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글
걷는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을은 속도를 낼수 있는 계절이다.
가을이라는 풍광의 아름다움은 덤이고 우선 덥거나 춥지도 않아서
지치지 않고 걸을 수 있는 좋은 계절이다.
오늘도 완도(莞島)로 들어가는 남파랑길 86번 코스를 걷기 위해 출발했다.
-걸었던 날 : 2026년 10월 18일(일요일)
-걸었던 길 : 완도구간 86코스(남창 시외버스터미널~완도대교~불목리선착장~장보고기념관~완도항 해조류센터)
-걸었던 거리 : 25km(36,000보. 6시간30분)
- 누계거리 : 1,330.6km
-글을 쓴 날 : 2026년 10월18일.(월요일)
오늘은 해남군 남창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완도 (莞島)로 들어 가는 구간이고
높낮이가 거의 없는 쉬운 길이지만 거리가 제법되는 25km 거리이다.
당일치기로 다녀와야 하는 일정이어서 이른 새벽부터 서둘러 준비를 하고
간식거리로 커피와 약밥 두개,그리고 단감 한개와 사과 한개를 챙겼다.
2시간을 운전하고 달려와 8시 무렵 남창 시외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고
재래시장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본격적으로 걷기를 시작했다.
남창교 옛다리를 건너 완도의 관문 완도대교를 향하는데
완도의 상황산(象皇峰 644m) 봉우리가 구름에 걸려 높아 보인다.
오늘 기온은 23~24도, 걷기에 최상의 기온이다.
대교에 올라서니 모자의 채양이 접혀 질 정도로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대교 아래 물길도 세차게 흐르고 있어 조수에 따라 바닷물도 움직이는 모습인것은
나의 완도(莞島) 방문을 거하게 환영하는 형국이다.
아내는 순전히 자기 마음대로 생각이라며 "맘대로 생각하슈!" 한다.
두어시간 춥지도 않는 가을 갯바람에 해안가를 걷다가
해변마을 쉼터에서 잠시 쉬어가려고 팔각정자에 걸터 앉고 보온병 커피를 꺼냈다.
바닷물은 한참이나 물러나 넓은 갯벌이 드러나 있는데 갯벌에서 일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조개나 낙지는 있을것 같은데 갯벌은 횡하니 비어 있고 세척장 옆에 작은 배 한척 덩그러니 누어 있다.
바다 건너 멀리 두륜산(703m) 가련봉에 구름이 걸쳐져 있는 모습이다.
가련봉에는 비가 내리는 모습같기도 하다.
완도(莞島)라는 지명을 들으면 먼저 떠오르는 단어들은
청해진, 장보고,전복,미역,다시마,광어,청산도,보길도,다도해 등등의 이런 단어들이 떠오르는데
나는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먼저 생각이 난다.
나의 첫번째 완도 방문지가 신지도 섬 "명사십리 해수욕장"이엇고
그때의 기억이 너무 강열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여름 방학때 친구들 10여명이 구형 텐트 3개에 바리바리 짐을 베낭에 나누어 메고
두륜산 대흥사 계곡에서 서툰 야영을 하면서 모기에게 헌혈(獻血)을 했고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놀다가(?) 완도 고교 생활지도 선생님에게 걸렸었다.
방학이 끝난후 학교에 갔을때 사건이 리스트에 올라 생활지도 선생님의 부름을 받고 교무실 구석에서
각목으로 대갈통과 목덜미를 서너대씩 맞았던 기억이 있다.
우리들의 그 시절 1970~80년대에는 선생님들에게 맞는 체벌도 그러려니 했던 시절이니
지금의 환경과는 비교 할수 없는 일이다.
당시 교통여건은 지금과 판이하게 다른 시절이었다.
지방도로 일부는 비포장 도로였고 완행버스를 이용한 여행은 무모하고 불편한 여행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고생은 했지만 낭만적이엇다는 생각도 든다.
나에게 완도( 莞島)는 그렇게 명사십리 해변의 추억이 있는 곳이다.
오늘 트레킹이 끝나면 철 지난 명사십리 해수욕장에 들러 봐야겠다고 다짐하며 걸었다.
불목리 고마도 선착장까지 11km를 걸었다.
아내는 군내버스를 타고 출발지 남창터미널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 승강장으로 이동하고
나는 완도항 해조류 센터를 향해서 계속 고고!
해변마을 골목 어느집 담장 넘어에 대봉감이 황금색으로 탐스럽게 익어 가는 모습이다.
깊은 가을이 절로 느껴지는 풍경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에게서 카톡이 왔다.
" 버스를 탔어요! 그런데 완도에서는 버스비가 공짜래요!
누구나 모두 무료! "
허허 이런일이 !. 완도군에서는 버스비가 누구나 무료란다.
무료기간이 따로 지정되어 있는 것인지 모르지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무료라든가?
지자체에 따라 반값 여행비 지원이 있다거나
저소득층이나 노인세대 "100원 택시" 쿠폰 지급 등등의 복지 정책등을 알고 있었지만
버스비가 누구나 무료라는 이야기는 처음 격는 일이어서 당황스러웠고 놀라웠다.
나의 대답은 " 우리나라 부자나라 좋은나라야!" 라고 했지만
달리는 버스를 보면 텅빈 버스이거나 승객이 어쩌다 한두명 타고 가는 모습이엇으니
어차피 버스비를 받는다 한들 얼마가 되지 않을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여행자에게까지 이런 혜택이 있는것은 감사할 일이다.
전남 완도군의 이런 써비스는 세계적인 경우가 아닐까?
해안가에는 잡는 어업이 아니라 기르는 어업시설인 양식장과 전복 종패장,
그리고 미역이나 다시마등을 가공하는 시설물들이 여럿 있었다.
전복의 씨앗를 만들어 내는 전복 종패장에서 물을 바꾸어 주는 물갈이 물이 세차게 흘러 나온다.
물이 나오는곳에 갈메기 수십마리가 근처에서 먹이를 찾으려 비행하는 모습이다.
겨울철에는 이런곳에서 낚시를 하려는 분들도 갈메기 처럼 모여드는데
오늘은 인간 갈메기는 오지 않았고 바다 갈메기만 날고 있었다.
트레킹로는 해안가 자갈밭 지역도 지나가고
해안가 마을에 신라시대 장보고 장군이 마셨다는 "장군샘"이 있었다.
이 샘은 마을을 지켜주있다는 샘이기도 하다.
어떤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았다는 신비의 샘이다.(현판글 참고)
남해안 곳곳에는 충무공의 이야기가 많고 완도는 장보고와 관련한 기록이나 기념물들이 많다.
오늘 걸었던 코스에도 완도 청해진 유적지(섬)가 있고,장보고 기념관과 기념공원이 있으며
완도 시가지 입구에는 커다랗게 장보고 동상이 설치되어 있다.
불목리 선착장까지 아내와 함께 걷다가 후반부 15km는 혼자서 걷는 시간이엇다.
깊어가는 가을의 향기는 마을 담장 넘어 감이 익어가는 모습과
갯벌의 갯가에서 흔들거리는 갈대와 도롯길 코스모스와 가로수의 여린 단풍에서도
진해가는 가을의 향기를 느끼며 걷는 시간이엇다.
장보고 동상이 있는 공원에 오르다가 손님이 많은 식당을 보게 되고
그 식당에 들어가 그 집의 대표 메뉴 생선구이로 다소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그리고 완도항 해조류센터에 도착하여 오늘의 일정을 마쳤다.
한때 관심 밖이었던 국내 프로야구의 가을 야구가 시작했다.
오늘은 시즌 3위의 기아(KIA)와 4위였던 LG와의 준플레이오프 결정 2차전이다.
오늘 경기는 이미 중반을 지났을 것인데 집에 도착하면 8~9회의 중계를 볼 수 있을것 같아서
신지도 " 명사십리 해수욕장 " 방문조차 다음으로 미루고 부리나게 달려 귀가 했다.
오늘은 기아가 오늘 6대3으로 이겨 준플레이오프 2승째이다.
이제 나의 남파랑길 여정은 90개코스중 4코스만 남았다.
매주 한코스씩이라도 출발해서 11월중에 마무리를 할 것이다.
2026년 10월 18일(일) 걷고
그날 저녁에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