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전 종정예하 첫 방북 '통일기원' 백두산 법문
법전 조계종 종정예하가 현직 종정으로서는 처음으로 북측을 방문, 법회를 여는 ‘민족화합 평화통일 기원, 백두산 천지 대법회’가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북측 백두산 일대에서 예정대로 추진되며 참가인원 및 일정이 일부 확정됐다. 이번 법회를 주관하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불교위원회(위원장 영담스님)는 지난 6월28일 “백두산 천지대법회에 참여할 명단 및 인원(158명)을 최근(23일) 북측으로부터 최종통보 받았으며 초청장 수령과 일정확인이라는 형식적 절차를 거쳐 예정대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3박4일의 일정으로 백두산과 묘향산 일대에서 봉행될 ‘민족화합 평화통일 기원, 백두산 천지 대법회’는 법전 종정예하가 종단 역사상 처음으로 백두산 현지에서 남북 사부대중의 화합과 상생을 염원하는 법어를 발표하는 것은 물론 방북단 일행이 ‘세계불교도들을 향한 메시지 채택’ 등 남북교류활동에 새로운 물꼬를 틀 다양한 활동과 사업들을 제기할 예정이어서 각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측 전세기 평양 도착
북측 고위층 잇단 접촉
백두산 천지 대법회 일정은 첫째 날인 오는 10일 오전10시 남측 전세기로 김포공항을 출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주체탑, 개선문, 만경대 등 평양시내 유적지를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순안공항에는 실질적 대남 당국ㆍ민간협상 창구인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리종혁 부위원장이 영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종정예하를 비롯한 방북단 일행은 이후 북측고위 인사의 안내에 따라 적십자병원과 정성제약 등 남북교류협력사업장을 견학하며, 숙소인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북측 주관으로 열리는 환영만찬에 참석한다.
방북 이튿날인 11일에는 북측 고려항공을 이용, 함북 삼지연 공항에 도착한 후 백두산으로 이동해 법전 종정예하를 증명법사로 조선불교도연맹 관계자 및 신도들과 함께 역사적인 ‘평화통일 기원 대법회’를 봉행할 예정이다. 법전 종정예하는 종단사상 처음으로 백두산에서 법어를 발표하며 방북단 일행은 북측불교계 인사들과 함께 ‘세계불교도들을 향한 메시지’도 채택한다.
12일에는 북한 최고의 사찰인 묘향산 보현사를 방문해 ‘평화통일기원 남북합동 대법회’를 개최한다. 합동법회는 남북교류의 상징적 인물인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윤이상 선생의 천도재도 겸할 예정이다. 영산재 보존회의 범패 시연도 열린다. 또 방북단 일행은 조불련과 함께 ‘남북 불교도들을 위한 메시지’를 채택해 발표한다. 이후 방북단은 묘향산과 국제친선전람전을 관람하고 북측에 답례 만찬을 열기로 했다. 방북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정릉사, 동명왕릉 등 평양시내에 있는 사찰과 유적지를 둘러 본 뒤, 남측 전세기 편으로 김포공항에 오후4시20분경 도착할 예정이다.
故정주영 윤이상 천도재
남북 교류 견인차 ‘기대’
이에 따라 백두산천지대법회 봉행위원회 추진위원장인 영담스님은 지난 6월30일 답사 차 방북해 북측 고위인사와 이와 같은 행사일정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담스님은 지난 6월28일 방북에 앞서 “종단사상 최초로 종정예하가 방북하시고 북측에서도 3년 만에 하늘 길을 여는 만큼 불교계 대북교류사업이 한 단계 승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번 답사에는 방북단의 의전 및 일정확인 외에도 북측 유치원 또는 초등학교의 종정예하 방문 일정과 북측 고위급 인사 회동, 개성지역 사찰 공동 발굴 및 복원 사업과 통일 템플스테이 추진, 세계불교도 대회 개최 등 남북한 교류에 새로운 견인차가 될 다양한 사업 구상에 대한 실무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백두산 법회 방북 길에는 법전 조계종정예하를 비롯해 원로의원 지종ㆍ동춘ㆍ고산ㆍ고우ㆍ명선스님과 중앙종회의장 자승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정사, 불교방송 이사장 직무대행 영담스님, 불교신문사 사장 향적스님, 백창기 중앙신도회 명예회장, 원용선 동국대학교 총동창회장 등 불교계 주요스님 및 인사 158명이 함께한다. 특히 이 가운데는 로이터통신을 비롯해 연합뉴스, KBS, MBC, 중앙일보, 불교신문, 불교방송 등 국내외 주요 언론사 취재진 20여명과 통일부 관계자 4명도 함께 동행 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배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