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뜨거운 열기와 태풍과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생 육순을 넘긴 세월에, 가을을 예고하는 處暑에도 가뭄을 동반한 길고도 진한 여름이 지속되다가
산행일인 주말에 잠시나마 쉬어간다는 기상청 예보다.
8월 산행은, 무더위에 도심을 벗어나 여행을 겸하여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선정한
여름철 걷기 좋은 길 7곳 중 서울에서 가까운 원주 치악산 영원사 길을 계획했다.
치악산은, 가을에 단풍이 들면 산 전체가 붉게 변한다 하여 적악산(赤岳山)으로 불리다가,
뱀에게 잡아 먹히려던 꿩을 구해 준 나그네가 위험에 처하자 그 꿩이 자신을 구해 준 은혜를 갚아
나그네 목숨을 건졌다는 전설에 유래하여 적악산의 적이 꿩 치(雉)로 바뀌어 치악산이 되었다고 한다.
오늘 산행은 16인 동행으로, 장거리 이동에 이 세월에 각자 체력대로 산행조와 산책조로 구분하여
기차, 승용차, 고속버스를 이용하여 산행지로 이동키로 했다.
-산행팀(10인) 성남 상원골-상원사-남대봉-영원사-금대야영장(8.8km/4시간)
-산책팀( 6인) 금대야영장-영원사(왕복 4.8km/2시간)
청량리에서 탑승한 무궁화 열차는 ktx보다 쾌적하고 시원하며 편안하다.
덜커덕 덜커덕 바퀴 소리와 차창 너머 펼쳐지는 초록의 산과 강과 전원의 풍경을 기분 좋게 맞으며
어제 일만 같은 아득한 옛날, 소시의 추억 속에 그리움의 고향과 그 속에서 놀던 좋았던 날들을 회상하며
오랜 산행에 친근해진 양평군의 양평, 용문, 양동을 거쳐 만종, 원주역을 지나 반곡역에 도착했다.
시골풍경의 간이역 반곡역에서 건강이상으로 몇차례 수술을 하고, 건강을 위해 처기 고향에 원룸 건물을
구입하여 운영하고 있는 고향 친구 한권이의 승용차로 상원골 등산로 입구에 10시에 도착했으나,
승용차 이동팀이 휴가 종료와 8월 중순을 감안하여 여유있게 출발했으나, 여전한 차량지체로
10시에 기차팀이, 10시50분에 승용차팀이 각각 산행을 시작, 상원사에서 만나기로 했다.
상원골서 산길에 들어서니 푸근한 흙길 위로 히늘의 뜨건 태양을 받아 찬란해진 초록의 숲이 펼쳐지고,
계곡에 접어드니 고산에 간간히 작은폭포와 선녀탕이 있었지만 물은 귀했고, 긴 폭염에 숲도 지쳐 있었다.
신록의 숲과 수려한 계곡의 고즈넉한 산이 내어주는 청정한 공기에 가슴열고 복식 호흡하며 서서히 오르니
세상에 태어나 처음 여름 열기에 지쳐버린 몸과 마음이 시원해지며, 대자연의 숲에서 숲의 일부가 되어
푸근하고 고즈넉함에 어머니의 품으로, 힐링의 공간으로. 자유와 평화의 공간으로 만나며 그윽히 안긴다.
산이 깊어질수록 산들한 바람과 그윽한 숲 향이 몸 안의 세포마다 초록의 생기를 머금게 하고.
치악산의 진한 녹음과 간간히 들리는 계곡의 물소리와 산들한 바람에 스치는 숲의 소리에 취하며
산이 높아질수록 베이는 땀과 거칠어지는 호흡으로 힘든 산행이지만 기분은 상큼하고 넘 좋다.
그렇게 진한 폭염속의 열기를 식히듯 싱그러운 숲과 시원한 계곡이 펼쳐지는 비교적 완만한 산길을
산들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기분좋게 올라 능선에 서니. 원주의 진산인 치악산 1,016m의 고산의 산마루에
깊은 세월의 무게를 간직하며 산 풍경의 일부가 되어 버린 산사 상원사가 그윽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적악산에서 치악산으로 산명을 개명하게 된 상원사에는 오랜 전설이 있다.
아주 옛날, 한 젊은이가 적악산 고개를 넘어 과거 길에 구렁이에 먹힐 위기에 빠진 꿩을 만나게 된다.
이 젊은이는 화살을 쏘아 구렁이를 명중시켜 꿩을 구했다.
젊은이는 날이 어두워 묵을 곳을 찾던 중 산 속에 기와집을 발견하고, 소복의 젊은 여인에게 밥을 얻어먹고
깊은 잠에 들었는데, 어느 순간 구렁이가 젊은이의 온몸을 칭칭 감고 있었다.
구렁이는 “오늘 내 남편을 당신이 죽였다. 남편의 원수를 갚기 위해 당신을 이 곳으로 유인하였으니,
당신은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단 새벽에 빈 절에 있는 종이 세 번 울리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는데, 첩첩산중 새벽에 종을 칠 리 없었던 터라 젊은이는 포기하고 죽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뜻밖에 새벽에 종소리 세 번이 울렸고, 정신을 차리니 구렁이와 집은 온데간데 사라져 버렸다.
목숨을 구한 젊은이는 이상히 여겨 종각으로 가보니, 종 밑에서 꿩 세 마리가 머리가 깨진 채 죽어 있었다.
매우 감동한 젊은이는 꿩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 준 다음 그 길로 과거를 포기하고 날짐승이지만 목숨으로
보은한 꿩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그 자리에 절을 짓고 거기서 살았다. 그 절이 바로 적악산 상원사다.
산행하면서부터 친근해진 산사들을 자주 찾는다. 일상을 벗어나 자연의 일부가 되어 경건하고 엄숙한
마음으로 산사에 들어설 때마다 마음에 평화와 깨달음과, 삶을 돌아보며 성찰하는 좋은 시간을 갖는다.
고산 산마루의 상원사에서, 탁 트인 조망에 비로봉까지 주능선을 비롯하여 운해의 바다위에 파도처럼 펼쳐진
태백의 지맥인 고산의 능선들과, 산 아래 멀리 올라 온 산길과 전원의 시골 마을과 수려한 풍경을 둘러보고,
상원사를 좌회하여 일주문을 거쳐 다시 700m 산길을 올라 치악산 남단의 1,161m의 남대봉에 섰다.
뜨건 여름을 식히며 초록의 숲, 맑은 계곡, 산들한 바람, 숲이 내어주는 향기를 기분좋게 가슴으로 안으며
이 세월에 안전하게 고산 치악산을 오르며 힐링과 희락을 열어 준 하늘과, 자연과, 동행한 님들에게 감사했다.
남대봉에서 영원사 방향의 하산 길 삼거리에 너르고 편안한 잣나무 숲 아래에 자리를 펴고 중식을 풀었다.
떡볶이에 소고기 주먹밥에 시원한 막걸리를 나누고, 주문진에서 새 둥지를 튼 연표형이 산행 간식으로
선물한 강릉 유기농 만쥬와 현철님이 준비해 준 과일을 나누고 영원사로 향했다.
영원사-상원사의 상행 코스는 가피른 영원계곡을 오르는 등산 난이도가 A급의 힘든 코스다,
하산 길도 좌우 암봉 사이 깊은 계곡 길이 가파른 급경사로, 처음부터 계단과 험한 바위와 돌의 너덜 길이
반복되는 위험하고 힘든 코스를 스로우로 휴식을 반복하며 한참 내려와 다시 100여 계단을 오른 후
편안해진 산길을 거쳐 영원사에 도착하여, 고속버스로 이동하여 원주 맛집 금대리막국수에서 가슴까지
시원한 동치미 막국수를 드시고, 올라와 경내 평상에서 힐링하고 있던 무영. 대환. 기승. 익효와 조우했다.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고찰 영원사는 치악산 남대봉 아래로, 금대계곡 위로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여름철 걷기 좋은 길로 추천된 영원사에서 금대야영장까지 금대계곡을 끼고 편안한 길을
맑고 청정한 공기에 초록의 숲과 시원한 계곡 풍경을 안으며 야영장으로 내려와 세족을 하고 산행을 마쳤다.
원주역 인근에 있는 맛집 동해막국수로 이동하여, 편육에 메밀전병, 만두에 맥주와 소주와 막걸리를
기호에 맞게 한잔하며 정을 나누고 막국수로 마무리를 하고,
11인은 사북 열차탈선으로 원주역에서 25분 지연된 열차에 올라 8시30분경 청량리역에 도착했고,,
승용차는 원활한 소통에 7시50분에 천호역에 도착하여 당구로 뒷풀이를 하고, 모든 산행일정을 마쳤다.
오늘도 동행해 준 님들! 감사합니다.
진한 열기속의 서울을 피해 청정 강원의 치악산에서 덕분에 폭염속에 지쳐있던 몸과 마음 힐링하였습니다.
♠건강, 사업차 처가 고향에 기러기 둥지를 튼 소시 동무 한권님! 반갑고 이동 도움에 감사.감사♠ 강건하시길♨
♠오늘 첫 동행해 준 이기승, 이익효 동기님! 반갑고 감사합니다. 더불어 함께 건강하고 즐건 세상 열어갑시다.
♠마님 급작스런 입원으로 동행치 못하고 아쉬움에 안전산행 기원해 주신 강호. 명철 사장님!
간병 잘 하시고 마님의 빠른 쾌유를 기원드립니다. 명철표 커피 많이 생각났습니다.
♠승용차로 산행지 성남에, 원주터미널로, 금대야영장으로 분주하게 이동해 주신 월성형! 감사합니다.
♠늘 우리들의 등산 일지를 제공해 주시는 영한님! 감사합니다. 스마트폰 최대 활용하여 편리한 삶을^^
♣동 행
김동수, 김동호. 김무영. 김성여. 노수영. 마상현. 안용중. 오진모. 윤극서. 윤대환.
이기승. 이영한. 이익효. 이종삼. 최영찬. 황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