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의 지혜(智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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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이 연잎에 고이면
연잎은 한동안 물방울의
유동(流動)으로 일렁이다가
어느만큼 고이면
수정(水晶)처럼 투명(透明)한 물을
미련(未練)없이 쏟아 버린다.
그 물이 아래 연잎에 떨어지면
거기에서 또 일렁거리다가
도르르 연못으로 비워 버린다.
연잎은
자신(自身)이 감당(堪當)할 만한
무게만을 싣고 있다가
그 이상(以上)이 되면 비워 버린다.
그렇지 않고
욕심(欲心)대로 받아들이면
마침내 잎이 찢기거나
줄기가 꺾이고 말 것이다.
세상사(世上事)는
이치(理致)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욕심(欲心)은
바닷물과 같아서
마시면 마실 수록 목이 마르다.
사람들은 가질 줄만 알지
비울줄은 모른다.
모이면 모일수록,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의 영혼(靈魂)과
육체(肉體)를 무겁게 짓누른다.
삶이 피로(疲勞)하고
고통(苦痛)스러운 것은
놓아버려야 할 것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自身)을 짓누르는 물방울을
가볍게 비워버리는 연잎처럼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가져야 할 지를
알아야 한다.
사람이
욕심(欲心)에 집착(執着)하면
불명예(不名譽) 외에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다.
좋은것을 담으려면 먼저
그릇을 비워야 한다.
욕심(欲心)은 버려야 채워진다.
악기(樂器)는 비어 있기 때문에
울린다.
비우면 내면(內面)에서 울리는
자신(自身)의 외침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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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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