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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04
씬/1 전회 연결 - 뒷 마당 (오후)
신부복 그대로 입은 안드레아와 심각한 얼굴의 우진.
안드레아 : 그러니까 나 니가 저번에 한말은 잊어버릴 거야. 안 들은 걸로 할거다.
우진 : (잠시 그러다가) 비겁한 놈. (벌떡 일어난다)
안드레아 : 니가 하고 싶은 말 두가지 중에 한가지가 은하가 나를 좋아하는 거였다면 나머지 한가지는 뭐냐?
우진 : !!
안드레아 : (표정)
우진 : (표정 훅 숨 내쉰다) 그 말.. 내가 은하를 좋아한다는 말이었다.
마주 보고 있는 두 사람.
베드로 : (소리) 우진아!
안드레아와 우진 동시에 돌아본다. 베드로 신부 서 있는. 안드레아와 우진 ?!
바라보고 있는 베드로 신부. 결연한 표정으로 한발 앞으로 나선다.
베드로를 보는 안드레아, 우진의 모습에서.
씬/2 공소 앞마당 (오후)
베드로 신부와 우진이 마주 앉아 있다. 마리아 아줌마가 차를 내오는데 젬마수녀가 쟁반을 빼앗는다.
얼른 자기가 베드로 신부와 우진에게로 차를 가져 가는데.
우진 : (찻잔 놓여지자) 감사합니다. (하고)
젬마 : (잘 생겼다 하는 듯 우진을 쳐다본다)
베드로 : 감사합니다. (가라는 투인데)
젬마 : (계속 우진을 쳐다본다)
베드로 : 수녀님.
젬마 : 네 앉을게요 신부님. (하고는 얼른 옆자리에 앉는) 신부님 정말 신기하지 않아요?
친구끼리 같은 이름인 거 쉽지 않잖아요 그죠? 게다가 이렇게 둘다 잘생기기까지 한건 정말 대단한 확률이라구요 그죠?
(또 쳐다보는데) 학생은 신부님 될 생각은 없어요?
베드로 : 수녀님. (하는데)
젬마 : 신부님 그렇죠? 우리 우진이나 여기 우진이나 이런 얼굴들이 신부님이 되야 우리 신도들도 나날이 늘고 말이죠.
(어어? 뒤에서 콱 잡혀 일어난다)
마리아 : 아, 이리오세요. (끌고 가는) 죄송합니다 신부님.
젬마 : 왜 그래요? (하면서 끌려 간다)
마리아 : 수녀님이면 좀 수녀님답게 좀 굴어요 조옴~! (한다)
우진 재밌다는 듯 젬마수녀를 보는데 베드로 신부 그런 우진을 바라보고 있는.
우진 베드로신부 보는데. 베드로 신부 이내 시선을 돌린다.
씬/3 공소 사택 앞 (오후)
안드레아 옷 갈아입고 나오다가 멈칫 한다. 서 있는 은하.
안드레아 은하를 보는 표정. 짐짓 웃어 보인다.
안드레아 : 신부님 오신 거 봤니? 가자. (짐짓 명랑하게 앞서 가면)
은하 : 우진아.
안드레아 : (멈춰 선다)
은하 안드레아를 보는. 안드레아 잠시 멈춰 섰다가 돌아보는.
안드레아 : (보고 웃어 보이는) 바보 그걸 그렇게 못하겠어? 따라해 봐.
은하 : (보는)
안드레아 : 안.드.레.아.
은하 본다. 속상해서 보는. 안드레아 짐짓 계속.
안드레아 : 안드레아. (그러고는 한숨) 나는 이제쯤은 니가, 내가 신부가 될 거라는 걸 받아들여주면 좋겠어.
은하 : (잠시 그러다가) ....그래.. 그래...알았어. (하다가) 안드레아. (확 지나쳐 가버린다)
안드레아 은..하고 잡으려고 하다가 그러다가 마는 표정. 애써 기분을 달랜다. 그러나 쓰라리다.
씬/4 공소 앞마당 (오후)
마주 앉아 있는 베드로신부와 우진.
우진 : 안드레아는.. (웃음) 안드레아란 이름으로 불리니까 같은 이름이라도 그렇게 신경 쓰이진 않습니다.
베드로 : ...우진이란 이름은 아버님이 지어주신 건가?
우진 : 가장 친한 친구 분의 이름과 아버님 이름에서 한자씩 따서 지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베드로 : (덜컥하는 표정인데)
안드레아 : 그런거야?
자리에 앉는다. 베드로! 안드레아를 보는.
안드레아 : 저는 어떻게 지어진 이름이죠? 어머니가 지으신 건가요? 아니면 아버지가...
베드로 : (자르는) 글쎄 난 모르겠구나.
안드레아 : 놀라셨죠? 외삼촌. 은하도 저도 많이 놀랐어요.
우진 : 근데 저희 외삼촌과 아시는 분이십니까?
안드레아 : 외삼촌?
베드로 : (!) ... (떨리는) 어머님이 외삼촌에 대한 이야길 하시던가?
우진 : 외국에 계시다는 얘기만 하셨어요. 신부님이라고 들었습니다. (흐려지는) 외가 쪽 얘기는 별로 안 하셨어요.
저희 어머님과 아신다면 혹시... 저희 외삼촌과 아시는 게 아닐까 하는데요?
베드로 : 모르는 일이야. 처음 듣는군. (시선 피한다)
우진 : 그러셨군요.
안드레아 : 외삼촌이 신부님이란 얘기는 왜 안 했어?
우진 : 네가 신부가 되려 한다는 것도 얼마 전에 알았으니까.
안드레아 : 외삼촌은 지금 어디 계시는데?
베드로 : (탁 일어선다)
우진과 안드레아 베드로를 보면 베드로 애써 미소 짓는다.
베드로 : 미사 준비가.. 다 된 거 같구나.
우진과 안드레아 보면 부르러 와 있는 은하. 베드로 앞서 가면. 우진, 은하를 보며 웃는다.
안드레아 그냥 은하를 그냥 지나쳐 가고. 그런 두 사람을 보던 우진 짐짓 미소 지으며 은하를 데리고 가는.
씬/5 공소 안 (오후)
미사곡. 공소 안으로 모여드는 신자들. 자리 잡고 앉는데.
미사를 드리고 있는 베드로 신부. 어느 때보다도 경건한 분위기이다.
앞자리에 앉아 있는 은하와 안드레아 그리고 우진. 세 사람의 엇갈리는 시선들.
씬/6 공소 앞 (오후)
미사가 끝난 후 베드로신부 일행 그 동네 주민들에게 구호품들을 전해주고 있는 모습들.
내복이나 의약품, 라면, 쌀 등을 나눠주고 있다.
씬/7 봉고 차 (오후)
아이들과 젬마수녀님 마리아 아줌마 뒷자리에서 꾸벅 꾸벅 졸고 있고
앞자리에 앉아 있는 베드로신부 심각한 표정으로 창 밖을 바라본다.
씬/8 우진의 차안 (오후)
도로를 달리는 우진의 차안. 서울로 향하는 표지판이 보이자 우진 각자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 안드레아와 은하를 흘낏 돌아본다.
그리고는 확 핸들을 틀어 다른 차선으로 진입하는 우진.
안드레아 : 뭐야?
은하 : ?
우진 : 오늘 어디 가서 놀자. (싱긋) 놀아 버리자구.
안드레아 : 그게 무슨 소리야 ?
은하 : (동시에) 싫어. 그런 게 어딨어?!
안드레아 : ...그냥 서울로 가자 우진아.
우진 : (다시 흘낏 보고는) ...이대로 ..서울로 가서 둘이 뭐 할껀데? (짐짓 웃어 보이는)
안드레아, 은하 : (조용 표정)
우진 : 그냥 놀아 버리자구. 응?
씬/9 호수가 길 (오후)
늦은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호수. 호수가 길을 달리는 우진의 차.
씬/10 별장 외경 (저녁)
별장 앞. 별장 앞으로 들어오는 우진의 차.
씬/11 우진의 집 거실 (저녁)
경은과 정박사 앉아 있다. 경은 전화를 받고 있는.
경은 : 그래 알았다. 잘 지내다 오렴? (전화기 내려놓으면) 친구들과 양평에 갔다더군요.
(기분이 좋다) 우진이가 먼저 이렇게 전화를 건 거 정말 오랜만이예요.
정박사 : 내 수업에서 쫓겨난 그 녀석과 같이 있다는 건가?
경은 : (본다)
정박사 : 강의 첫날부터 같이 싸움을 벌이고 들어왔어. 고아라더군. (확 책을 덮는다)
그런 아이와 어울리는 거 당장 그만 두도록 당신이 얘기해.
경은 : (보는)
정박사 : 그렇잖아도 제정신이 아닌 놈이야. 어떤 씨앗인지도 모르는 그런 녀석하고 어울리게 하다니
대체 어디까지 아이를 망가뜨릴 작정이야?
경은 : 좋은 아이처럼 보였어요.
정박사 : 그럼 내가 불러서 얘길 하지.
경은 : 당신은 내일 동경에 가잖아요.
정박사 : 지금 당장 부르면 돼. (전화기 든다)
경은 : 여보! (보는 그러다가 다시 한숨) 알겠어요 내가 만날게요. 내가 해요. (일어난다)
씬/12 별장 거실 (저녁)
한가운데 놓여진 소파에 가만히 앉아 있는 은하.
안드레아는 거실 안을 둘러본다. 와 하면서 구경하고 있는 안드레아. 그러다 패치카 안에서 불꽃놀이 폭죽 봉지를 찾아 낸다.
일어서다 패치카 위에 쭉 세워진 액자들을 보는. 가족 사진들. 한개의 액자에 끼워진 경은과 우진의 사진을 들여다보는.
안드레아 : (어쩐지 눈물이 핑 돌 것 같은 기분) 부러운데? 우진이 어머니 참 미인이시지? (하고 은하를 돌아보는데)
은하 : (벌떡 일어선다)
안드레아 : ? 왜그래?
은하 : 너는 여기서 놀고 싶으면 놀아. 나는 갈래.
안드레아 : 무슨 소리야? 차편도 없는데 지금 여기서 어떻게 간다 그래?
은하 : 걸어서라도 갈래. (시선 내리깔고) 우리 같은애들 데려다가
그런 가족사진이나 늘어놓은 이런 별장에서 함께 놀자라고 하는거 무신경해.
안드레아 : 은하야.
우진 : 단단히 꼬였구나?
안드레아와 은하 돌아보면 우진이 맥주와 안주거리를 들고 주방에서 들어온.
은하 우진을 보는 표정. 우진 성큼 성큼 들어와서 테이블에 놓는. 테이블에 놓고 은하를 돌아본다.
우진 : 단단히 꼬였다구.
은하 : 그래 나는 꼬였어. 꼬인 김에 한마디 더하자. 우리하고 이렇게 만나는 거 너희 부모님은 뭐라 그러실까?
물론 넌 너희 부모님한테 반항하고 싶겠지. 나는 니가 이렇게 우리하고 친구가 된 건 우리랑 있으면 니 불행이 상대적으로
작아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우린 친 어머니든 아니든 아무도 없으니까.
우진 : 조은하!
은하 : (씩씩거리며 보는데)
안드레아 : 너 정말 미운 말만 하는구나.
우진과 은하, 안드레아를 돌아본다.
안드레아 : 미안해 우진아. 은하가 이러는 거 나 때문이야. 나는 한번도 부모님을 만나 본적도 없으니까.
은하가 이러는 건 내 기분을 걱정해서야.
은하 : 아니야!
안드레아 : 사과해. 은하야.
은하 : (그대로)
안드레아 : 나를 위해서 사과해 줘.
우진 : (표정)
은하 : (결국 고개 떨구는) 그래 내가 심했어. 미안해.
우진 : .... (표정 보는)
안드레아 : 그럼 우리 나갈까?
우진, 은하 : (보면) ?
안드레아 : 근사한 걸 찾아냈는데 말야. (찾아낸 불꽃놀이 폭죽을 들어 보인다)
씬/13 별장 앞 (밤)
쉭쉭 거리며 불타며 하늘로 올라가는 불꽃 놀이들. 은하 왁 하고 귀 막고 .
안드레아와 우진 동시에 하나둘 셋 하고 터트리는데. 하늘로 올라가서 펑하고 터지는 불꽃.
씬/14 성당 (저녁)
성당 안에서 베드로신부 기도를 드리고 있다. 베드로신부 십자가상을 올려다본다.
베드로 : (소리) 그 아이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 아이들이 대신 치뤄서는 안됩니다. 그 아이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씬/15 별장 앞 (밤)
이제는 완전히 기분이 풀어진 세 사람 막대 불꽃을 들고 서 있다. 반짝이며 명멸하는 불꽃.
앉아서 뜨거운 커피를 후후 불며 마시고 있는 안드레아, 우진, 은하, 세 사람.
안드레아 : 나는 더 마실래. 좀 더 마실 사람.
은하 : (커피 잔을 내민다)
안드레아 커피잔을 잡다가 은하와 손이 마주치는데 은하 엉겁결에 찻잔을 떨어뜨린다. 안드레아 웃으며 커피 잔을 집어든다.
안드레아 들어가면 우진과 은하 둘이 어색하게 남아 있는.
우진, 은하를 돌아본다. 은하는 그대로.
우진 : 나하고 세 번만 데이트하자.
은하 : (보는)
우진 : 세 번만 데이트 하자구.
은하 : 뭐라구?
우진 : 그럼 이대로 안드레아하고 어색해 질거야? 안드레아한테 니 마음 들켜도 좋아?
은하 : (본다) .... 우진이한테.. 말..했어?
우진 :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녀석만 너한테 우진이구나. (잠시 그러다가) 아니.
은하 : (안도 한다)
우진 : 하지만 이런 상태라면 안드레아도 곧 니 마음 알아 차릴 거야.
은하 : ! (보는데)
우진 : (우진, 벌떡 일어나서 은하를 보는) 음악회 같은건 어때?
은하 : ?
우진 : 나하고 데이트하자구. 조은하 나하고 데이트 하자.
은하 : (뭐라 말하려 하면)
우진 : (건너다 보며) 괜찮지?
안드레아가 돌아본다. 커피 들고 나오던 안드레아가서 있다. 안드레아 짐짓 웃어 보인다.
안드레아 : 데이트? ... 그렇구나 ...잘 어울려.
은하 : (자르듯) 갈게. 가자. 언제 가면 되는데?
우진 : (은하를 보는)
씬/16 별장 방 1 (밤)
목욕타월과 얇은 나이트가운 테이블에 놓여져 있는. 은하, 그것들을 들고 침대에 앉는다.
씬/17 별장 방 2 (밤)
안드레아와 우진 두 사람 누워 있다.
우진 : 기분이 이상하다.
안드레아 : (표정)
우진 :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은하하고 같이 있다는 거. (안드레아 쪽으로 돌아눕는) 니가 부럽다.
안드레아 : (보는)
우진 : 같이 살잖아. 그러다 보면 잠옷 차림으로 마주치기도 했을 거고..
옷 갈아 입을 때나 목욕탕에서나 뭐... 문도 열어 봤을지도 모르고.
안드레아 :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 건데?
우진 : 뭐.. 그렇다는 거지.
두 사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식 너 하고 피식웃는다.
우진 : 너는 정말로 같이 살면서도 하나도 안 이상한 거야? 안 떨려?
안드레아 : (잠시) ..그래 안 떨려.
우진 : 은하한테는 니 말대로 얘기 했어. 은하 마음 너는 모르는 걸로, 내가 말하지 않은 걸로 그렇게.
안드레아 : 그래 ... 고마워..
우진 : 근데 정말로 내가 은하를 좋아해도 되는 거냐?
안드레아 : (본다)
우진 : 축하해 줄 거야?
안드레아 : (웃어 준다) 그래 해줄게. 해줄거야. (하는데)
시간경과.
우진 잠들어 있고 안드레아의 침대 아래 앉아서 기도하고 있다. 안드레아 눈을 뜨고 일어나는.
침대에 걸터 앉는다 그러다가 답답한 듯 일어난다. 테이블에 개어져 놓여진 목욕타월을 들고나서는.
씬/18 거실 (밤)
이층에서 내려오는 안드레아 욕실로 향하는데. 욕실에서 나오는 은하와 마주친다.
젖은 머리를 털며 나오는 은하 얇은 목욕가운 입고 있다. 서로 놀라서 마주 서 있는 두 사람.
은하 : (당황해서) 저기...
안드레아 : (짐짓 웃는) 머리 말리고 자. 감기 걸리지 말고. 잘자라. (아무렇지도 않게 은하를 지나쳐서 욕실로 들어간다)
은하 : (안드레아를 돌아보는)
씬/19 욕실 (밤)
세면대를 잡고 우두커니 서 있는 안드레아. 웃음기 가신 얼굴로 그대로 서 있다.
씬/20 거리외경 (오후)
씬/21 화원 (오후)
꽃다발을 만들고 있는 주인 여자.
배달 다녀온 안드레아. 반품된 장미 꽃다발 한 개를 들고 들어온다.
안드레아 : 배달 갔는데 안 받겠다고 하더라구요. 주문한 사람한테 전화했는데 그냥 버리라고 하구요.
주인여자 : 매일 한 두개씩은 그런 게 생기네. (하고) 시간 다됐네. 어디로 갈 꺼야?
안드레아 : 학교 도서관에 가려구요. (웃는) 이거... 어떻게 할까요?
주인여자 : 누구 줄 사람 없어?
안드레아 : ...(내려다본다)
씬/22 도서관 (오후)
조용한 도서관. 오픈 된 책상에서 공부하고 있는 은하.
씬/23 도서관 앞 복도 (오후)
아이들 흘낏 흘낏 보고 있는. 빨간 장미 꽃다발을 안고 성큼 성큼 걷고 있는 우진. 정장을 하고 있다.
그 옆 따라 붙고 있는 성욱 못내 궁금한 표정.
씬/24 도서관 (오후)
우진 다가오면 아이들 웅성거린다. 은하의 앞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은하 그제서야 고개 든다. 은하 ? 우진을 본다. 웅성거리는 아이들 돌아보고 당황스러워 하며.
은하 : (목소리 낮추어)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우진 : 장미 꽃다발. (주머니에서 티켓을 꺼낸다) 티켓. (팔랑 팔랑 거리는) 이게 뭐 하는 거겠냐?
성욱 : (확 끼어 들며) 너희 둘이 데이트 한다며?
사람들 : (흘낏 흘낏)
은하 : (빤히 보는 그러다가) 너 진심이야?
씬/25 학교 일각 (오후)
우진과 성욱과 실갱이 하며 내려오는 은하.
은하 : 잠깐 잠깐만! (선다)
우진 : (본다) 야, 지금 시간 없어.
은하 : 내가 지금 이런 차림으로 음악회를 어떻게 가?
성욱 : 걱정마. 우진이가 서영이한테 정장이랑 화장품이랑 다 챙겨 들고 화실로 오라고 집합 시켰어.
우진 : 가자. (앞서 간다)
은하 : 정우진. 너 왜 이렇게 지 멋대로야?
우진 : (그냥 앞으로 성큼 성큼 걸어간다)
성욱 : 왜 이렇게가 아니지. 우진이 쟤는 워낙 자연 그대로 지 멋대로인 애야. 몰랐냐?
은하 아랑곳 않고 정우진! 하고 우진을 쫓아가는데 우진 뛰어 가다가 멈춰 선다. 은하 우진과 부딪힐 뻔하고 멈춰 서서 앞 보는데.
앞에서 장미꽃 들고 올라오고 있는 안드레아. 장미꽃 든 우진과 안드레아가 마주 서는.
은하. 안드레아를 본다.
씬/26 화실 안 (오후)
은하, 머리띠로 머리 넘기고 앉아 있다. 서영 이것저것 옷을 대보다가 하나를 고른다.
서영 : 이게 좋겠지.
은하 : 그래. 좋다. 고마워.
서영 : 자 다음은 메이크 업! (은하 앞에 바짝 다가 앉는)
은하 : (얼굴 내 맡기고 눈감는)
서영 : (화장 하려다가) 근데 정말 가려는 거야?
은하 : (본다) 응 약속했어.
서영 : (잠시 보는 그러다) 그래 알았다. 약속이라 이거지? (한숨 다시 은하 화장 해주는데 그러다가) 근데 누구랑?
은하 : (본다) 정우진.
서영 : 그렇군. (다시 화장 하다가) 보여주고 싶은 사람은 사실은 다른 사람 아니야?
은하 : (눈 뜨는)
씬/27 화실 앞 (오후)
서 있는 안드레아, 우진, 성욱. 같은 장미 꽃다발을 들고 있는 안드레아와 우진 그 사이에선 성욱은 영 불편하다.
성욱 : (불쑥) 안드레아 니 꽃다발은 누구 꺼야?
안드레아 : 이거 나 아르바이트하는 화원에서 남은 거야. 버리기 아까워서 그냥 들고 왔어.
성욱 : 응 그렇구나. (하다 불쑥) 우진이 니 꽃다발은 정말 은하 줄꺼야?
우진 : 응.
성욱 : 응 그렇구나. (하다 다시) 근데 왜?
우진 : 좋아 하니까.
안드레아 : (본다)
성욱 : 응 그렇구나.. (하다) 뭐? 좋아해? 야, 너 진심이야?
우진 :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진심이다. (앞보며 웃는)
성욱 : 야아 정우진! 너... 아무리 그래도 (하다가 안드레아에게) 넌 알고 있었어?
안드레아 : 응. (웃어 보인다)
성욱 : 뭐야? 야 왜 니들끼리만 비밀이야! 진짜 치사하게 이러기야? (하는데)
우진 : 어 나왔다. (앞으로)
안드레아 앞 보면. 성장한 차림의 은하가 서 있다.
서영 : 입들 다물어라 응? 어때 내 솜씨가?
우진 : 이쁘다. (은하에게 꽃다발을 건넨다)
은하 : (안드레아를 보면)
안드레아 : ... 그래.. 이쁘다. (웃어주는 슬그머니 꽃다발을 뒤로 감춘다)
우진 : 가자. 잘못하면 늦겠다. (은하 에스코트하고) 갈게. (서영에게) 고맙다. (성욱에게) 내일 보자.
(안드레아 보며 엄지손가락 꼽아 보인다)
안드레아 : (엄지손가락 꼽아 보이는)
은하, 우진의 에스콧을 받아 우진의 차에 올라탄다. 안드레아 서영과 성욱 등과 함께 배웅하는.
서영, 흘낏 보는데 안드레아 웃으며 손 흔들어 주고 있다.
씬/28 골목길 (오후)
음악 시작되고. 장미 꽃다발 들고 혼자 하숙집 골목을 올라오고 있는 안드레아.
씬/29 음악회장 (오후)
연주가 한창이다. 음악을 듣고 있는 은하와 우진의 모습. 우진 은하를 돌아보는데 은하의 눈에서 반짝 눈물이 빛난다.
우진 천천히 손을 들어서 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아 준다. 은하 흠칫 놀라 돌아보는데 우진 그대로 앞보고 있는 표정.
씬/30 하숙집 앞마당 (오후)
안드레아 들어오는데 벨 소리가 울린다. 어? 하고 방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안드레아.
씬/31 안드레아의 방안 (오후)
안드레아 전화를 받는다.
안드레아 : 여보세요? 네... (놀랍고 의외인) 아, 안녕하세요.
씬/32 경은의 진료실 (오후)
전화 걸고 있는 경은.
경은 : 아니. 우리 우진인 상관없이 학생을 한번 만나고 싶어서 그래요. (하는데)
똑똑하는 노크 소리. 들여다보는 간호사.
간호사 : 선생님 손님이 찾아 오셨는데요.
경은 : (들여 보내라는 뜻으로 끄덕인다) 조용히 차를 마실 수 있는 장소거나... 아니 그럴게 아니라 우리 저녁이나 같이 할까?
하는데 문 열고 들어오는 베드로 신부.
경은 ? 의아한 표정으로 베드로신부를 본다. 경은 앉으라고 손짓하지만 그대로 서 있는.
경은 : 그럼 어디서 만날까? 그럴 게 아니라 내가 집 앞으로 데리러 갈게요. 아, 알아요. 은하를 데려다 준 적 있으니까.
베드로 : (보는)
경은 : 그래요 두 시간 뒤에 봐요.
수화기를 내려놓는 경은. 베드로 경은을 본다.
경은 : (일어나 자리 옮기는) 마침 안드레아하고 통화하던 중이었다.
베드로 : (덜컥하는 표정)
경은 : 요즘 자주 보는 구나? 오늘은 무슨 일이니? (하다가 베드로의 표정 보고) 왜 그러는 거니?
베드로 : (시선 피한다) ...할 얘기가 있어.
경은 : 그래 앉아라. (앉으려는데)
베드로 : ...햇빛이 있는 곳으로 가자. 거기서 해야 할 얘기야.
경은 : (의아해 본다)
씬/33 병원 일각 (오후)
툭 터진 창문으로 오후의 햇빛이 들어오고 있다. 따뜻한 분위기이다.
베드로신부 의자에 앉아 있는. 경은 커피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가지고 온다.
경은 베드로신부에게 커피를 넘겨주는. 경은자리에 앉는다.
경은 : (본다) 무슨 얘기니?
베드로 : ...오늘 안드레아를 만나려구?
경은 : 그래. ...(표정) 이런 말 니가 어떨지 모르겠다만 우리 애가. 우진이 말이다.
베드로 : (본다)
경은 : 우진이가 안드레아란 그 아이하고 어울리는 걸 정박사가 못 마땅하게 생각해.
베드로 : ...안드레아는 훌륭한 아이야.
경은 : 그래 그렇더구나. 내가 보기에도 나무랄데가 없는 아이처럼 느껴졌어.
그렇지만 내 생각에도 우리 우진이와 그 아이가 어울리는 건 탐탁치 않구나.
베드로 : ...(눈물이 글썽해져서 본다)
경은 : (아무것도 모르고) 창피하지만 어미란게 다 그런건가보다. 우리 우진이.. 내가 자기 친엄마가 아니란 사실을 알고 방황중이야.
그래서 고아인 안드레아란 아이에게 끌리는 거고. 그런 친구는 결국은 우리 우진이에게 도움이 못 될거 같다.
베드로 : 그럼 누나는 오늘 안드레아를 만나서.. (갈라지며) 안드레에게 어머니 아버지가 없어서
누나 아들과는 친구로 지낼 수 없다는 얘길 하려는 거야?
경은 : ... 그런거지...
베드로 : 그러지마!
경은 : (놀라서 본다 그러다가 베드로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베드로 : (결국 눈물을 떨군다) 그러면 안돼. 누나는 그런 말 하면 안돼.
경은 : ?! 너... 대체 무슨 일이야?
베드로 : (눈물로 흐려진다) ...안드레아란 이름.. 누나는 정말 기억 못하는 거야?
경은 : (못알아 듣고 보는. 그러다가 서서히)
베드로 : 그 아인 수도자의 길을 택하려고 해.
경은 : (혹시) 그 아이가 누구니?
베드로 : 그 아인 자신이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만... 난 알고 있어.
안드레아가 신부가 되려는 건 그 애의 영혼은 이미 진실을 알기 때문이란 걸 알고 있어.
경은 : (떨린다) 그.. 아이가... 안드레아가 누구니?
베드로 : 그애의 영혼은 이미 진실을 알고 있어. 자신이 버려진 아이라는 걸.
경은 탁 하고 커피 잔을 놓친다. 커피잔 쏟아져 바닥에 흩어진다. 잠시.. 혹은 영원같은 몇초가 느리게 지나가고.
경은 : .....우진이구나....
베드로 : (표정)
경은 : ...내 아기 ... (흐려지는)
베드로 : 내 잘못이야 누나. 내가 나빴어.
경은 : ...안드레아.. (입을 틀어막고 푹 허리를 꺾는 신음처럼 새어 나오는) ... 안드레아...
씬/34 안드레아의 하숙방 (저녁)
안드레아 공부를 하다가 시계를 보고 어! 얼른 일어선다. 옷을 입고 나가려다가 돌아오는.
옷장을 연다. 옷장을 뒤지는 안드레아. 경은이 사줬던 쉐타를 들어본다.
씬/35 하숙집 마당 (저녁)
쉐타를 입고 나서는 안드레아. 그러다가 아차 다시 뒤돌아 집으로 들어가는.
씬/36 골목길 아래 길가 (저녁)
안드레아 장미 꽃다발을 들고 내려온다. 내려와서 정류장에 서는데.
씬/37 경은의 차안 (저녁)
좀 떨어진 곳에 세워진 경은의 차. 경은 차창 밖으로 길가에 서 있는 안드레아를 보는 모습. 한 동안 물끄러미 바라본다.
경은 : (심호흡) 갑시다.
안드레아의 옆으로 미끌어져 가는 차. 경은 점점 다가오는 안드레아의 모습을 보는.
씬/38 길가 (저녁)
안드레아 경은의 차를 발견한다. 아! 다가서는데. 멈춰서고 문이 열린다. 이윽고 경은이 차에서 내린다.
안드레아 : (꾸벅 인사하는) 안녕하세요?
경은 : ...(보는 그러다가 짐짓 미소 짓는다) 이렇게 만나서... 반가워요. (안드레아의 쉐타를 본다)
플레쉬 컷으로 과거의 장면이 끼어 든다. 백화점에서 쉐타를 고르던 때의 장면.
경은 : 어떤 색이 맘에 드니? 우리 아들 옷 사는데 그 친구 옷도 같은 걸로 골랐다.
안드레아 : (자기 옷 내려다 본다) 이 옷 사주신 거 기억하세요?
경은 : (보는) 그래요 기억해요. (짐짓 웃어 보이는)
안드레아 : 말 놓으세요.
경은 : (보면)
안드레아 : (웃는)
씬/39 레스토랑 (저녁)
식사하는 경은과 안드레아.
안드레아가 먹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경은. 안드레아 보자 경은 얼른 자기 접시로 시선을 내린다.
경은 : 입에 맞는지 모르겠네..
안드레아 : 맛있어요. (웃는다) 정말 맛있습니다. (먹는)
경은 : (보다가) 보기 좋아. ...무엇보다도 밥을 아주 잘 먹어서. 밥 잘 먹고 건강해야 한다.. 그게 제일 중요하니까..
안드레아 : 네. (웃는) 그런데 오늘 저는 왜.. (혹시 걱정) 우진이한테 무슨 문제가 생긴 건가요?
경은 : 아니 아니야. 너도 이름이.. (가슴 아픈) 우진이지?
안드레아 : 네. 그렇지만 저는 안드레아라고 불리는 게 더 좋습니다.
경은 : 그건 왜지?
안드레아 : 그게.. (본다) 어릴 때 어머니가 그렇게 불러주셨다고 해서요. 외삼촌이.. 베드로 신부님이 얘기해주셨어요.
경은 : (달칵 포크를 놓친다) ...
안드레아 : ?
경은 : (다시 단단히 포크를 잡는다) 그래 그렇군... 나도 베드로 신부님에게 여러 가지 얘길 들었어.
안드레아 : 그럼 ..혹시 저희 어머닐.. 아세요?
경은 : (잠시 그러다가 시선 피한다) 아니.. 몰라. 미안하군 어머닌 모르겠어.
안드레아 : 그럼.. 저희 아버질 아시는 건가요?
경은 : (본다 이윽고) 아버지를 많이 닮았구나.
안드레아 : (환해지는) ..제가요?
경은 : 그래... (본다 눈물 차 오르는 얼른 시선 아래로) 정말로 많이 닮았어.
안드레아 : 저희 아버지를 잘 아세요?
경은 : ...조금...같이 학교를 다녔으니까. (본다) 아버지에 대해 뭘 알고 있지?
안드레아 : ...수배 중에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경은 : 그래.. 경찰에 쫓기다 교통사고를 당했지. 하지만 죄가 있었던 건 아니었어. 의사로서 학생들을 도와준 것 밖에는...
그땐 시대가 어수선했으니까.. 그러니 너도 아버질 자랑스럽게 생각해줬으면 좋겠구나.
안드레아 : 네.. (숙연한 그러다가 짐짓 웃는) 아버지 얘길 더 해주세요.
경은 : (물끄러미 보는 그러다가 다시 접시로) 운동은 잘하니?
안드레아 : ..네?
경은 : (미소 짓는) 너희 아버진 못하는 운동이 없었거든. 특히 달리는 걸 좋아했어.
매일 아침마다 교정을 달려서 칸트란 별명도 있었다. (얼굴은 웃는데 입술이 떨린다) 말을 썩 잘 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누구나 너희 아버질 좋아했다. ..정말 좋은 사람이었어..그리고.. (안되겠다).. 미안하다. 잠깐... (휙 일어나 가는)
화장실 쪽으로 황급히 가는 경은. 안드레아 경은이 간 쪽을 바라본다.
씬/40 화장실 (저녁)
휴지를 뽑는 경은. 눈두덩에 가져다 대는데 진정하려는. 그러나 다시 왈칵 울음이 쏟아진다. 흐느껴 우는 경은.
씬/41 레스토랑 (저녁)
시간이 지난 듯 혼자 어리둥절해 앉아 있는 안드레아. 경은이 사라진 화장실 쪽을 바라보는데.
출입문에서 경은의 차 기사가 달려온다. 안드레아 ? 알아보고 보면.
기사 : 저기.
안드레아 : (몸 일으키며) 선생님께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기사 : 병원에 일이 생기셨습니다. 갑자기 돌아가게 되셨어요. 그래서 죄송하지만 식사는 혼자 천천히 드시고 가시라는데요?
안드레아 : (표정) 네.. 알겠습니다.
기사 그럼 하고 가려면 안드레아 아참 기사를 잡는다.
안드레아 : (꽃다발을 내민다) 이거 선생님께 전해주시겠어요?
씬/42 경은의 차안 (저녁)
꽃다발을 안고 뒷좌석에 앉아 있는 경은. 창 밖을 보고 있는 핏기 하나 없는 옆모습.
씬/43 예술의 전당 앞 (저녁)
꽃다발 안고 계단에 앉아 있는 은하. 그 옆에 앉아 있는 우진. 한동안 그러고 있었던 듯.
우진 : (힐끗 보는) 배 안 고프냐? 밥 사줄까?
은하 : (가만히)
우진 : 그래 말하고 싶어지면 그때 얘기해. (일어서서 층계 몇 계단 아래로 내려서는)
은하 : 나... 이제 그만 할 꺼야.
우진 : (돌아 보는) ?
은하 : (일어난다 툭툭 옷 털고 손도 털고) 그래 절대로 그만 할거야.
우진 : (보는 그러다 짐짓 웃는) 어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린데?
은하 : 반가운 소리지? 그래 그렇게 죽어도 신부님이 되야겠다는데 뭐. 절대로 돌아보거나 흔들릴 순 없다는데 뭐!
우진 : (본다)
은하 : (소리 친다) 그래 이우진! 너 어디 잘되나 보자!!
하고는 시원한 듯 팔짝 뛰어서 계단 아래로 내려선다. 좀 떨어져서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 그렇게 잠시 서 있는다.
우진 : 그럼 이제 어떡할 거야?
은하 : 너라도 날 구제 해줄래?
우진 : ! (덜컥 보는) ..뭐?
은하 : (핏 웃는) 겁먹었구나? 나도 싫어 너 같은 플레이보이는.
우진 : (풀어져서 픽 웃는) 누가 플레이보이야? 플레이보이라면 자기가 여자한테 접근하는 사람이잖아.
나는 달라. 난 그저 가만있을 뿐이라구.
은하 : 다르다? 그 말은 그럼 내가 원하면 정말 날 구제해 주겠다는 거야?
우진 : (본다 그러다가 짐짓 웃는) 너 그렇게 까불면 정말로 덤벼드는 수가 있다.
은하 : (풋 웃는 그러다가 눈물이 나는 듯)
우진 : (본다)
은하 : 정말.. 밉다. 미워..
우진 : (보는 표정)
은하 : (추스린다) 고마워. (짐짓 웃어 보인다) 오늘 정말로 고마웠어 우진아.
우진 : (표정) ...너 지금 처음으로 나도 우진이라고 불러준거 알아?
은하 : 그래.. 이제부터는 너만 우진이라고 부를 거야. 걱정마. (그러다가) 위로해줘서 고마워. 이 은혜 안잊을게. 나 먼저 간다.
(내려가려면)
우진 : (잡는)
은하 : (멈춰서고 그러다가) ...놔줘. (하는)
우진, 결국은 스르르 놓고 은하, 계단을 내려가 버린다.
저녁 어스름 사이로 사라지는 은하의 모습을 보는 우진.
씬/44 버스 안 (밤)
꽃다발 들고 버스 맨 뒷좌석에 앉아 있는 은하.
버스 안의 사람들 계속해서 바뀌어 간다. 버스 어느새 멈춰서 있고 아저씨 돈 가방을 들고 내리다 은하를 본다.
은하는 여전히 그대로이다. 다시 버스가 달리고 있다. 차창으로 비치는 은하의 표정.
씬/45 안드레아의 하숙방 (밤)
앉은 뱅이 책상을 놓고 공부를 하는 안드레아. 가끔 시계를 올려다 본다.
열린 방 문틈으로 보이는 마당. 안드레아가 마당을 서성이고 있다.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은하. 안드레아는 책상에 엎드려 잠이든 모습. 은하가 물끄러미 안드레아를 쳐다본다.
은하, 다가와서 안드레아가 깔고 엎드려 있던 책들을 가만히 빼 본다. 책들을 정리한다. 얇은 이불을 안드레아의 어깨에 덮어 준다.
그리고는. 가만히 자기 이마를 안드레아의 머리에 올려놓는. 잠시 그러다가.
은하 : (속삭이듯) ... 우진아..나는 니가...좋아.. 정말..좋아해.
잠시 눈물 나는 듯 그렇게 있다가 일어나 나가는 은하.
안드레아 눈을 뜬다. 괴로운 듯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 내리는.
은하 : (가벼운 콧노래 소리가 들린다)
씬/46 하숙집 마당 (아침)
안드레아 문 열고 밖으로 나오면. 마당에서 빨래를 털어 널고 있는 은하.
은하 : 잘 잤어? (보고) 모처럼 날씨가 따뜻하길래. 안드레아야 안도와 줄래?
안드레아 : (안드레아? 본다)
은하 : 응?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보는..두 사람 빨래를 털어서 널고 있다) 어 뒤집어서 응 그렇게. (보고) 그래야 색이 안 바랜데.
안드레아 : 그렇구나. (뒤집는)
은하 : 이제부터 나도 널 안드레아라고 부르기로 했어.
안드레아 : ...
은하 : 너는 쭉 (표정) 평생 ..그 이름하고 같이 간다고 했으니까. (짐짓 생긋 웃는) 그렇지?
안드레아 : ...그래.
은하 : 그럼 이제 약속해 줘.
안드레아 : 무슨 약속.
은하 : 신부가 되더라도 나하고 늘 같이 있어주겠다고. 니 마음에서 내 자릴 밀어내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
안드레아 : (본다)
은하 : 늘 내 고해성사도 받아주고 (웃음) 무조건 용서해 주겠다고 약속해 줘. 늘 날 위해서 기도해 준다고 해줘.
(본다) 또 그리고 내가 만약 결혼을 한다면....
안드레아 : (아프다)
은하 : 니가 혼배 미사도 드려줘야 해. 약속해. 그리고 내 아이의 세례식도 니가 해줘야 해. 그리고...또.. 만약 어느날 내가 죽는다면
그때도 니가 종부성사를 해줘야해? 그렇게 평생 내 옆에서.. 헤어지지 않고... 내 손을 잡아 줄거라고... 약속해 줘 안드레아.
안드레아 : ...(보는) ..약속할게.
은하 : 그래 고마워... 자 이제 이걸로 끝!
은하, 다시 웃어 보인다. 아무렇지도 않은듯 이내 다시 빨래를 털어 널기 시작하는 은하의 표정. 밝고 평온하다.
그걸 보고 있는 안드레아.
씬/47 도로 (아침)
부웅 우진의 차가 달려 가고 있다.
씬/48 우진의 집 거실 (아침)
우진, 뛰어 들어 온다. 유리, 오빠하고 잠옷 차림으로 달려들고.
의사가 경은의 방에서 나오고 있다. 우진 ! 경은의 방으로 달려 들어가는 우진.
씬/49 경은의 방 (아침)
주사를 꽂혀져 있고 힘없이 누워 있는 경은.
우진 들어와 경은을 본다. 힘이란 힘은 다 빠져 나간 것 같은 경은의 모습에 우진, 마음이 아프다.
경은, 기척에 눈을 뜨는. 경은 우진임을 확인하고 희미하게 미소 짓는다.
경은 : 괜한 걱정을 시켰구나. 엄마.. 괜찮아.
우진 : 갑자기 웬일이예요. 많이 아프세요.
경은 : 아니야. 괜찮아... (하고 손 내민다) 우진아...
우진 : (잡는) 동경 학회에도 연락 해 뒀어요.
경은 : 우진아....
우진 : 네?
경은 : 우진아 ...우진아.. (눈물 날거 같다)
우진 : 어머니?
경은 : (눈감는) 니 이름이 좋아서 그런다. 엄마는 니 이름이 너무 좋아서.. (눈꼬리에 눈물이 맺힌다)
우진 : (걱정스레 보는 표정)
씬/50 학무처 (오전)
은하가 학무처에서 서류를 들고 나온다. 기다리고 있던 서영 뭐야? 하고 서류를 빼앗아 보는.
서영 : 이게 뭐야? (보고) 기숙사 신청서?
은하 : 줘. (웃으며 넘겨 받는다)
서영 : 너... 학교 기숙사에 들어 갈 거야?
은하 : 응.
서영 : 안드레아는 어쩌구? 안드레아도 기숙사로 들어가?
은하 : 아니. 나만 들어가 보려고. (그러다가) 학교에서 다니기에 기숙사가 더 편리하잖아. (한다)
서영 : (의아하다는 듯 보는데)
성욱 : 서영아! 은하야! (성욱이 숨차게 뛰어 온다. 은하와 서영 돌아보는데) 들었냐?
서영 : 뭘?
성욱 : 드디어 정우진이 집으로 들어 간단다. 지금 이삿짐 싸고 난리 났데.
서영, 은하 : ?
씬/51 화실 (오후)
여기저기 짐을 싼 상자들이 화실 안에 쌓 여있다. 거의 정리가 끝난 분위기. 안드레아와 우진 남은 몇 가지 짐들을 챙기고 있다.
안드레아, 스케치북을 옮기다가 휙 쏟아지는. 스케치북 안에서 쏟아진 은하의 스케치.
우진, 머쓱한데. 안드레아 내색하지 않고 듯이 도로 챙겨서 우진에게 건넨다.
안드레아 : 갑자기 ..무슨 일이야?
우진 : ...어머니가 아프셔.
안드레아 : (놀라는) 그래? 어.. 어제는 아무렇지도 않으셨는데.
우진 : (놀라 보는) 어제 우리 어머닐 만났어?
안드레아 : 아... 말씀 안하셨구나. 어제 선생님이 날 보자 그러셨어.
우진 : 그래? 무슨 일로?
안드레아 : 그게...나도 잘 모르겠더라구. 식사 도중에 갑자기 병원에 호출이 왔다고 그냥 가셨거던. (하다가) ...많이 안 좋으시니?
우진 : ... 모르겠어. 저러시는거 처음 본다.
안드레아 : (걱정스럽다)
우진 : 자.. 이제 웬만큼 된 건가? (손 털고 일어나는데)
들어오는 은하, 서영, 성욱. 우진과 안드레아 보는.
은하와 안드레아의 시선 만나는데 먼저 피하는 안드레아.
서영 : 어 진짜잖아? (우진에게) 정우진 이게 대체 어떻게 된거야?
은하 : (가방 내려 놓고) 뭐 좀 도와줄까 뭐 할거 없어 우진아?
안드레아 : (우진? 은하를 본다)
우진 : 야야 벌써 끝났어. 오려면 빨리 오지. 다 끝내니 이제서야 나타나니? (세사람 손 보고) 게다가 빈손으로 왔어?
성욱 : 그럼 놀래서 뛰어 오는 길인데 뭐 사올 정신이 어딨어? 어떻게 된거야?
우진 : 그냥 그렇게 됐어. 일 좀 시키려고 니들 잡으러 도서관에 강의실에 한참 찾았는데 다들 어딨었어?
성욱 : 강의실! 도서관! 그런 델 찾으니 못 만나지.
서영 : 우린 학무처에 갔었어.
안드레아 : 학무처엔 왜?
서영 : 어... 그게.. (은하 힐끗 보는데)
은하 : (말 끊는) 다 끝난거야?
우진 : 어.. 대강. 좀 있다 차오면 실어 보내면 된다.
은하 : 그럼 우린 나가서 뭐 음료수라도 사올게.
우진 : 그럴래?
은하 : 응.
서영 : 어 나도 같이 가자. (은하와 같이 나서는)
성욱 : (뒤에 대고) 음료수 말구 기왕이면 맥주로 사다 주라 응?
우진 : (피식 웃고)
성욱 : (아이들 나가면) 너 솔직히 말해. 너 이렇게 집에 들어가는거 은하한테 잘 보이려고 그러는 거지?
안드레아 : 어머님이 아프시데.
성욱 : 어?... 그래? 박사님이... 많이 아프시냐?
우진 : 어제 쓰러지셨어. 스트레스야... 내 탓이야.
성욱 : (미안해진)
씬/52 길가 (오후)
걸어가는 은하와 서영. 그러다가 은하 멈춰선다. 아참 서영을 보는.
씬/53 화실 (오후)
세사람 여기저기 조금씩 남은 책들을 챙기는데 성욱 엇쭈 한다.
성욱 : 정우진 시도 읽냐?
우진과 안드레아 보면 성욱 안드레아 빌려준 은하의 시집들을 몇권을 들어 보인다.
우진 : 아, 그거 내꺼 아냐. 은하꺼야.
성욱 : (안드레아 보고) 정말? 얼음 공주도 시를 읽어?
휘리릭 펼쳐지는데 시집속에서 툭하고 떨어지는 솔잎 편지. 안드레아와 우진 그 편지를 본다.
성욱 : 뭐야 이게? (줍는다 풀러 보는) 야 편진가 본데?
우진 : 야야 보지마.
안드레아 : (보는)
성욱 : 우진이에게... ? (우진과 안드레아 번갈아보는)
우진 : 하지마. 이리내.
성욱 : 어어 가만 있어봐. (도망치며 계속 읽어 내려가는) 너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한참을 더 숨어 있고 싶었어.
그치만 이내 너는 내가 숨어 있는 곳에서 날 찾아 내어 주었지.
안드레아 : (말리지 못하고 보는)
안드레아의 머리속에 1회에서 크리스마스 트리에 쪽지를 매달던 은하의 모습이 스쳐 간다.
성욱 : 화가 난 척 했지만 사실은 (성욱의 소리에 은하의 소리가 겹치고)
은하 : (소리) 나는 그날 나를 찾아준 니가 참 고맙고 예뻤어. 왜냐하면 날 찾아준 사람은 그때까지 너뿐이었으니까.
그날부터 쭉 나도 널 찾아내 주고 싶었어. 앞으로의 어느 날인가 이번엔 내가 널 찾아 내는 날이 온다면
너도 그날의 나처럼 나를 그렇게 예뻐해 줄까? 내가 널 좋아하는 것 처럼, 이렇게 마음이 아플 정도로 널 좋아하는 것처럼
너도 날 좋아해 줄까? 좋아해 진심이야 우진아.
우진과 안드레아 굳은 표정. 읽던 성욱도 심각해진 얼굴로 고개를 드는데 어? 하는 성욱.
우진과 안드레아 ! 돌아보면. 문에 은하와 서영이 서 있다. 모두 얼어 붙은 듯 서 있는데.
성욱 : (당황해서) 근데.. 둘중에 어느 우진이야?
은하 : 저기...지갑을 두고 갔어.
하고는 자기 가방을 챙기는데 그리고는 확 뛰어 나간다.
우진 나가려는데 안드레아가 먼저 뛰어 나가는.
씬/54 화실 계단 (오후)
뛰어 내려가는 은하. 안드레아가 뛰어가 은하의 팔을 잡는다. 잡는 동시에 은하, 짝하고 안드레아의 뺨을 때리고 만다.
뒤에서 따라 오던 우진, 멈칫 멈춰서고.
마주 보고 있는 안드레아와 은하. 은하, 때리고도 자기가 놀라서 자기 손을 잡는다.
안드레아 : (표정)
은하 : ...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그래 너야.. 너야 너라구! 이제 됐지? (보다가 휙 돌아서 뛰어 내려 간다)
안드레아 잡지 못하고 그렇게 서 있는. 우진 안드레아를 한번 보는 그리고는 다시 은하를 쫓아 내려간다.
안드레아 우두커니 서서.
씬/55 길가 (오후)
은하 빠르게 걷는다. 우진 뛰어와 은하를 잡는. 은하, 뿌리친다. 우진 다시 잡는다. 다시 뿌리치고 가는 은하.
우진 후 하고 보는 표정. 그러다가 안돼겠다 다시 확 뛰어가 손잡고 돌려 세운다. 은하 그대로 서서 얼굴을 가리고 울기 시작한다.
우진 서서. 은하의 어깨서 손을 올리려다 못하고 그렇게 적당한 거리에 떨어져 있는데.
씬/56 강가 (황혼)
은하와 우진 두사람 나란히 서 있다. 은하 자기 손을 내려다 본다. 빨간 자국이 선명한. 은하 주먹을 꼭 쥐어본다.
우진 : 다 울었냐? (잠시 그러다가 담담하게) .... 내가 구제 해 줄게.
은하 : (본다)
우진 : 구제해 달라며? 내가 널 구제하겠다고. 그러니 너도 날 구제해 줘.
은하 : ?
우진 : 널 좋아한다. 오래 전 ...처음 본 날부터 널 좋아했어.
은하 : ?!
씬/57 안드레아의 하숙방 (밤)
비어 있는 방안.
씬/58 은하의 하숙방 (밤 - 새벽)
은하 벽에 기대어 앉아 있다. 그렇게 밤을 보내고. 새벽이 오는.
씬/59 성당 마당 (새벽)
아직 여명이 깃든 성당 마당을 가로질러 오는 베드로신부. 성당으로 향한다.
씬/60 성당 (새벽)
베드로 신부 문열 열고 들어오는데 그러다 덜컹 하는 표정. 안드레아가 무릎을 꿇고 엎드려 기도하고 있다.
베드로 신부 한동안 그 모습을 바라본다. 천천히 베드로 신부 안드레아에게 다가오는. 그리고는 안드레아의 한손으로 어깨를 잡는다.
안드레아 눈물이 고인 얼굴로 고개를 드는.
베드로 : 안드레아.
안드레아 : ...왜 저인 거죠? 왜 저예요.
베드로 : (본다)
안드레아 : (주루룩 눈물이 떨어져 내린다) 저는... 이제 신부가 될수 없을거 같아요.
베드로 : ! (다른뜻으로 해석한 그리고는) 임경은 박사를 만났니?
안드레아 : (본다)
베드로 : 네.. 어머니를 만난 거니?
안드레아 : ?! (충격)
베드로 : ?
안드레아 : ...제 어머니라구요? ...누가 제 어머니라구요?
베드로 : (스르륵 주저 앉는다)
안드레아 : (표정) 무슨 말이예요!
씬/61 경은의 방 (아침)
경은 침대에 일어나 앉는. 정박사가 와 있다. 아직 옷도 갈아 입지 않은 모습이다.
경은 : 학회는 어쩌구요.
정박사 : (아프게 보는 표정)
경은 : 괜한짓을 했어요.
정박사 : 다행이군 ...당신 날 미워하는 건 좋지만 아프진 말아요.
경은 : (본다)
정박사 : (시선 외면 하고 나가려는) 쉬라구. (나서는데)
경은 : 당신 안 미워해요.
정박사 : (본다)
경은 : 안 미워해. 한번도 미워한 적 없어요.
정박사 : 당신 ....
경은 : 미워할수 없지. 그렇게 좋은 친구였는데.
정박사 : ...무슨 일 생긴 거야?
씬/62 베란다 (아침)
정박사와 경은 정원이 내다보이는 베란다에 나와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경은 눈물이 글썽 글썽한 표정인데.
경은 : ... 우리 셋이 참 좋았어요.
정박사 : (경은을 보는)
경은 : 당신이랑 진수씨하고 나. 셋이 참 좋았다구. (그리운)
정박사 : (당황함을 감추기 위해 찻잔을 잡는다)
경은 : 그때 진수씨가 죽지만 않았어도.. 진수씨가 숨어 있던 곳은 나밖에 몰랐는데.
정박사 차를 마시다 멈칫하는. 빠르게 경은의 얼굴을 바라보는.
정박사 : 그래.. (갈라지는) 당신밖에 몰랐지. 그런데 대체 이제와서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건가?
경은 : 여보...
씬/63 거실 (아침)
이층에서 내려온 우진이 경은의 뒷모습을 보고 베란다로 나가려다 멈칫 정박사의 목소리가 들린다.
정박사 : (소리) 우진이 친 엄마 일이라면 난 당신에게 빌만큼 빌었어.
보면 커텐으로 가려진 뒤에 정박사가 있다.
경은 : (소리) 그 얘기가 아니야. 그 일은 다 나를 위해서 였던거 알아요. 믿어.
우진 : (돌아보는데)
경은 : (소리) 하지만... 그 아이를 고모네 집에 맡겨 두지 말았어야 했나봐.
우진 : ! (돌아본다) ?
씬/64 베란다 (아침)
정박사 경은을 보고 있고. 경은 눈물나는.
경은 : 이렇게 평생.... 이렇게 미어지게 힘들거라면 내 아들을 우진이를 그렇게 버리진 않았을 거야.
정박사 : 여보!
경은 : (본다) 당신한테..그리고 당신 아들 우진이한테..
유리, 너머 서 있는 우진이 표정.
경은 : 유리한테는 염치없고 미안하지만..나 정말 열심히 당신하고 애들 사랑했으니까..
이제 나를 ... 내 아들 우진이에게 보내주면 안되요?
우진 : ?! (거의 유리에 붙다시피)
경은 : 내 아들 안드레아에게 보내주면... 안돼?
우진 : (충격)
경은 : 그애를 만나 버렸어. 그러니 이제는 안돼. 이제는 안돼요. (운다)
망연자실한 정박사. 창뒤에서 믿을 수 없어하는 우진. 울고 있는 경은.
우진 확 몸을 돌린다.
씬/65 길가 (아침)
달리는 우진의 차. 우진 가다가 비틀 한다. 사고 날뻔하는 우진 안되겠는지 갓길에 차를 세운다.
등받이에 털썩 머리를 기대는 우진.
씬/66 하숙집 앞 (아침)
은하 학교에 가려는 듯 나오는. 그러다 멈칫한다. 안드레아의 뒷모습.
은하 : ....
안드레아 : (기척을 느낀 듯 돌아보는)
은하 놀라는 표정. 울고 있는 안드레아.
은하 : 우진아...
안드레아 천천히 다가온다. 다가와서 그대로 은하를 안는. 은하 같이 눈물이 나오는. 안드레아 눈을 꼭 감는다.
은하 : 왜 그래? 대체... 왜 그러는데?
안드레아 : (괴로운) .....은하야 나를... 구해줘.
은하 : !
은하 표정 안드레아 표정.
화면 빠지면 조금 떨어진 곳 모퉁이에 몸을 숨기고 보고 있는 우진의 표정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