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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현직에 근무할 때에 충남 태안(泰安)은 1993~2010년에 수산종묘시험장의 건축과 시험연구 사업의 운영을 위하여 상주를 하였거나 자주 들렀던 곳이다.
태안은 國泰民安의 준말인 泰安으로 泰平하고 安樂하다는 의미를 지닌 살기좋은 곳이란 뜻이다. 태안의 역사는 삼한시대 마한의 54개 중 충남에 위치한 16개국, 그중 태안에 위치한 신소도국(臣蘇塗國)과 고락국(古臘國)으로 시작한다. 신소도국은 태안읍 백화산 기슭에 자리했고, 고랍국은 고남면 고남리에 있었다.
태안의 옛지명이 소태, 소주, 소성이라 불리웠던 점도 蘇塗와 관련이 있다. 백제시대 근초고왕이 마한을 합병할때 태안에 있던 신소도국과 고랍국도 합병되어 성대혜현으로 개편되었고, 통일신라시대 이 지역은 소태현(또는 소주)이라 불리었다. 고려시대 이지역은 공주목에 편입되었고, 충렬왕때 소태현은 태안군으로 개칭되었다.
태안군의 동쪽끝은 태안읍 인평리이고, 북쪽끝은 이원면 내리, 서쪽끝은 근흥면 신진도리의 격렬비열도, 남쪽끝은 고남면 고남리이다. 우리는 북단의 이원면내리 만대항에서, 서단의 신진도, 남단의 고남면 영목항까지 달리게 될것이다. 태안군은 동쪽을 제외하고는 서,남,북이 3면의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로서 국내유일의 해안국립공원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이며 리아스식해안으로 길이가 559.3km에 달하는 최고의 비경을 지니고 있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해안은 만곡이 심해 간척지가 발달하고,안면도는 천연송림과 30개의 해수욕장과, 전설을 간직한 수많은 섬들로 이루어져있다. 태안은 2개읍과 6개면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번 여행에서 안면읍과, 이원,원목,소원,근흥,고남면등 1개읍과 5개면을 달리게 될것이다. 항포구로는 최대의 항구 신진도 안흥항을 필두로 모항항, 학암포항, 천리포항, 방포항, 영목항등 수많은 항포구가 있다.
휴양림과 수목원으로는 천리포 수목원, 안면도 자연휴양림, 안면도수목원, 꽃지해안공원등이있다. 태안의 특산물로는 신진도 간장게장으로 유명한 꽃게, 독특한 맛과 연록색의 반점이 있는 대하, 6쪽 마늘, 호박고구마, 자염, 향토달래, 굴, 젓갈, 낙지, 쏙, 쭈꾸미, 자연산홍합, 토속음식으로는 게국지, 실치회, 간장게장, 간장쏙장, 갱개미무침등 이 있다.
태안의 여행은 남부 안면도와 안면도 외의 지역 여행으로 나눌 수 있다. 안면도는 행정구역상으로는 같은 태안군에 속하지만, 섬과 반도의 거리가 제법 멀기도 하다. 예를 들면 안면도 꽃지해안과 태안북부 신두리 해안사구는 승용차로 약 70분이 소요된다. 따라서 "태안8경"의 위주로 구경할 것을 검토해 보았다.
"태안8경"으로는 제1경인 백화산은 유서깊은 고적이 자리하고 정상에서 보면 숨넘어 갈듯 아름다운 서해의 리아스식해안이 그림과 같다. 제2경은 안흥성으로 근흥면 정죽리에 있으며 본래는 안흥진이었고 구 안흥항의 뒷산에 있다. 적송이 하늘을 찌르듯 울창하고, 지리적으로 서해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천혜의 요새이다. 조선 효종6년(1655)에 축성되었고, 240년 계속 내려오다가 고종31년 동학혁명으로 성내 건물이 소실되고 성곽은 폐쇄되었다. 지금은 동,서,남,북의 성문이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다.
제3경은 안면송림이며, 삼봉, 기지포, 안면밧개해수욕장을 거치며 적송이 하늘을 찌르며 해풍을 막고 있으며, 해안사구 보호에 큰 역활을 하고 있다. 제4경은 만리포로 은빛모래, 울창한 송림과 노래 만리포사랑으로 유명하다. 제5경은 신두리 사구 3km에 이르는 해풍이 빚어놓은 세계 최대의 모래언덕으로 생태관광지 이다.
제6경은 가의도이며, 안흥항에서 서쪽으로 5.5km에 위치한 섬으로서 원시 천연림에 동백, 떡갈나무 등으로 이루어진 기암절벽의 섬이다. 제7경은 몽산해변으로 경치가 아름다운 멋진 곳이라서 이곳을 다녀간 시인들은 시를 한 편씩 남겨 놓고 갔다고 한다. 제8경은 꽃지해변의 할미 및 할아비바위로서 서해안 최고의 낙조조망지로 태안군에서 꽃 박람회를 가졌던 곳의 옆에 위치하고 있다.
서해안의 가을은 풍요롭기만 하다. 바다는 풍요롭고 더불어 하늘이 높아지는 지금 이때 제철에 맞는 전어와 대하, 꽃게도 혼자 먹으면 맛이 없고 쓸쓸하거나 힘 빠진다면 다정한 친구와 함께 떠나는 것도 추억에 남는 여행일 것이다. 바다냄새 실컷 맡으며 백사장항과 드르니항을 연결해 놓은 "대하랑꽃게랑"다리인 해상인도교도 구경하고 백사장항에 자연산 대하, 꽃게의 어획·판매 상황을 구경하고 먹고싶으면 맛을 보러 안면도의 백사장항을 먼저 갔었다.
안면도는 원래 섬이 아닌 육지였다. 조선시대 삼남에서 거둔 세곡을 실은 배는 대부분 서해를 통해 보령 앞바다~태안 안흥량~당진을 지나 한양으로 향했다. 그중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유속이 빠른데다 암초가 많은 태안반도 앞바다 안흥량은 사고가 잦았다. 이런 사고는 즉 국가 재정의 손실이 많았다. 당시 조정에서 찾은 대안은 운하였다. 1638년 안면도 북쪽의 남면 신온리와 안면읍 창기리 사이에 개미목을 파내 운하를 만들었다. 이렇게하여 안면도는 섬이 됐다고 한다.
안면대교를 건너자마자 백사장항에 닿는다. 이름처럼 고운 백사장항에서 모래밭과 해안도로를 따라 꽃지까지도 걸을 수 있다. 백사장항은 매년 가을이면 대하축제로 일렁인다. 올해는 10월8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란다. 포구를 따라 대하 전문점이 즐비하다. 가게마다 먹음직스러운 꽃게, 대하, 새우튀김, 호박고구마 등으로 길손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서해안 먹거리 축제가 가득한 풍요로운 계절이다. 안면도 백사장(백사장포구대하축제 10.8~10.30)과 천수만 건너 마주한 홍성 남당항(홍성남당항대하축제 9.9~10.30)에서는 대하축제가 한창이다. 서해안의 가을별미 삼총사인 전어와 꽃게도 살이 제법 올랐다. 바람따라 길에 오르면 그 곳이 천국이다. 잠시 들렸던 수협 위판장에도 벌써부터 소매로 팔고있는 대하, 꽃게, 전어의 양이 가득하다.
백사장항에서 꽃지로 향하는 해안길을 가다보면 백사장해수욕장~삼봉해수욕장~안면도해수욕장 등이 이어진다. 안면도의 수많은 해안과 항구 중에서도 꽃지 해안의 낙조는 서해안 3대 낙조로 꼽힐 정도로 괜찬다. 그 중 최고는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라 불리는 한 쌍의 갯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일몰이라고 한다. 전쟁에 나간 지아비를 평생 기다리다 바위가 됐다는 가슴 아픈 전설을 품고 있단다. 물때를 맞춰간다면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까지는 약 30분 정도면 다녀올 수가 있다. 여기에 3km정도 되는 백사장을 산책까지 더하면 느긋한 낙조의 감상이 될 수가 있을 것이다.
날씨도 구름이 잔뜩 끼여 멋진 일몰의 전경을 볼 수가 없을 것 같고, 시간여건상 예약하여 놓은 숙소에 도착하여야만 될 것 같아 서둘렀다. 안면송림(수목원)은 지난번에 왔었기에 옆길로 갔었고, 몽산포해변을 잠시 들렸다 연포해수욕장으로 해서 근흥면 정죽리에 숙소를 확인하였다. 저녁식사를 위하여 미리 예약한 신진도옆 마도의 '마야횟집'으로 이동하여 붕장어(아나고)구이와 새우를 소금구이로 맛있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