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혼밥과 혼술이 유행이라더니
저녁을 혼자서 먹게 됐다.
집사람이 야간 근무라 밤늦게 집으로 오고 아이들도 밖에 나가서 무앗이 바쁜지 기별도 없다.
반찬을 찾아보니 김치냉장고 속에 멍게젓갈이 숨어 있어 꺼냈다.
마산에서는 '멍게'라는 말보다 '우렁쉥이'가 대세였다.
예전에는 우렁쉥이와 미더덕 그리고 모재기가 많이 났다.
겨울철에는 나는 미더덕과 우렁쉥이는 선창가 길바닥에 수북하게 쟁여 놓고
무더기로 팔았다.
요즘은 우렁쉥이도 양식을 하지만 예전에는 모두 자연산이었다.
양식산 보다는 자연산이 훨씬 향기도 진하고 맛도 월등했다.
외국으로 나다니다 보면 김치맛보다도 젓갈류가 더 켱길 때가 많다.
멸치젓갈이나 갈치속젓갈과 같이 푹 삭은 맛은
언제 먹어도 좋다.
내 어릴 적엔 김치에 젓갈을 넣으면 비린내가 난다고 먹지도 않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마산으로 내려와 선창가에 살다보니 어느새 젓갈맛에 물들어 버렸는지 모를 정도로
젓갈류가 없으면 가슴이 텅 빈 것 같이 느껴진다.
멍게젓갈을 처음 맛 본 것은 거제에 갔을 때였다.
거제 시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식당에 점심식사를 하러 갔더니
멍게비빔밥이 유명하다고 해서 시켰더니 흰쌀밥에 멍게젓갈로 비벼 먹어니
정말로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이 있었다.
그러고 난 뒤 굴젖과 함께 멍게 젓갈도 가끔 사게 되었다.
멍게젓갈은 새큼하고 향긋한 향이 밥맛을 돋구고 짭짤한 맛이 입맛을 돋군다.
카페 친구들에게도 입맛이 없을 때 멍게젓갈을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