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침표
친형제 같은 정을 나누고, 사랑하는 고향 후배이자, 육사 후배인 김재규의 총에 의하여 박정희 대통령이 1979년 10월 26일 서거하였다. 나는 그때 대통령 유고라는 생경한 말뜻을 한동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이어지는 뉴스 속보를 통하여 그것이 대통령사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땅의 가난을 물리치고, 부정과 부패를 척결하자는 구호를 내세우며 5·16 쿠데타로
집권한 지 19년 만에 비극적인 최후로 3공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도 많은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다.
그를 기리는 제례 행사도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동상 건립추진도 논의되고 있다.
생의 마지막은 비극으로 끝났으나. 그를 향한 공과와 업적에 대한 마침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새마을운동, 자주 국방추진, 경제건설 등의 업적이 지대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독재와 인권유린 등 부작용도 있지만, 공과는 있는 그대로 대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이어서 탄생한 전두환 정권은 과도기의 최규하 정권을 지나서 세계 최장기의 쿠데타라는 별칭을 얻으며 탄생하였다. 그러나 집권 때의 각종 비리와 부정 축재 등으로 인하여 육사 동기이자 친구인 노태우 정권에 의하여 전재산헌납 및 백담사 유배 등으로 5공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전두환 정권은 집권 동안 경제안정, 86, 88올림픽 유치 및 해방 후 지속되어온 통금 해제 등으로 인하여 자신감과 대내외적 자부심을 가져오기도 했다.
그러므로 두분의 평가는 역사의 심판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시작은 긴장되고 설렘을 가져오고 마침은 아쉬움과 추억을 남기게 한다.
그리고 마침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고 새로운 기대와 설렘을 가져오기도 한다.
시작의 과정은 코흘리개 철부지가 엄마의 손을 잡고 독립의 걸음마를 처음 시작하기 위하여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 젊은이가 국가의 부름을 받아 군대에 입대하는 것, 회사에 취직하여 생업을 시작하는 것. 젊은 청춘남녀가 결혼하는 것. 은퇴하여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여 출발하는 것들이라면,
마침의 과정은 배움을 끝내는 것, 무사히 군대를 제대하여 부모 품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 결혼한 청춘남녀가 세월이 흘러 늙어가는 것, 그리고 나이가 들어 심신이 쇠약하여 생을 이별하는 것, 이 모든 것이 대부분 사람에게 다가오는 마침의 과정이다.
그래서 시작도 중요하고 마침도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종종 바둑을 인생과 비유하여 생각해 본다. 비록 실력은 아마추어 하수로 보잘것없지마는 그래도 상대와 대국에서는 지고 싶지 않아 모든 힘을 기울인다. 살고 죽이고 포위하고 끊고 탈출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고비를 넘기기도 하고 승리의 기쁨에 취해보기도 하고 패배의 아픔에 고뇌하고 괴로워하기도 한다. 대국이 끝나면 마치 국제시합을 끝낸 프로기사처럼 지친 상태에서 눈을 감으면 천장에 바둑돌이 왔다 갔다 함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복기를 머릿속에서 하면 후회되는 것도 있고 아쉽고 안타까운 장면도 있다.
작은 이익을 노리다가 큰 이익을 놓치는 일도 있고, 나의 돌이 약한 데도 상대의 돌을 잡으려다가 도리어 나의 돌이 허망하게 죽는 일도 있고 처음에는 유리하다가 자만심과 해이해짐으로 인하여 끝에 가서 실수하여 끝내기에서 역전당하는 일도 있다.
끝내기는 인생이나 바둑에서도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오늘도 시작은 힘차고 끝은 만족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다.
아름답고 알찬 인생의 여정을 위하여 나의 마침표가 찍힐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므로 행복한 마침표를 찍기 위하여 한발 한발 힘차게 나아갈 것을 다시 힌반 다짐해 본다.
첫댓글 인생 마침표는 아직 멀리 있습니다 병연선생님 글을 쓰시느라 수고하셔서요 조금 글 다듬어 보세요 좋은 글이 됩니다
3공화국의 비극적 마침표, 공화국의 역사의 심판. 승리의 기쁨보다 고뇌와 쓰라림이 많은 바둑인생. 정말 마침표가 중요합니다.
행복의 마침표를 위해 정진하겠다는 다짐에 박수를 보냅니다. 계속 정진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