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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증상 담도 담석, 합병증 위험 커
생기는 위치에 따라 담낭 담석과 담도 담석으로도 나눈다.
담낭 담석은 성인 10명 중 1명꼴로 발견된다. 대부분은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증세가 없다면 ‘일단 관찰’이 기본 원칙이다. 송 교수는 “담낭 담석 환자의 30% 정도에서 증세가 나타난다. 또 매년 100명 중 2명 정도는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급성 증세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담낭 담석을 제거할 때는 보통은 A 씨처럼 담낭을 절제한다. 담낭 기능이 떨어진 상태라서 그냥 두면 50∼70%는 재발하는 데다 합병증 발생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송 교수는 “담낭을 제거한 직후에는 지방이 있는 음식을 먹으면 설사하지만 몇 달이 지나면 담도가 늘어나 괜찮아진다”고 말했다.
담즙이 흐르는 통로인 담도에 담석이 생기면 대처법은 달라진다. 담도 담석이 췌장 입구를 막을 경우 급성 췌장염을 일으키기 때문에 6시간 이상 지나면 위험해질 수 있다. 아무리 늦어도 24시간 이내에 담석을 제거해야 한다. 담즙이 혈액으로 흘러 들어가면 복통, 고열, 황달 등의 증세도 나타난다. 송 교수는 “대체로 담도 담석 환자의 20% 정도는 합병증이 생기므로 가급적 빨리 담석을 제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담도 담석은 담도암으로 악화할 수도 있다. 담도 담석이 오랫동안 방치되면 10% 정도는 암이 된다. 또 담도 담석 환자는 담도암이 발생할 위험성이 10배 정도 높아진다. 송 교수는 “이런 점 때문에 담도 담석은 무증상이라도 제거하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간경화 진단을 받은 70대 초반의 여성 B 씨가 무증상 담도 담석을 그냥 뒀다가 악화한 사례다. 송 교수는 “담도 담석이 간경화의 출발점이었다고 추정된다”고 말했다. B 씨는 강가 근처에서 살아왔다. 예전부터 민물고기를 날로 많이 먹었다. 기생충이 간에 달라붙어 담석이 생겼고, 이 담석이 지속적인 염증을 유발해 간경화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강가에 사는 고령자 중에 이런 사례가 적지 않다. 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담석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 복통의 양상, 면밀히 살펴야
담석은 담즙의 흐름을 막는다. 이때 담낭과 담도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지면서 복통이 발생한다. 하지만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도 문제를 찾지 못한다. 송 교수는 “담석증의 복통에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첫째, 담석증이라면 복통이 주로 식후 30분 무렵부터 나타난다. 담즙은 섭취한 음식이 십이지장까지 내려왔을 때 다량 분비된다. 이때가 식후 30분 무렵인 것.
둘째, 복통이 나타나는 부위도 제한적이다. 담낭과 담도가 있는 복부의 오른쪽 윗부분에서 주로 통증이 발생한다. 심하면 복통이 주변 부위로 확산한다. 이 경우 오른쪽 어깨까지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셋째, 콕콕 찌르는 식의 복통은 별로 생기지 않는다. 급체한 것처럼 꽉 막힌 느낌의 복통일 때가 많다. 평소 체한 증세와 소화불량이 자주 나타나는데 소화기 검사에서 문제가 없다면 담석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넷째, 담석증에 의한 복통은 최소한 30분에서 길게는 3∼4시간까지 계속된다. 담석으로 막힌 부위가 풀리면 복통도 사라진다. 만약 막힌 부위가 개선되지 않으면 복통은 그 후로도 계속될 수 있다. 이 경우 세균 감염이 일어나면서 담즙이 고름으로 변한다. 그러면 급성 담낭염이나 담관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송 교수는 “담석증의 가장 흔한 합병증이 급성 담낭염이다. 그러니 증세가 악화하기 전에 빨리 병원에 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섯째, 만약 담석증이 심해지고 합병증까지 발생했다면 호흡 곤란과 발열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송 교수는 특히 담석이 담도를 막은 경우가 최악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경우 온몸으로 세균 감염이 퍼져 패혈증까지 나올 수 있다”며 신속한 치료를 당부했다.
● 지나친 다이어트-금식은 피해야
담석이 생기지 않도록 일상생활에서부터 조심하는 게 좋다. 우선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이나 과당이 많은 음식을 피하는 게 좋다. 고지방·고열량 식품은 더 많은 콜레스테롤을 만들기 때문에 아무래도 담석이 생길 가능성도 커진다.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는 게 좋다. 그렇게 해야 담낭이 주기적으로 수축하면서 담즙을 잘 배출한다.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면 담석이 생길 위험도 떨어진다.
비만은 담석이 생기기 좋은 환경이다. 살이 찌면 담즙으로 콜레스테롤 분비가 늘어나고, 담낭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담즙의 흐름이 느려지고, 담낭에서 점액질과 같은 물질도 더 많이 분비된다. 담즙이 더 잘 굳는 환경이 되는 것. 따라서 운동이 필수다. 운동을 자주 하면 담즙이 원활하게 배출되고, 콜레스테롤도 줄어든다.
하지만 과도하고 급격한 다이어트는 금물이다. 단시간에 몸무게를 빼거나 금식을 오래 하면 담석이 더 잘 생길 수 있다. 다이어트를 급격하게 하면 간에서 담즙을 분비할 때 콜레스테롤과 점액질이 더 많이 분비되고 담낭 기능이 떨어지는 것. 이런 다이어트를 하는 4명 중 1명꼴로 콜레스테롤 담석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게다가 금식하는 동안에는 담낭이 수축하지 않기 때문에 담석이 생길 위험이 더 커진다.
이 밖에도 고지혈증과 당뇨병도 담석이 생기는 원인 중 하나다. 평소에 과음하면 색소성 담석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는 경우 담석 발생 확률은 2배 높아진다. 따라서 수시로 담석 검사를 하는 게 좋다.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하면 담낭 담석의 90%는 발견할 수 있다. 담도 담석도 초음파 검사로 발견할 수 있지만, 관찰이 어려운 부위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해야 한다.
담석 예방을 위한 생활 수칙 |
1. 고지방, 고열량 음식을 덜 먹는다. 2.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습관을 들인다. 3. 비만이 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4. 적절한 운동을 일상적으로 한다. 5. 과도한 다이어트나 금식은 피한다. 6. 고지혈증과 당뇨병을 예방한다. 7. 과음은 금물이다. 최대한 절주한다. 8. 여성호르몬 제제 사용 시 의사와 상의한다. 자료: 송태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입력 2023-11-04 01:40업데이트 2023-11-0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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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