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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ak.ulsan.ac.kr/handle/2021.oak/10071
불교 철학에서 상(相) 개념의 변천과 해석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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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미타와 락샤나를 중심으로 -
Abstract
국문 요약
* 상相, nimitta, lakṣaṇa, saṃjña의 의미
본 논문은 니미타nimitta와 락샤나lakṣaṇa의 두 개념을 중심으로 불교 이론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相’ 개념은 불교의 목표인 해탈과 핵심적인 관계가 있다. 또한 불교 사상의 흐름을 개관하는 데는 굉장히 좋은 개념이다.
1. nimitta는 ‘원인, 징조’ 혹은 ‘모습 특징’, ‘표상 인상’을 뜻한다. 이를 요약하면, ‘모습과 표상’ 둘이다. 모습과 특징이 ‘원인, 징조’가 된다. 그래서 ‘원인’이라는 뜻이 있다. 그러나 후대에 가면, 니미타는 ‘모습과 표상’, 이 두 의미로 굳어진다. 둘 가운데 ‘표상·인상’이 일차적인 의미가 된다. ‘모습 특징’이 이차적인 의미이다.
lakṣaṇa는 일반적으로 사물의 ‘표시 표식’, ‘모습 특징’을 의미한다. 그리고 saṃjña는 ‘생각 개념’을 뜻한다. 『금강경』의 아상我相, 인상人相의 相은 saṃjña이다. 이는 일차적으로 ‘생각想, 개념’을 뜻한다. 우리는 개념과 관념을 가지고 생각하고 추론한다. 이 개념은 사물의 ‘모습 특징’을 가리킨다. 따라서 saṃjña는 ‘개념’이면서, 동시에 사물의 ‘모습’을 가리킨다. 따라서 ‘我相’은 “‘나’라는 개념, 모습”을 뜻한다.
lakṣaṇa와 saṃjña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락샤나는 ‘모습’을 뜻한다면, 삼전야는 ‘개념’을 주로 뜻한다. 그런데 이 둘은 ‘모습 – 개념’으로 서로 연결된다.
여기에서 다음 두 가지 도식이 성립한다.
니미타 “사물의 모습·속성 → 마음의 표상·인상” ; 붓다와 아비달마
락샤나 “사물의 모습·속성 → 마음의 개념·관념” ; 대승 불교 - 중관과 유식
2. 이처럼 ‘니미타 락샤나 삼전야’는 서로 다른 의미인데, 구마라집 이래 번역자들은 모두 이 셋을 ‘相’으로 번역한다. 이래서 사상적 차이를 알지 못 하게 만든다.
‘相’은 본래 ① 서로, ② 보다, ③ 돕다. - 주로 이 세 뜻으로 쓴다. 특이하게 중국 불교에서는 ‘相’을 대상의 ‘모습 모양’(象, 狀)의 뜻으로 쓴다. 그래서 ‘니미타’와 ‘락샤나’를 ‘相’으로 번역한다. ‘相’에는 ‘표상 인상’의 뜻이 없다.
3. 붓다는 ‘고통 → 해탈’을 추구한다. 해탈을 이루기 위해서는 ‘고통’이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알아야 한다.
붓다; 사물의 모습·속성 → 마음의 표상·인상 → 감정 욕망 → 집착 번뇌 → 고통
대승; 사물의 모습·속성 → 마음의 개념·관념 → 분별 차별 → 물들임(染) → 고통
이 차이는 니미타와 락샤나 개념으로 명확하게 할 수 있다. 니미타는 ‘표상 인상’을 의미한다면, 락샤나는 ‘모습 속성’을 뜻한다. 이는 곧바로 ‘개념’과 연결된다.
인식론에 따르면, “사물의 속성 → 표상 인상 → 개념 관념”의 순서이다. 붓다는 ‘속성·모습 → 인상 표상’을 연결시킨다. 경험론이다. 반면 대승은 ‘속성·모습 → 개념 관념’으로 붙인다. ‘표상 인상’의 과정을 생략한다. 생략하기 때문에, ‘락샤나’라는 말을 단지 ‘모습 속성’으로만 사용하고, ‘개념 관념’이라는 뜻은 괄호친다. 따라서 대승은 경험되는 ‘표상’들은 괄호치고, 사물의 ‘모습’에 대해서 철학적 사유와 추론을 전개한다. 말은 ‘모습’(락샤나)이라 하지만, 실제로는 ‘락샤나’에 해당되는 ‘개념’을 가지고 사유와 추론을 한다.
2장 초기 불교 경전에 나타난 상相 개념
1. 붓다는 비정통 철학의 주류로서, 정통 사상인 베다와 우파니샤드의 브라만-아트만 체계를 부정한다. 세계의 실체가 브라만이고, 자아의 실체가 아트만이다. 이 둘은 같다.(梵我一如) 이 세 사상은 이성적 사유와 추론의 결과이다. ‘브라만, 아트만, 같음’은 감각으로 지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붓다는 경험론에 선다. 감각으로 지각한 것에 근거한다. 이렇게 인식한 내용들을 종류별로 제시한다. 5온 6근 12처 18계 등이 그것이다. 이는 브라만-아트만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2. 초기 불전에 나타난 ‘니미타’
붓다는 경험론자이므로, ‘모습-표상’을 뜻하는 ‘니미타’ 개념을 중시한다. 니카야와 아함경에 나타난 ‘니미타’는 넷으로 요약할 수 있다. ① 원인과 근거, ② 징조와 암시하는 것, ③ 사물의 모습 특징, ④ 마음이 담은 ‘모습’으로서 인상 표상.
여기에서 원인과 징조, 모습과 인상은 하나로 묶을 수 있다. 원인은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고, 징조는 모호하게 드러난 것이다. 마음이 사물의 모습을 지각하면, 인상 표상이 마음에 생긴다. 따라서 모습은 표상과 같은 것이 된다.
사물의 모습이 원인 혹은 징조가 된다. ‘원인이 되는 모습’(因相)이다. 후대에 가면, 니미타는 ‘모습-표상’의 뜻을 가지게 된다. 나아가 니미타는 일차적으로 ‘표상 인상’을 의미하고, 이차적으로 ‘모습 특징’을 의미한다.
3. 무상無相 삼매
붓다는 공空 삼매三昧, 무원無願 삼매三昧, 무상無相 삼매三昧의 3 삼매를 제시한다. 여기에서 ‘無相’은 ‘모습·특징’이 없음, ‘표상·인상’이 없음 – 이 둘을 뜻한다. 모습과 표상은 ‘니미타’이다. 붓다가 왜 ‘無相 삼매’를 말하는가? 고통→해탈이 붓다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고통은 취상取相 때문에 생긴다. 사람이 대상의 모습을 보고 마음에 표상 – 욕망 감정을 만든다. 이래서 고통이 생긴다. 따라서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무상無相을 해야 한다. ‘모습-표상’을 지워야 한다. 따라서 ‘고통→해탈’은 ‘取相→無相’의 도식으로 된다. 이 도식은 아비달마, 『기신론』과 원효 등에 계속 유지된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이 달라진다.
3장. 아비달마 논서에 나타난 상相 개념
1. 남전과 북전 아비달마
붓다의 사상을 이어받은 아비달마 불교는 스리랑카로 전해진 남전과 인도 북부에서 발전한 북전으로 나뉜다. 남전 아비달마의 사상은 “법집론, 무해 해도, 청정도론”으로 살펴본다. 북전 아비달마는 “집이문 족론, 법온 족론, 식신 존록, 계신 족론, 발지론, 대비파사론, 구사론” 등을 살펴본다.
남전은 팔리어로 적혀 있다. 반면 북전은 설일체유부의 문헌인데, 한문 번역본만 남아 있고, 산스크리트어 원문은 거의 없다. 따라서 남전은 ‘nimitta’로 검색하고, 북전은 ‘相’으로 찾는다.
남전 아비달마는 붓다의 사상에 충실하며, 수행론을 중심으로 한다. 반면 북전 아비달마는 붓다의 사상을 발전시킨다. 추상적 사변을 통해서 복잡한 이론을 생산해낸다. 이론이 중심이기는 하지만, 수행이 결합되어 있다.
2. 니미타와 무상無相
아비달마 논서에 나타난 상相 개념은 붓다의 ‘니미타’ 공식과 거의 비슷하다. 문제 의식과 이론, 수양론까지도 대략 같다. ‘니미타’라는 개념에서 ‘무상無相 삼매’가 나온다. 그들은 3삼매 이론을 더욱 발전시키고, 나아가 삼중 삼매를 제시한다.
전반적으로 ‘nimitta’와 ‘相’을 키워드로 해서 검색을 해 보면, 아미달마 문헌에서는 ‘수양론’ 부분이 많이 나온다. 불교가 원래 해탈을 추구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핵심적인 방법이 ‘니미타’의 통찰이다. 고통이 시작되는 지점이 바로 ‘속성-표상’이라는 ‘니미타’이기 때문이다. 이 지점을 관리하는 것이 ‘명상(삼매)’이다. 명상은 일단 평소의 인식 지각 과정을 괄호치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 내면에서 ‘표상’을 점검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4장. 대승불교 경론에 나타난 상相과 무상無相
1. 대승은 크게 셋으로 나누어서 고찰한다.
⑴ 용수와 반야 계통 – 반야경, 중론, 12문론, 대지도론.
⑵ 유식 – 유가사지론, 해심밀경.
⑶ 중국적 사유 - 『대승기신론』
붓다와 아비달마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면, 이 셋은 소승과 차이는 물론, 셋 사이에 서로 차이가 많이 난다. 중관과 유식은 인도적 사유가 명확하다. 반면 『대승기신론』은 중국적 사유에 기반해서, 인도 대승 불교를 해석하고 있다. 그래서 『대승기신론』은 원효와 묶어서 설명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2. 용수와 중관 사상
용수가 아비달마 철학을 비판하고, 공 사상에 근거해서 대승 불교를 열었다. 여기에서 핵심은 ‘니미타 → 락샤나’ 변화이다. (기존 사상은 용수의 혁명을 ‘자성自性-공空’이라는 점에서 설명한다.) 붓다가 ‘사물의 모습 → 마음의 표상(니미타)’으로 연결시켰다면, 용수는 ‘사물의 모습(락샤나) → 마음의 개념’으로 잇는다.
붓다와 아비달마가 ‘속성→표상’으로 연결시켰다면, 용수는 ‘속성→개념’으로 연결시킨다, 개념·관념은 불변자(자체 존재자, 自性)이다. 이에 따라 용수는 붓다와 아비달마가 속성에 ‘자성自性’을 인정했다고 해서, ‘속성’을 부정한다. 사유의 추론 판단 이론화 등은 다 개념을 가지고 한다. 용수는 기존의 이론들을 ‘자성’에 근거해서 부정한다.
붓다와 아비달마는 ‘모습-표상’을 종합하고 분류한다. 5온, 6근, 5위 75법이 그것이다. 75법은 ‘말’로 표현된다. 그 ‘말’로 지시하려는 대상은 사물(의 ‘모습’)이다. 사물은 늘 변화한다. 반면 ‘말’이 실제 지시하는 대상은 불변자이다. 불변의 것을 ‘자성自性’이라 한다. 이래서 말의 지시 대상은 ‘사물’과 ‘불변자’의 둘이 된다. 말은 본성상 불변자와 연결된다. ‘말 – 사물(의 모습)’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말 – 불변자(자성)’로 연결된다. 말의 지시 대상이 되려면, 사물은 불변의 자성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변화하는 사물의 모습만 있다. 말의 지시 대상인 불변자(자성)는 사물의 모습과 다르다. 말은 사물의 실제 모습을 담지 못 한다. 모든 이론들은 낱말로 구성된다. 따라서 이론은 실제를 반영하지 못 한다. 그래서 ‘희론(戱論 말장난)’이다.
용수는 사물의 ‘모습·속성’(락샤나)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사유한다. 사유의 대상은 ‘개념·관념’이다. 개념·관념은 말로 표현되며, ‘자성’이 있어야 한다. 용수는 ‘자성’이라는 점에 근거해서 이성적 사유와 추론으로 모든 이론을 비판 부정한다.
사유와 추론 속에서 사물의 ‘모습’은 ‘개념’으로 된다. 모습이면서 개념인 것이 ‘락샤나’이다. 이래서 ‘락샤나’에 ‘자성’ 개념이 부가된다. 개념은 ‘불변자’(자성)이기 때문이다. 용수는 ‘자성’ 개념으로 상대의 이론을 논파했지만, 용수 역시 말로 비판한다. ‘락샤나’에 근거한 말로 설명한다는 점은 상대나 용수나 다 같다. 이래서 용수는 진제와 속제를 구분한다.
붓다의 ‘모습 – 표상’이라는 도식을 용수는 ‘모습 – 개념’으로 바꾼다. 그리고 경험된 내용을 분류했던 붓다와 달리 용수는 ‘개념’을 가지고 이성적 사유와 추론을 한다. 이것이 대승 불교의 기본적 성격이 된다. 대승은 경험 분류를 포기하고, 사유 추론으로 치달린다.
3. 유식 사상
용수는 ‘자성’ 개념을 통해서 기존의 이론들을 논파한다. 반대로 말하자면, 자신의 이론을 제시하지 못 한다. 그래서 유식학파가 등장한다. 이들은 ‘唯識無境’을 통해서 현상 사물을 설명하는 이론을 제시한다. 용수가 자성自性을 부정하고 공空을 주장했다. 사물=실체+속성. 여기에서 유식은 사물의 실체를 부정하고 공空이라 한다(法空). 대신 속성은 8식의 씨앗이 드러난 것으로 존재한다. 유식唯識은 8식 이론으로, 무경無境은 3성 이론으로 구체화된다.
유식에서 ‘상相’ 이론은 『유가사지론』과 『해심밀경』에서 살펴본다.
『해심밀경』은 3성과 3무자성을 이야기한다. 변계소집상遍計所執相은 이름 붙이기이고, 의타기상依他起相은 연기를 분별함이고, 원성실상圓成實相은 진여眞如이다. “집착한 바를 두루 계산한 모습”(遍計所執相)은 대상 사물에 이름 붙이기로 드러난다. “남에 의지해서 일어난 모습”(依他起相)은 붙인 이름을 가지고, 연기(緣起 말미암아 일어남)하는 대상 사물과 사태를 분별함이다. 이는 대상 사물의 모습·속성(相)에 ‘이름’을 붙이고, 분별함을 말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相’은 락샤나이다. 사물의 모습·속성에 이름을 붙인다. 이는 속성-개념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유가사지론』은 사태를 5사로 나눈다. 다섯 가운데 앞의 셋은 “모양·모습(相), 이름(名, nāman), 분별(分別, vikalpa)”이다. 이는 결국 대상의 ‘모습·속성’에 이름을 붙이고, 분별하는 것을 분석한 것이다. 이는 ‘속성-개념’으로 연결시킴이고, 여기의 ‘相’ 개념은 락샤나이다.
* 유식은 용수의 공 개념을 대상 ‘사물의 실체’ 부정에 사용한다. 용수와 달라진다. 반면 ‘사물의 속성·모습’ →개념 →말로 바꾸고, 분별해서 이론을 만드는 것을 비판하는 것은 받아들인다. ‘相’을 락샤나로 보는 것은 계승한다. 이렇게 보면 용수 이래 대승의 특징은 공 개념 보다는 오히려 ‘락샤나’ 개념인 것 같다.
5장. 원효 철학에서 상相 개념
앞의 4장의 끝에 『대승기신론』을 다루었다. 그러나 이는 원효 철학의 기반이 되며, 인도적 사유와 더불어서 중국적 사유가 강하게 드러난다.
1. 『대승기신론』은 마음을 진여문과 생멸문으로 나눈다. 생멸문을 3세와 6추로 설명한다. 진여문과 생멸문, 3세와 6추는 ‘본체-현상(작용)’의 관계이다. 이는 중국의 특유한 ‘체용’ 논리이다. 또한 『기신론』은 무상 삼매를 중시한다. 이 삼매는 붓다 이래 아비달마 불교가 중시했다. 그러나 중관 유식은 중시하지 않는다. 중국 불교 가운데 유독 『기신론』이 무상 삼매를 중시한다.
2. 원효는 『기신론』과 『금강삼매경』에 근거해서 철학을 전개한다. 이 둘에 주석을 쓰고, 또 『이장의』라는 저술을 한다. 이 셋에 근거해서 원효의 철학을 살핀다.
‘相’과 관련해서 보면, 원효의 사상은 “취상取相 – 리상離相 – 무상無相”으로 요약할 수 있다. 대상 사물의 모습을 취함이 ‘取相’이다. 그래서 말을 만들고, 분별을 한다. 여기에서 고통이 생긴다. 따라서 ‘사물의 모습’에서 떨어지고(離相), 나아가서 사물의 모습을 완전히 없애야 한다. 이것이 無相이다.
원효는 다음 두 노선을 따른다.
⑴ ‘취상-무상’의 도식은 붓다 이래 아비달마의 기본 가르침이다.
⑵ “대상의 모습 – 말 – 분별”로 연결시키는 것은 용수 이래 유식이 기본적으로 가진 생각이다. 이런 ‘相’ 개념은 ‘락샤나’이다. 원효는 소승과 대승을 적절히 종합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 불교의 화엄 선 천태 정토와 다른 길로 간다.
주제어 : 니미타nimitta, 락샤나lakṣaṇa, 상相, 취상取相, 무상無相, 자성自性, 공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