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Real Player를 '레알 플레이어'라고 읽은 적이 있다.
2) 이 글의 제목이 무슨 뜻인지 도통 감이 오질 않는다.
만일, 이 두가지 문장에 각각 예(1)와 아니오(2)로 대답했다면 당신은 이미 축구 중독(사커홀릭)의 길에 접어든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뜬금없이 썰렁한 진단법으로 글을 연 것은 오늘의 주제가 이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이 글의 제목을 보고 CM송이나 센티미터(cm)를 떠올리는 것이 전부인 사람들도 있을테지만 어쩌면 이것은 그들에게 다행스러운 일이다. 당신은 다행히 아직 CM의 실체를 모르고 있는 것이니. 말그대로, 아주 다행스럽게 말이다.
하지만 그런 당신이 축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그래서 축구에 중독되고 싶다면 CM은 이를 위한 촉매제가 될 것이다. 또한 만일 축구를 사랑하는 당신이 한번쯤 피폐한 삶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 게임을 시작하는 것은 당신에게 최적의 선택이 될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미 축구게임 CM의 매력에 빠져본 일이 있는 사람이라면 윗 문장의 뜻을 이해할 것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 졸린 눈을 비벼가며 마우스를 누르던 기억과 게임 안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거머쥐고 꼭두새벽에 소리를 질러대던 모습도 주마등처럼 스쳐갈지 모른다. 도대체, CM이 무엇이기에.
CM은 Championship Manager의 약자. 말그대로, 한 팀의 매니저(감독)이 되어 축구팀을 운영하는 게임의 이름이다. 하지만 특이한 것은 여타 축구게임과 달리 CM에는 화려한 그래픽도, 게이머가 움직여야할 선수도 없다는 사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다는 얘긴 들어봤어도 축구게임에 축구공이 나오지 않는다는 얘긴 생전 들어본 일 없던 시절, '축구게임'이라는 말에 혹해 스타트 버튼을 눌렀던 당시의 당혹과 실망감은 여전히 생생하다. 둔탁한 디자인에 온통 영단어로만 가득했던 '해적판' CM은 '게임'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을 부숴버리는 것이기도 했다.
지난 1992년 폴 콜리어, 올리버 콜리어 형제에 의해 '참포(Champo)'라는 이름으로 탄생한 이 게임은 이후 몇차례 업그레이드를 거친 끝에 CM4 03/04버젼까지 출시되어 있는 상태.
선수를 움직여 골을 넣는 것이 기존 축구게임 게이머들의 목표였다면 CM에서는 직접 축구클럽 감독의 입장이 되어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는 것이 게이머에게 주어진 과제다. 스틱이나 키보드를 통해 선수들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 팀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략을 짜는 한편 팀이 경제적 파산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머리를 굴려야 하는 것이다.
이 게임의 최근 버젼이 지난달 소개되면서 유럽에는 다시 한번 CM 붐이 일고 있다. 국내에서는 2년전에야 첫 한글판이 발매되었고 판매량 역시 저조한 수준이지만 유럽에서 이 게임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 발매된 CM 4탄의 경우 시장에 풀린 지 1주일만에 영국에서만 12만 4,627개의 CD를 팔아치우며 업계를 경악시켰고 결국 영국내 모든 게임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며 영국 현지 제작사를 돈방석에 앉혔다. 당시 영국 각급 학교에서는 CM을 하느라 결석을 밥먹듯이 하는 학생들이 많아 이것이 사회문제로 부각되기도 했을 정도. 이때문에 지난해 11월로 예정되어 있던 새로운 버젼(03/04)의 발매는 유럽 전역의 축구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처럼 나날이 인기가 치솟는 CM이지만 기존의 방식에는 큰 변화를 가하지 않았다. 네번째 버젼이 출시되면서 2D 시스템을 도입, 경기 도중 선수들의 대략적인 움직임을 볼 수 있게 해두긴 했지만 게이머의 '운동량'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 그렇지만 오히려 이점이 CM의 특징이자 최대 매력. 글자와 숫자만으로 진행되는 축구게임, 이것은 이용자들의 상상력을 최대한 자극시켜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게임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사실성'이다. 팀 운영과 선수 영입에 관련된 게임 내에서의 작업들은 실제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 여기에 전세계 수백명의 리서쳐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데이터베이스는 이 게임의 가장 큰 강점. 이같은 노력덕분에 CM 게이머들은 게임속 유망주들이 실제 상황에서도 스타로 성장하는 것을 여러번 지켜볼 수 있었다. 하비에르 사비올라(아르헨티나/바르셀로나), 로비 킨(아일랜드/토튼햄), 안토니오 카사노(이탈리아/AS로마) 등은 해당 버젼 게임이 발매될 당시만해도 유럽과 한국팬들에게 철저한 무명이었지만 게임에서 예측한대로 신속하게 스타덤에 오른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국내에서도 CM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정식 국내발매 전부터 수많은 매니아를 양산한 CM은 현재 3만명이 넘는 회원들을 보유한 커뮤니티가 존재할 정도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국제적인 인기와 국내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식 한글판의 추가 발매가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 여타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정품보다 불법복제판이 더 많이 통용되는 현실 때문이다. 초기 CM을 와레즈 사이트를 통해 접했던 이용자들이 느꼈던 K리그 및 한국 선수 데이터의 부재를 말끔히 해결하고 게임의 특성상 엄청난 작업량이 요구됐던 한글 번역을 감행한 제작사 측은 제작비 상승과 판매 부진이 맞물리면서 지난달 발매된 03/04 이후 후속판 제작에는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CM이 가진 국제적인 지명도를 감안하면 한국쪽 제작사의 참여가 외국에 한국 축구를 알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기에 아쉬움이 더욱 크다 하겠다.
스타같은 블럭버스터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작게 보이는 듯 하지만, 실상 10만카피가 넘으면 대박입니다. 예를 들어서 유럽 10개국에서 10만카피씩이면 100만카피로, 해외 전체 스타 수요량이 200~300만 사이라는 것을 볼때 많은 것이지요. 우리 나라의 경우 초기 PC방 구매분을 제외한다면 1/2나 1/3수준으로 떨어
첫댓글 진짜..안타깝다.. 불법쓰는넘들..쩝.. 이제 바껴야하는데..언제까지 불법을쓸것인가.. 물론 윈도우도 불법이긴하지만....쩝...
영국에선 난리라는게 저정도였다니...대략 놀람;;처음에 예 아니오로 대답했음 그리고 CM뒤에 보면 이런 말이 써져 있죠 '이제 당신의 삶은 CM을 알기 전과 CM을 알고 난 후로 구분될것이다.'라고...
영문판(정품씁니다 ㅡ.ㅡ;)시작 매뉴 상단에 이런 글귀가 나오죠. 'This could be the longest day in your life' 정확하게 기억한건지는 모르겠지만 ㅡ.ㅡ; 암튼 보곤 정말 멋진 말이다 라고 생각했죠.
폐인양산게임!!! 졸라 고스톱보다 더 중독성 심해!!
스타같은 블럭버스터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작게 보이는 듯 하지만, 실상 10만카피가 넘으면 대박입니다. 예를 들어서 유럽 10개국에서 10만카피씩이면 100만카피로, 해외 전체 스타 수요량이 200~300만 사이라는 것을 볼때 많은 것이지요. 우리 나라의 경우 초기 PC방 구매분을 제외한다면 1/2나 1/3수준으로 떨어
진다고 봅니다.
1주일 10만이면 대단한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