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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스크랩 계족산 황톳길
구장회 추천 0 조회 61 17.03.17 10:2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계족산 황톳길

                                                                                                               - 海心 구장회 - 

   72일 아내와 장로님 내외와 함께 웰빙에 좋은 등산 코스가 있다는 대전 계족산을 향하여 갔다. 장동산림욕장 부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계족산을 향하여 올라갔다. 초입은 길도 넓지만 길 양쪽에 서 있는 나무가 커서 서로의 가지가 연결되어 굴처럼 되어 태양 볕이 가려져 너무 시원했다. 꼭 청주에 조치원 방향으로 가는 유명한 가로수 길처럼 나무 굴을 이루어 시원한 그늘에 바람까지 시원하게 불어와 초반부터 등산 기분이 아주 좋았다.

   계족산 황톳길로 유명한 코스라 올라가는 길 오른쪽 1m 50cm 정도의 폭으로 황톳길이 14.5km까지 조성되어 있었다. 아내와 장로님 내외는 맨발로 황톳길로 올라가고 나는 그냥 등산길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경사가 완만해서 그리 힘들지 않아 자연 경치를 음미하면서 올라갈 수가 있어서 너무 좋았다. 황톳길에는 주로 여인들이 맨발로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걷고 있었다. 색깔이 다양한 등산복 차림에 정다운 대화를 나누면서 웰빙을 즐기고 있었다. 아마도 친구들인 것처럼 보였다.

 

   잠시 후 숲속 음악회가 열리는 장소에 도착하여 황톳길에서 벗어나 우리 일행은 발 씻는 곳에서 발을 씻고 운동화를 신었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더 올라갔다. 조금 더 올라가자 앉아서 쉴 수 있는 곳이 나와서 우리는 그곳 그늘에 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고 점심 도시락을 꺼내어 펼쳐 놓았다. 산꼭대기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함께 먹는 점심은 꿀맛이었다. 경치 좋고, 공기 좋고, 기분 좋고, 아내와 함께 먹는 점심은 고급호텔에서 만찬을 먹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분위기요, 최고의 맛이었다. 식사 중에 솔솔 불어오는 시원한 산바람은 우리의 구미를 더욱 돋구어 주었다.

 

   잠시 쉬고 다시 하산을 시작했다. 조금 내려가다가 숲속음악회 장소에서 쉬고 가자고 하였기에 우리 일행은 가벼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우거진 나무로 가득 차 있는 계족산을 좌우로 바라보면서 나는 복식호흡 숨쉬기를 하면서 걸었다. 나무마다 모두 키가 크다. 쭉쭉 뻗은 나무들을 보면서 숲속에 파묻힌 것처럼 느껴져 신탄진에서 차로 10 여분 올라온 것이지만 깊은 산에 올라온 기분이 들었다. 우리 일행은 숲속 음악회 장소에 도착하여 대중석 중간에 있는 좌대에 자리를 잡았다. 일행 세 사람은 자리를 깔고 누었고, 옛날 대학생 시절에 친구 집에서 함께 자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우듯이 아내와 권사님은 정다운 이야기꽃을 피웠다. 나는 큰 보자기를 깔고 앉아서 도를 닦는 것처럼 명상하듯이 전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고요가 흐르고 있었다. 적막하고 너무 조용했다. 산중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적막강산(寂寞 江山)에 홀로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소음이 많은 삶의 현장에서 떠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고요함이었다.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 느낌이 들면서 도()를 닦기 위하여 높은 산 바위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내 친구의 시집 넷이 걷는 시솔길을 펴서 읽으며 잠시 시인이 되어 본다.

   내 앞에는 다람쥐가 왔다 갔다 하며 먹을 것을 찾아다니는 것 같았다. 다람쥐를 보자 대자연에 내가 있는 것을 더욱 실감하게 되었다. 잠시 후 산 까치가 날아와 앞에 앉아 역시 먹을 것을 찾는 것 같았다. 나는 물끄러미 예쁘게 생긴 산 까치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까이에서 다람쥐와 산 까치를 바라보는 것도 내 마음을 포근하게 했다. 이곳저곳 왔다 갔다 하던 산 까치가 멀리 날아가는 것이었다. 순간 최 안순 씨가 부른 산 까치야노래가 떠오른다.

 

       “산까치야 산까치야 어디로 날아가니 / 내가 울면 우리 임은 오신다는데

      너마저 울다 저 산 너머 날아가면은 / 우리 임은 언제 오나 / 너라도 내 곁에 있어 다오

 

  이름 모를 새들이 여기저기서 노래를 부르는지, 서로 정담을 나누는지 새소리가 정답게 들려왔다. 오늘은 숲속 음악회가 열리는 날이 아니라 가수들의 노래는 들을 수 없지만 계족산의 가수 새들의 합창이 들려왔다. 먼 곳에서 들려오는 등산객들의 대화 소리도 은은하게 들려왔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잎새의 흔들리는 소리도 빽 음악처럼 들려왔다. 나는 기분이 업그레이드되었다. 순간 나도 옛날 어린 시절 주일학교에서 배웠던 노래를 부르고 싶어졌다. 나는 순간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있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생각하며 큰 소리로 부르고 싶었지만, 예의를 지키느라고 조용히 속으로 흥얼거리며 불어 보았다.

 

     “어떤 날 산중에 새들 잔치 벌여 졌는데 / 우와 랄랄라 지와 랄랄라 우와랄랄랄랄라

     콩새 신랑 제비 색시 원앙새 주례란다 / 우와 랄랄라 지와랄랄라 우와랄랄랄랄라

?

   나는 자연이 너무 좋다. 그래서 오염된 삶의 현장에서 떠나 자연을 그리워하며 자연을 향해 자주 달려간다. 자연은 좋은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우선 공기가 좋고, 경치가 좋고, 거짓도 없고, 자연 그대로 순수함이 있어서 높은 산이나 바다에 가면 창조주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가 자연이 흘러나온다. “숲속이나 험한 산골짝에서 지저귀는 저 새소리들과 고요하게 흐르는 시냇물은 주님의 솜씨 노래하도다나는 자연 동산에서 창조주를 만나 노래를 부를 수 있기에 자연을 향하여 자꾸만 달려가게 된다. 계족산 황톳길을 떠나면서 다시 찾아올 내일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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