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간판으로 세계인의 시선을 끄는
게트라이데(Getreidegasse)거리
오스트리아를 찾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빼놓지 않는 곳이 바로 짤츠부르크다.
모차르트와 카라얀이 태어나고 살았던 곳, 세계 3대 음악제의 하나인 '짤츠부르크 음악제'가
열리는 도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지였던 미라벨 정원이 있는 곳... 그리고 예쁜
간판으로 많은 여행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게트라이데 골목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하루 종일 관광객으로 넘쳐나고 생동감 가득한 게트라이데는, 오래된 건축물이나 자연환경을
보기 위해 찾아가는 다른 지역과 달리 중세시대부터 내걸었던 철제 수공 간판이 주인공인 곳이다.
게다가 여기서 태어나 소년시절을 이곳에서 보낸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어 더욱 의미 있는 거리다.
노란색 건물인 모차르트 생가 앞에는 사진을 찍거나 안을 들여다 보는 사람들로 항상 붐빈다고 한다.
지금은 모차르트 박물관으로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는데, 시간이 허락되지 않아 건물 앞에 서서
올려다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게트라이데 거리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다름아닌 간판 때문.
수공예 철제 간판에는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어 예술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갖고 있는 듯하다.
글자를 읽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던 중세시대에 무슨 가게인지 알리기 위해 가게 앞에 걸어놓기 시작한
철제간판
때문에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곳으로 오래 기억하게 된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쇼핑과 카페가 늘어선 골목이 모차르트 생가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뻗어 있어서 구경하다가 쉬다가를 반복하며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한정된 짧은 시간에 둘러보느라 게트라이데 골목의 절반 밖에 보지 못했다.
상호와 문양이 새겨진 간판은 저마다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어 보기만 해도 무엇을 파는 곳인지 알 수 있다.
이곳의 분위기에 맞춰 현대에 등장한 맥도널드 역시 'M'자 로고를 간판으로 내걸었다.
어지럽게 덕지덕지 매달거나 붙여 건물 미관을 심하게 해치는 우리나라 간판을 떠올리면 미적 감각이 그들과
너무나도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그나마 요즘은 많이 달라지고 있어서 다행이지만).
게트라이데 거리의 가장 중심에 있는 모차르트 생가(중앙의 노란색 건물).
모차르트는 1756년 게트라이데 9번지 3층에서 태어나 17세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현재 박물관으로 쓰이는 생가에 들어가기 위해선 입장료 6유로를 내야 한다.
모차르트 생가 앞에는, 역사적인 인물의 곁을 다녀간다는 감개에 젖어 캠코더와 카메라에 열심히
담고 있는 사람들이 늘 존재한다.
게트라이데의 한 상점 쇼윈도에서 우리의 색동저고리를 연상케 하는 의상을 발견했다.
이 옷을 디자인한 사람은 아무래도 한국의 색동저고리에서 영감을 얻은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결코 넓지 않은 게트라이데 골목이지만, 이곳에서도 수많은 삶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동양인인 듯한 사람이 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어 이 또한 멋진 구경거리가
되고. 길 모퉁이에 붙은 '모차르트 음악회' 포스터와 한켠에서 하프를 연주하는 여인 역시 거리의
풍경을 낭만적으로 만든다.
게트라이데 골목을 걷다가 살짝 안쪽으로 빠지니 좌판 가득 벌여놓은 쏘시지와 빵이 눈길을 끈다.
야채와 과일, 꽃을 파는 좌판 역시 게트라이데의 뒷골목 풍경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모차르트 생가 앞의 '모차르트 광장'. 한적해 보이는 이곳도 순식간에 사람들로 가득해진다.
아래 사진은 게트라이데 거리 안쪽에 있는 오페라 하우스.
모차르트 광장은 금새 사람들로 가득찬다.
아래 사진은 신시가지에서 잘자흐 강을 건너 구시가지로 들어서기 전 거리의 상점모습인데
창문과 쇼윈도의 컬러풀한 감각이 마음을 끌어 한 컷.
잘자흐 강 슈타츠 다리를 중심으로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로 구분된다.
구시가지 쪽에서 바라본 다리 건너편이 신시가지로, 다리 끝의 하얀 건물이 카라얀이 살던 집이다.
헬베르트 폰 카라얀은 짤츠부르크를 빛낸 인물 중 한 명으로 편견없이 인종주의의 벽을 넘은 사람
으로도 유명한데, 빈 필하모닉을 이끄는 동안 실력만 있으면 기용했다고 한다.
동양의 이름없는 성악가의 노래를 듣고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찬사를 보내자, 전세계의 메이저
언론이 앞다퉈 취재했던 인물이 바로 '조수미'였고 그녀는 일약 세계적인 성악가가 되었다.
카라얀은 빈 필을 이끌고 81년에 내한 공연을 한 적이 있다.
짤츠부루크에는 일년 내내 모차르트와 관련된 오페라가 6~7편, 60차례 이상의 음악회 등이 열린다.
(아래 사진) 카라얀이 살던 집.
신시가지 쪽에서 바라본 짤츠부르크 구시가지.
게트라이데 거리의 건물들 너머 산 위에 보이는 건물이 게프하르트 대주교가 살았던 호엔
짤츠부르크 성. 잘츠부르크 시내를 360도로 굽어볼 수 있는 곳이라 천혜의 요새 역할을
수행했음직하다.
잘자흐 강을 사이에 두고 신시가지 쪽 강변엔 일광욕하는 젊은이들로 가득하다(아래 사진).
해가 조금만 나와도 양산을 받쳐드는 우리나라 여성과 달리 '자외선'을 무서워하지 않는 그들의
'용기'와 '자유로움'이 부럽고도 아름다웠다.
시내 중심을 흐르는 잘자흐 강을 사이에 두고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로 나뉘며, 이 두 곳을 잇는
슈타츠 다리를 건너 동서로 뻗은 게트라이데 골목길, 짤츠부르크의 상징 호엔 짤츠부루크 성을
향해 길게 뻗은 쇼핑골목...레스토랑, 노천카페, 꽃가게, 옷집, 보석가게, 15세기에 지어진 구시청,
대성당, 레지덴츠 광장, 대성당, 화랑, 박물관 등이 늘어서 있는 구시가지를 불과 몇 시간만에 수박
겉핧기로 둘러보았으니 지금 생각해도 무엇을 보았는지 아쉬움만 크다.
1917년 음악가 협회가 발족되고 모차르트를 기념하기 위해 해마다 7월이면 '짤츠부룩 음악제'(세계
3대 음악제의 하나)가 열리고 있는데, 2차대전 중에만 열리지 않다가 1945년 이후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짤츠부르크는 '모차르트로 먹고 사는 도시'라는 가이드의 말처럼 시내 곳곳에서 모차르트 관련 상품을
만난다. 그 중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게 '모차르트 초컬릿 쿠겔'이다. 선물용으로 가장 만만한 것 같
아 나도 몇 개 구입했는데, 맛은? 뭐, 그저 그랬다는 게 나의 솔직한 평이다.
여행기는 계속됩니다......
첫댓글 골목골목은 참 아기자기한 게 걸을 맛나고, 강변은 참 평화롭네요... 태양이 좀 거시기하지만요.
저런 곳에서 파라솔을 세우고 있으면 뭐라 하려나... 파라솔 없이는 10 분도 있기 힘들겠는데요, 우리는?
파라솔 펴고 있으면 유럽인들이 신기하게 쳐다보겠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ㅎㅎ
그 파라솔을 차에 항상 싣고 다니시는 분을 알고있습니다..
오@틴 님이시라고..ㅋㅋㅋㅋㅋ
오스틴님 의외인데?ㅎㅎㅎ
사운드오브뮤직의 고장 짤츠부르크가 갠적으론 가장 아름다운 유럽 도시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모짜르트도 그렇고 가본데가 나오니 진짜 반갑네요~ ㅎㅎ
완전 수박 겉핧기 식이어서 오히려 아쉬움만 가득해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