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조용하게 말해야 해요(쿠르트 바일)
"낮게 말하라. Speak Low"는 2014년 독일 영화 크리스티안 펫졸트 감독의 “피닉스(불사조). Phoenix”에서 니나 호스 Nina Hoss가 부르는 노래입니다. “Speak Low(1943)”는 나치의 어둔 그림이 깃든 시기의 독일유대계인 쿠르트 바일 Kurt Weill이 미국으로 건너가 작곡하고, 오그든 내쉬 Ogden Nash가 가사를 써 브로드웨이에서 “비너스의 원 터치.one touch of venus”로 뮤지컬로 상연한 것입니다. “사랑을 말한다면 낮게 말하라.”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극 “헛소동(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많은 고뇌). Much Ado About Nothing(1600)”의 한 구절입니다. 돈 페드로가 "사랑을 말한다면 낮게 말하라. Speak low if you speak love"고 말한 것입니다. 저는 목소리가 커서 저음으로 말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사랑한다는 말을 할 줄 모르기도 합니다. 자신을 상대방에게 알리기 위해 악수할 때 힘을 준 어릴 때가 있었습니다. 저를 가르치는 선생님께서 제게 조용히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악수할 때 격하게 손을 잡으면 상대방의 손이 아플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손을 살짝 잡는 악수이면 상대방이 부드러운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때부터 저는 악수를 할 때 살짝 부드럽게 잡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악수할 때 상대방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하여 힘을 주는 부끄러운 행동처럼 저를 알리기 위한 큰 목소리라면 이 또한 부끄러운 소리이자 부끄러운 행동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영원하신 태양의 빛을 받아 어둔 밤에 세상을 비추는 달처럼 사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더욱 부드러운 빛과 부드러운 소리이어야 할 것입니다. 조용하게 부드러운 소리로 사랑을 말하는 법을 이제야 배웁니다. “낮게 말하라”는 토니 베넷의 노래를 들으면서 자기 자신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저음으로 말하는 생활태도를 가지려고 합니다. 노라 존슨 Norah Jones와 토니와 함께 부른 노래도 좋습니다.
Speak Low. 토니 베넷 Tony Bennett의 노래
사랑을 말할 땐 낮게 말해요. Speak low when you speak, love
우리의 여름날은 너무 빨리, 너무 빨리 사라져가요.
Our summer day withers away too soon, too soon
당신이 사랑을 말할 땐 낮게 말해줘요. Speak low when you speak, love
우리의 순간은 표류하는 배처럼 빨라요. 우리는 너무 빨리 휩쓸려 가요.
Our moment is swift, like ships adrift, we´re swept apart, too soon
낮은 소리로 말해요. 그대, 낮게 말해요. Speak low, darling, speak low
사랑은 불꽃처럼 순간이예요. 너무 빨리, 너무 빨리 어둠 속에서 길을 잃어요.
Love is a spark, lost in the dark too soon, too soon
내가 내일 가는 어디서든지 느껴요. I feel wherever I go that tomorrow is
가까이, 내일은 여기 있고 언제나 빨리 다가와요.
Near, tomorrow is here and always too soon
시간은 너무 길고 사랑은 너무 짧아요. Time is so old and love so brief
사랑은 순금이고 시간 도둑이예요. Love is pure gold and time a thief
우리 늦었어요, 그대, 우리는 늦었어요. We´re late, darling, we´re late
막이 내려가요, 모든 게 끝나가요. 너무 빨리, 너무 빨리요.
The curtain descends, everything ends too soon, too soon
난 기다려요. 그대, 난 기다려요.I wait, darling, I wait
당신은 내게 낮은 목소리로 말할 건가요? 즉시 나를 사랑한다고요?
Will you speak low to me, speak love to me and soon.
사랑은 순간이기에 그리스도인은 그 순간을 영원으로 만들어 사랑으로만 살고자 하는 이들입니다. 어디 이게 쉽습니까? 순간을 영원으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사랑이 어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을 포기하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순간을 영원으로 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순간을 영원으로 사는 기쁨과 행복이 얼마나 크고 좋은지를 알았기 때문에 순간을 영원으로 만드는 삶을 살게 됩니다. 그렇게 순간을 영원으로 사는 삶을 길을 잃지 않게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그것을 신앙생활이라 부릅니다. 순간을 영원으로 살다가도 실족하여 다시 순간의 삶을 놓쳐 어둠으로 돌아와 길을 잃는 경우가 생깁니다. 너무 짧은 사랑이 긴 시간을 잡는 이가 그리스도인입니다. 반면에 긴 시간이 사랑을 잡는 이를 세상 사람이라 부릅니다. 사랑으로 살면 한순간이 천년이 되지만 시간으로 살면 천년조차 재로 변합니다.
고등학교 때에 남산 동편에 위치한 국립극장에 자주 갔었습니다. 한 막이 끝나면 커다란 커튼이 내려옵니다. 대극장이든 소극장이든 커다란 커튼이 내려오면 한 막이 끝났구나라는 실감을 갖게 합니다. 살면서 한 막이 끝났다는 느낌을 지닐 때가 다가옵니다. 대개 큰 사건이 발생했을 때를 기점으로 인생을 구분하게 됩니다. 삶의 태도가 다르게 되는 시점이 되기도 합니다. 기존에 있었던 모든 것과 끝난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기존의 방법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을 하고 가능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되기에 확연하게 구분이 되는 시점에는 한 막이 내렸구나 라는 생각을 지니게 합니다.
성탄절을 의미하는 크리스마스 Christmas가 Christ's Mass에서 온 것처럼, 또한 촛불미사 Candlemas가 Candle Mass에서 나온 것처럼 미카엘의 미사 Michael's Mass에서 나온 말로 미카엘마스 Michaelmas(9월 29일. 동방정교회에서는 11월 8일)는 작은 성탄절로 교회에서 잔치를 열어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대한성공회 설립축일로 찰스존 코프주교님이 제물포항에 도착한 1890년 9월 29일을 축일로 전 신도들이 감사성찬례를 하느님께 바칩니다. 하늘의 전쟁에서 루시퍼를 물리친 대천사 미카엘 Archangel Michael 에 대한 영예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세계2차대전때 독일비행기의 폭격으로 무너진 대성당을 다시아름답게 세운 영국의 코벤트리대성당의 벽에 대천사 미카엘이 루시퍼를 이긴 조각상이 떠오릅니다. 이때는 꽃이 대다수 지지만 데이지 과꽃이 꽃으로 남아있기에 미카엘마스 데이지라고 부릅니다. “죽은 잡초 중 미카엘마스 데이지, 성 미카엘의 용감한 행동을 위해 꽃을 피우십시오”라는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미카엘대천사가 당신 위에 있기를! May Michaelmas féinín on you.”라고 아일랜드에서 인사를 하며 성스러운 우물 순례가 열렸고 순례자들은 우물에서 성수를 마셨습니다. 아일랜드왕이 거위뼈로 질식했다가 성 패트릭에 의해 살아났기에 러클티 거위 rucklety goose 고기를 먹는 날이기도 합니다. 검은 딸기의 마지막 수확날이기에 딸기파이를 만드는 마지막 날이기도 합니다. 미카엘마스는 대한성공회의 설립일로 영국에서 한반도에 성공회 선교의 출발일이었습니다. 저는 그 다음날 런던선교의 시작이 되는 날입니다. 새로운 시작이 세워지는 날이 됩니다. 마크 웰리암 캐논신부님은 찰스존코프가 한반도에 오신 것처럼 모세가 런던에 선교하러 그 역전을 세운 날로 주님께 찬미를 드리며 기뻐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