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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의 두 번째 장입니다. 계속 교정을 하고 있습니다. 교정이 된 내용으로 앞번에 올렸던 내용들도 다시 수정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 주일 학부모 설명회는 잘 마쳤습니다. 코로나로 광고를 많이 하지 못했는데도 많은 분들이 찾아왔습니다.
학교 허가를 위해서 특별히 기도를 꼭 같이 해주세요. 교육부로부터 학교 허가가 문제 없이 신속히 처리되길 기도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재정을 위해서도 함께 기도해주길 바랍니다.
책 출판은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늘 권위있는 기독교 출판사 대표와 오랜 통화를 했습니다. 엄청 바쁜 분인데 제 글을 읽으시고 전체적인 총평을 주셨습니다. 와우^^ 이삭공동체와 저희 사역 20년을 정리하는 의미에서는 아주 중요한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고, 또 다른 부분으로서 현재 독자들의 여러 성향 그리고 트랜드를 말씀해주셨어요.
그리고 첫 책으로서는 가급적이면 전체적인 사역 내용을 담는 것보다는 제가 가지고 있는 캄보디아를 향한 진솔한 마음과 영성적인 부분을 다른 내용으로 글을 쓰면 좋겠다는 조언을 받았습니다. 한번씩 제가 기도편지에서 썼었던 글을 통해 감동 받았던 기억들을 말씀하시면서 그런 글이면 더 좋겠다는 조언이었습니다. 너무 동의가 되고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살짝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이 책을 쓰면서 포커스 중 하나는 저희가 하는 사역의 방향성에 대한 소개와 대안적인 접근 등을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어떤 세계관으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습니다. 선교 동인에 대한 안타까움 등...... 그리고 또 부족한 재정을 동원하는 차원에서 책을 통해 홍보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
그래서 좀 더 고민을 해보고, 기도하고 방향을 잡아야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책을 쓰며 진짜 주경야독이 뭔지 경험을 했는데 힘들지만 저를 위해서도 또 미래를 위해서도 유익한 부분이라 생각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조언을 따라 사역적 내용보다는 내면과 영성을 담은 내용의 글을 꾸준히 쓰야겠다는 결심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땅 밟기보다 팩트풀니스(FACTFULNESS)를 믿어라
지속 가능한 선교와 개발을 위해 중요한 것은 정확한 통계에 기초한 문제분석과 문제해결 대안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팩트풀니스라는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저자는 한스 로슬링(Hans Rosling)으로 통계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의사다.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으로 심각한 무지와 싸운다는 사명을 가지고 ‘갭마인더 재단(Gapminder Foundation)을 세웠다. 사람의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평생을 헌신해온 그는 팩트풀니스 책을 집필하는데 몰두하다 2017년 세상을 떠났다.
한스는 강의를 할 때마다 자신이 준비한 13개의 질문을 한다. 삼지선다형 문제다. 침팬지에게 문제를 읽어주고, 바나나에 적혀 있는 A,B,C를 정답을 집는다 해도 정답 확률은 33%다. 그런데 재미난 결과가 나왔다. 2017년에 14개국 약 1만 2,000명에게 13문제 중 13번 쉬운 기후변화 문제 질문을 뺀 열두 문제 중 정답을 맞힌 문제는 평균 2개였다. 무려 15%가 빵점이었다. 그래서 그는 교육받은 사람 또는 그런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전 세계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의대생, 교사, 저명한 과학자, 언론인, 심지어 정치권의 고위공직자와 노벨상 수상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일반 대중과 다를 바 없었고, 심지어는 더 점수가 낮게 나오기도 했다.
아마도 어떤 문제인지 궁금할 것 같아 여섯 문제만 여기에 소개를 한다. 지금 간단히 테스트를 해보길 바란다.
세계 인구 다수는 어디에 살까?
A. 저소득 국가 B. 중간소득 국가 C. 고소득국가
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A. 거의 2배로 늘었다. B. 거의 같다. C.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오늘날 세계 기대 수명은 몇 세일까?
A. 50세 B. 60세 C. 70세
오늘날 전 세계 1세 아동 중 어떤 질병이든 예방접종을 받는 비율은 몇 퍼센트일까?
A. 20% B. 50% C. 80%
5. 세계 인구 중 어떤 식으로든 전기를 공급받는 비율은 몇 퍼센트일까?
A. 20% B. 50% C. 80%
6. 세계 기후전문가들은 앞으로 100년 동안의 평균기온 변화를 어떻게 예상할까?
A. 더 더워질 것이라 예상한다. B. 그대로일 것이라 예상한다. C. 더 추워질 것이라 예상한다.
정답 1:B, 2:C, 3:C. 4:C. 5:C. 6:A
몇 문제를 맞혔나? 3문제 이상이면 침팬지보다는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니 다행이고, 2문제면 침팬지와 같은 수준이다. 마지막 문제는 팩스풀니스에서 나오는 13번 문제였다. 많은 사람이 정답으로 맞힌 질문이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은 인간의 오답은 한쪽으로 쏠리는 성향을 보인다. 오답이 체계적이라는 말은 ’지식‘이 ‘적극적’으로 잘못되었을 때만 가능하다고 한스는 말한다. 만약 자동차의 GPS가 잘못된 정보를 준다면 어떻게 운전자를 목적지까지 데려다줄 수 있겠는가. 만약 정책 입안자나 정치인이 잘못된 사실에 근거한다면 세계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는가.
그렇다면 선교사는 어떤가? 선교사는 선교지에 대한 제대로 된 GPS를 가졌는지 점검해야 한다. 선교사로 가기 전 선교지를 변화시켜 달라고 기도를 많이 할 것이다. 그렇게 기도만 해서 변화된 선교지를 본 적이 있는가? 진짜 선교지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UNDP, USAID, World Vision, KOICA, JAICA 보다 더 선교지의 역사, 문화, 언어, 교육, 농업, 산업, 보건과 의료에 관한 통계자료와 정보를 가지고 더 연구하고, 분석해야 한다. 선교사는 이들보다 재정이 빵빵한 것도, 인력풀이 좋은 것도, 전문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NGO 개발 전문가보다 더 뛰어난 것이 있다면 사명감과 헌신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NGO 개발전문가보다 더 전문성을 가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나는 교회를 개척하는데, 나는 제자훈련 사역을 하는데 이런 노력이 필요하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필요하다. 한 국가가 나가고자 하는 발전 계획과 미래 비전을 모르고 어떻게 평신도 지도자를 키우고, 목회자를 양성할 수 있나? 한 국가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통계를 통해서 정확히 알 수 있다. 선교지 국가가 나아가야 할 미래방향과 선교전략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선교지 국가가 미래방향을 제대로 잡고 있지 못할 때는 선교사의 선교전략을 통해 대안과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선교사가 UN 파견도 아니고, 월드뱅크 후원을 받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이런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느냐 생각할 수도 있다. 만약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를 생각해봤는가? 하나님의 창조와 인간에게 선물로 주신 문화명령과 그분의 통치와 회복과 완성의 이야기를 당신은 진심으로 믿고 있는가?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 통치를 믿는 사람들의 이야기 퍼즐로 이루어져 있다. 독수리 오 형제도 아니고 내가 무슨 세계를 구하고, 나라를 구하는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맞다. 할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는 나와 우리 이야기를 이미(already) 임한 하나님 나라의 큰 그림 위에 놓는 것이다. 아직은(not yet) 완성된 퍼즐은 아니지만, 각자가 가지고 있는 퍼즐을 마땅히 놓아야 할 제자리에 놓을 때 퍼즐의 아름다운 그림은 완성된다. 내 이야기, 우리 이야기가 하나님 나라의 소중한 퍼즐이 된다는 것은 감격스럽다. 하나님은 사람을 태초의 천지창조와 세 말의 하나님 나라 완성이라는 대하 드라마에 주연급 조연(co-worker)으로 초대해주셨다. 선교사의 미션(mission)은 선교사가 진행하는 작은 사역 퍼즐과 섬기는 나라의 퍼즐을 하나님 나라 큰 그림 위에 올려놓는 것이다. 퍼즐을 제자리에 잘 놓으려면 퍼즐의 큰 그림도 볼 수 있어야 하고, 퍼즐의 세부적인 모양도 볼 수 있어야 한다. 높은 단계의 퍼즐일수록 퍼즐 개수가 늘어난다. 그리고 퍼즐 상자를 보면 완성해야 할 퍼즐 그림이 있다.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완성본 큰 그림을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큰 그림을 보고 나면 세부적인 부분을 관찰해야 한다. 색깔도 보고, 모양도 보며 이지 저리 맞춰봐야 한다. 퍼즐과 퍼즐끼리 모양과 색 연계도 중요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삶과 사역의 퍼즐이 하나님 나라의 큰 그림과 잘 맞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하나님 나라 속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 세속적 세계관이 아니라 성경적 세계관에 기초한 퍼즐을 잘 준비해야 한다. 준비한 각자의 퍼즐 조각 위에 정확하고, 다양한 통계 데이터를 기초한 지속 가능한 사역을 디자인할 때 내가 놓아야 할 한 조각의 퍼즐이 완성된다.
그렇다면 선교지에서 사역지를 어떻게 결정하고 사역의 방향을 어떻게 디자인하는가? 매일 땅 밟기를 하며, 기도 중 감동이 오면 사역지를 결정을 하는가? 아니면 마을을 다니다 십자가가 안 보이면 사역지로 정하는가? 그리고 사역의 방향은 어떻게 결정을 하는가? 내가 가장 익숙하거나 파송교회와 파송 단체가 원하는 방향을 따라 결정을 하는가? 선교지는 텍스트가 아니라 컨택스트가 더 중요하다. 선교사가 아니라 현지인이 중심이다. 그래서 선교사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지가 원하는 것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 한국교회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교회가 필요로 하는 것이 우선이다. 영적 맵핑 작업도 필요하지만, 우선 필요한 것은 팩트 서칭 작업이다. 선교사의 땅 밟기는 영적 전쟁만 선포하는 단순 기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혹 아직도 이런 식의 땅 밟기를 하고 있다면, 제발 멈추기를 당부한다. 정부가 만든 공식적인 통계자료와 정보를 바탕으로 인구, 경제, 교육, 문화, 종교, 산업, 보건 등 충분히 리서치 후 설문지를 만들어 마을 가구 수의 25% 정도는 방문 인터뷰를 해야 한다. CHE (Community health Evangelism) 프로그램을 진행할 마을을 결정하기 위해 이삭공동체가 진행했던 사례를 간단히 소개하겠다.
2003년 CHE (Community health Evangelism)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 4개 마을을 선정하기 위해 뜨리어 면(commune)에 있는 11개 마을을 3개월 동안 5명의 스텝이 설문지를 들고 인터뷰를 했었다. 인터뷰 자료를 분석하면서 마을마다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알게 되었고, 해결 대안을 찾기 위해 지역사회 지도자를 초청해 프레젠테이션 시간을 가졌다.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마을 지도자들과 함께 가장 성공 가능성 있는 4개 마을을 선정하게 되었다. 6년 동안 CHE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2000년 11월 처음 캄보디아에 도착해서 캄보디아 유일한 서점이라고 할 수 있었던 모뉴먼트(Monument) 서점과 캄보디아 계획부(Minisrty of Planning)와 CCC(Cooperation Committee for Cambodia)를 찾아갔다. 서점과 계획부에서 구입한 것은 지도와 UNDP가 후원하고, 계획부가 발간한 인구사회통계자료였다. CCC는 캄보디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NGO 연합단체로서 캄보디아에서 어떤 NGO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에 대한 자료가 책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캄보디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든 NGO에 대한 정보를 한 방에 해결한 셈이다. 심지어 NGO 대표 전화번호까지 다 나와 있는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또 하나의 횡재는 뚤뚬붕 시장 내 작은 서점에서 UNDP가 만든 도별(province) 세부 지도를 살 수 있었다.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검색할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없었던 시기에 아주 만족할 만한 자료들을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료를 읽고 분석하고 찾아가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 모든 과정과 시간을 보낸 후 2003년 지금의 이삭 학교의 전신인 꿈과 미래학교를 처음 시작했다. 이삭 학교를 시작 전 통계자료와 다양한 NGO와 선교단체를 방문하면서 내가 있어야 할 곳은 프놈펜이 아니라 농촌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어디를 가야 할지를 찾던 중 지금의 따게오(TAKEO)도를 선택했다. 왜냐하면, 당시 24개 시도 중 몇몇 인구밀도가 아주 낮은 도를 제외하고, 가장 열악한 도(province)중 하나가 따게오(TAKEO)였다.
2/3세계의 경제 사회적 발전 정도를 분석하는 기본 지표는 전기, 물, 위생 화장실이다. 예를 들어 밤에 필요한 등을 사용하는 방법은 석유를 이용한 등불, 배터리를 이용하는 DC 전기, 발전기를 이용한 전등, 정부 전기 사용, 재생 에너지 사용 등 다양한 전기 사용 자원을 분석하면 대략적인 경제 수준을 파악하게 된다. 물도 마찬가지다. 빗물, 저수지, 우물, 수돗물 등 물 사용 자원을 알면 대략적인 경제 수준을 알게 된다. 이와 같은 조사를 통해 따게오(TAKEO)도를 선정하고, 다시 같은 방식으로 세부적인 리서치를 진행했다. 다음에 CHE(Community health Evangelism) 프로그램을 소개할 때 자세히 설명하겠다.
나는 첫 장에서부터 계속 세계관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왔다. 바른 세계관을 가지기 위해서는 바른 데이터가 필요하다. 데이터가 우리의 세계관에 영향을 미친다. 가짜 뉴스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잘못된 세계관을 형성하고, 잘못된 믿음과 가치관을 만들어, 잘못된 행동을 만들게 된다. 팩트풀니스(FACTFULLNESS), 즉 사실 충실성이 중요하다. 바른 통계와 정보에 기초한 사회과학적 조사는 논문 쓸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선교를 비롯한 모든 정책 결정의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