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지표식물 "무궁화" 개화시기 빨라져
강위에 솟은 산은 미인의 눈썹 같은데 / 이 마을 저 마을 집집마다 무궁화 꽃 울타리
배 멈추고 송림 속의 절을 찾는데 / 대숲 밑에 연못이 눈에 뜨이네
해질녁엔 돛단배들 줄이어 돌아오고 / 동틀 무렵 은은한 종소리 흘러가는 흰구름.
익재 이재현(1287~1367, 고려 31대 공민왕 때 문신, 학자)선생이 무궁화를 소재로 쓴 시 일부다.
누구나 들어본 국민가요 '꽃중의 꽃'도 무궁화를 다뤘다.
꽃중의 꽃 무궁화꽃 삼천만의 가슴에 / 피었네 피었네 영원히 피었네
백두산 상상봉에 한라산 언덕 위에 / 민족의 얼이 되어 아름답게 피었네.
이 노래는 서일수 작사, 황문평 작곡의 대중가요다.
1957년에 당시 공보처에서 제정한 국민가요 보급을 위한 공모에 당선된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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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국화(國花), 무궁화 관련 문학과 시는 많다.
그러나 몇년 사이에 7월에 피어야 할 무궁화가 도시의 열섬현상으로 곳곳에서 일찍 꽃망울을 터뜨렸다.
지난해 마찬가지로 때 이른 더위와 일조량의 증가로 서울 홍릉숲의 무궁화가 예년보다 10여일 앞당겨서 꽃을 피웠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무궁화 개화 시기는 지역과 품종별에 따라 조기개화 품종이라도 대체로 7월10일 이후에 개화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후변화로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지난해와 올해는 무궁화 서식지의 일조량에 많아지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개화시기를 빨리지고 있다.
특히 올해 수도권 지역의 무궁화 개화가 유독 빨라진 것은 도심의 '열섬 현상'과도 땔래야 땔수 없다.
산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 관계자는 "무궁화는 개화 시작일과 개화량이 봄철의 기온과 강수량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봄부터 늦여름까지의 기후변화 양상을 살필 수 있는 훌륭한 지표식물이 무궁화"라고 말했다.
꽃이 아름답고 꽃피는 기간이 7∼10월로 길어서 정원·학교·도로변·공원 등의 조경용과 분재용 및 생울타리로 널리 이용된다.
우리나라를 비롯 싱가포르·홍콩·타이완 등지에서 심어 재배하고 있다.
사진 속 무궁화는 붉은색의 무궁화로 자단심계라고 한다.
꽃으로 보는 한국문화 저서를 쓴 수자원공사 사장, 산림청장, 경북도지사, 내무부장관을 역임한 이상희씨는 아무리
가치관의 혼돈이 심화되는 과학만능의 시대라 할지라도 꽃은 여전히 우리 생활 문화에 없어서는 안될 풍요로운 마음과
아름다운 정신을 지켜주는 상징이다고 밝혔다.
특히 꽃을 사랑하는 마음은 조급함과 지나친 경쟁심, 불안과 불신이 가득한 이 시대에 꽃을 보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환경미디어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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