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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집결장소 : 2014년 1월 25일(토) / 사당역2번출구(06시반), 잠실역3번출구(07시)
◈ 참석자 : 17명 (갑무, 세환, 용우, 정남, 종화, 진오, 기인, 형채, 원우, 윤환, 경식, 삼환, 정한, 문형, 영훈, 근호, 양기)
◈ 산행코스 : 직탕폭포-번지점프장-송대소-승일교-마당바위-철의삼각전적관-고석정(주상절리앞)
※ 온천욕 : 포천시 일동면 수입리 일동용암천 <(031) 536-4600>
◈ 동반시 : '다시 느티나무가' / 신경림
◈ 뒷풀이 : 두부김치에 막걸리 및 소주 보리비빔밥 / '괸돌주막' 가든 <포천시 일동면 기산리 (031) 531-8094>
며칠 전에 한탄강얼음트레킹에 대한 내용으로 TV방영이 있었는데, 제목은 2014 철원한탄강얼음트레킹 축제(동지섣달 꽃본듯이)였고, 마침 이곳이 새해 시산회 두 번째 산행을 하기로 되어있어, 큰 기대와 설렘으로 기다려왔었다. 그런데 일기예보가 심상치 않았지만 북쪽 강원도지역이라 약간의 비가 눈으로 변하길 기대하면서 잠실롯데 너구리상 앞에 노오란 병아리 25인승 합승버스에 몸을 실었다.
회원 30명 중 17명이 참석하여 7시10분경 목적지를 직탕폭포로 하고 출발하였다. 약간 먼 산행이라 다들 일찍 기상하여 밥을 못 얻어먹고 나온 친구가 대부분인듯했지만, 사실은 부인들의 애정이 식어 식사를 못하고 나온 것이 아니라 신랑들의 큰 사랑과 배려가 부인들의 이른 잠을 깨우기 싫어 고양이발로 어둠을 헤치며 사알짝 빠져나온 듯하였다. 그렇다면 나는 무슨 심보로 곤하게 자는 마누라를 깨워 식사를 하고 나왔단 말인가? 하 하 간이 배꼽 밖으로~ 아니면, 지극한 로맨스 그레이라 해 두자.
가까운 휴게소에 들러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10시경 목적지 직탕폭포에 도착할 즈음에 플랑카드 안내문이 '해빙으로 인해 얼음트레킹 전면금지'라고 붙어있었으나 다소의 아쉬움을 피하기 위해 직탕폭포(한국의 나이아가라, 80M X 30M)를 배경으로 살얼음 낀 강변을 잠시 산책한 후에 현지 가이드 유병숙 씨의 권유대로 직탕폭포를 출발하여 번지점프장을 거쳐 승일교, 마당바위, 한여울길, 철의삼각지전적관, 고석정까지 우산을 받쳐들고 삼삼오오 길을 걸었다.
고석정에 다달을 즈음엔 비가 상당히 내리기 시작하여 비도 피할 겸, 점심을 위한 자리로 안성맞춤인 정자에 자리를 펴고 각자 준비한 음식과 추운 겨울날씨를 대비해 모두들 컵라면과 보온물통을 지참하였고, 물을 끓이고 컵라면에 물을 부어 익을 동안 오늘의 동반시 신경림 시인의 '다시 느티나무가'를 오늘의 기자인 내가 낭송하게 되었다.
가난하고 어렵게 살았던 시인은 느티나무가 크게 보이다 다시 작게 보이고 이내 늙어서는 커보인다는 표현을 쉽고도 깊은 목소리로 노래한 시다. 시를 낭송하는 동안 산우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다. 유서 깊은 곳에서 비 오는 날의 정자에서 시를 낭송하는 맛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여 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이다.
조문형 회장과 몇 사람은 버너와 코펠을 가져와 즉석 라면파티로 푸짐하게 배를 채웠다. 옆자리엔 우리처럼 비를 피해 합석한 이들이 부침개를 부쳐 먹고 있었는데 넉살좋은 형채가 물물교환하여 나눠먹으니 훈훈한 옆집 인심과 비오는 날 부침개의 맛이 더해져 사뭇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즐거운 점심시간이었다.
식사를 끝내고 바로밑에 위치한 고석정과 현무암협곡인 순담계곡의 아름다운 절경을 둘러보면서 경관을 배경으로해서 개인과 단체 촬영을 하고 나니 오후 1시30분이었다. 애초 계획대로 얼음길 트레킹을 할 수 없어서 많이 안타까웠지만, 주말에 내당마님의 눈치를 벗어나 삼식이를 면했거니와 10년동안 모임을 가져온 시산회 벗들과 무한대의 소재로 희희낙락 할 수 있었으니 이에 비길만한 더한 행복이 있으랴.
이제 남은건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온천욕이다. 장소는 김정남 총동창회 산악회장이 20년전 직접 개발하여 운영했었던 포천 일동 소재 '일동용암천' 이었으며, 내부시설은 남/여 각각 18개의 색다른 탕과 찜질방, 사우나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17명의 산우들이 온탕에서 노천탕으로 위용을 드러내고, 떼지어 다니며 한 시간동안 하루의 피로를 걷어내고 마친 시간은 오후 3시 30분이었다.
뒤풀이 하기엔 좀 이른 시간이었지만, 김 회장의 안내로 포천에서 유명하다는 '괸돌주막' 가든에서 보리밥정식(순두부, 강돤장, 콩비지, 비빔용야채)과 두부김치를 안주로 막걸리를 앞에 두고, 각 테이블별로 권주선창을 곁들이고 시끌벅쩍하게 떠들며, 지내는동안 마음은 벌써 과거 계림동산 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모임의 마무리를 새해덕담으로 대신한 조문형 회장의 인사말로 제 227회 정기 산행은 막을 내렸다.
동반시의 감흥이 남아 며칠이 지난 지금 다시 올린다.
< 동반시 >
"다시 느티나무가" / 신경림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터무니없이 작아 보이기 시작한 때가 있다.
그때까지는 보이거나 들리던 것들이
문득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나는 잠시 의아해하기는 했으나
내가 다 커서거니 여기면서,
이게 다 세상 사는 이치라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고향엘 갔더니,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옛날처럼 커져 있다.
내가 늙고 병들었구나 이내 깨달았지만,
내 눈이 이미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진 것을,
나는 서러워하지 않았다.
다시 느티나무가 커진 눈에
세상이 너무 아름다웠다.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져
오히려 세상의 모든 것이 더 아름다웠다.
오늘 산행에 참석치 못한 친구들을 위해 철원의 한탄강 주변을 간단히 소개한다.
* 한탄강(漢灘江)
은하수 한(漢) 여울 탄(灘)자를 써서 은하수 여울 또는 큰여울이라 합니다. 그리고 옛선조들은 철원지역 한탄강을 섬돌 체(砌)자를 써서 체천(砌川)이라 불렀는데 이는 수직절벽(주상절리)이 마치 섬돌을 쌓아놓은 모양 같아 지어진 것입니다. 특이한 것은 평원분지 한가운데를 깊이 20~30미터의 협곡을 이루면서 흐르기 때문에 그 모양이 마치 미국의 그랜드캐년을 연상케 하고 웬만한 홍수의 범람도 없다합니다. 한탄강은 DMZ인근 최상류에있는 정자연으로부터 칠만암 ,직탕폭포, 태봉대교, 송대소, 마당바위, 승일교, 고석정, 순담계곡등의 명승지가 있습니다.
* 직탕폭포
한탄강 상류에 기암절벽과 자연적인 -자형 기암으로 이루어진 폭포로서 그웅장함과 기묘함,아름다움이 겹쳐 철원팔경의 하나로 손꼽히고있다. 한탄강의 맑은물과 풍부한 수량으로 자연미가 넘 치는 이 폭포는 절경 고석정과 2km 상류에 위치하며 규모는 폭 80미터, 높이 3미터로 속칭 ‘한국의 나이아가라’로 알려짐
* 고석정
고석정은 철원8경중 하나로서 한탄강 중류에 있는데 일반적으로 강 중앙의 고석과 정자 및 그 일대의 현무암계곡을 총칭하여 고석정으로 부르고 있다. 강 중앙에 위치한 10여미터 높이의 거대한 기암봉에는 임꺽정이 은신하였다는 자연동굴이 있고 건너편 산 정상에는 석상이 남아있다.
* 현무암협곡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일대에 위치하고, 주상절리는 용암이 굳어지면서 기둥형태를 이룬 모양을 말하는데 이와같은 현상은 이곳 현무암 협곡층에서만 발견할 수있다.
* 승일교
한탄강 중류지점에 위치한 높이 35미터, 길이 120미터, 폭 6미터의 다리이다. 승일교의 이름엔 두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다. 하나는 남북합작으로 완성한 다리라 하여 이승만 대통령의 ‘승’자와 김일성의 ‘일’자를 합친 승일교이며, 다른하나는 6.25당시 한탄강을 건너 북진 중 전사한 박승일 대령을 기리기위해 명명했다는 얘기가있다. 현재는 차량 통행이 금지되었으며 붉은 색으로 도장된 아치교인 한탄대교를 건설하여 통행하고 있다.
2014년 2월 3일 기세환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