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럽도록 아름다웠던 희수연,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네 시 쯤, 몰려오는 피로감에 두 시간을 자고 났는데도 나른함이 채 가시지 않습니다. 지난 연말부터 계획하고 추진해왔던 희수연을 드디어 끝냈다는 안도감과 1박 2일 동안 몸과 마음으로 어우러졌던 모임의 기분 좋은 후유증이라고 할까요? 한마음으로 다가서서 서로를 껴안고 격려하며 후일을 기약하던 동기생들의 모습이 너무나 생생하고 고마워 서둘러 이번 모임의 느낌을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상세한 결과는 총무께서 추후 보고할 것입니다)
O 내려가는 차중에서의 걱정
참가를 약속했다가 이틀 전부터 전화와 문자로 불참을 통보하는 숫자가 우수수 낙엽 지듯 의외로 많아 내심 당황하고 걱정이 쌓였습니다. 불가피한 사정이리라 짐작은 하면서도 꼭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친구의 불참 통보와 아무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는 아쉬움을 숨길 수 없는 것이 인지상정일 테지요.
당초 직지사 현지 합류를 제하고도 30명 넘게 출발하리라던 예상인원이 20여 명으로 줄어 출발했습니다. 그 과정에서도 새벽 5시부터 서둘러 도착한 춘천의 백형기 동기와 집안사정으로 마지막까지 고심하다 죽전에서 탑승한 김재한 동기에게서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O 쾌적했던 황악산 등산
호텔에서 각지의 참가자들과 반갑게 해후, 2시 좀 못 미쳐 이익수 산행대장의 인도로 호텔 뒷길을 통해 운수봉 등반에 올랐습니다. 많은 분들이 부항댐 관광으로 빠져나가 예상에 못 미치는 18명이 참가했는데, 결론적으로 날씨와 등산로, 분위기가 환상적이었습니다. 과거 두 번 황악산 등산을 했었는데, 그때와는 사뭇 다른 오솔길 등산로가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서울 근교에 이런 등산로가 있으면 단연 명품 길의 반열에 들리라는 생각이 날 정도로 좋았습니다. 해발 680미터의 낮지 않은 운수봉(관악산 높이)을 두 시간 올라 한 시간 남짓 운수암 쪽으로 내려온 덕분에 땀 한 번 잘 빼고 가뿐한 컨디션이 되었습니다. 유감은 등산 시 마시려고 당진에서 우정 그곳의 명품 막걸리를 사왔던 박세영 친구가 갑자기 관광 팀으로 빠지는 바람에 정상주가 부족했었던 점이라고나 할까. 암튼 오솔길 등산로와 오르는 과정의 빼어난 봉우리들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니다.
O 흐드러진 만찬과 오락, 우리 모두 하나가 되었습니다.
뷔페 식사 메뉴가 그런대로 다양하고 풍성하였으며, 특히나 단체 손님을 위해 별실로 꾸며진 연회장 구조가 우리 모임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다소 딱딱할 수밖에 없는 공식행사 부문의 분위기 우려는 곧 이어진 장기 자랑이 여지없이 불식시켰습니다. 이시하, 박내길, 김진공 제우의 섹스폰과 하모니카 연주는 단박에 분위기를 띄워 올렸으니까요. 준 프로급의 연주 수준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연말 총회 등에서 앞으로도 자주 들을 기회가 있으면 싶습니다.
이어진 노래자랑은 시간이 모자랐지요. 전문 사회자겸 가수의 노래가 분위기를 잡는 데 성공하면서 너나없이 노래를 신청하고, 일부 과열된 친구들의 장기집권 탓에 점잖은 친구들은 뒷전으로 밀리는 불상사(?)가 빚어지기도 했지만, 걱정했던 서먹함은 기우였음을 여실히 증명한 부랄 친구들의 우정 한마당이었습니다. 너나없이 권하는 잔에, 총무 말씀에 따르면, 100병 넘는 소주와 50병의 맥주, 스무 병의 막걸리가 소진되면서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흥겨운 잔치가 되었습니다. 가는 세월이 어쩔 수 없어 노년에 접어들면서도 그 노년의 우려를 단박에 날려버리기라도 할 듯한 기세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온 김천 친구들의 고마운 제의, 10년 후의 잔치는 자기들이 맡게 해달라는 말씀은 유쾌한 파격이었습니다. 그 말대로 10년 후 팔순 잔치를 같은 장소에서 할 수 있기를 우리 모두 소망해 봅시다.
O 식지 않는 열정은 방으로 이어져
스무 명 가까이 다닥다닥 끼어 앉은 303호실 술판은 새벽 두 시 넘게까지 계속된 듯합니다. 유흥 시간에 노래 순서를 찾지 못했던 소생의 뒤풀이 노래소리가 옆방의 취침을 방해했음직도... 한마디로 시간이 아쉬운, 시간이 모자란 밤이었습니다.
어떻게 잠에 든지도 모른 채 곯아떨어진 잠자리에서 가끔가끔 내 베개를 누가 빼내간다는 취중 생각에 그걸 몇 번이고 움켜잡은 기억을 하면서 아침에 잠을 깼는데, 알고 보니 옆에서 거꾸로 잠자던 판도 친구가 저도 모르게 내지르는 발길질이었네요.
O 교정에서의 교가 제창 땐 눈시울이 핑그르르...
아침 해장을 한 뒤 모교에 도착하여 확 바뀐 교정을 둘러보고 송정에 올라 고부할매 묘에 참배하였습니다. 그 옛날 할머니 제삿날 받아먹던 찹쌀떡의 꿀맛 기억을 임용기 박사가 환기시켜 주더군요. 첨으로 들어가 본 송설역사관에선 입학 기수별로 기록되어 있는 이름을 확인하는 경이로움도 경험하고...
그곳에 보존되어 있는 역사처럼 우리도 이제 역사 속으로 편입될 테지요. 언제 또 다시 모교를 찾을 수 있으려나 하는 감상은, 마침 마주친 교장 선생님과 우리 동기들이 함께 교가를 제창할 때 뭉클 가슴에서 치받쳐오는 감개로 이어져 눈시울이 나도 모르게 뜨거워지더군요.
O 다들 고맙습니다
회자정리의 시간입니다. 1박 2일 간 뜨거운 가슴을 맞댔던 지방 친구들과 아쉽게 작별한 뒤 상경 버스에 올라 대청호 관광과 민물 매운탕 점심을 한 뒤 귀가하였습니다.
회동 뒤 아직 하루가 지나지 않은 탓이기도 하겠지만 식지 않은 우정으로 교감하고 술과 노래와 춤, 그리고 밤샘 환담으로 어우러졌던 이틀의 기억이 너무나 또렷한 감격으로 재생됩니다. 마치 텔레비전으로 본 이산상봉처럼 졸업 후 혹은 오십 년, 혹은 오십삼 년 만에 만난 친구도 있었습니다.
동기생 친구들,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그간 어렵사리 제의한 찬조금 모금에 십시일반으로 동참한 분들(46명, 금액으론 천팔백만 원), 기꺼이 행사에 직접 참가해주신 60여 동기생, 마음은 같이 하면서도 사정상 참가하지 못한 분들께도 거듭 고마운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행사에서도 말씀드렸듯 나이 70의 오늘까지 온 여러분 모두가 대단하고, 지금까지 이룩한 성취를 인정받아 마땅합니다. 이러한 자긍심으로 백세 시대의 인생을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이에 덧붙여 돌이켜보면, 생명력 길게 남는 것은 우리가 형성하는 관계가 아닌가 합니다.
우리 자신과 객체는 존재 자체나 현재의 상태에서 의의를 찾기보다는, 그러한 존재들이 만들어가는 관계의 상관성이 유의미한 실존을 가는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철 늦은 느낌을 가져 봅니다. 앞으로 우리 동기생 간에도 이처럼 서로를 포용하는 아름다운 관계를 더 발전시켜 나갔으면 합니다.
2714 동기생 여러분.
참으로 감사합니다. 다들 건강히 계시다 다음에 또 만납시다!
첫댓글 회장 님!!!
너무 많이 수고 하셨습니다. 좋을 글 읽고, 느낀 점도 많네요....
늘 건강해서, 다음에 또 좋은 기회를 한 번 기대 해 봅니다.
野草 성님도 수고 하셨고 _()_ _()_ 손뼉 짝짝..![소주](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30.gif)
![맥주](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20.gif)
![치킨](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49.gif)
![젓가락](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71.gif)
도 올려 주시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참잘했어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46.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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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잘했어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46.gif)
![굽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0724/texticon_81.gif)
![OTL](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3.gif)
스무 명 가까이 다닥다닥 끼어 앉은 303호실 술판은 새벽 두 시 넘게까지 계속 되도록
거문들나라솔宋대감회장님
소바우 孫서장 총무님
고맙습니다
야초 이익수 동기님.
산행 안내와 방에서의 2차 마실 거리 준비 등 뒤에서 묵묵히 도와주셔 넘 감사했슴다.
앞으로도 기회 되는대로 자주 만납시다!
@어모촌님(김영ㅎ) 매년 빠지지 않고 참가하는 촌님의 성의에 감사의 절 꾸뻑!
진정 수고 많았습니다.
우리시대 가장 젊은 날,친구들 모습속에서 나를 들여다 본 날,너무나 애잔하면서도 삶의 의미가 느껴진 순간 순간들이었습니다.
대구지역 조직하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일가견의 경지에 오른 가곡 실력을 제대로 듣지 못해 유감이오만, 다음 기회를 보도록 합시다. 감사합니다!
송회장님 !정말 수고하셨어요,아름다운 70옛친구들 만남이었고/같이 애쓰신 손문석총무님~박수보냅니다~이정도면 대충~많이 모이셨고,좋은 시간이었어요/농담으로,회장/총무가 공직자 출신이라 좀~ 거석하단얘기는취소/사과하며~애쓰신 준비에 다시 한번 큰박수드립니다
백 교장님. 멀리 춘천에서 새벽부터 불원천리 마다 않고 달려와 주셔 넘넘 감사합니다.
2714 대표 젠틀맨으로서 익숙한 솜씨로 분위기를 잡아준 노력에도 감사드립니다. 온화하고 기품 있는 모습 자주 대했으면 합니다.
회장님.총무님 ~그리고 모두다 수고 수고.
건강하고 행복 하시기 를 바랍니다~.
무사히 내려갔는지요.
말 없는 음덕(찬조 효시 등)에 힘 입어 이번 모임이 화기애애할 수 있었네요. 많이 고맙습니다.
이번 희수연 기획하시고 꼼꼼히 챙겨서 성공적으로 이끌어 주신 송태준 회장님, 손문석 총무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참가인원도 예상엔 부족했지만 그 정도면 합격이고 진행도 아주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만에 친구들 만나 반갑기도 하고 무었보다 이번 잔치가 아니면 길거리에서 그냔 스쳐 지나갈 친구들 확인한게 큰 소득입니다.
다음 기회가 기다려집니다.
회장님, 총무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한 것에 비해 엄청 후한 점수를 주셔 고맙습니다.
아쉬움도 많지만, 말씀하신 대로 졸업 후 처음이다시피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로 해서 의미가 컸다는 생각입니다.
자주 갖기는 힘들겠지만, 기회 되는대로 후일을 기약하고 싶습니다.
프로급의 섹스폰 멜로디가 아직도 귀에 또렷. 자주 들을 수 있길 기대합니다.
회장님!
총무님!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멈추지 말고
내년에도
그 후년에도 계속하면 더 좋겠습니다.
고맙소, 현설님.
따지고 보면 이번 모임의 바탕이 된 찬조금 모금 발상이 지난 연말 친구가 쾌척한 찬조금 50만 원에 있었음을 기쁘게 고백하오.
드러나지 않으면서 드러나는 친구의 마음 씀씀이가 많은 동기들을 행복하게 했습니다.박수와 감사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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