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5장 덕충부(德充符) 1절
- 내면의 덕이 가득찬 사람 (1) -
[원문]
노(魯)나라에 형벌로 발을 잘린 왕태(王駘)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를 따라 공부하는 사람들의 수가 공자를 따르는 사람들과 비슷하였다.
상계(常季)가 한 번은 공자에게 물었다. “왕태는 형벌로 절름발이가 된 사람입니다. 그를 따라 공부하는 사람들의 수는 선생님과 함께 노나라 인구를 둘로 나눠 갖는 형편입니다. 그는 서서 가르치지 않고 앉아서 논하지도 않는데, 텅 빈 머리로 간 사람이 머리가 꽉 차서 돌아옵니다. 본시부터 말로 하지 않는 가르침이라는 것이 있어서 형식은 없어도 마음을 충실히 해 줄 수가 있는 것입니까? 그는 어떻게 된 사람입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그 분은 성인입니다. 나는 뒤로 마루다가 아직도 찾아가 뵙지는 못했지만, 나도 장차 그 분을 스승으로 모시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물며 나만 못한 사람이야 그러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어찌 노나라 사람들뿐이겠습니까? 나는 천하 사람들을 이끌고 가서 그를 따라 배우려 하고 있습니다.”
상계가 말하였다. “그는 절룸발이인데도 선생님을 앞서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보다도 훨씬 뛰어난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마음 쓰임을 도대체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일까요?”
공자가 말하였다. “죽음과 삶도 큰 문제이긴 합니다만, 그러나 그 분은 그것에 의해 변화를 받지 않습니다. 비록 하늘과 땅이 떨어지고 뒤엎어진다 하더라도 역시 그 때문에 그 분은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의지할 것 없는 참된 경지를 잘 알고 있어서 밖의 사물에 의해 변화를 받지 않습니다. 밖의 사물의 변화를 따르면서 그의 근본을 지키는 분인 것입니다.”
[문해 도움글]
◆ 1-1 : 왕태와 상계
◉ 왕태(王駘) : 크게 어리석은 사람 (가공인물)
▶ 왕(王) : 우두머리, 크다. 태(駘) : 둔한 말, 어리석다.
▶ 현황 : 형벌로 절름발이가 됨.따르는 사람이 많음.
◉ 상계(常季) : 평범한 보통 사람 (가공인물)
▶ 상(常): 상식, 평범함, 늘 그러함. 계(季):계절, 끝,끝판.
▶ 현황 : 발이 잘린 범죄자에게 많은 제자가 몰리는 이유를 묻는자.
◆ 2-1 : 일반적인 교육방식과 도가사상의 교육방식
◉ “그는 서서 가르치지 않고 앉아서 논하지도 않는데, 텅 빈 머리로 간 사람이 머리가 꽉 차서 돌아옵니다.”
◉ 일반적인 교육방식 : 서서 가르치는 방식(立敎)과 앉아서 논의하는 방식(座議)으로 교육을 함.
◉ 도가사상의 교육방식 : 서서 가르치지도 않고(不立教) 앉아서 논의하지 않는데도(不坐議) 교육이 이루어짐.
◆ 2-2 : 존재 자체로 가르침
◉ “본시부터 말로 하지 않는 가르침이라는 것이 있어서 형식은 없어도 마음을 충실히 해 줄 수가 있는 것입니까?”
▶ 불언지교(不言之敎) : 말없는 가르침.(禪宗과 敎宗,玄同[齊物])
▶ 무위이화(無爲而化) : 인위적인(억지의) 행위 없이(自然) 상대를 변화시킴.
◉ 존재 자체와 보이지 않는 덕의 감화력만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변화시킴.
◆ 2-3 : 성인(聖人)의 마음
◉ 공자가 말하였다. “그 분은 성인(聖人)입니다.”
▶ 공자가 노자를 만나보고 한 말 : “나는 오늘 용을 보았다.”
▶ 태조 이성계와 무학스님과의 대화 : 돼지와 부처이야기
▶ 장자의 성인(聖人) : 덕이 충분히 가득찬 사람.(聖人無功)
※. 덕충부(德充符)의 의미 : 덕이 가득찬 증표가 됨.
◆ 3-1 : 스승이 될만한 분
◉ “나도 장차 그 분을 스승으로 모시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공자도 스승으로 모시려고 할 만큼 왕태는 내면의 덕이 충만함.
◉ “나는 천하 사람들을 이끌고 가서 그를 따라 배우려 하고 있습니다.”
▶ 왕태는 천하 사람들의 스승이 될만한 분임.(공자[장자]의 생각)
◆ 4-1 : 마음 쓰임
◉ ‘마음 쓰임’을 도대체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일까요?
▶ ‘마음 쓰임’ : 주어진 상황에 대한 마음가짐 (사고의 틀)
◉ “죽음과 삶도 큰 문제이긴 합니다만, 그러나 그 분은 그것에 의해 변화를 받지 않습니다.”
▶ 세상의 변화나 자신의 불행(신체적 결함, 생사의 문제 등)에 전혀 흔들리지 않고, 내면의 고요함과 평정심을 유지함.
◆ 5-1 : 내면의 덕이 가득찬 모습(德充符) (1)
◉ “의지할 것 없는 참된 경지를 잘 알고 있어서 밖의 사물에 의해 변화를 받지 않습니다.”
▶ 의지할 것 없는 참된 경지 :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함
◉ “밖의 사물의 변화를 따르면서 그의 근본을 지키는 분”
▶ 그의 근본을 지키는 분 : 덕이 내면에 가득 찬(德充)상태를 유지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담담히 받아들임.
◆ 5-2 : 내면의 덕이 가득찬 모습(德充符) (2)
◉ 만물을 하나(齊物)로 보는 ‘도(道)의 관점’을 유지함.
▶ 도의 관점에서 보면, 삶과 죽음이나 온전함과 불완전함은 그저 자연스러운 변화의 흐름일 뿐임.
◉ 외물(外物)에 지배당하지 않는 ‘참된 덕(德)’을 지님.
▶ 모든 외적 조건에 영향을받지 않고,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으로 살아가는 정신적인 온전함을 지님.
▣ 질문
◉ 공자가 왕태는 “비록 하늘과 땅이 떨어지고 뒤엎어진다 하더라도 역시 그 때문에 그 분은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고 하는데, 이러한 경지가 ‘인간세상’에서 실제로 가능할까요?
◉ 도(道)와 덕(德)의 관계는 어떻게 됩니까?
▣ 이어지는 강의 예고
◉ 638회(2026.5.27.) : 장자 5장(덕충부) 2절[내면의 덕이 가득찬 사람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