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서울둘레길을 걷다(5) / 고덕 - 수서 코스

[가인재 김학수]

2016년  6월  16일  날씨 - 구름이 끼고 바람이 불어 시원한 하루였음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와서 덥다 덥다는 말이 저절로 나왔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다시 걸어보는 서울둘레길 - 오늘은 다섯번째로 길을 나서는 날입니다

고덕동 일자산에서 대모산 입구가 있는 수서역 까지 약 40여리의 길입니다

그닥 못 견디게 덥지는 않겠다는 예보도 있었고 해서 오늘은 배낭 무게도 좀 늘었습니다 

항상 이것저적 잡다한게 많아서 남들보더 더 무거웠던 행낭에 스켓치 도구와 은실이(플루트)까지

따라 붙었으니까요 - 지들이 따라 붙은게 아니라 내가 끌고 갔다는게 맞는 표현 이겠지 만... ~

서울둘레길 고덕코스 입구엔 숲자락에 쌓인 아담한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서울시교육청 고덕평생학습관입니다

길을 들어서기전에 잠깐들려 혹시 내가 관심 가질수있는 부분은 없나 살펴보았습니다

많지요 - 미술,음악,글짓기~  하지만 집이 멀어서 힘들겠습니다.

이곳은 수년전에 형님께서 관장으로 재직 하시던 교육기관이라 새삼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하늘엔 검은 구름장이 날리고 있지만 숲속을 흐르는 공기는 더없이 맑고 시원합니다.

지난밤에 장대비가 쏟아 지면서 숲속을 말끔히 세수를 시겼기 때문입니다.

가끔씩 구름사이에 햇살이 비치고 그 햇살이 빠꼼히 숲을 헤치고 어둔 길바닥을 밝히면 더욱 선명하게 떠 오르는

음양의 대비색은 또 발길을 붙잡습니다.

간단하게 라도 스켓치 한장 하고 가야 되는거 아니냐고.....

한참이나 적적한 숲길을 걸어가면 때로는 시원한 전망도 보고싶을때가 있습니다.

이럴때 이 사진같은 풍경이 나타나면 나도 몰래 와~!! 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그리고 땀 닦고  물 마시고 한참동안 아무 생각없이 먼산 바라보며 멍때리기 하고 ....

능선을 경계로 하여 한쪽은 서울이고 한쪽은 하남시 입니다. 

성내천 풍경입니다.

여기도 청계천 처럼 한강물을 끌어올려 건천이었던 성내천을 항상 물이 흐르게 하였다고 합니다.

키높이로 자란 수생식물들이 흐르는 물과 어울려 시원한 여름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갈대가 멋 지다] 고 하던데 - 사진속의 수초는 갈대가 아니고 줄풀입니다 

일부 지방에서는 큰나락아재비 라고도 합니다

이제 좀만 더 가면 일자산길은 끝납니다.

오늘은 이 길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걷는시간은 기본 이지만 20분안에 완성시키는 둘레길 스켓치와 은실이와 노래하기 - 

출발한지 세시간이 지났습니다. 

이쁜꽃을 파는 꽃가게 동네

일자산 지나고 나서는 한참동안 이런길도 걸었습니다.

오늘의 처음계획은 고덕에서 방이동생태공원이었는데 송파 성내천을 지날때 순대국 한그릇 먹고 나서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날씨도 선선하고 풍경도 좋고 해서 기왕 내친김에 수서역 까지 걷기로 한 것입니다.

두 구간을 합치면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2014년 11월에 10시간동안 고덕에서 사당역까지  하루에

주파했던것에 비교하면 그리 무리한 걸음은 아닙니다.  

성내천길이 끝나고 장지천으로 가기위해 다시 숲속으로 들어섭니다.

장지천 가는길 - 하늘을 찌를듯이 자란 낙우송이 멋진 명품길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장지천변은 온통 금계국이 자라는 꽃동산이었습니다.

때가 지나 이제는 암갈색의 꼬투리만 남았지만  지난번 불암산 구간을 걸었던 5월 하순경에 이 곳을 찾았다면

샛노랑 금계국 만발한 환상적이 길을 만날수 있었겠습니다.

둘레길에선 안스러운 광경도 눈에 띕니다.

둘레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차츰 많아지고 그러다 보니 둘레길 걷기 하는 사람도 많아져서 사람들의

발길에 흙이 패이고 깍겨서 나무뿌리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마닐라삼으로 만든 길덮게 같은것으로 덮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숲속 어디서나 자주 눈에띄는 미국자리공이란 외래식물입니다.

워낙 세력이 강하고 번식력이 강한 식물이라 이 아이가 번지기 시작하는곳엔 다른식물들이 살아 나지를

못한다고 합니다

다른 나무에 기어올라 팔자좋게 늘어진 칡넝쿨입니다.

일단 침범당한 나무는 제대로 자라지 못할만큼 괴로움을 당합니다.

칡차를 만들기위해 칡뿌리를 캐고, 갈포벽지를 만들기 위해 줄기를 걷는등 힘을 쓴다고 하지만

산속은 온통 칡넝쿨로 뒤덮이고 있습니다.

둘레길 걸으면서 별걸 다 살펴 봅니다.

둘레길에서 만난 꽃들도 실어봅니다.

까치 수염꽃입니다.

참싸리 꽃입니다.

싸리나무도 종류가 많지요.

다래끼 광주리 만들때 쓰는 참싸리,마당빗자루 만드는 맵싸리,화투에 그려진 키 작은 칠싸리,

작은 구술같은 열매가 열리는 좁쌀싸리 등등

자귀나무 꽃

탄천입구 꽃이있는 풍경

이 아이는 산길에서 만난 개암열매 입니다.

은행알 같이 생겼고 구월쯤에 고소하게 여물어 갑니다 

팥배나무 열매

나무딸기 - 나무딸기를 초롱꽃잎에 쌈을 싸 먹기도 합니다. 

얘도 딸기란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딸나무]라고 하는데 맛은 그다지 호감을 얻지 못합니다.

단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쓴것도 아닌 - 그냥 들적지근한거..... 그래도 빨갛게 익으면 모양은 예쁩니다.

둘레길 걷던 어느분이 가르쳐 준데로 숲길을 찾아갔더니 노랑망태버섯이 잔뜩 피어 있었습니다.

혼자걷는 서울둘레길 - 남들이 들으면 꽤나 쓸쓸하고 고독하고 적적 하겠다고 생각할겁니다.

실제로 지인들이 내가 둘레길 걷는다는 소식을 듣고 전화나 메세지로 물어옵니다.

혼자서 무슨 재미로 -  네 ~ 괜찮습니다.

둘레길 걷다고 잠시잠시 쉴때면 내친구 은실이와 숲속에서 노래 부르기

그리고 스켓치도구 꺼내서 눈앞에 보이는 풍경 후딱 그려보기

또 그리고 계속 디식이(카메라) 와 풍경 훔쳐가기......

오늘,산길 참한 쉼터에서  은실이와 불러본 노래는 [산제비]와 [여름날의 세레나데]였습니다.

나무에 붙여놓은 악보에 따라 은실이가 청량한 음률을 흘려내면 - 소리가 고와서 인지 가끔씩은

근처에서 솔씨 까먹던 박새가 고개를 갸우뚱 하기도 합니다.

앞에 펼쳐진 풍경을 본다면 이젤 세우고 캔버스 얹고 유화한폭 제대로 그리면서 취미생활을 즐기고 싶지만

오늘은 어디까지나 둘레길 걷는것이 목적이니 만큼 20분안에 벼락치기로 펜화 - 수채화로  대신 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서울둘레길 걸으면서 일자산 산자락에 멋과 풍류를 남기고 돌아왔습니다.

  -  다음글에 계속 -

게시자  가인재  김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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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미숙/키작은민들레]

ㅎㅎㅎㅎ 즐기시는 그 길에 어쩌면 지나치듯 무심히 한번쯤은 엿보게될 날이 있겠지요... 글도 그림도 음악도 풍경도 잘 짜여진 비단 한필을 펼쳐 놓은듯 합니다.

[가인재 김학수]

둘레길 걷고 계시나 봐요.
그렇죠. 어쩌면 무심히 지나칠수도 있는 사람의 인연 - 얼핏 엿보고는 멀어지게 될지라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것으로 반갑습니다.
감사 합니다.

[알투]

이것저것 주변에 볼께 많고 여유롭게 다니기에는 혼자가 좋은것 같습니다. 여기에 풍류에 그림까지...저는 6월11일에 전구간 혼자 완주했습니다.

[가인재 김학수]

일기 좋은 봄에 시작하셨나 보네요
삼복더위 오기전에 완주 하셨으니 더욱 좋으시겠습니다.
건강 하십시요

[수명산]

제4기 서울둘레길 100인 원정대 해단식하는 날, 좋은 글 그리고 그림 보고 갑니다.
다음 글이 기대되는 군요. 저는 사진과 영상으로 서울둘레길을 남기지만,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군요.감사합니다^^

[가인재 김학수]

둘레길을 완주 하셨나 보군요 - 무사완주 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