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芝峯類說 -李晬光
이규보의 詠井中月詩
山僧貪月色 중이 달빛을 탐스러워 해
井汲一甁中 물과 함께 항아리에 길어 왔네
到寺方應覺 절에 돌아와서 깨달은 바 있어
甁傾月亦空 병을 쏟으니 달도 없었다
崔岦의 차운시
僧去汲丼水 중이 우물물을 기르러가서
和月滿盂中 달과 함께 바리에 가득 채웠다
入寺無所見 돌아와서 보이는 바가 없어
方知色是空 비로소 색이 공임을 때달았네
- 두 작품의 차이는 하늘과 땅과의 차이보다 크다
진화-五臺山詩
雲裏當時見五臺 당시 구름 사이에 오대산을 보았는데
掃雲蒼翠有高低 구름 걷히자 푸른 산은 높고 낮고
今來萬壑爭流處 지금 오니 골짜기마다 물이 다투어 흐르는데
自覺穿雲路不迷 구름 사이의 길이 희미하지 않음을 알겠네
진화의 싯구
作詩亦是妨眞興 시를 짓는 것도 참다운 흥에 방해가 되니
閑看東風掃落花 한가로이 동풍을 보며 낙화를 쓰네
張鎰-昇平의 燕子樓
霜月凄凉燕子樓 달 아래 연자루 서리 내려 처량한데
郎宮一去夢悠悠 郎宮은 가고 꿈길마저 아득하네
當時座客休嫌老 당시의 좌객을 늙었다 불평하지 말라
樓上佳人亦白頭 누대 위 가인의 머리도 희었다
郎宮...孫億
신광한의 시
重來邑宰還靑眼 두 번째 읍을 밭아 기쁜 마음으로 돌아왔는데
別後佳人已白頭 이별 후에 가인은 이미 흰머리가 되었네
고려 魏元凱
誰知雞足山中老 누가 계족산 속의 늙은이가
曾是龍頭座上賓 일찍 용두로서 上賓에 앉았음을 알겠는가
落石奔川淸碎玉 낙석이 흐르는 맑은 물을 옥으로 부수어
入雲層翠冷磨秋 구름 속에 솟은 푸른 산이 서늘해 가을이 되었네
고려 崔冲
滿庭月色無烟燭。뜰에 가득한 달빛에 촛불은 없고
入座山光不速賓。자리에 들어온 산광은 부르지 않은 손이었네
更有松絃彈譜外。악보 밖에 다시 소나무 소리 있으나
只堪珍重未傳人 다지 진중하게 전할 사람이 없다네
-未傳人 석자가 온당하지 못한 듯
이제현, 范蠡詩
論功豈啻破强吳。논공에 어찌 강한 오를 격파한 것뿐이리오
最在扁舟泛五湖。편주로 오호에 뜬 것이 으뜸이었네
不解載將西子去。서시를 싣고 가지 않은 것은 알 수 없으니
越宮還有一姑蘇. 월궁에 도리어 하나의 고소가 있게 되었네
-뜻이 새롭다
이색
邇來物價皆騰湧。요새 물가가 모두 오르고 있지만
獨我文章不直錢。오직 내 문장만은 값이 없다오
詩書未必皆君子。시서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군자가 되는 것은 아니고
卿相由來起匹夫 경상의 유래도 필부에서 일어난다오
-천한 벼슬아치들이 조정에 많은 것에 상심하는 내용
이숭인, 옛 그림의 칸막이가 벽에 걸린 것을 보고
山北山南細路分。산에 가는 길이 남북으로 나뉘어 있는데
松花含雨落紛紛。송화가 빗물을 머금고 어지럽게 떨어지네
道人汲水歸茅舍。도인이 물을 길러 창사로 돌아가니
一帶靑煙染白雲。한 띠의 푸른 연기 흰 구름을 물들이네
-목은이 唐詩에 가깝다 하여 비로소 이숭인의 이름이 알려짐
文成公 安裕
香燈處處皆祈佛。곳곳에 향등은 모두 부처에게 빌고
絃管家家競祀神。관현으로 집집이 다투어 귀신에 제사 지내네
唯有數間夫子廟。오직 몇 칸의 묘만은
滿庭秋草寂無人。뜰에 가득 풀이 가득하고 사람 없이 고요하다
-고려 말의 상황
李存吾 十餘歲。강물이 부는 것을 보고。
大野皆爲沒。큰 들판 모두 잠겼으나
孤山獨不降。고산만은 홀로 항복하지 않았다
-절개의 듯이며, 고산은 그가 머물던 여주에 있다 함
정몽주가 일본에서 지은 시
斑衣想自秦童化。반의는 진나라 동자의 영향을 상상할 수 있고(斑, 一作 班)
染齒曾將越俗通。염치는 일찍 월나라 풍속과 퉁한 듯하네
行人脫履邀尊長。행인은 신을 벗고 존장을 맞이하며
志士磨刀報世讐。지사는 칼을 갈아 전대의 원수를 갚네
梅窓春色早。매화 핀 창에 봄빛이 이르고
板屋雨聲多。판자집에 빗소리 요란하네
-모두 사실을 기록한 것임
鄭圃隱 征婦詞曰。
一別年多消息稀。이별한지 여러 해 소식 드물어
塞垣存歿有誰知。전장에서 죽고 산 것을 뉘가 알리요
今朝始寄寒衣去。오늘 아침 비로소 한의를 보내오니
泣送歸時在腹兒。울며 헤어져 돌아올 때 이미 아이를 가졌다오
-1구는 졸렬해 唐의 詞가 아니다
趙云仡 退居于廣州夢村。一日見被罪謫去者。有詩曰。
柴門日午喚人開。시문을 한낮에 사람 불러 열게 하고
步出林亭坐石苔。걸어 임정에 나가 이끼 낀 돌에 앉았다
昨夜山中風雨惡。지난 밤 산중에 비바람 사납더니
滿溪流水泛花來。시내 가득히 흐르는 물에 꽃이 떠내려 온다
麗朝掌令徐甄。自革命後居衿川不仕。有詩曰。
千載神都隔渺茫。긴 세월 서울이 막혀 아득하며
忠良濟濟佐明王。많은 충량들이 밝은 임금 도왔다오
統三爲一功安在。삼국을 통일한 공이 어디 있는가
却恨前朝業不長。전조의 왕업이 길지 않음을 한탄하네
-죄를 줘야 한다는 의견에 태조는 백이 숙제 같은 사람이라며 불가하다 함
김종직
詩書舊業戈舂黍 시서의 옛 업은 창으로 기장을 절구질하는 것이며
翰墨新功獺祭魚 한묵의 새로운 공은 수달이 고기에 베사하는 것이라네
-이상은이 글을 쓸때 밚은 책을 옆에 진열하는 것을 獺祭魚라 하고,
정사룡도 전고 주머니를 항상 휴대 하였다 하는데,이러한 것을 풍자하는 의미
신숙주가 적이 야습해오는데 동요하지 않고 막료에게 보여준 시
虜中霜落塞垣寒。로중에 서리 내려 변방이 차가운데
鐵騎縱橫百里間。철기가 백리 사이를 이리저리 달렸다
夜戰未休天欲曉。밤에 싸움은 쉬지 않고 새벽이 되려는데
臥看星斗正闌干。누워 바라보니 북두성은 바로 얽히었다
鳴陽正 賢孫。與秋江 南효온 爲友。有詩曰。
水衣緣礎上。수의(늪 등에 나는 청럭색의 풀)는 주춧돌 위에서 푸르고
庭草過墻長。뜰의 풀은 담장을 넘을만큼 길다
水閣靑好冷。수각에 靑奴(죽부인)가 차갑고
巖田腐婢香。암전에 부비(꽃이름) 향기롭다
又
溪禽帶雨全身濕。시내의 새는 비를 맞아 젖었고
山柿經霜半臉紅。산의 감은 서리 내리자 반쪽 뺨이 붉었다
河緯地 가 도롱이를 받고 사례하는 시
男兒得失古猶今。남아의 얻고 잃음은 에나 지금이나 같은데
頭上分明白日臨。머리 위에 분명히 밝은 해가 다다랐다
持贈蓑衣應有意。도롱이를 주는 것은 분명 뜻이 있나니
五湖烟雨好相尋。오호의 안개 속에 서로 찾고자 하네
姜渾 東萊 <靜邊樓詩>曰。
對馬靑山孤鴈外。대마도 푸른 산은 기러기 나는 곳 밖에 있고
扶桑紅日霱雲端。부상의 붉은 해는 상서로운 구름 끝에 있네
又
紫燕交飛風拂柳。제비는 짝지어 날고 바람은 버들을 흔들며
靑蛙亂叫雨昏山。개구리는 요란하게 울고 산에는 비가 많이 내리네
徐居正 蔚山 <東軒詩>曰。
樓敵岳陽天下一。루는 천하 제일의 악양루를 대적하겠고
地隣蓬島海中三。당은 바다 속 삼신산인 봉래산을 이웃했네
安琛 <秋月軒詩>曰。
搖波散作東坡百。흔들리는 물결은 백 개의 동파를 만들었고
對影眞成太白三。마주 있는 그림자는 세 개의 이백을 이루었네
世稱佳句。
辛永禧 詩云。
打麥聲高酒滿盆。타맥 소리 높고 술은 항아리에 가득한데
老人無事臥荒村。노인은 일이 없어 황촌에 누워 있네
呼童室下遮風慢。아이 불러 방 아래 장막으로 바람을 막게 하는 것은
恐擾新移紫竹根。새로 옮긴 대 부리 흔들릴까 겁나서이네
世傳 <里堠詩>曰。
千古英雄楚霸靈。천고 영웅인 초패왕의 신령이
渡江無面只存形。강을 건너는데 낯은 없고 형상만 있네
當年悔失陰陵道。당시 음릉에서 길을 잃은 것을 후회하고
長向行人指去程。길 가는 사람 향해 오래도록 길을 가리키네
-중국 사람이 지은 것이라 함
申用溉 題 <江亭>一聯曰。
沙暖集群鳥。모래 따뜻하니 ant 새들이 모였고
江淸浮太陰。강물이 맑으니 달이 떴네
南怡 詩曰。
白頭山石磨刀盡。백두산 돌은 칼을 갈아 다할 것이요
豆滿江波飮馬無。두만강 물은 말을 먹여 다할 것이다
男兒二十未平國。남아 이십에 나라를 평정하지 못하면
後世誰稱大丈夫。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하리요
田禹治詩。
紫蛙周禮正王法。왕망의 주례는 왕법을 바르게 했으며
南相文章眞伊周。재상의 문장은 참으로 이윤과 주공이로다
璞亦璞鼠亦璞。또한 옥덩이요 쥐 또한 옥덩이며
隋珠魚目珠。수후(隋侯)의 구슬도 구슬이요 고기 눈알[魚目珠]도 구슬이로다
蝘蜒嘲龍眞龍羞。도마뱀 용을 비웃으니 진짜 용이 부끄러워 하고
山人掉頭歸去早。산인이 소매를 떨치고 일찍 돌아가니
桂樹丹崖風月好。계수나무 붉은 절벽 풍경이 좋도다
-所謂南相。蓋指南袞也。詩語甚奇。
晦齋 이언적 先生 詩曰。
萬物變遷無定態。만물이 변해 정해진 형태가 없으니
一身閑適自隨時。일신의 한가함도 스스로 때에 다르고자 하네
年來漸省經營力。이즈음 점차 경영하는 힘을 보고
長對靑山不賦詩。길이 청산을 향해 말하지 않고자 하네
又
萬物得時皆自樂。만물이 대를 만나면 스스로 즐겁고
一身隨分亦無憂。일신도 분수에 따르면 걱정이 없다
又
待得神淸眞氣泰 정신이 맑고 진기가 편안하면
一身還有一唐虞 일신이 당우로 돌아갈 수 있네
虛庵 鄭希良被士禍。逃而爲髡。或自稱 李千年 浮遊山水老。不知所終。甞題院壁曰。
風雨驚前日。전날 비바람에 놀라
文明負此時。문명을 그때부터 등졌네
孤節遊宇宙。외롭게 지팡이 짚고 이 세상에 놀며
嫌鬧並休詩。시그러움을 싫어해 시도 짓지 않는다
又
鳥窺頹院穴。새는 무너진 담장 구멍을 엿보고
僧汲夕陽泉。중은 석양에 우물물을 깃는다
天地無家客。천지에 집 없는 나그네가
乾坤何處邊。건곤 어느곳에 발붙이랴
其所爲推命之書。今行於世。有奇驗云。
夏山 成夢井 題 <江亭>曰。
爭占名區漢水濱。명구 한강 가를 다투어 점령하여
亭臺到處向江新。가는 곳에 정자들이 강을 향해 새롭다
朱欄大抵皆空寂。아름다운 집들이 모두 비어 쓸쓸하니
携酒來憑是主人。술을 가지고 가서 놀면 주인이라네
成聃壽 詩曰。
持竿盡日趁江邊。낚싯대 가지고 종일 강변에 가서
垂脚淸波困一眠。맑은 물에 발 담그고 곤해 잠을 자네
夢與沙鷗遊萬里。꿈에 백구와 더불어 만 리나 놀았는데
覺來身在夕陽天。깨어보니 몸이 석양 하늘아래 있네
-意興亦高矣, 3구 一作, 夢與白鷗飛海外
朴僞謙世祖朝人。以生員登武科。爲部將從北征有功。不自言。退居天安。有<老將詩>曰。
白馬嘶風繫柳條。백마는 바람을 일으키며 버드나무에 매여 있고
將軍無事劍藏鞘。장군은 일이 없어 칼을 칼집에 넣었다
國恩未報身先老。나라 은혜 갚지 못하고 몸이 먼저 늙었으니
夢踏關山雪未消。꿈에 관산을 밟았는데 눈이 녹지 않았었네
-鞘 초, qiao4, 칼집, shao1, 회초리 끝의 가죽 끈
평성 자리에 측성을 썼다는 지적이 있다
金副學絿少時。長者試以石榴爲題。卽對曰。
如何賈胡愚。어찌 賈胡처럼 어리석어
滿腹藏明珠。배에 가득히 명주를 감추었느냐
一座奇之。
忠淸水營 永保亭。爲第一勝地。自古題詠甚多。而唯 朴誾
地如拍拍將飛翼。땅은 날개를 치며 날려는 것과 같고
樓似搖搖不繫蓬 루는 매지 않은 배처럼 흔들리네
一聯。最爲膾炙。
余亦有一聯曰。
秋色磨靑銅上下。추색은 청동의 상하를 갈았고
夜光浮白玉西東。야광은 푸른 옥을 동서로 뜨게 했다
一蠧 鄭先生有 <岳陽詩>曰。
風蒲泛泛弄輕柔。바람은 엽렵하게 부들을 가볍게 희롱하며
四月花開麥已秋。사월의 화개에 보리는 이미 가을이었네
看盡頭流千萬疊。두류산 천만 첩을 두루 보고
孤舟又下大江流。외로운 배로 또 큰 강의 흐르는 곳으로 내려가네
李容齋贈別詩曰。
老去分襟重。늙어가니 헤어지는 것이 무거우며
情多出語遲。정이 많으니 하는 말도 더디다
金瞻 詩曰。
在生難免別。살아 있으면서 이별을 면하기 어렵고
垂老最關情。늙어지자 가장 관계되는 것은 정이다
成守琮詩曰。
小山當面背長江。작은 산 앞에 있고 큰 강은 뒤에 있는데
山雨江聲落夜窓。빗소리와 강물소리 밤 창에 들리네
朝來臥卜漁人惠。아침에 누워 어부의 은혜 생각하는데
破席門前吠老厖。파석문 앞에 늙은 삽살개가 짖는다
頗得江居之趣。
신광한 詩曰。
雲含欲滴未滴雨。구름은 비를 머금었으나 비는 오지 않고
春滿先開後開花。봄이 가득하니 꽃은 먼저 피고 뒤에 피기도 하네
又甞見楊州樓院。有人題曰。
溪雲欲雨未爲雨。구름은 비를 내리곶 하나 내리지를 못하고
路堠迎人還送人。장승은 사람을 맞이하기도 하고 보내기도 하네
此句語相似。
花潭 徐경덕 詩曰。
將身無愧立中天。내 몸은 하늘 가운데 서도부끄럼이 없으며
興入淸和境界邊。흥이 나면 청화한 경계에까지 들어가네
不是吾心薄卿相。내 마음은 경상을 엷게 여겼었고
從來素志在林泉。전부터 본래의 뜻은 신림에 있었네
誠明事業恢游刃。정성을 밝히는 사업에 칼을 넓게 갈았고
玄妙機關少着鞭。현묘한 기관에는 관심이 없었네
主敬功成方對越。주경이 성공해 먼 곳을 대하게 되었으니
滿窓風月自悠然。창에 가득한 풍월에 스스로 여유가 있네
龍門 趙昱이 화운하여
至人心迹本同天。지인의 심정은 본디 하늘과 같으며
小智區區滯一邊。작은 지혜가 구차하게 한 곳에 막히네
謾說軒裳爲桎梏。귀한 지위로 속이는 것은 속박이 되며
從來城市卽林泉。종래의 도시가 바로 시골이 된다
舟逢急水難回棹。배가 급한 물을 만나면 돌리기 어렵고
馬在長途合受鞭。말이 먼 길을 가게 되면 채찍을 맞게 된다
誠敬固非容易事。성경은 진실로 쉬운 일이 아닌데
誦君佳句問其然。그대의 가구를 읽고 그런가 묻고 싶네
-서경덕에게 힘써 하기를 권하는 의미
鄭磏 臨終作詩曰。
一日讀盡萬卷書。하루에 만 권의 책을 다 읽었고
一日飮罷千鍾酒。하루에 천 잔의 술을 다 마셨다
高談伏羲以上事。복희시 이상의 일을 고상하게 말했고
俗說生來不到口。나면서부터 속된 말은 입에 올리지 않았다
顔回三十稱亞聖。안회는 삼십에 아성이라 했는데
先生之壽何其久。선생의 나이는 올해 몇이신가
書畢而逝。時年四十餘矣。
박수량이 강릉에 물러나 사는데 김정이 금강산에서 오며
철쭉으로 만든 지팡이와 시를 주었는데,
萬玉層巖裡。만 첩의 옥같은 바위 위에
九秋霜雪枝。깊은 가을 눈서리에 자란 가지였소
持來贈君子。가지고 와서 그댕게 주노니
歲晩是心知。나이 많으면 이 마음 알리라
박수량이 응답하여
似嫌直先伐。곧으면 먼저 꺾일까 혐의하듯
故爲曲其根。고의로 가지를 굽게 했다오
直性猶存內。곧은 성격이 아직 마음에 있으니
那能免斧斤。어찌 도끼의 찍는 것을 면하랴
-박수량은 경계 했으나 김정은 화를 당했다
退溪先生十九歲。有詩曰。
邇來似與源頭會。요사이 원두의 모임에 같이 하는 듯 해
都把吾心看太虛。문득 마음을 잡고 태허를 본다오
曹南冥詩曰。
捫蝨何須談世事。이를 잡으며 어찌 꼭 세상일을 말하는가
談山談水亦多談。산수를 말하는 것도 말을 많이 하는 것이라네
成運의 시
逢人不喜談山事。사람 만나 산에 대해 얘기 하는 것이 기쁘지 않는 것은
山事談來亦忤人。산을 말하면서부터 사람들을 미워하기 대문이요
-말의 뜻이 높다
노수신이 孝陵에 제사 지내며
廟表全心德。묘호는 전체의 덕을 나타냈고
陵名百行源。능의 이름은 백가지 행동의 근원이다
衣裳圖不見。의상은 그림에도 보이지 않고
社稷欲無言。사직은 말을 하고자 하지 않는다
天靳逾年壽。하늘은 나이 많아지는 것을 아끼었고
人含萬古寃。사람들은 길이 원통함을 머금었다
春坊舊僚屬。춘방에 있었던 옛 관료들 가운데
唯有右司存。오직 右司書(벼슬)만 남아 있다오
노수신이 전송시를 짓다가 결구가 막혔는데 매미가 소나기 때문에 떨어지자
秋風乍起燕如客。추풍이 잠깐 일자 제비는 손과 같고
晩雨暴過蟬若狂。늦은 비 갑자기 지나니 매미는 비친듯하네
-두보의 추연이여객의 구절을 인용한 것
羅湜
儺鼓鼕鼕動四閭。동동 굿하는 소리 마을 사방에서 들려
東駈西逐勢紛如。동으로 달리고 서로 쫓겨 서로 쫓겨 형세가 바쁘다
年年聞汝徒添白。해마다 굿소리 들리나 머리만 희어지니
海內何曾一鬼除。어찌 이 세상의 한 귀신도 제거하지 못하는가?
-丁未년 벽서 사건때 형과 함께 화를 입음
결구에 뜻이 많이 노출 되어 있음
河西 金麟厚 詩曰。
酬酢淺深杯。깊고 옅은 술잔을 주고 받으며
唱和長短吟。길고 짧게 시를 부르고 답하네
此間有眞意。이 속에 참된 뜻이 있으니
誰人知大音。어떤 사람이 큰 소리를 알아주랴
仰面發一笑。낯을 들고 한 번 웃었더니
靜聽松風琴。소나무 바람소리도 고요히 웃는다
此詩放曠可喜。
政丞 尚震 器宇洪大。未嘗言人長短。判書 吳祥 有詩曰。
羲皇樂俗今如掃。희황의 즐거운 풍속 지금은 쓸려서
只在春風杯酒間。단지 봄바람의 술잔 속에 있다
-정승이 왜 이리 엷은가 ? 하니
羲皇樂俗今猶在。희황의 즐거운 풍속 지금에도 남아
看取春風杯酒間。봄바람의 술잔 속에서 볼 수 있다
- 뜻이 노출되지 않았으니 두 사람의 기상을 알 수 있겠다
僉知 柳順善 <假梅詩>一聯曰。
何以假爲須看葉。어찌 가짜로서 잎을 보이고자 하는가
如其眞也豈無香。진짜일 것 같으면 어찌 향이 없으랴
又斫桃接梅詩曰。
舊日繁華歸寂寞。옛날 번화했던 것이 적막하게 되나
異時踈影可徘徊。다른 날 서인 그림자에 배회하리라
-교묘하지만 운치가 없다
承旨 李忠綽 詩曰。
白首龍驤衛。흰 머리에 龍驤衛를 하니
官閑畫掩扉。벼슬이 한가해 낮에도 사립문을 닫네
僧從三角至。중이 삼각산으로부터 와서
求我五言歸。나에게 오언기를 구해 돌아가네
頗近自然。
蓬萊 楊士彦 少時。以 <丹砂賦>作進士第二有名。
甞過 江西寺。寺僧迎之曰。公是丹砂賦客耶。蓬萊大笑成一絶云。
風雨無人慰客行。비바람 속으로 가는 손 위로하는 사람 없었는데
江西寺主最歡迎。강서사 주승이 가장 환영해주네
相逢便說丹砂賦。만나자 문득 단사부를 말하니
殊愧山僧亦識名。산승까지 이름 아는 것이 부끄럽네
楊士彦 <月出峰詩>曰。
高懸水鏡三千里。달은 삼천리나 높이 달려
一洗乾坤萬古心。긴 세월로 건곤을 씻고자 생각한다오
車天輅詩曰。
銀河曙色通三界。은하의 밝은 빛은 삼계를 통했고
玉斧淸輝滿八都。옥부의 맑은 빛은 팔도에 가득하다
語皆奇爽。未知孰勝。
李後白 <閨情詩>曰。
妾身只似門前柳。첩신은 단지 문 앞의 버들과 같아
眉樣雖新已杇心。눈썹 모양은 새로우나 마음은 썩었다오
金克儉詩曰。
銀缸還似妾。은촉 불은 첩과 같아
淚盡却燒心。눈물 다 타면 마음까지 살아버린다
似佳。
퇴계가 남쪽으로 돌아갈 때의 송별시중 李純仁의 시
江水悠悠日夜流。강물은 여유가 있게 밤낮으로 흘러
孤帆不爲客行留。배는 가는 손을 머물게 하지 않네
家山漸近終南遠。고향산천 가깝고 남산이 멀어지니
也是無愁還有愁。근심 없어질듯 했는데 도리어 근심이 생기네
李純仁 <送人詩>曰。
一尊今夕會。한 통의 술로 오늘 저녁 모였는데
何處最相思。어느 곳이 가장 생각나는가
古驛逢明月。옛 역에서 밝은 달을 보았고
江南有子規。강남에서 자규소리 들었었네
河應臨詩曰。
草草西郊別。바쁘게 서교에서 이별하며
臨分把一杯。헤어질 때 술잔을 잡았다
靑山人不見。푸른 산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斜日獨歸來。지는 해에 홀로 돌아오네
此二作俱佳。而李尤近唐。
尹生紀早有俊才。與尹長源善。遇乙巳士林之禍。佯狂不赴擧。甞居碧瀾渡。有詩曰。
柴門日晏桃花靜。사립문에 햇빛은 선명하고 복숭아꽃은 고요한데
無數蜻蜒上下飛。무수한 잠자리들이 아래위로 나네
午夢初醒童子語。아이들 소리에 낮잠을 깨니
折來山蕨滿筐肥。살진 고사리 광주리에 가득 꺾어 왔네
及疾革援筆書曰。落烟霞三十餘春。撫宇宙而長辭。遂逝。
尹長源 以詩悼之曰。
危樓百尺碧瀾頭。백 척 되는 碧瀾渡 위의 높은 루에
山自蒼蒼水自流。산은 푸르고 물을 스스로 흐르네
唯有白鷗三兩在。오직 두서너 마리의 백구만이
飛來飛去海門秋。 가을철 바다 어귀에 오고가며 나네
隆慶年中。有題詩于濟川亭曰。
曾見先朝種李辰。선조때 일찍이 오얏 심는 것을 보았는데
花開一十二回春。꽃이 핀지 십이년 봄이 돌아왔다
詩題華表千年柱。화표의 천년 기둥에 시를 쓰며
淚灑靑山一掬塵。청산의 한 줌 먼지에 눈물을 뿌린다
風岸曉鐘神勒寺。바람 부는 언덕에 신륵사 새벽 종소리 울리고
烟沙晩笛廣陵津。연기 낀 사장의 관나루에 저녁 피리소리 들리내
淸秋叩枻驪江去。맑은 가을 상앗대 두드리며 여강을 따라가니
樓上何人識洞賓。루 위의 뉘가 동빈임을 알아주리요
好事者疑爲眞仙之作。後遇壬辰倭發宣靖兩陵。人以爲靑山一掬塵之言驗矣。
高山 李宏 少有才名。一日携友遊 洗心臺。其主李享誠稱病不見。公題詩壁上曰。
堂前綠竹難醫俗。당전의 푸른 대는 버릇을 치료하기 어렵고
臺下淸流未洗心。대하의 맑은 바람은 마음을 씻지 못했다
人皆傳播。享誠病之。乃盛辦邀公。請改前作。公滋筆改之曰。
堂前綠竹眞醫俗。당전의 푸른 대는 참으로 버릇을 치료했고
臺下淸流可洗心。대하늬 맑은 바람은 마음을 씻게 했다
又遊龍門山一聯云。
北望孩三角。북으로 바라보니 삼각산의 아이였고
東臨裔五臺。 동으로는 오대산의 끝자락에 다다랐다
姜克誠以弘文修撰。在罷散中。有詩曰。
朝衣典盡酒家眠。조의를 모두 전당잡혀 술집에서 좋았고
賜馬將謀數頃田。하사 받은 말은 팔아 몇 이랑 밭을 사겠다
珍重國恩猶未報。값지고 무거운 임금 은혜 오히려 갚지 못하는데
夢和殘月獨朝天。꿈에 달과 함께 임금을 뵈게 되었다
明宗이 듣고 칭찬하며 재임용함
監司 辛應時有詩名。甞作 <高城詩>曰。
北望山皆骨。북쪽을 바라보니 산은 모두 뼈요
東臨海不潮。동쪽은 조수가 없는 바다에 다다랐다
<菁川詩>曰。
溪橋多臥石。시내 다리에는 누워 있는 돌이 많고
山店半依楓。산에 있는 가게는 반이나 단풍에 의지했네
爲兵郞詩曰。
時淸軍國渾無事。때가 맑으니 군국에 모두 일이 없어
騎省郞官夜讀書。기성의 낭관이 밤에 글을 읽는다
又宣祖大王亮陰時應製 <杜鵑詩>曰。
吾王方在疚。우리 임금 지금 오랜 병중에 있으니
莫近上林啼。상림 가까이에서 눌울 마오
順懷世子挽詞曰。
金華已作傷心地。궁중이 이미 상심하고 있는 처지인데
玉漏猶傳問寢晨。옥루는 새벽문안 시각을 묻는다 전하네
時以爲佳。
斯文 崔慶昌赴京時。中朝摠兵楊照名將也。廟在寧遠衛。公題詩曰。
日暮雲中火照山。해 저문 운중에 봉화가 산에 오르는데
單于已近鹿頭關。선우가 이미 록두관에 접근했다오
將軍獨領千人去。장군이 홀로 적은 군사 거느리고 나아가서
夜渡遼河戰未還。밤에 요하를 건너 싸우다가 돌아오지 못했네
此乃佳作。
而但鹿頭關非遼薊地。且雲中遼河皆地名。似重疊矣。
白光弘이 옛날 좋아했던 기생에게
錦繡烟霞衣舊色。수를 놓은 듯한 경치는 옛날 빛 그대로이고
綾羅芳草至今春。비단 같은 꽃다운 풀은 지금도 봄이라네
仙郞去後無消息。선랑이 한 번 간 후 소식 없어
一曲關西淚滿巾。관서의 한 곡조에 눈물이 수건에 가득
白光弘 曾任 平安評事 而卒。其所製 <關西別曲>。至今傳唱。梨園諸妓聞輒下淚故云。
錦繡, 烟霞, 綾羅, 芳草。乃其曲中語也。
斯文 成某爲楊州牧使。畜一娼名梅花。沈惑廢衙。崔慶昌 贈詩曰。
官橋雪霽曉寒多。관청에 눈이 개고 새벽 추위가 심한데
小吏門前候早衙。소리는 일찍 문 앞에서 어문 열기를 기다리네
莫恠仗君常晏出。사군이 항상 늦게 나오는 것 괴이타 마오
醉開東閣賞梅花。취해 동각을 열고 매화를 감상 하니까
河應臨詩曰。
佳兒年十三。예쁜 열 세 살의 소녀가
彈琴雙手纖。가는 두 손가락으로 거문고를 타네
聞聲不見面。소리는 들리나 낯은 보이지 않고
聲出桃花簾。소리가 복숭아꽃 주렴 안에서 나오네
柳永吉詩曰。
臨道誰家蔭綠楊。길 옆 푸른 버들 덮인 곳이 뉘 집인가
一窓珠箔護雙娘。창문의 구슬발이 두 낭자를 가리었네
東風吹漏孤雲曲。동풍이 불어 고운곡(가야금)이 흘러나와
枉使行人也斷腸。부질없이 행인으로 하여금 창자를 끊어지게 하네
此二作相似。而河爲優矣。孤雲曲。蓋謂伽倻琴也。
鄭之升 詩曰。
草入王孫恨。풀은 왕손의 한으로 들어가고
花添杜宇愁。꽃은 소쩍새의 한을 더한다
汀洲人不見。물가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風動木蘭舟。바람에 목란주가 흔들리네
-唐詩集에 있는 것을 뒤섞어 최경창과 여러 사람에게 보였으나 분별하지 못했다 함
又甞有警句曰。
南貧置酒朝醺足。남쪽 빈가에 마련한 술은 아침에 취하는 것으로 족하고
北富熏天夜笛高。북쪽 부가의 따뜻한 하늘에 밤에 피리소리 들린다
鄭之升遊嶺南。只成一聯曰。
十室仁同縣。십실의 인동 고을이요
千峯智異山。천봉의 지리산이다
更着一句不得而還。
林子順 <訪友詩>曰。
樵童野老行行問。초동과 야로들에게 가면서 계속 물었고
流水柴門處處疑。류수와 시문마다 의심했다오
<香奩詩>曰。
十五越溪女。내 건너 열다섯 살 처녀가
羞人無語別。사람이 부끄러워 이별하며 말도 못하네
歸來掩洞房。돌아와 방문을 꼭 닫고
泣向梨花月。울며 이화의 달을 바라보네
山寺詩曰。
夜半林僧宿。깊은 밤에 중이 숲에서 자니
重雲濕草衣。짙은 구름에 초의가 젖었네
巖扉開晩日。바위 속 사립문이 늦게 열리자
棲鳥始驚飛。쉬던 새도 비로소 놀라 날아가네
又有警句曰。
木落風無語。잎이 덜어지는데 바람은 말이 없고
江流月有聲。흐르는 강물에 달은 소리가 있네
李達詩。
風泉響落秋山空。가을 창밖에 샘물소리 들리고
石門月出疎鐘後。성긴 종소리 뒤에 달이 문에 떴네
道入讀罷黃庭經。도인이 황정경을 다 읽고
夜掃天壇拜北斗。밤에 천단을 쓸고 북두성에 절을 하네
崔慶昌詩。
午夜瑤壇掃白雲。밤중에 瑤壇의 흰 구름을 쓸고
焚香遙禮玉宸君。향을 살려 멀리 玉宸君에게 절을 하네
月中拜影無人見。달 속의 그림자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琪樹千重鎖殿門。짙은 계수나무 전문을 둘러싸고 있네
此二作俱佳。而崔詩末句押旁韻可惜。
漢陰 李德馨爲李提督(이여송)接伴使時。天將聽賊詐和。未免遲疑致誤機事。一日提督出示赤壁圖。漢陰作詩曰。
勝敗分明一局碁。승패는 분명히 한 판의 바둑과 같으니
兵家最忌是遲疑。병가에서는 주저하는 것을 가장 꺼린다
須知赤壁無前績。적벽대전의 전에 없었던 공을 알고자 한다면
只在將軍斫案時。장군이 책상을 깎을 때에 있었다오
語有規諷。天將頷之。
斫案..저벽대전 정 화전 양론시 손권이 칼로 책상을 칼로 깎아 결전의 의지를 표시한 것
宋翼弼 甞遊 蕩春臺 詩曰。
短嶽杯中畫。낮은 북악은 술잔 가운데서 다했고
長風袖裏秋。긴 바람은 소매 속에 가을을 느끼게 하네
又因事繫獄。有詩曰。
一生身服古人禮。일생 옛 사람의 예를 따랐으며
三日頭無君子冠。삼일동안 머리에 군자관을 쓰지 않은 적이 없었다
落盡林花山下宅。숲속의 꽃들은 산 밑의 집으로 다 떨어지고
曉天歸夢水雲間。새벽하늘에 꿈은 수운 사이로 돌아간다
楊浦 崔澱少有逸才。遊嶺東有詩曰。
蓬壺一入三千年。봉호는 십팔만 삼천년이 되었고
銀海茫茫水淸淺。넓은 은해는 물이 맑고 옅다
鸞笙今日獨歸來。란생으로 오늘 홀로 돌아오니
碧桃花下無人見。벽도화 밑에 사람은 보이지 않네
年弱冠早逝。
迎曙驛。有人題壁曰。
芳草路東西。꽃다운 풀에 길은 동서로 있고
送迎朝又暮。아침저녁 멀리 이별을 하네
往來人不休。오고 가며 사람은 쉬지 않아
半是此中老。반은 이 가운데 늙는다오
蓋有所諷也。
禹弘績。余同年進士壯元。有詩才。其贐別之作曰。
歸思嶺南雲。영남의 구름에 돌아가기를 생각했고
離愁江岸草。강 언덕의 풀에 헤어지는 근심을 했네
直待興盡時。바로 흥이 다할 때를 기다려
許君方上道。그대에게 길에 오르게 허락하겠네
李五峯(이호민)甚稱之。
鄭彦訥博通經史。薄命不第。丐食都下。有詩曰。
飮中千日少。술을 먹을 때 천일도 적고
亂後一身多。난리 뒤에는 한 몸도 많다오
又
恠石夜能虎。괴이한 돌 밤에 호랑이가 되고
孤松秋欲絃。외로운 소나무 가을에 악기 줄이 되네
其寒苦如此。
僉正 李春英力於詩文。而所尚不高。可傳者少。萬曆庚寅。余赴黃海都事。贈余別詩。有曰。
芙蓉堂冷餘殘雪。차가운 부용당에는 눈이 남았고
孤竹城空只暮烟。빈 고죽성에는 저녁연기만 있네
-임란때 임금 모시고 해주에 있을때 경치가 이와 같았다
玄翁 申欽自少時爲文章。便自成家。人不敢瑕點。甞贈余別詩曰。
世間萬事竟奚有。세상만사에 결국 무엇이 있으랴
海內百年唯我曹。바다 안 백년 동안애 오직 우리 무리들 뿐이다
九鼎何曾異瓦釜。구정이 질그릇 가마솥과 무엇이 다르며
泰山本自同秋毫。태산은 본디 가을털과 같은 것
新陽曖曖韶華嫩。햇빛이 흐려 젊은 사람들이 연약하고
遠客悠悠行色勞。멀리 가는 손은 걱정으로 행색이 어둡네
握手出門倍惆悵。손을 서로 잡고 문을 나서니 더욱 슬프며
茫茫漢水春波高。넓은 한강의 봄 파도가 더욱 높기만 하네
其詩亦老成典重如此。非他人所能及也。
月沙 李廷龜題淮陽板上詩曰。
天擁重關險。하늘이 관문을 무겁게 막아 험하고
江蟠二嶺長。강은 두 재를 휘감아 길도다
雲烟護仙窟。구름과 연기는 산굴을 보하하고
日月近扶桑。해와 달은 동쪽 부상에 가깝네
秋膾銀鱗細。가을의 회는 은빛 비늘이 가늘고
春醪栢葉香。봄 술에 잣나무 잎 향기 그윽하네
瓜時倘許代。임기가 끝날 때 혹시 대신하게 허락된다면
吾不薄淮陽。내가 회양에 엷게 하지 않으리라
至乙巳大水。一境沈沒。詩板漂到江華地。爲漁人所得。還揭于壁上。余次之曰。
乙巳災無古。을사년 재앙은 옛날에도 없어
連城水害長。연성에 수해가 많았다
蒼茫人化鼈。넓고 아득해 사람이 자라로 변했고
頃刻海成桑。잠깐 새에 바다가 상전이 되었다
天爲詩名重。하늘이 시명을 중하게 여겼고
神慳寶唾香。신도 보배스러운 시의 향기를 아끼었다
沈碑彼何者。비를 잠기게 한 것은 누구인가
辛苦笑襄陽。양양에 슨 웃음을 짓는다
連城卽淮陽舊號也。一時傳誦。以爲異事。
鄭文孚以吉州牧使過淮陽。適値元日。一行飢凍欲貰酒。而居人不肯。乃作詩曰。
淮陽不薄人情薄。유양은 엷지 않은데 인정이 엷으며
鐵嶺非高酒價高。 철령이 높지 않은데 술값은 높네
宗室 石陽正 霆。於高城有詩曰。
千里客遊三日浦。천리의 나그네가 삼일포에서 놀았고
百年人倚四仙亭。백년의 사람은 사선정에 의지했네
又 斯文 朴慶新 <九月山詩>曰。
山名九月宜秋賞。산 이름이 구월산이니 가을에 찾는 것이 좋겠고
寺在深源幾日尋。절이 깊은 골짜기에 있으니 어느 날에 찾을까
此似優矣。
判官 李厚根 有送人遊金剛山詩曰。
吾聞金剛山。내가 들으니 금강산은
三山之第一。삼신산중 으뜸이라네
雲巒列玉劍。구름 속 봉우리는 칼을 벌려 놓은 듯
石磵鳴瑤瑟。바위 속 냇물은 비파소리처럼 들리네
以君好風流。자네처럼 풍류를 아는 사람이
更作此中客。다시 그 속의 유람객이 되었네
我願從之遊。나도 따라가서 놀고 싶으나
微官苦纏縛。낮은 벼슬에 괴롭게 얽혀 있네
羽蓋不可攀。새 깃으로 덮은 수레를 잡지 못하니
仙凡從此隔。신선과 속인이 이로써 멀어지네
一萬二千峰。일 만 이천 봉에
多少烟霞色。얼마간 안개와 노을이 있으리라
一一入新詩。빠짐없이 짓는 시에 반영하며
歸來向我說。돌아와서 나에게 말해주길..
-善矣。
成以敏詠魚燈曰。
楚水流無極。초수는 흘러도 끝이 없는데
靈均恨不平。영균은 한으로 편하지 못하리라
至今魚腹裏。지금도 고기 뱃속에서
留得寸心明。마음이 밝혀지는 것을 얻고자 머무네
-좋다는 사람도 있으나 첫 구가 아름답지 못하며 어린아이의 말을 띠고 있다
내가 僧 惟政 號四溟山人에게 준 송별시
盛世多名將。번창한 시대에 명장이 많은데
奇功獨老師。기공은 홀로 노사에 있네
舟行魯連海。배는 노연이 가고자 한 바다였고
舌騁陸生辭。혀는 육생이 말할 때처럼 바쁘겠네
變詐夷無厭。변하고 간사한 오랑캐를 싫어하지 말기를
羈縻事恐危。나그네의 얽힌 일이 위태로울까 두렵우니
腰間一長劍。허리에 찬 한 자루 긴 칼로
今日愧男兒。오늘에 남아를 부끄럽게 한다네
-차천로가 보고 붓을 던졌다 함。
曾見闕中礎石上。有題云。
鄕信不如春有信。고향소식이 봄소식보다 못하고
客情那似石無情。객지의 감정이 어찌 무정한 돌과 같으랴
傷衰謾自思强壯。쇠한 것이 슬퍼 강장한 것으로 속여 생각하고
經亂空勞說太平。난을 겪자 태평을 말하는 것으로 공연히 괴롭도다
詢之則乃軍士所作。而不知其名。可恨。
甞見驛亭。有題曰。
眾鳥同枝宿。새들은 같은 나뭇가지에서 자다가
天明各自飛。하늘이 밝으면 각자 날아간다
人生亦如此。인생 또한 이와 같으니
何必淚霑衣。어찌 꼭 눈물로 옷을 적시랴
未知誰作也。
詩或有一聯可傳者。如金相國貴榮 <遊嶺南詩>曰。
紅樹萬山頻駐馬。만산의 단풍으로 말을 자주 멈추었고
白雲千里獨登樓。천리에 낀 흰 구름에 홀로 누에 오르네
康復誠 詩曰。
閑中有客惟僧子。한가한 가운데 있는 손은 오직 중이었고
病裡看書是藥方。병중에 보는 책은 약의 처방이다
洪慶臣 詩曰。
路長爲客久。길이 멀어 오랫동안 나그네가 되었고
夢短到家難。꿈은 짧아 집에 이르기 어렵네
沈宗直 詩曰。
門掩專松影。문을 닫으니 온전히 소나무 그림자만 있고
床移壤竹陰。평상을 옮기니 대나무 그늘이 무너지네
梁慶遇 詩曰。
雪逕纔通馬。눈 내린 길에 겨우 말만 지나가고
風枝不受烏。바람 부는 가지에 새도 앉지를 않네
權韠 詩曰。
谷虛人語響。빈 골짜기에 사람소리 울리고
橋側馬行危다리 옆으로 말도 가기 위태롭네
是也。
世傳
耕牛無宿草。밭을 가는 소는 묵힌 풀이 없고
倉鼠有餘粮。광속의 쥐는 남은 양식이 있네
萬事分前定。만사의 분수가 이미 정해졌는데
浮生空自忙。부생은 부질없이 스스로 바쁘기만...
未知誰作也。明 羅念菴 詩曰。
籠鷄有食湯災近。농속의 닭은 먹을 것이 있으나 재앙이 가깝고
野鶴無粮天地寬。들의 학은 양식은 없으나 천지는 너그럽다
語尤達矣。
고려의 중 禪坦의 <早春詩>
管絃聲碎竹外磵。관현의 음악은 냇물소리에 부서지고
水墨畫點煙中山。수묵으로 안개 속의 산을 그리네
立馬停鞭望復望。채찍을 멈추고 말을 세워 보고 또 보니
倉庚上下春風端。꾀꼬리가 봄바람 끝에 이리저리 날고 있네
又 <遊嶺東詩>曰。
鳴沙十里海棠紅。(鳴, 一作 明)명사십리에 해댕화 붉게 피었고
白鷗兩兩飛疎雨。백구는 쌍쌍이 성긴 비속에서 날고 있네
有人將遊關東。聞坦此句。曰已得之矣。遂輟行。
東人詩話云。麗季。有僧贈鄭圃隱詩曰。
江南萬里野花發。강남 만 리에 들꽃이 피었으니
何處春風無好山。어느 곳인들 봄바람에 좋은 산이 없으리오
-자취를 감추라는 의미
蓋欲其斂跡也。圃翁流涕曰。嗚呼其晩也。蓋人臣旣已委質。
至此則無可退之義。僧也豈足以知圃翁哉。
원나라 여인이 충선왕에게
贈送蓮花片(증송연화편) 떠나실 때 보내 주신 연꽃 한 송이
初來的的紅(초래적적홍) 처음엔 싱싱하게 붉었는데,
辭枝今幾日(사지금기일) 줄기를 떠난 지 며칠 이나 되었는고
憔悴與人同(초췌여인동) 초췌함이 제 모습과 같구려.
종실 肅川令의 부인-咏雨詩
玉索連天直 옥으로 한 새끼는 곧게 하늘에 연했고
銀鈴落地圓 은 같은 방울은 둥글게 땅에 떨어지네
또 선조의 행차를 보고 지은 시에
天中新日月 하늘에는 새로운 일월이 있고
輦下舊臣民 수레 아래는 옛 신민들이오
난설헌의 채련곡
秋凈長湖碧玉流(추정장호벽옥류) : 맑고 넓은 가을 호수 벽옥 같은 물
荷花深處系蘭舟(하화심처계난주) : 연꽃 깊은 곳에 목란 배 매어놓고
逢郎隔水投蓮子(봉랑격수투연자) : 임 만나 물 건너에 연밥 던지다
遙被人知半日羞(요피인지반일수) : 멀리 남에게 들켜 반나절 부끄러웠네.
金誠立의 처 許씨
燕掠斜簷兩兩飛(연략사첨양양비)-제비, 처마 스치며 쌍쌍이 날 제
落花撩亂撲羅衣(낙화요란박나의)-낙화 요란히 비단옷에 떨어지네
洞房極目傷春意(동방극목상춘의)-골방에서 눈이 짓무르도록 봄을 슬퍼함은
草綠江南人未歸(초록강남인미귀)-풀 푸른 강남에서 임이 돌아오지 않기 때 문이라오!
옥봉
神勒烟波寺 신륵사는 안개 속에 있고
淸心雪月樓 청심루는 달빛 비치는 눈 속에 있다
방문을 사례하는 시에
飮水文君宅 음수(飮水)는 탁문군 집이고
靑山謝眺虜 청산은 사조(謝眺)의 오막살이라네
庭痕雨裏屐 비 뒤에 신 발자국 뜰 위에 가득하고
門到雪中驢 눈 속에 손이 탄 나귀는 문 앞에 다다랐네.
魯山墓詩
五日長關三日越 닷새 먼 대관령 삼일 만에 영월
哀歌唱斷魯陵雲 슬픈 노래마저 단종릉의 구름에 끊어지네
妾身亦是王孫女 이 몸 또한 왕손의 여식이라
此地鵑聲不忍聞 여기 두견새 소리는 차마 듣지 못 하겠네
閨情詩
有約郞何晩(유약랑하만) 약속했는데 임은 어찌 늦으시나
庭梅欲謝時(정매욕사시) 뜰 위 매화꽃이 피려는 때로구나
忽聞枝上鵲(홀문지상작) 갑자기 들리노니 가지 위에 까치소리
虛畫鏡中眉(허화경중미) 거울 속의 눈썹을 부질없이 그려봅니다
조원의 소실 이씨
若非是織女 만약 직녀가 아닐 것 같으면
何得問牽牛 어찌 견우를 묻나뇨
楊士奇의 소실
悵望長途不掩扉 먼 길을 바라보며 사립문 닫지 않으니
夜深風露濕羅衣 깊은 밤 이슬발이 비단옷을 적신다.
楊山舘裏花千樹 님 계신 양산관에 온갖 꽃이 피어 있어
日日看花歸未歸 날마다 그 꽃 보느라 돌아오지 못하는가
翠仙
春粧催罷倚焦桐 봄 단장을 다 끝내고 거문고 줄 조정하니
珠箔輕明日上紅 구슬주렴 밝아지며 해가 붉게 떠오르네.
香霧夜多朝露重 향안개가 밤에 짙다 아침 이슬 무거워서
海棠花泣小墻東 해당화는 작은 담장 이쪽에서 울고 있네.
又
洞天如水月蒼蒼 동천은 물과 같고 달빛은 푸르른데
樹葉蕭蕭夜有霜 나뭇잎은 쓸쓸하고 밤에는 서리 오네.
十二緗簾人獨宿 열두 폭 주렴 속에 이내 홀로 자노라니
玉屛還羨畫鴛鴦 옥병풍에 그려진 원앙 외려 부럽구나.
매창이 다른 사람의 희롱시에 차운하여
平生不學食東家 평생토록 동가식(東家食)은 배우지 않았으니
只愛梅窓月影斜 매창(梅窓)에 달그림자 비낀 것을 사랑할 뿐.
詞人未識幽閑意 선비들은 이런 나의 유한(幽閑)한 뜻 모르고서
指點行雲枉自多 연정(戀情)을 표현함이 그릇 절로 많답니다.
尹鉉이 청주의 기생에게
人生離合苦無齊 인생의 헤어지고 만남이 같지 않아
忍淚當時愴解携 눈물을 참고 다시 헤어지는 것을 슬퍼했네
若使夢魂行有跡 만약 꿈의 행적을 있게 할 수 있다면
西原城北摠成蹊 서원성 북쪽이 모두 지름길이 되었을 것이오
-결구가 좋다
趙徽가 중국에서 비단을 쓴 미인에게
也羞行路護輕紗 길가기가 수줍어서 얇은 비단 둘렀는가.
淸夜微雲露月華 맑은 밤 구름 사이 고운 달빛 흐르는 양(露, 一作 漏)
約束蜂腰纖一掬 잘끈 동인 가는 허리 한줌이나 채 될까
羅裙新剪石榴花 입고 있는 비단 치마 갓 자른 석류꽃 같구나.
-이 시로 사람들이 그를 적게 여겨 높은 벼슬에 오르지 못했다 함
박지화와 임제의 水月亭시
主家亭子漢濱秋 한강변에 있는 주인집 정자는 가을인데
庾月依俙逝水流 수월정에 희미하게 물은 흘러가네
唯有鳳凰天外曲 오직 봉황이 멀리서 우는 소리는
人間贏得錦纏頭 인간에게 머리 싸는 비단을 여유 있게 한다
秦樓公子風流盡 진루의 공자는 풍류가 다했고
檀板佳人翠黛殘 단판을 치는 가인의 푸른 분도 말랐다
唯有當時歌舞處 오직 당시 노래하고 춤추던 곳에
春江水月映朱欄 봄 강은 수월정 주란을 비추네
이대해은 말과 계집에 빠지길 즐겼는데 죽을 때 쯤 시에
六龍西幸隔風塵 여섯 용이 서쪽으로 갔다가 풍진으로 막혔는데
一病沈綿度幾春 병에 걸려 몇 번의 봄을 보냈던가
馬似游龍姬似玉 말은 용과 같고 계집은 옥과 같은데
不知零落屬誰人 누구에게 떨어지게 될지 날 수 없다오
大谷 成運이 을사년에 희생된 인사들을 슬퍼한 시
대곡의 제자가 임제
波乾龍爛死 물이 말라 용은 타서 죽었고
松倒鶴驚飛 소나무 쓰러지자 학들도 놀라 가버렸네.
地下忘恩怨 지하에는 은혜와 원망 잊는다는데
人間有是非 인간세계에서는 시비를 말하네
吳祥의 李浚慶 만사
功在宗祊澤在民 공적은 국가에 있고 혜택은 백성에게 있으니
能全終始獨斯人 능히 시종(始終)을 온전히 한 분은 이 사람뿐일세
不待百年公議定 백 년도 못 가서 공론이 정하여질 것을
是非何累地中身 오늘에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이 땅속 사람과 무슨 상관이랴
이달의 南格菴(南師古) 만시
鸞馭飄然若木津 란이 말 타고 표연히 약목진으로 갔으니
君平簾下更何人. 군평의 주렴 밑에 다시 어떤 사람이 있으랴
床東第子收遺草, 상동의 제자들은 남긴 유고를 거두고
玉洞桃花萬樹春 옥동의 복숭아꽃은 나무마다 봄이라네
若木津..析木津을 잘못 쓴 것
柳根의 차천로 만시
老莊馬史偏多讀 노장과 사마천 사기를 많이 읽었고
李杜韓詩最熟精 이두와 韓시에 가장 익숙하고 정밀했다
나의 차천로 만시 두 구절
延津劍去天收彩 연진에 칼을 버리니 하늘이 빛을 거두고
圓嶠鼇亡地失靈 원교에 자라가 죽자 당이 영기를 잃었다
詞林浩氣三春盡 문단의 호연한 기운이 삼춘에 다했고
學海長波一夕乾 넓게 배우고 그치지 않은 시가 갑자기 말랐네
중국에 사신으로 가면서 지은 연구
來來去去摠非情 오고 가는 것이 모두 비정해-이행
快馬長程紅袖輕 날랜 말과 먼 길에 붉은 소매 가볍다 -이희보
辛苦鴨江江上石 수고롭고 고된 압록강의 돌아-정사룡
前行纔破今又行 앞 행차가 겨우 끝나자 지금 또 간다-소세양
-압록강에서 기생과 전별할 때 돌을 주워 절반으로 나누어 정인에게 주었다 함
소동파
辛苦驢山山上土 수고롭고 고된 여산의 흙아
阿房纔廢又華淸 아방궁이 겨우 헐리자 또 화청궁이 헐린다오
소세양이 의주에서 얻은 구
澄江如練謝玄暉 맑은 강이 비단 같은 것은 사현휘요
어숙권이
新月似鐮韓吏部 초승달이 낫 같은 것은 한리부
류석준의 칼을 이달이 욕심내자 류석준이 이달에게 시를 지어보라 했는데
愛劍同徐子 칼을 사랑하는 것은 서자와 같고
能詩愧杜陵 시에 능함은 두릉을 부끄럽게 한다오
유석준이 칼을 주며 차운하기를
論文逢李白 글을 논하다가 이백을 만났고
解劍學延陵 칼을 풀어준 것은 연정을 배웠다
내가 중국에서 安南國 사신에게 준 시
山出異形饒象骨 산은 이상한 형태를 내어 상골이 많고
地烝靈氣産龍香 땅은 영기를 쪄서 룡향을 산출하네
허봉이 귀양 가면서 친구에게
深樹啼鴉薄暮時 까마귀 우는 숲에 엷은 어둠 깔려 올 제
一壺來慰楚臣悲 한 병 술로 귀양 슬픔 와서 위로 하는구려.
此生相見應無日 이 인생 살아서는 다시 볼 날 없으리
直指重泉作後期 황천 길 가리키며 뒷 기약 남기노라.
-서울에 돌아오지 못하고 세상으 떴다
양사언의 동생 양사준
漁磯水退禽留跡 낚시하던 바위에 물은 짜졌으나 새는 흔적을 남겼고
蟹穴泥空荻露根 게 구멍에 진흙은 없고 갈대 뿌리만 드러났네
임제가 덕유산에서 중용을 팔백 번 읽고
道不遠人人遠道 도가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이 도를 멀리 하며
山非離俗俗離山 산이 속세를 더난 것이 아니고 속세가 산을 떠난 것이다
-중용의 말을 인용한 것임
노수신은 논어에서 힘을 얻은 시가 많다
차천로는 정밀하게 단련하는 것을 하지 않았는데 對에 능했다
松溪에서 돌을 다듬어 다리를 만드는 것을 보고
靑山飛禹斧 푸른 산에 우임금의 도끼가 날고
白石落秦鞭 흰 돌에는 진나의 채찍이 떨어지네
-기이하다
일본에 갔다가 돌아오며
天連魯叟乘桴海 하늘은 노중연이 배를 탄 바다와 연했고
地接秦童採藥山 땅은 진나라 동자들의 약을 캔 산에 접했다
또
東海波翻六鰲島 동해의 파도는 육오도를 뒤집었고
北溟風立大鵬雲 북명의 바람은 대붕운을 세웠네
나이 육십까지 관직을 못 받았던 成汝學구 佳句들
草露蛩聲濕 풀에 맺힌 이슬에 귀뚜라미 소리 젖었고
林風鳥夢危 숲에 부는 바람에 자는 새가 위태롭네
寒樹鳥無夢 차가운 나무에 새는 잠들지 못하고
暗窓虫有聲 어두운 창에 벌레 소리 들리네
缺月棲深樹 기운 달은 깊은 나뭇가지에 걸렸고
寒禽穴破籬 추운 새는 둥지의 울타리가 무너졌네
雨意偏侵夢 내리는 비는 하필 꿈을 침노하고
秋光欲染詩 가을빛은 시를 물들게 하네
여주 淸心樓시
이색
捍水功高馬巖石 물을 호위하는데 공이 높은 마암석이요
浮天勢大龍門山 하늘에 닿을 만큼 세가 큰 용문산이라
捍 han4, 막다, 방어하다
李弘男
乍白忽靑拖練水 잠깐 희었다가 갑자기 푸른 타련수요
似顰還展畵眉山 찌뿌렸다가 다시 편 화미산이다
-교묘하지만 다른 樓에 슬 수도 있어서 이색의 시만 못하다
許琮이 중국사신에게
靑烟漠漠草離離 푸른 연기 넓고 풀은 우거졌는데
正是江頭欲別時 바로 강 머리에서 송별할 때이네
黙黙相看無限意 말없이 서로 바라보며 무한의 뜻을 가졌으니
此生何處更追隨 이승의 어느 곳에서 다시 따르랴
-격은 높지 않으나 의미가 간곡하다
권벽이 중국 사신과 헤어지며
不知後會期何日 뒤에 어느 날 만나게 될지 알 수 없으니
秖是相思隔此生 생각건대 이승에서 멀어진 듯하네
권근이 중국사신과 헤어지며
江西海外前緣在 강 서쪽 해외와는 전생의 인연이 있었는데
天上人間後會難 천상의 인간은 뒤에 만나기가 어렵다오
정사룡의 시
塞草茫茫塞日沈 변방 초원은 넓고 해는 지려 하는데
離家均惱去留心 집을 떠났으니 가고 머뭄이 괴롭도다
向來制淚吾差熟 지난날 눈물 참는데 익숙했으나
今日當筵自不禁 오늘은 스스로도 금하지 못하겠네
唐 李義山
三年已制思鄕淚 십년 동안 이미 고향 그리는 눈물 참았으나
更入東風恐不禁 다시 봄이 되면 아마 금하지 못할 듯
-정사룡의 시가 아름답지 않은 것이 아니라 唐詩에는 唐詩만의 곡조가 있음이 분명하다
율곡이 시골로 돌아가고자 하면서
閶闔三章辭聖主 시골에서 세 번 올린 글로 성주를 물러나며
江湖一葦載孤臣 강호의 작은 배에 孤臣을 실었네
송강 정철이 율곡에게 준 시
君意似山終不動 그대의 듯은 산과 같아 끝내 움직이지 않고
我行如水幾時回 나는 물과 같이 떠나니 언제 돌아오겠는가
李純仁
縣門春盡閉 고을 문은 봄이 다하도록 닫혀 있고
官吏日高衙 관리들은 해가 높이 뜬 후에 관아에 나온다
衙 아, ya2, 마을
金玄成
吏散閒庭初下鹿 관리들이 무러난 한가한 들에 사슴이 처음으로 내려오고
客來空館欲棲鳥 손이 오는 빈 관사에 새가 쉬고자 하네
-쓸쓸하고 한산
황정욱이 중국에 가는 최립에게
萬里之行一可已。만 리나 가는 것을 한번으로 그칠텐데
五年于此再何堪。오년 사이 두 번을 어찌 견디랴
官仍質正亦推重。벼슬은 질정관으로 책임이 무겁고
事是疑誣須熟諳。일은 의심과 간사함이니 익히 알게 할 것이다
落筆文章妙天下。지은 글은 천하에서 묘하게 여기며
當開虎豹許朝參。맡은 곳에서 호표들도 조참을 허락하리라
歸來寶典昭星日。돌아오면 宗系가 별과 해처럼 밝혀져
看取聲名北斗南。성명이 북두성과 같음을 보리라
-사람들은 아름답다 했으나 격률은 맑지 못하다
朴民獻 矗石樓 시에 차운하여
樓前過鶩平看背。누 앞을 지나는 오리는 등을 볼 수 있겠고
水底游蝦細數髯。물밑에 노는 새우는 수염까지 셀 수 있도다
이달의 母는 고을기생이었는데 그의 전가시에
田家少婦無夜食。농가의 젊은 아낙 저녁거리가 없어
雨中刈麥林中歸。비를 맞고 보리 베어 숲 속에서 돌아온다
生薪帶濕烟不起。땔감이 물에 젖어 불이 붙지 않는데
入門兒子啼牽衣。아이는 배가 고파 울며 따라 다니네
寒食詞曰。
白犬前行黃犬隨。흰 개는 앞서 가고 누런 개는 뒤따르는데
野田草際塚纍纍。우거진 풀밭에 묘가 총총이 있구나
老翁祭罷田間道。늙은 첨지 밭 사이에 제를 지내고
日暮醉歸扶小兒。저문 날에 술에 취해 아이 잡고 간다네
-可唐可喜。
권응인 矗石樓題詠曰
漏雲微月照平坡。구름사이 희미한 달은 잔잔한 물결을 비추고
宿鷺低飛下岸沙。자던 백로는 낮게 날아 사장에 앉는다
江閣捲簾人倚柱。강각에 발을 걷고 기둥에 의지하니
渡頭鳴櫓夜聞多。나루머리 노 소리 밤에 많이 들리네
-당시처럼 보이나 뜻과 격에서 당시와는 차이가 있다
又有詩曰
白鳥去邊惟有海。백조가 나는 끝에 바다가 있으나
靑山斷處更無村。청산이 끊어진 곳에 다시 마을이 없네
此則雖犯古句。亦似佳矣。
첫댓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