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절 엿새 전에
예수께서 베다니에 이르시니...
거기서 예수를 위하여 잔치할새
마르다는 일을 하고..
마리아는 지극히 비싼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근을 가져다가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의 발을 닦으니
향유 냄새가 집에 가득하더라
(요12:1~3)
나드는 히말리아 산지에서 자생하는
향이 좋은 귀한 다년생 식물입니다.
유월절이 임박한 시간에
예수께서 죽음과 부활의 장소인
나사로를 살리신 베다니에 오신 것은
이제
십자가를 감당하실 때가 되었음을
의미 하기도 합니다.
이를 미리 안 듯
마리아는 예수님을 위하여 잔치를 베풀고
값비싼 향유 나드 한근을
(한근350g. 현시세로 3천여만원)
예수님의 발에 붓고
그리고는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그의 발을 닦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머리카락을 풀어 헤치는 것을
큰 수치로 여기던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생명처럼 여기는 머리로
주님의 발을 씻겨드리는 것을 보면서
그녀의 예수님을 향한
혈육 만큼이나 진한 사랑을 보여줍니다.
특별한 경우에
향유는 발이 아니라
존경하는 사람의 머리에 부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리아의 행동은
예수님의 머리에 부을 자격조차 없는
지극한 겸손의 표현과
자기주인의 발을 씻겨드리는
종의 모습을 스스로 취한 것입니다.
마리아에게는 지금까지 모아온
전 재산이건만
여인은 자신의 현재도, 미래도
다 쏟아부었습니다.
육안으로 볼 때에는
이제 삶의 유일한
안전한 울타리가 사라져버렸습니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리석어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가룟 유다의 변명처럼
말도 안되는 행동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예수님을 향한 사랑이
너무나 지고지순[至高至純] 했기에
그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날이
주님이 십자가에 달리시기 6일전 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다가올 일에 대하여
관심도 없고, 미처 깨닫지도 못하고 있는데,
주님께서는 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앞두고
마음이 가장 답답하고 어려웠을 때에
그래도
예수님의 마음을 알고 있는
사랑하는 마리아가 옆에 있어 주었고
그녀의 행동에 마음이 찐하고
위로가 되고,
큰 힘이 되었겠지요.
그래서
마리아의 행동은 허비가 아니라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거룩한 낭비였고
또한 그녀의 마음씨가
나드의 향만큼이나
향기롭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오늘
마리아를 묵상하면서
나는
주님께 드릴
최선의 것은 무엇이 있는지...
찾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