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하게 밀어붙이는 리더십 기대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온화한 성품에 나름대로 안정적으로 구정을 잘 이끌고 있다는 주변의 평가를 적지 않게 받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다음 선거를 의식한 눈치 보기 행정으로 결단력과 추진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쓴 약이 보약이듯이 이제 남은 3년의 구정을 더욱 성공적으로 수행하라는 의미로 비판적 시각에서 인터뷰 중 쟁점이 될 일부 질문 답변을 분석해 본다.
“준 고속철 개통에 따른 신해운대역 역세권 개발구상이 필요한데, 인근 군부대의 정문을 국군병원과 공병대 앞까지 안쪽으로 옮기면 넓은 부지를 확보할 수 있고, 그 부지에 시외버스터미널과 청소년문화시설 등을 유치하는 도시계획을 세울 용의는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1991년 신시가지 조성 이후 기반 시설과 공동주택이 노후화되고 있어 전문가와 주민이 참여하는 신시가지종합관리계획을 수립할 때 검토하겠다”라며 핵심을 비껴가는 대답을 했다.
지나치게 넓은 부지를 차지하고 있는 군부대 이전이 어렵다면 부대 운영에 지장이 없는 일부 부지라도 확보해 해운대시외버스터미널을 한곳으로 통합하고, 무엇보다 신시가지 내에서 부지를 못 찾고 있는 문화원 또는 청소년시설을 유치하면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구청 주변의 과밀화 방지와 반여·반송지역의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당초 계획대로 구청사를 중간 지점인 재송동 복합문화공간 부지로 이전하고 현재 구청 부지는 공원으로 하든지 교통 유발이 없는 시설을 유치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작년 8월 구청사 이전 테스크포스 팀을 만들었고, 5월에는 민간인으로 구성된 ‘구청사 활용방안 자문단’을 구성하여 의견을 들었으며, 하반기에는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므로 용역 중간에 주민설명회를 열어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했다.
청사 이전은 구청 인근 상인들의 극심한 반발 때문에 결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연구 검토를 핑계로 마냥 미룰 수는 없는 문제다. 낡고 협소한 현재의 구청사는 해운대구의 위상에도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구청 직원과 민원인들에게 크고 작은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해운대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라도 계획대로 구청사를 이전하고 구청 인근 상인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해양특구 사업으로 진행되다 10년 넘게 방치된 센텀마리나파크와 죽도 앞 4층 건물의 회생대책이 없는지와 수영강 리버크루즈 사업을 어떻게 추진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피하면서 수영강리버크루즈 사업은 8월에 운행할 수 있게 유선장, 매표소 설치 작업을 한다”라는 답변이다.
사업자의 역량 부족이 원인이지만, 구청의 융통성 없는 행정으로 오래 방치된 센텀마리나파크 자리에 리버크루즈의 유선장과 매표소로라도 활용하면 리버크루즈와 센텀마리나파크가 같이 살 수 있지 않을까? 공원 부지에 유선장과 매표소를 설치한다면 공원경관도 훼손되고 접근성도 나빠져 성공 가능성이 멀어지는 것은 아닐까?
구정 수행 과정에 느낀 점을 묻자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전문성과 지식 경험을 가지고 열심히 한다”라고 답했다. 물론 해운대구청 직원들이 성실하게 자신의 직분을 수행하고 있지만, 간혹 공무원은 법 규정을 진취적으로 해석해 전문성을 발휘하기보다는 보수적 법 해석으로 사업 추진을 막거나 머뭇거리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때로는 정치적 책임과 위험을 감수하면서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리더십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앞으로 남은 3년의 임기 동안 사람 좋은 구청장보다 소신과 용기가 있는 구청장으로 기억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해운대광장 고운바다길(구남로) 분수
관광지에 맞는 여성인권상담소 설치
필자는 오래 전에 해운대구의원을 거쳐 구청장에 도전한 바 있어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오랜만에 구청장실을 방문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홍 구청장은 교수이자 사업가로서 지역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 온 관록과 경험 덕분인지 나름대로 구정에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먼저 “해운대구는 특성상 인구가 과밀한 관광지로서 성범죄와 폭력에 대한 피해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문화인권센터가 북구로 이전한 후 상설 여성상담소가 전무한 상태이다. 구립이든 여성가족부 소속이든 ‘여성인권상담소’를 설치할 의향은 없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홍 구청장은 미처 그런 부분까지는 생각하지 못한 듯 앞으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하니 기대를 해 본다.
이어 “구청장으로서 구민들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참시민 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 구청에 요구만 할 게 아니라 직접 구정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참여하고 토론하면서 문제점을 도출하고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거버넌스 구축과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또한 “중앙정부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고 묻자 “지방분권, 그 중에서도 재정분권이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민선구청장으로서 구민과 행정 간에 격차를 줄이고 공감구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시간 관계상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현재 해운대 지역에서는 제2센텀과 해운대수목원 등 부산시와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진하지만 해운대구민의 생활과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들이 많다. 또한 반송·반여동과 송정지역도 구정에서 소외받지 않도록 하는 정교한 아이디어와 주민참여의 전략도 필요하다. 바라건대 홍순헌 구청장이 주민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미래도시 해운대를 위해 자신의 공약을 차근차근 실행해 나감으로써 해운대를 국제도시로 키운 구청장으로 남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