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 이 사랑을 아는가? 이 세상에 없는, 이 세상에 있을 법 하지 않은 이 사랑을 아는가? 이 사랑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이 사랑을 무엇에 비유하면 좋을까?
가령 어떤 날 어떤 시간에 달이 떠 있었다고 하자. 달은 초승달처럼 여물어가는 달이라고 하자. 새벽 미명이어서 아직 달빛이 살아 있을 때라고 하자. 당신은 사막 같은 모래밭 위를 걷는다. 바다는 썰물이어서 멀리 물러나 있다. 모래밭 가운데 새로 봉곳이 돋아난 모래 언덕이 있다. 그 모래 언덕은 모든 것이 지워졌고 아직 어떤 발자국도 찍혀 있지 않다. 부드럽고도 순결하다. 다만 바닷물이 빠진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습기를 머금고 있다. 그 습기에 달의 모습이 온전히 반영된다. 습기가 마르면 달도 사라질 것이다. 이 사랑은 그 습기 같은 것이다. 모든 사막은 그 습기를 기억한다. 모든 사막은 멀리 떠난 바다와 달을 기억한다. 모든 사막은 이 습기의 마름이며, 그래서 모든 사막은 사랑이 마르던 어느 한 순간을 기억한다.
첫댓글 중요한 것은 갈망의 대상이 아니라 갈망 그 자체이며,따라서 바다와 달을 진정 사랑하는 것은 숲이나 해변이 아니라 사막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