있어도, 함께 살아가면서 계속 드러나는 사람의 성품까지 꾸미기는 어렵다. 결혼은 결국 매일의 생활이기 때문이다.
예쁜 얼굴은 처음 만났을 때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함께 살다 보면 그 사람의 말투와 행동,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 어려운 상황에서 보이는 모습이 더 크게 보인다. 그래서 나는 미모를 좋아했지만 미모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았다. 예쁜 사람이 좋았고, 동시에 좋은 사람이기를 바랐다.
돌이켜보면 내가 결혼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두 가지는 아주 단순했다. 예뻐야 했고, 사람이 좋아야 했다. 그 기준이 특별히 대단한 기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결혼은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그 두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것을 숨기지 않았다.
지금 아내와 수십 년을 살아온 뒤 돌아보면 더욱 그렇다. 처음에는 얼굴이 보인다. 하지만 오래 살다 보면 얼굴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살아온 마음이 얼굴에 나타난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삶이 안정되면 사람의 표정도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아내에게 가끔 말한다. “당신은 결혼 초보다 지금이 더 예뻐.” 그러면 아내는 늘 아니라고 한다. 그럴 때면 나는 과거 사진을 꺼내 보여준다. 그러면 결국 아내도 인정한다. 자기가 오십이 넘어서부터 더 예뻐졌다는 것을.
나는 그것이 단순히 얼굴의 변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함께 살아온 시간이 사람을 바꾼 것이다. 처음에는 내가 좋아했던 얼굴이 있었고, 그 얼굴을 가진 사람과 함께 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나 지금은 그 사람의 얼굴에서 함께 살아온 시간이 보인다.
그래서 이제는 안다. 내가 처음 좋아했던 것은 예쁜 얼굴이었지만, 오래 함께 살게 만든 것은 얼굴만이 아니었다. 예쁜 사람과 결혼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예쁜 마음을 가진 사람과 오래 살아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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