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지사 첫 민생탐방···“어렵고 급한 곳 먼저 찾았다”
휴일이자 5월 첫날인 1일 오전 6시50분, 어민들과 상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주문진항 강릉수협의 해수사우나 앞 도로. 마르지 않은 머리를 털며 최문순 지사가 사우나에서 서둘러 나왔다.
도지사 당선 직후 “가장 어려운 분들을 먼저 만나고 싶다”고 했던 그가 전날 밤을 근처 민박에서 보낸 뒤 이날 첫 민생 탐방에 나선 것이다.
주문진항 찾아 조업상황 확인 후 어민들과 대화
“어민 유류비 보조 위해 곧바로 도비 책정하겠다”
알펜시아 현장 방문·폐광지역 주민들과도 간담회
항구 북쪽의 어선통제소로 이동한 최 지사는 삼삼오오 모여있던 어민들에게 뛰다시피 다가가 두 손을 덥석 잡았다. “지난번(선거)에 왔을 때 너무 가슴이 아파, 곧바로 오고 싶었는데 늦었다”는 최 지사의 말에 어민들은 “그래도 이곳부터 오셔서 고맙다”고 반겼다.
박흥구 강릉수협조합장은 “밥을 굶는 어민이 속출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현실을 전했다. 임형규 채낚기강릉시협회장은 “일본 원전 사고 때문에 걱정이 더 크다”고 호소했다.
이에 최 지사는 “선거공약인 어민 기름값(유류비) 보조를 위해 곧바로 도비를 책정하겠다”고 약속다. 이어 “이것이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겠지요”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기상특보가 발효된 이날 조업에 나선 배는 20톤급 이상인 어선 중 몇 척 뿐으로 수백 척의 배는 항구에 묶여 있었다. 배 한 척이 항구로 들어오자 최 지사는 빠른 걸음으로 배에 올라 배 안을 살폈다. 하지만 20톤급 이상인 창경호의 선원 10여명이 잡은 고기는 우럭 10여 마리와 쥐치 40여 마리 등 120여마리가 전부였다. 한쪽에 서서 위판 광경을 지켜보는 그의 표정은 어두웠다.
주문진 어판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좌판대에서 홍게와 골뱅이 등을 팔던 상인들은 하나같이 “(지사를)믿는다”고 말했다.
좌판을 펼친 70대 할머니의 젖은 손을 잡은 최 지사는 “지금 당장은 `고생이 많다'는 말밖에 드릴 게 없다. 하지만 힘내자”고 말했다.
어민과 상인, 관광객들은 이 말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친 최 지사는 평창 알펜시아리조트로 향했다.
그는 알펜시아 현황을 들은 뒤 “우리는 있어서는 안 될 경우인,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까지 생각해야 한다. 대기업에 대해서는 내가 직접 분양에 나서겠다”며 도와 도개발공사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영월을 거쳐 정선 고한읍 주민센터에서 `고한·사북·남면지역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 최승준 군수 등과 간담회를 하는 것으로 취임 후 첫 민생 탐방을 마쳤다.
최문순 지사는 본보 기자에게 “오늘, 가장 어렵고 급한 곳을 먼저 찾았고 이에 대한 `나 자신의 의지'도 다시 다졌다. 알펜시아 문제는 1~2주일 후에 근본적 해결책을 세우고, 어려운 이들을 위한 일은 가능한 빨리 시작해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