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과 킨포크 열풍으로 인해 한식이 재조명되고 있다. 텃밭에서 식탁에까지 오를 수 있는 음식 중 가장 친근한 것이 바로 한식이며, 유명한 셰프부터 가정요리 전문가들이 오픈하는 집밥 콘셉트의 한식당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의 한식뷔페 오픈 경쟁까지, 요즘 한국에서는 한식이 유행하고 있다.
- 제철 채소로 구성되는 마이알레 샐러드. 주소 경기도 과천시 삼부골3로 6 문의 02-3445-1794, 빠르크 호주산LA갈비구이 2만7천3백원.
코리아 킨포크 스타일
슬로라이프를 지향하는 킨포크의 영향은 식습관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듯하다. 패스트푸드에서 슬로푸드로, ‘텃밭에서 식탁까지’라는 콘셉트의 숍이 증가했다는 사실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식 전문이 아니더라도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것이 베이스가 되기 때문에 퓨전 한식으로 볼 수 있다. 우리가 갑자기 체리나 자몽을 키워낼 순 없으니까 말이다. 과천에 위치한 라이프스타일 농장 ‘마이알레’는 매일 직접 가꾼 텃밭에서 채소를 수확한다. 손수 키운 채소로 만든 다양한 메뉴를 마이알레 카페에서 만날 수 있다. 계절에 따른 제철 채소 메뉴와 함께 정원과 텃밭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도시 한복판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에이블’은 옥상 정원을 조성하고 그곳에서 각종 허브와 방울토마토 등을 키워낸다. 또 샘 킴 셰프가 직접 가꾸는 정원이 있는 ‘보나세라’처럼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을 실천하는 숍들이 늘어나고 있다.
소박한 한식당
식재료에 대한 철학, 음식에만 집중한 정갈한 맛을 갖춘 소박한 한식당이 늘어나고 있다. 레스토랑도 거창한 ‘밥집’은 ‘집밥’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요리연구가 홍신애의 매일 아침 도정한 쌀로 밥을 지어내는 ‘쌀가게 by 홍신애’, 신효섭 셰프의 MSG 없는 퓨전 한식당 ‘어무이’, 어머니의 레시피로 한남동 작은 집밥전문점에서 백화점까지 진출한 ‘빠르크’, 할머니가 직접 키운 재료를 사용하는 성수동의 ‘소녀방앗간’ 등등 밖에서 사 먹는 음식은 자극적이고 조미료 범벅이라는 편견에 내 아이와 남편, 가족에게 매일 차려줄 수 있는 건강한 식재료와 정성으로 맞선다.
- 계절밥상 야채스틱, 옛날과자, 가마구이 양념삼겹살.
외식도 한식이 대세
“ 요리를 하는 사람으로서 가족들과 외식을 할 때에도 음식에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에요. 최근 많이 생긴 한식뷔페는 가족과 함께 가기에 좋은 곳 같아요. 저는 특히 계절밥상을 추천합니다. 아이들에게 평소 자주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채소를 먹일 수 있으니까요.” - 김영빈(요리연구가)
한식뷔페 붐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어 인기가 좋은 샐러드바 매장을 차용한 한식뷔페가 붐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기업에서 운영하는 형태가 많은데, 기업 이미지를 고려한 퀄리티와 접근성, 합리적인 가격으로 무장했다. CJ푸드빌의 ‘계절밥상’, 이랜드의 ‘자연별곡’, 신세계푸드의 ‘올반’에 이어 롯데에서도 한식뷔페 콘셉트의 ‘별미가’를 올 상반기 론칭할 예정이다.
- 조개 모양의 접시에 담겨 나오는 예환의 매콤한 새우리소토, 2만원. 자코비버거에서는 폭식의 진수 내장파괴버거를 비롯해 다양한 토핑으로 DIY 버거를 만날 수 있다, 솜사탕을 올려 달콤한 맛이 일품인 솜사탕 마가리타는 9천원, 감자튀김 위에 고추장양념으로 볶은 소고기와 김치를 올리고 치즈와 사워크림으로 마무리한 김치 치즈 프라이, 9천5백원
골목길 맛집
찾아가는 맛집에서 찾아다니는 맛집으로 미식 탐방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블로그부터 인스타그램까지 SNS가 활발한 현시대, 일명 #먹스타그램을 통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곳이라면 사람들은 그곳이 서울 어느 후미진 곳이라도 찾아갈 준비가 돼 있다.
한국 속 이탈리아
“이태원은 경리단길, 해방촌, 녹사평 등 골목마다, 길마다 구석구석 숨어 있는 작은 식당과 펍이 매력적인 동네예요. 이국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이 동네의 가장 큰 매력이죠. 눈과 입이 동시에 즐거워지는 동네로, 획일화된 맛이 아닌 각국의 정통 레시피의 음식을 맛볼 수 있어서 더욱 좋습니다.” - 신명(홍보대행사 커뮤니크 대표)
경리단길
지금 서울에서 가장 핫한 길은 단언컨대 경리단길이다. 어느 곳에 가든 웨이팅은 필수다. 경리단길의 터줏대감 ‘예환’을 비롯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이자 경리단길 대표 맛집 ‘스트리스 츄러스’를 비롯해 한 조각 초콜릿 피자를 판매한 ‘ahoy’, 피자와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치즈윅’, 미슐랭 별 세 개 레스토랑에서 온 파티시에 유은영 셰프의 ‘릴리코이’도 경리단길에 둥지를 틀었다.
서부지방의 푸드트럭을 맛보다
미국 서부지방의 푸드트럭의 화려한 음식에서 모티브를 얻은 메뉴들을 만날 수 있는 ‘오베이’. 미국식 버거 및 스테이크류, 에일 맥주를 고루 갖춰 점심부터 저녁까지 어느 때나 잘 어울린다. 문의 02-794-5239
- 서촌 슬로우 레시피의 레몬 모핀씨드 팬케이크
서촌
경복궁의 서쪽에 위치한 서촌은 작고 소박한 가게들이 모여 있다. 카페나 밥집, 술집에서 모두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서촌에서는 화려한 네온사인 대신 정감 어린 손글씨 간판이 더욱 자주 보이고, 높은 빌딩의 테라스보다 거리에 앉아 봄볕을 즐기는 광경을 더욱 자주 만날 수 있다. 심야의 운치를 더하는 간판도 없는 작은 우동집 ‘누하우동’, 대를 이어서 쓰고 있는 발효종으로 만든 빵을 판매하는 ‘슬로우 브레드’, 가볍게 술 한 잔 하기 좋은 ‘바르셀로나’, 상추튀김이 유명한 ‘남도분식’, 건강한 디저트와 아기자기한 소품이 눈길을 사로잡는 ‘슬로우레시피’ 등이 유명하다.
방배동 사이길
서래마을과 가깝지만 방배동 사이길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조용하고 아늑하며 거리의 숍들도 아기자기한 느낌이 든다. 정통 프랑스 빵을 맛볼 수 있는 ‘리블랑제 베이커리’, 다양한 브런치와 디저트를 선보이는 ‘마미앤모미’, 달콤한 디저트 숍 ‘올리버스윗’, 천연우유 아이스크림 ‘방배목장’ 등의 디저트 숍이 포진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취재 강부연·이채영 기자 사진 강현욱, 신승희 사진제공 조선일보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