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2
내일부터 이틀간 비가 예보된지라 갑자기 혼자 바빠집니다.
이틀동안은 집에 있어야 하니 오늘은 산행을 한번 해야겠다는 생각에 집사람에게 도시락을 준비하라고 하니 갑자기 내려진 지시(?)에 집사람도 덩달아 바빠지는 모양입니다.
날씨도 잔뜩 찌푸린지라 오늘은 아예 무장(썬크림, 모자)도 없이 길을 나서는데 들머리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다 버스타기도 애매하기에 약 1km거리를 걸어가기로 작정하고 지도앱을 켜고 간 덕에 학장동 동양아파트 옆 들머리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요즘 세상, 참 편하기도 하군요~
지난번 구덕극동아파트에서 올라가던 들머리가 길진 않지만 워낙 경사가 심하여 오늘은 이쪽길을 택했건만 멀기만 할뿐 오르는 길이 그리 만만치도 않더군요~
저 봉우리가 석탑봉인가 짐작하며 거슬러 오르다보니 금새 땀으로 옷을 적십니다.
09:42
학운정 도착.
다른 방향으로 오르고 보니 별거 아닌데도 느낌이 좀 색다르군요. 정자 인근에는 운동기구로 운동하거나 의자에 잠시 걸터앉아 쉬는 등 몇 사람이 눈에 띄고 와중에 저도 잠깐 휴식을 취하며 물 한모금 마셔둡니다.
왼쪽은 주례방향에서 오는 임도, 오른쪽 넓게 보이는 길은 지난번 두번이나 이용했던 꽃마을로 가는 길이며 오늘은 석탑봉을 거쳐 엄광산을 오를 생각이기에 저 가운데로 난 길로 올라 갈것입니다.
가을꽃 한 송이가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낙엽을 잔뜩 덮고 있군요~
09:56
잠깐 숨을 고르면서 내려다보니 낙동강 건너 희뿌연 안개가 진하게 깔려있습니다.
누군가 돌탑 하나에 정성을 쏟았네요~
10:08
석탑봉.
여기까지는 경사가 심하여 정말 땀으로 범벅이 되어 올랐는데 짙게 드리우던 구름이 어느새 많이 걷혀 햇살이 내리쬐고 더위도 심해져 비상용으로 가져온 모자를 꺼내야 할것 같습니다.
앞으로 가야할 방향과,
다시금 뒤돌아 낙동강을 바라보니 이제 안개도 서서히 걷히는 듯 하군요.
10:20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주례일대와 건너편 백양산이 시야에 잡히는군요. 저 백양산은 둘레길을 지나가긴 했어도 아직 정상에 이르지 못했기에 제가 곧 올라갈 예정인데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아예 종주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파노라마로 찍어보니 거대한 백양산도 섬이 되어버렸네요~^^*
이 길은 들머리에서 석탑봉까지가 가파르고 험할 뿐 그 이후부터는 이렇듯 편안한 능선길과 그리 높지 않은 몇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기에 트레킹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길이 아닌가 합니다. 나중에 하산길에도 어느정도 경사진 곳이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편안하게 걷기 좋은 길이라 생각되는군요.
10:27
다시 삼거리가 나오고 여기서 직진 방향입니다.
지난번 오른쪽으로 꺾어들다 잠시 길을 잃었던 곳이로군요. 오늘은 여기서 왼쪽으로 꺾어 방화선을 따라 거슬러 올라갈것입니다.
방화선을 구축하면서 부근의 잡목을 모두 제거한 탓에 소나무 사이로 난 길을 더듬어 올라가기에는 경사도 외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이곳에도 특이한 모양의 작은 석탑이 있군요.
10:54
다시 시야가 트이는 바위지대에서 아래를 내려다봅니다. 지도를 보니 경남정보대학교 뒤편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이어 협소하지만 편안한 오솔길을 걸어봅니다.
11:11
한참을 가다 만나게되는 오른쪽 임도를 거쳐(건너) 엄광산을 가야하는데 그냥 지나쳐가다 앱을 보고서야 다른 길임을 알고 다시 돌아와 언덕 아래로 내려가 길을 바꿉니다.
11:15
임도를 따라 조금 더 오르다보면 다시 또 산길로 갈라지는데 이 지점에서 엄광산 정상까지는 불과 160m 거리입니다.
정상 인근.
11:20
드디어 백양산 정상이로군요.
그러나 정자도 있긴 하지만 다른 곳(정상)에 비해 전망이 그리 좋은 편은 못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남항 방면이 조망되기는 하지만 나무에 가려 장애가 있습니다.
정상 인근에는 최근에 다시 정비가 된듯 등산로가 잘 다듬어져있습니다.
깔끔하고 좋긴 하지만 너무 인위적인 냄새가 짙다는..
겨울로 접어들수록 쌓인 낙엽에 건조한 산이니 산불조심은 산을 오르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말이겠지요?
11:33
제법 웅장한 돌탑들이 몇 보이는군요.
동의대 위 봉우리에서 조망되는 헬기장 너머 북항대교와 신선대, 오륙도 방향입니다.
지나는 등산객 몇분이 여기가 엄광산 정상보다 더 높은 지대라고 말씀들하시지만 지도상으로는 엄광산 정상이 504m, 그리고 이 지점이 500m로 나와있습니다.
약간의 경사길을 내려가니 헬기장으로 향하는 능선길도 이렇게 잘 다듬어져있구요~
안창마을 갈림길.
옛날 엄광산을 올랐을 땐 이곳에서 안창마을로 내려가 오리고기와 함께 했던 추억이~~ 그러나 오늘은 오른쪽 방향으로 꺾어 갈 것입니다.
12:01
헬기장에 도착하여 한쪽에 정자가 있기에 잠시 쉬어갑니다.
집에있는 강쥐들 뭐하나~ CCTV를 켜보니 세상모르게 잠만 자고 있군요~
아이들과 강아지는 그저 먹고자고, 먹고자고..^^*
잠시 철쭉군락지를 지나는데 소나무숲에 가려진 응달이라 꽃이 제대로 피기나 할런지 걱정되는군요?
12:20
부산항 뒤편이 아닌가 짐작되는 전망대와 쉼터.
북항 재개발이 한창이고 북항대교를 중심으로 영도구와 왼쪽 용호동 방면이 전개되어 있군요.
구름이 걷히고 햇살이 조금씩 비치니 기온도 올라가는지라 여기저기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며 휴식을 즐기고들 계시는군요.
쉼터 갈림길을 조금 지나치니 구봉산으로 가는 등산로 옆으로 목재 데크길이 따로 나있고 데크길 끝에서 조금 더 오르면 구봉산이 나옵니다.
12:35
구봉산 정상 도착.
찍어주는 사람 없으니 배낭을 증거(?)로 삼아 인증샷.
정자도 하나 있지만 이곳 전망은 정자보다는 아래에서 보는게 더 좋더라는~
파노라마 한장.
흡사 전망좋은 아파트 베란다에서 보는것 같이 편안한 조망..
13:02
잠시 주변 조망을 즐기다 다시 하산길을 서둘러 가다보니 구덕꽃동산 약수터를 지나가네요.
그리고 조금 더 아래의 동구와 서구 경계지점도 지납니다.
13:15
숲 사이로 충혼탑이 보이는걸로 보아 중앙공원에 인접한것 같아 주변에서 쉬시던 아주머니께 길을 물어 오른쪽 방향으로 꺾어듭니다.
13:22
조금 더 내려오니 오늘의 종점 날머리가 나오는군요.
전체 약 7km 거리를 4시간 정도 소요했다는데 예상보다 일찍 끝나는 바람에 점심 도시락은 그냥 들고 내려왔습니다. 이제 버스를 타고 집에 가면 집사람이 다시 따뜻한 밥을 차려주겠지요~^^*
달동네 같은 풍경을 끝으로 오늘 하루를 또 이렇게 접습니다.
다음은 또 언제, 어디로 갈까 행복한 고민에 빠지면서~~
첫댓글 수고많이하셨는데그래도사모님도시락은잡숫고오시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