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하안거 해제 법어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 대종사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 대종사가
계묘년 하안거 해제를 맞아
안거를 성만하고 산문을 나서는 수행자들에게
“마음 밖 깨달음을 구하지 말고,
중생 교화의 주인인 화주(化主)가 될 것”을 당부했다.
종정예하 중봉 성파 대종사는
하안거 해제일(8월30일)을 앞둔 8월28일 법어를 내리고
대중들의 부단한 정진을 강조했다.
종정예하 중봉 성파 대종사는
“수행자의 마음은 편협되지 않아야 하고,
성냄이 없어야 하며,
두려움이 없어야 하며,
어리석지 않아야 한다”며
“이런 역량이 구족돼야만
구룡지 옆 백일홍이 무더위에 더욱 붉게 피었다는
영추산의 소식을 믿고 찬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두편의 게송을 인용한 종정예하 중봉 성파 대종사는
“수행자로서의 역량을 잘 점검해
세간에 나아가서는
마음 밖 깨달음을 궁구하지 말고,
중생 교화의 주인 ‘화주’가 될 것”을 역설했다.
한편 전국선원수좌회가 전국 선원 정진대중 현황을 정리한
<계묘년 하안거 선사방함록>에 따르면,
전국 98개 선원(총림 7곳, 비구 선원 61곳, 비구니 선원 30곳)에서
총 1888명(총림 249명, 비구 1065명, 비구니 574명)의 대중이
용맹 정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영축산 백일홍이 붉게 피었도다!
中峰 性坡(大韓佛敎曹溪宗宗正)
箇箇面前明月白(개개면전명월백)하고
人人脚下淸風吹(인인각하청풍취)로다.
打破鏡來無影跡(타파경래무영적)하니
一聲啼鳥上松枝(일성제조상송지)로다.
낱낱의 얼굴은 달처럼 희고
사람들 발밑에는 맑은 바람이 분다.
거울을 깨트려 그림자마저 없나니
긴 소리로 우는 새가 소나무 가지에 오르도다.
안거를 성만하고 산문을 나서는 수행자여!
산문을 나서는 그대들의 걸망에는 무엇이 담겨 있는가?
무더위를 식혀주는 맑은 바람과
갈증을 풀어줄 감로(甘露)는 넉넉히 준비했는가?
수행자의 마음은
편협되지 않아야 하고
성냄이 없어야 하며,
두려움이 없어야 하며
어리석지 않아야 하리라.
이러한 역량이 구족 되어야만
구룡지 옆 백일홍이
무더위에 더욱 붉게 피었다는 영축산의 소식을 믿고 찬탄하리라.
약산스님이 어느 스님에게
세간에 나아가 화주를 하라 시켰는데,
그 스님은 겨우 산문 밖에 나가
어느 절 감지행자의 집으로 갔다.
행자가
“스님은 어느 절의 화주이십니까?” 하니
스님은
“약산에 있소.” 하였다.
행자가
“그러면 약이라도 좀 가져오셨는지요?” 하니
스님은
“행자는 무슨 병이 있으신지요?” 하였다.
행자가 은 20냥을 갖다가 주니,
그 스님은 얼른 받아서 약산으로 돌아갔다.
이에 행자가 아내에게 말하기를
“약산에 기특한 사람이 있다면 은이 되돌아올 것이며,
기특한 사람이 없다면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오.” 하였다.
스님이 바로 약산으로 돌아오니
선사는
“어찌 그리 빨리 돌아오는가?” 하였다.
스님이
“불법의 위력이 대단합니다.” 하니
선사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하였다.
스님은
앞의 일을 자세히 말했다.
선사가 듣고 나서
“그대는 빨리 그 은을 그에게 돌려주어라.” 하니
스님은 은을 가지고 행자의 집으로 가서 은을 돌려주었다.
행자가 그의 아내에게
“약산에도 기특한 사람이 있었구료.” 하며
다시 은 20냥을 보태어 약산으로 보냈다.
花笑階前雨(화소계전우)하고
松鳴檻外風(송명함외풍)이로다.
何須窮妙旨(하수궁묘지)리오.
這箇是圓通(저개시원통)이로다.
꽃은 뜰 앞의 빗소리에 웃고
솔은 난간 밖의 바람에 운다.
어찌 묘한 이치를 궁구하는가?
이것이 바로 뚜렷이 통함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