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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럽에서 10년을 있으면서
오스트리아 린츠 부루크너 음악원의 지휘교수 N.Zlicar 와 독일 뷔르츠부르그 국립음대 H.Dechant
또 빈 국립음대 Leopold Hager 교수에게 지휘를 배웠다.
그리고 러시아음악에대한 부족함을 느껴서 늦은 나이에 글린카 음악원 A.Skulsky 교수에게 러시아음악을 배웠다.
13년간 벨그라드 국립 오페라단 상임지휘자를 역임하신 슬리카교수님은 수업때
자신이 피아노를 쳐주면서 음악이 어떤 느낌인지 보여주셨고 또 오페라단에서 일어나는 경험들을 가끔 들려주셨다.
책을 50권이상 집필하신 독일 데히안트 교수님은 해박한 지식으로 오페라를 분석하고 정리하면서 가르치셨다.
"베버의 마탄의 사수" 를 공부할때 템포문제로 나와 교수님의 생각이 맞지 않았을때
내가 "세계적인 지휘자 카를로스 클라이버"(작고하심) 도 나처럼 이렇게 빠르게 하더라고 했더니
안그래도 내가 카를로스 클라이버와 만나서 얘기했는데
클라이버가 "자신의 템포가 잘 못 되었음을 인정했다고" 하시면서 나의 입을 다물게만들었다.
이처럼 항상 철저하고 완벽한 지식으로 근거를 제시하면서 음악을 해석하고
매 수업때마다 - 피아노 반주악보가 아닌 - 지휘자용 총보를 펴놓고 직접 나의 지휘를 반주해주신 것은 인상적이었다.
학교 졸업후에 배웠던 Leopold Hager 교수님은 항상 안보이는 것과 악보에 없는 이야기로 가르쳤다.
예를들어 다른 교수들의 경우 "악보에 포르테표시가 있는데 왜 크게 지휘하지 않느냐고 묻는데"
레오폴드 하거 교수님은 왜 그렇게 해석하는지 이유를 묻고 합당한 이유가 있으면 학생의 의견을 존중해주었다.
악보에 적힌 이론보다는 현장에서 필요한 실질적인 것을 항상 우선으로 또 악보에 없는 것을 찾아서 가르치셨다.
인쇄된 악보인데도 그분은 항상 악보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셨고 왜 잘 못되었는지 이유를 설명하셨다.
어제 발레 "바흐치사라이의 샘"을 지휘했다.
관객도 많이 오셨고 박수도 많이 받았지만 "마음이 영 편치 않았고 공연후에 인사도 하기 싫을만큼 불만족스러웠다."
악장이 딸이 아파서 공연에 빠졌다.
딸이 중요하니까 뭐라 말은 못하지만, 한국적인 생각으로는 좀 ...
악장의 공백을 조금은 걱정했지만, 이렇게 클줄은 몰랐다.
잉글리시 호른도 아파서 빠지자 두명의 오보에 주자가 악보를 옮겨 적으면서 대체했지만 영 ???
물론 지난 3월22일날 공연을 했던 것이지만
오케스트라 연습없이 바로 총연습을 한후에 무대에 올리는 것은 무리였다.
분위기는 중요한 것 같다.
총연습때 악장이 빠지고 잉글리시 호른이 없으니 뭔가 오케스트라 분위기가 흐트러졌다.
그런 흐트러진 분위기를 잡고 공연에 임했지만, 악장이 빠진 오케스트라는 산만했다.
바흐치사라이의 샘은 특히 악장의 솔로가 중요한데 솔로가 시원찮으니까 전체가 비틀거렷다.
생동감을 더하려고 타타르춤의 템포를 조금 당겼더니 타타르춤의 야성적인 면이 줄어들었다.
거기에다 무대팀역시 보드카를 마시고 왔는지(?) 무대전환이 매끄럽지 못했다.
이런날은 아무리 "공연이 좋았다고 인사를 건내도" 내가 만족하지 못하기에 마음이 불편하다.
좋은 오케스트라는 단원들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공연에 임하는 단원들의 마음가짐이 좋아야함을 실감한다.
조금 이라도 분위기가 흐트러지면 모든 앙상블이 금이가는 것이다.
예전에 배우던 교수님들이 하신 말씀이 스쳐지나갔다.
Leopold Hager 교수님은 세계적인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빈 국립 오페라단을 자주 지휘하셨다.
그런데 빈 국립 오페라단을 지휘하신후에는 꼭 불만스러워 하셨고 연습이 부족함을 토로하셨다.
그러면서 이렇게 자신의 음악을 만들기가 쉽지않은 오페라 공연은 지휘하고싶지 않다고까지 말씀하셨다.
세계적인 빈(비엔나) 국립 오페라단은 거의 매일 오페라나 발레공연이 열린다.
그래서 그 공연을 지휘했던 지휘자가 후에 또 다시 지휘를 할 경우 단원들이 그 지휘자의 음악과 템포를 알기에 연습없이 공연한다.
물론 가수가 바뀔경우 그 가수와 피아노반주로 템포와 음악을 체크후에 바로 무대에 올린다.
빈 국립 오페라단의 오페라 반주를 담당하는 오케스트라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인데
빈 필의 경우 150명의 정 단원이 있다.
빈 필하모닉 단원들은 두개의 단체에 소속되어 일한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때는 민간인 빈필하모닉단원이되고 오페라 반주를 할때는 국립 오페라단 단원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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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필 150명의 단원중에, 휴가나 병가 또 이런 저런 이유로 빠지는 단원을 빼고나면 120명이 연주에 동원될 수 있다,
120명의 단원으로 빈필하모닉 공연, 국립 오페라단 공연 또 가끔은 세계 순회공연을 다니고있다.
그러니 빈필은 정기연주회라도 보통 2 ~ 3번 연습후에 공연을하며 가끔은 1번 연습후에 바로 공연을 하게된다.
빈필은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비하면 상황이 나은 편이며 공연횟수도 적다.
그렇지만 오페라공연을 합치면 뉴욕필보다 공연이 많아지는 것이다.
뉴욕필의 경우 거의 매일 음악회가 열리는데 많은 경우 주 5회이상 공연을 가진다.
그러니 연습을 충실히 하여서 공연을 가지는 것이 힘들고 그냥 첫 공연이 연습이 되는 것이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카라얀역시 월요일 ~ 목요일은 CD 녹음작업을 하고 그렇게 녹음하면서 연습한후에 금요일날 공연을 가졌다.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이렇게 부족한 120의 단원으로 많은 공연을 소화하다보니
국립 오페라반주를 할 때는 약 50%이상 단원은 예비단원(다른 단체에 근무하는 우수한 단원)과 함께 반주한다.
또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대규모의 오케스트라가 요구되는 큰 공연을 할 경우
국립 오페라단 반주는 모차르트 등 소규모 오케스트라가 필요한 공연을 올려서 조정한다.
가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상황을 모르는 한국 기자들이 신문에 올린글을 대할때면 웃음이 나온다.
"정단원이 모두 오지않고 일부 액스트라 단원이 섞여서 온것 같다".
참 ???
세계적인 어느 오케스트라를 보더라도 100%정단원이 오는 경우는 더물 것이다.
특히 빈필의 경우는 ...
오히려 지방 오케스트라의 경우 100%정단원이 오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내가 100회이상의 공연을 지휘했던 "타타르스탄 공화국"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경우 정단원이 110명인데
항상 단원들이 넘쳐났다.
모두가 한국 순회공연을 가고싶어하지만 경제적인 사정때문에 반 밖에 초청하지 못했었다.
또 미국의 TV에서 방송했는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하루에 4번의 공연을 할때도 있단다."
아니 오케스트라는 하나인데 하루에 네번의 공연이 가능한가?
우리가 알고있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들은(빈필.베를린필.뉴욕필) 모두가 민간 오케스트라다.
런던심포니역시 민간인데 돈이 되는 공연이 들어오면 단원을 쪼개어서라도 연주를 소화해야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연주는 60명이가고 어떤연주는 20명이가는데 여기에다가 액스트라 단원을 끼워서 가는 것이다.
물론 문제가 있을수도 있지만 이것은 런던 심포니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것이고 연주가 나쁘면 런던 심포니는 끝나는 것이다.
이름의 가치가 내려가고 다음에는 티켓이 팔리지 않을 것이기에 공연의 책임은 런던 심포니가 감당해야하는 것이다.
그래서 빈필하모닉은 빈 국립 오페라를 반주하는 액스트라 단원들의 리스트를 가지고 있는데
액스트라 단원이지만 -다른 오케스트라에 근무하거나 프리랜스로 연주하는 - 빈필 단원 못지않은 좋은 사람들이다.
예를들어
한국의 최고라 할수있는 서울 시향이 지방 공연을 가면서 3류 연주자를 50%섞어서 갔다고 할 경우 연주가 나쁠것이다.
그럼 항의가 들어올것이고 나쁜 소문이 퍼져서 다음에는 서울 시향을 초청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나는 세계 어디를 가나 그 단체의 이름이나 실력에는 상관없이 내가 지휘하는 공연에 최선을 다하는 이유는
노태철이라는 이름값을 높이고 좋은 공연을 통하여 나의 관객을 확보하려고 하는 것이다.
노태철이라는 이름만으로 티켓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아 질수록 나의 지휘료는 저절로 올라갈 것이고
또 스폰서도 늘어나는 것이다.
러시아의 오케스트라나 오페라단에서는
지휘자 노태철을 초청하기전에 인터넷에서 나의 공연평을 미리 조회해본다.
부루크너 음악원의 슬리차교수님역시 한번은 내가 아는 지휘자를 유고슬라비아로(당시) 초청하시면서
오케스트라와는 연습이 없고 단 솔리스트들과만 템포를 마추는 연습이 있는데 가능하겠느냐고 하셨다.
그때에 나는 이해가 되지않았다.
"아니 오페라를 공연하는데 총연습도 없이 바로 무대에 올린다는 것이 가능한가?"
당시에 한국에서 오페라를 올릴경우 몇달을 연습하며 심지어는 6개월을 연습하기도 했는데 ...
세계가 돈과의 전쟁을하고있다.
연습시간이 돈이기에 연습시간을 줄이고있다.
예술역시 돈 앞에서는 비굴해지고, 돈 때문에 수준을 낮추게되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막을 수도 없다.
나역시 오페라단에서 일을 시작한것이 벌써 13년가량 되기에 극장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공연을 하고싶지는 않다.
빈필이나 뉴욕필은 악보만 던져주면 바로 연주가 가능한 수준의 단원들이 있지만 우리 극장은 그렇지가 못하다.
최소한 오케스트라 연습을 한후에 총연습에 들어가고 싶다.
우리 극장은 5월에는 치타로 순회공연을 가고 또 울란우데에서 공연이 많아서 또 연습시간이 부족하다.
5월30일 "아이다" 공연이 있지만 역시 연습이 1번 뿐이라 지휘를 하지않기로 통보했다.
모든 공연이 나의 이미지인데 이렇게 나의 이미지를 관객들에게 남기고싶지않다.
6월에도 오페라 페스티발이 있고 7월에는 이르쿠츠크로 11번의 순회공연이 잡혀있다.
물론 연습시간이 부족하겠지만 방법을 고민중이다.
발레 "바흐치사라이의 샘" 은 멋진 작품이다.
그러나 세밀한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등장인물의 비극적인 삶을 연주자들이 가슴으로 느끼면서 연주해주면 좋으련만 단원들의 생리상 쉽지가 않다.
오페라에 가사가 필요하듯 발레역시 몸으로 가사를 말하고 있다.
들리지는 않지만 단원들이 발레리나의 몸짓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면 얼마나 좋을까???
아 ! 아쉽기도 하고
어떻게 단원들의 생각이나 정신 상태를 바꿀수 있을까?
불가능 할지도 모르지 ...
그렇게 음악을 느끼고 연주할 좋은 단원들이 뉴욕필이나 빈필에가지 왜 우리극장에서 있겠는가?
이런 생각이 들지만
조금씩 바꾸어 나갈 다짐을 해본다.
극장 발레리나 들 중에는 동양인도 있고 서양인도 있는데 동양인위주로 찍었다.
울란우데 오페라,발레 극장은 세계에서 동얀인과 서양인이 가장 잘 조화를 이루는 곳같다.
동양인과 서양인이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않고 함께 예술작품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물론 속으로는 차별이 있을 수도 있고, 문제가 전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사소한 문제는 세계 모든 극장이 안고 있다.
동양인과 서양인을 구별하는 기준이 절대 피부가 아님을 나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인종을 구분하는것은 피부가 아니라 문화다.
가끔 차별이 있는것은 내가 실력이 부족해서지 피부가 검다고 나를 무시하지는 않는 것 같다.
헝가리, 오스트리아는 물론이고, 지금 일하고있는 모스크바와 울란우데 오페라 극장에서도
나는 내가 동양인이거나 피부가 검다거나 하는 것은 생각하지않고 활동하고있다.
단 공부가 부족하여 단원들이 통제가 안 될때 나의 실력을 차별할 뿐이다.
2014년 4월17일 울란우데 오페라.발레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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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진이 x박으로 나와서 아쉬움이 남지만 교수님 글에서 항상 열정적이고 진지한 음악적 자세를 느낄수 있네요~
이곳 한국은 온 나라가 슬픈 소식으로 인해...
안타깝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