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갑상선 암...
먼저 나의 투병기를 쓰려면 작년 어느 기분좋은 날을 떠올리고 싶습니다.
시댁인 김씨문중회 야유회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한라의료원 할아버지 원장님도
저의 가까운 친척이셔서 건강검진권 50만원짜리 2장을 경품으로 내어 놓으셨고
그 중에 한장이 저의 남편에게 당첨이 된겁니다.
노래를 정말 못부르는 우리남편... 저와 둘이서
빨간구두아가씨를 열창하고 그걸 받아왔답니다
그로부터 1년이 다 되어가고 사용기간이 얼마 안 남은 지난 3월16일.
내 목에 만져지는 이 멍울은 도데체 정체가 뭔지 궁금해서... 티켓도 있겠다 추가로 검사를 하면서
아무런 부담없이 통과의례처럼 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면담 날.
예약한 시간에 맟춰서 애를 쓰며 도착했는데 자꾸만 좀더 기다리라만 합니다
그때까지만해도 저는 임상병리실에서 자료가 늦는구나 기다리지뭐~ 느긋하게 기다렸습니다
사실 병원은 저에겐 생소한 곳입니다. 특히 종합병원..
그것도 한라의료원은 본관 신관 어쩌구 저쩌구
눈이 휘둥그레지고 어찌나 복잡한지...
그러든지 말든지 저는 그 앞에서 꽤 오랜시간... 지루한 시간이였습니다.
양순옥님! 넵!!! 들어오세요!~~
의사쌤 첫 목소리가 혼자오셨어요? 네 혼자왔습니다~
같이 오시죠 왜 혼자 오셨어요? 지금이라도 부를까요 선생님? 한 20분이면 올수 있는데요.
. . .
암 입니다 갑상선 암~~ 울지만 말고 잘 들으세요 갑상선암은...
암 중에서도 착한 암이구 어쩌구 저쩌구. . .
진료실을 나온 후 한참을 울어서 퉁퉁부은 얼굴로 다음 예약날짜를 잡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손도 발도 바들 바들 떨려서 운전을 할 수가 없을것 같았지만
내 나이가 몇이냐 이 나이면 이 충격도 흡수할 수 있어야지 하며 눈을 부릅뜨고
3차선으로 붙어서 완전 천천히 그리고 무사히 들어왔습니다
남편한테는 그 다음날 밤이 깊어져서야 문자로... 알렸습니다^^:::
마주앉아서는 펑펑 우느라 말이 잘 안될것 같기 때문이였고...
또한 이 충격을 어떤방식으로 전해야 서서히 도입이 될까....
왜그런지 그때는 도입부가 그리도 중요했습니다.
암일 가능성은 99% 이지만 아마도 자료때문인것 같은 느낌이 드는
세침조직검사가 진행되었고.
복잡했었던 모든게 다 끝나고 상담 하는 날...
갑상선암은 아주 더디게 진행되긴 하지만 그러나 하루라도 빨리
수술을 하는게 좋겠다고...
하게된다면 갑상선 양측에 다 암이 있기 때문에 전절제 할거라고.
림프절 전이가 없기를 바란다고... 더는 열어보아야 말할수가 있다고...
그 동안 인터넷으로 갑상선공부를 많이 한... 그래서 더 불안한 우리 가족에게
정말 친절한 주치의가 되어주셨습니다...
이쯤되니 저의 몸과 마음은 ... 어떻게 지내졌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아득~합니다
사려니스터디는 여전히 진행되어갔고 그렇지만이젠 부담으로 오는날도 있었습니다
많이 뒤쳐질텐데 차라리 포기를 할까...
스터디가 너무 좋긴한데 행사에는 도움이 전혀 안될것 같고...
열심히 행사준비들 하시는 선생님들께 민폐끼쳐 죄송하고...
그부분에 대해서 명쾌하게 결정도 못내린 채 저는 수술을 맞이했습니다.
의료진들이 저를 칭찬했습니다
회복이 정말 빠르다면서. 다른사람들은 성대회복도 이렇게 빠르지가 않다면서...ㅎㅎ
이 나이에도 칭찬에는 약합니다 우리는...
4/16일부터 방사선 옥소 치료날까지
요오드를 쫄쫄 굶기는 저요오드식이도 무사히 마치고...
이제 마지막 숙제인듯한 옥소치료를 위해 조금더 힘을 내야했습니다
그 사이 옥소치료교육도 몇번 진행됐긴 했지만 그 교육보다도 여기서 배우는게
훨 믿음이 갔습니다...지금 바로 현실이니깐요. 아무튼 여기에서 나는 어느정도에 속하는지
내 경우는 좀더 독하겠지?. 용량이 많으니까? 이러면서...
각오는 했습니다... 저가 150mc로 용량이 보통환자보다 배 이상인걸 알기때문에...
그렇지만 주어진 조건은 나쁘지만 그동안 스터디 다니면서 혹은
사라봉걷기를 하면서 운동을 많이 했으니 나는 다르겠지 하는 기대도 갖어 봤습니다
그건그렇고...
지시사항: 방사능이 제주도까지 운반되는 과정상 취소는 불가함. 시간엄수.
2박3일용 물과 신 쥬스 총량 5L이상 준비.
신 과일 깎아서 지참. 신 사탕 신 껌 등등...
후숙시킬건 미리사다놓고 등등 빠짐없이 준비하기를 몇날 몇일...
5/30일 아침일찍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차폐실이 이렇게 생겼구나~
만 24시간정도 머물 이곳을 남편에게 보여주고 함께 싸가지고 간 과일먹고...
있어봐야 그렇고 해서 화이팅~! 힘내라고 손 올려주고 남편도 가고...
이제 나 혼자입니다.
이제부터 나는 내몸을 어떻게 달래야 그 어렵다고 하는 큰 산을 넘을건지...
가져온 음식중에 뭐부터 먼저 먹어야 방사능 배출이 효과적일지 생각에 잠기다보니
어느새 잠이 들었나 봅니다
전날 저요오드 증후군이 제대로여서 잠을 못이룬 관계로 천근 만근이였는데
그 덕에 한숨 잘수 있었고 자고나니 산뜻 했습니다..
그나저나 12시가 다 돼가는데 약은 언제오남? 일찍 오라고 해놓고?
1시 50분. 내 방 전화기가 고장났나 싶을 무렵. 때르릉~~~~
문 열어주고 보니
복장 특이... 말투 특이... 군대식처럼 시켜서 최고로 긴장하면서 물먹고 약먹는 순간...
도망치듯 달아나고 없었습니다.. 뭐 그러려니....했어요.
그날은 오늘 물총량때문에 밥은... 아까웠지만 반만먹고 양보했습니다.
그리고는 그때부터 물 열심히. 신쥬스도 열심히. 껌도 레모나도 참 열심히
침샘관리를 했습니다
짧은 수면시간도 지켰고 실수없이 1일차 목적달성은 아주 굿~~~~
복용2일차.
운동을 해야만이 약이 구석구석 퍼지는건 안다. 하지만 속이 불편하니 조금있다가...
항구토제는 하루3번 먹고있고 조금 움직여볼까 하고 일어나면 또 미슥거리고.
그때 메모해둔게 있는데 아~!! 물종류 이젠 그만먹었으면 제발...
밥을 먹으면 덜 할까 싶지만 밥이고 고구마고 뭐고 뭐고 생각하기도 싫어졌다
그것들 생각만하면 막 파도가 친다... 라고.
간호사쌤이 전화로 물 먹은량을 확인하시고 많이 마셨네요~ 하며
칭찬하신다... 저의 대답은 그럼요 빨리 배출해야 하니까요~
그나마 행복한 순간이였다.
그리고 저녁식사... 나름 상큼한것. 평소 아주 좋아하는것을 비장의 카드로 쓰려고
상추와 깻잎 된장을 가져갔는데 이러다간 못먹어보겠다 싶어 거하게 밥상을 차렸는데
겨우 두쌈을 먹고 저녁상을 치웠다.
그래 무식하게 기다리자 어차피 시간이 해결해 줄 일...
그 와중에 그래도 두쌈이 어디냐 생각하려 하지만 머릿속에는 계속 파도치는 그들만 연상될 뿐이다
오늘밤은 물은 잠시 후퇴하자. 편하게 눕고 티비를 보다 잠이 들었다.
복용3일차
소변을 위해 11시. 1시. 3시. .....3번이나 깨면서도 숙면을 했다.
여기 온 후로 아마 제일 좋은 잠을 잔것 같다.
그러나 물먹기는 더이상 게으르면 안되기 때문에 또 물과의 전쟁...
빨리 배출을 하지 않으면 드믈게는 신장이 망가짐. 침샘에 고이면
여러가지 중대한 영향도 있다는걸 잘 알기에 죽어져도 오늘 총량은 달성해야 했다.
컵으로는 진져리가 나고 병에 입 대기는 너무 많이 왈칵 나오고(물이 싫으니까 더) 해서
가져간 긴 빨대로 파인애플쥬스 어렵게 마시고 아직 시간이 멀어
잠을 더 잤으면 하는데 어림 반푼...
새벽 5시 30분 먹은게 물밖에 없기 때문에 변비가 또 무서웠다^^> 꼭 내 대장기능을 칠것 같다
먹긴싫지만 병원에서 필요하면 도움받으라고 준 변비약 아락실 복용...
앗~싸~ 오늘 퇴원하는 나...
지금 생각나는 것은 흰죽이다 흰 죽이 먹고 싶다
고소한 맛에 당기고. 물이여서 더욱 선호한다.
남편한테 전화했다... 데리러 올때 흰 죽 쑤어오라고...
ㅎㅎ 잠자던 남편... 알았다고. 그렇게 해서 10시쯤 간다고...
캬~! 나는 해냈고 오늘 퇴원한닷... 괜히 힘이 나면서 돌아가는길에는 또 냉면도 먹어야징~~~
기분도 좋고 신났다 하지만 아락실을 먹었기 때문에 배통은 또 부글부글 난리 브루스다.
그렇게....
퇴원하면서 냉면을 먹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날은 거의 초죽음... 말끔하게 씻고 우선 잠만 잤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하지말아야 할게 너무 많아서 집이 아닌 곳에 있는게 차라리 편해서...
아니 그보다 더한 이유. 미각에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집안 어디를 가도 냄새가 나쁘고 일부러 킁킁 맡아보면 뚜렷하게 뭐라고 할수 없는 기분나쁜...
집안 전체가 쉰내가 났습니다.
차라리 숨이라도 쉬게 숲으로 나가자...
고무장갑을 단단히 끼고 도시락을 준비하고.
어디라도 가려고 차를 탔는데 차에도 냄새가 역겹습니다.
아! 나쁜 냄새가 아니고 미각에 변화가 왔구나 그제야 알아차렸습니다
곧 나아질거라 믿고 있습니다.
사려니 깊은 산 속 그 좋던 피톤치드 향기도 지금은 욕심아닌 욕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병실에서 먹었던 음식들 수박 파인애플 고구마 상추 깻잎을...
지금은 상상만해도 올라오려고 합니다. 이 음식중에서 더러는 아마 평생 기피해지는
완전한 변화도 있을것 같아서 불안하기도 합니다만
이 또한 아주 조금씩 정상화가 될겁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목이 제일 많이 다쳤는데 목소리만 원래대로 돌아오면 참 행복하겠다고
주문을 걸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방사선 약복용 한 지 6일...
오늘에야 항구토제도 끊고 제 스스로 이것 저것 통제해 봅니다
약을 끊고도 속이 편하니 기분도 산뜻 하네요...
이 느낌 전 참 오랜만입니다.
환우 여러분!
지금 잠깐 엉뚱한 생각을 합니다
나의 갑상선 암~!! 너여서 참 다행이였어~ 고마워!
◆갑상선질환 전문 사이트 갑상그릴라 ▶
★병명-병원명-담당의사명의 순서로 제목을 작성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예) 갑상선암 방사성동위원소 150 - 삼성의료원 - 홍길동의사 - 3일간입원
첫댓글 사향노루님 수술도 치료도 잘 견디시어 회복 잘 되고 계셔서 참으로 다행이고 감사합니다..
천천히 운동도 하시면서 너여서 참 다행이라는 말씀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고 지내시다보면
건강해져 계시리라 믿습니다..고생하셨구요 오늘도 평안하고 고운 밤 되세요~~
고생하셨네요~
이제 한고비 넘겼으니 힘내셔서 마무리 잘 하셔요~
고생하신것만큼 빨리 회복되실 거에요
수고했습니다... 추천 누르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동위원소치료 고생하셨네요. 입맛은 서서히 돌아 올거예요. 긴글 쓴다고 애 쓰셨구~~~앞으로도 쭉 관리잘하시면
편안한 일상생활 할수 있을 거예요. 힘내세요.~~
속이 좀 편안해 지셨다닌 다행이예요.차츰 더~많~이 좋아 질 거니까 힘내세요.^^
★병명-병원명-담당의사명의 순서로 제목을 작성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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