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모든 색/리사 아이사토 글그림/길벗어린이
이 책을 처음 보게 되면 여느 그림책과는 다른 큰 크기와 두께에 놀라게 됩니다.
궁금함과 호기심에 펼쳐보는 순간, 화려한 듯 매우 아름다운 색들이 펼쳐진 그림들이 눈과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삶의 모든 색』은 리사 아이사토가 시처럼 아름다운 글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우리가 인생에서 느끼는 희로애락의 순간들을 이야기하는 그림 에세입니다.
“당신의 삶은 지금 어떤 순간, 어떤 색인가요?”
삶은 어느 한가지 색이 아닌 다양한 모습으로 다양한 색으로 존재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그림책은 아이의 삶, 소년의 삶, 자기의 삶, 부모의 삶, 어른의 삶, 기나긴 삶 등 6가지의 챕터로 나뉘어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덤덤하게 얘기하는 듯한 나레이션이 이어집니다.
특별할 것 없는 내용인 것 같지만 우리의 지나온, 그리고 지나가고 있는, 앞으로 만날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스쳐지나가고 그려지게 됩니다.
인생의 단면을 표현할 때 인물이 중심이 되어 인물의 상태를 여러 가지 꽃과 자연, 동물을 활용하여 표현합니다.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따뜻하게 표현하였고, 어떤 그림들은 이야기의 포인트를 짚어 진지한 듯하지만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특징이 살아 있도록 표현하였습니다.
그런 장면들의 그림들을 보면 ‘맞아. 그땐 그렇지’ 하고 공감하고 웃음짓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사춘기를 표현하는 부분에서는 아이가 힘껏 반항하고 싶다가도 아빠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빠보다도 몇배나 덩치 큰 아이가 아빠에게 안겨있는 아이의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 있습니다.
그 그림을 보면 요즘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가 생각납니다.
아이와 부딪히면 힘들고 속을 끓이게 되지만, 몸만 커졌지 마음은 아직도 아이라는 생각을 다시 해보며 아이의 마음속을 조금 더 들여다보고 어루만져줄 수 있는 엄마이고 싶어집니다.
나약해 보일 수 있는 노년의 삶도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인물로 표현하는 부분이 멋집니다.
마지막 문구 “삶의 모든 순간, 당신이 사랑받았다고 느꼈으면 좋겠어요.”를 읽는 순간
항상 삶의 고비가 있고 힘겨운 시간을 넘어가는 우리에게 -지나온 사람들에게는 잘 했다고, 앞으로 살아갈 사람들에겐 잘 할 수 있을거라는- 위로를 건네주는 것 같습니다.
조금은 힘이 들 때, 방황하게 될 때,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를 받고 싶을 때, 글과 그림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한번 펼쳐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활동가 박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