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점을 찍음으로써 예배의 대상으로 모시는 것
다른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불자들과 논쟁이 붙는 질문이 몇 가지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왜 불자들은 우상숭배를 하느냐?”, “아무런 가치도 없는 돌이나 쇠붙이를 향해 절을 하고 기도를 하느냐?”고 따져 묻는 경우다.
단지, 부처님 모양을 본 따 흙이나, 돌, 나무로 만든 조각품일 뿐인데 왜 그곳을 향해 절을 하며, 숭배하느냐는 비웃음이다. 그러나 이런 이웃 종교인의 생각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간과했기 때문에 생기는 물음이다. 불자들이 항상 예경의 대상으로 의지하는 불상은 단순한 조각품이 아닌, 특별한 의식을 거쳐 이미 부처님으로 변(化)했기 때문에, 불자들이 예경의 대상으로 모시는 것이다. 그 특별한 의식이 바로 점안(點眼)이다.
글자 그대로 불상의 눈에 점(點)을 찍음으로서 불상의 눈을 뜨게 하는 의식이다. 따라서 점안은 개안(開眼), 또는 개광명(開光明)이라고도 불린다. 새로 그렸거나 조각한 불화나 불상을 전각에 처음으로 봉안하고 행하는 의식이 바로 점안식이며, 이를 통해 비로소 불상은 예배대상으로 성화(聖化)된다.
점안식은 몇 가지 꼭 거쳐야 할 과정이 있다. 하나는 점안식을 거행할 때 지계가 청정하고 수행에 힘쓰는 스님을 모시는 일이다. 또 하나는 점안의 대상에 따라 다르겠지만 불화처럼 평면인 경우를 제외하고 불상이나 탑 등 부피가 있는 경우에는 그 안에 사리나 경전을 넣는 것이다.
부처님은 열반에 드시며,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를 의지하여라, 진리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의지하여라. 이 밖에 다른 것에 의지해서는 안된다(自燈明 法燈明)”고 강조하셨다. 우리가 불상을 모시고 불상을 예경하는 것 은 불(佛)과 법(法)에 귀의하고 예경하는 것이다.
자료출처 : 불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