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 익스프레스 (3D IMAX)
생각해보자. 몇 년 뒤에도 여전히, 영화는 지금처럼 대중문화의 맹주로서 위세를 떨칠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 우리가 영화라고 부르는 것은, 필름으로 만들어진 원 소스를 극장공간에서 영사기를 통해 스크린에 상영함으로써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어떤 것이다. 그러나 모바일 기술은 극장공간을 위협한다. DMB 시장은 영상산업의 지형도를 바꿔놓을 것이다. 현재는 휴대폰을 통해 TV를 볼 수 있지만, 그렇다면 이론적으로 개봉 영화를 실시간으로 서비스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게임산업 역시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게임에 동원되는 이야기의 서사구조는 물론 영상과 음향의 질적 수준도 극장용 영화의 그것에 모자라지 않다.
퍼포먼스 캡쳐 방식으로 찍은 세계 최초의 장편 3D IMAX 영화 [폴라 익스프레스]를 보면, 우리는 저절로 영화의 미래를 생각하게 된다. 이미 셀 애니메이션 영화로 극장 개봉한 로버트 저매키스 감독의 [폴라 익스프레스]는 퍼포먼스 캡쳐를 이용해 제작된 애니메이션이었다. 블루 스크린 앞에서 배우들이 직접 연기를 하고, 그것을 컴퓨터가 내장된 카메라로 촬영한 뒤 디지털화 시켜서 가상의 캐릭터를 만드는 시스템이다. 실사 연기를 하는 배우들의 몸에는 60개, 얼굴에는 150개의 광반사 물질이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실제 배우들의 미묘한 표정, 눈썹의 가녀린 떨림이라든가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디지털로 저장되어 3차원 가상세계에서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표현된다.
북극행 특급열차를 뜻하는 [폴라 익스프레스]의 차장 캐릭터는 톰 행크스와 비슷하다. 왜냐하면 실사 연기를 톰 행크스가 했기 때문이다. 물론 목소리 출연도 톰 행크스다. 크리스마스 이브, 산타가 진짜 존재하는지 의심하는 소년은 잠에서 깨어 산타가 오는 것을 기다린다. 그때 집 앞에 멈춘 북극행 특급열차. 차장은 소년에게 탈 것을 권유한다. 그 기차에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소년 소녀가 타고 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험난한 기차 여행 끝에 그들은 북극에 도착한다. 수많은 산타 요정이 살고 있는 그곳에 가기 전, 기차는 사슴떼를 만나기도 하고 빙판을 달리며 길을 잃기도 한다.
대전 엑스포 당시 이런 IMAX 영화가 소개되기도 했었고, 63빌딩 내의 IMAX 영화관에서도 지속적으로 상영되기도 하지만, [폴라 익스프레스]는 IMX 3D DMR(Digital Re-Masrering) 방식으로 만들어진, 런닝타임 100분이 넘는 세계 최초의 장편 영화다. 화면을 3차원으로 변환시킨 뒤 디지털화시키고, 그것을 IMX 포맷으로 바꾸어서 관객들에게 놀라운 사실감을 전해준다.
최근 헐리우드의 중요한 흐름은 일반 극장용 개봉 영화를 IMAX, 버전으로 함께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내에서도 [해리포터와 불의 잔]이 일반 극장 개봉과 함께 디지털 IMAX로 개봉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디지털 시스템, 또 IMAX 시스템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극소수의 극장들만이 이 시스템을 이용해서 극장 개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많은 관객들이 함께 하고 있지 못하지만, 분명한 것은 영화는 곧 3D IMAX 방식을 무시할 수 없으리라는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 IMAX로 재개봉된 영화들로는 [매트릭스 2-리로디드][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로봇] 등이 있다. [폴라 익스프레스]는 그런 영화들에 앞서 최초로 IMAX 3D로 변환되어 개봉된 작품이다. 일반 극장 영화는 24프레임으로 되어 있다. 1초에 24장의 정지된 영상이 빠르게 연속적으로 돌아가면서 우리는 살아 움직이는 생생한 역동적 화면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3D IMAX는 48 프레임으로 되어 있다. 70미리 필름을 동시에 양쪽에서 특수 제작된 실버 스크린에 쏘고, 우리의 두 눈은 그것을 합쳐서 보기 때문에 입체적 사실감을 느끼는 것이다. 두 군데서 쏘는 70미리 영상을 하나로 보기 위해서는 극장 입구에서 나눠주는 특수 안경을 써야만 한다.
관객의 머리 위로 하늘에서 눈송이가 떨어지고 손을 ?j으면 잡힐 것 같은 사실적인 묘사가 생생하게 전달되는 3D IMAX의 체험은 분명히 영화의 미래가 바꿔질 것이라는 예감을 들게 한다. 그러나 아직은 충분히 이 기술이 완성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100분의 상영시간은 우리의 눈을 피로하게 만든다. 눈의 피로감을 줄이면서도 사실적인 역동성을 느낄 수 하는 게 3D IMAX의 관건이다. [폴라 익스프레스] 3D IMAX는 그 시작일 뿐이다.
첫댓글 으...그런데, 같이 시사를 본 어떤 사람이...만약 포르노 영화가 3D IMAX로 나오면 대박이겠다고...눈 앞에 손 뻗으면 닿을듯 살아있는 영상이....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