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있으니 치과를 다닐 일이 생깁니다. 지난 한해 완이를 키우면서 시간내기가 쉽지않아 꼭 치료받아야 했던 어금니 한 개에 대한 조치를 놓치다보니 그만 뽑아버리게 된 것은 벌써 3개월쯤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 속일 수 없는 것이 눈과 치아라고 하는데, 그래도 나이에 비해 잘 견디는 편이었습니다.
문제는 치과의사. 뭐든 다 뽑자고 합니다. 참으로 친절하고 환자에게 성의껏 해주기는 하는데 의논만 했다하면 다 뽑아내려고 하니 뽑아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듯해서 어쩔 수 없는 것만 조치하겠다고 했습니다. 다음의 예약은 태균이와 함께 가야합니다.
어릴 때 양쪽 아래어금니 두 개에 씌워놓은 크라운이 벗겨졌고 갈라졌기 때문입니다. 어찌보면 태균이의 힘든 치료과정의 마지막 단계일 것인데요, 이제 병원에서 피뽑고 각종 검사하는 것은 능숙하게 하지만 치과치료는 또다른 연습이 필요합니다.
어릴 때는 전신마취를 하고 전체 치아치료를 했지만 지금은 그럴 수도 없으니 해보다 안되면 제주대학 병원내 장애전담 치과로 가야합니다. 의뢰서를 써달라고 미리 부탁해놓았습니다. 그냥 멀리가지말고 동네에서 치료가 되었으면 좋겠지만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원 후에 집에 돌아오면 날씨가 어떻든 운동가자고 하는 것처럼 치과치료도 한번 잘 받으면 잘 해낼 것인데, 자율적인 의지로 입을 벌리고 있어야 해서 치료받기 전까지 매일 연습을 시켜보아야 되겠습니다. 혹시 몰라 태균이와 저는 치아보험까지 가입해 놓았으니 잘 써먹게 될 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제주도는 나흘째 빗줄기입니다. 어제 오후들어서는 빗줄기가 꽤 강하게 뿌려댑니다. 며칠 전에는 서귀포 동쪽 51키로 지점에서 지진도 발생했다니 직접 느낀 것은 아니지만 기후들이 하수상합니다. 하수상한 것이 어찌 기후만이겠냐마는 작금의 사회모습들이 두 지도자의 '자폐성'의 비난과 성토가 대세라서 마음이 씁쓸합니다.
아무래도 자폐성의 지도자 실험은 큰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정치평론가들이 '이런 경우는 정말 처음이야'라고 고개를 갸우뚱해 할 만큼의 비상식적이고 독선적인 행태는 일반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자폐성으로 가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더 지적으로 보이는 얼굴과 비슷한 착각성이 분명 있습니다. 태균이 어릴 때 사진을 보면 똘똘해보임 그 자체였습니다.
그게 얼굴근육을 잘 쓰지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란 것을 뒤늦게 알았기에 지금은 활짝 웃는 얼굴이 너무 좋습니다. 아직 활짝 웃는 얼굴이 안되었다면 부지런히 세로토닌을 올려서라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중에도 우산을 들고 산책을 합니다. 휴대폰이 비에 젖을 새라 제 것만 들고 왔더니 태균이 불공평함에 화를 냅니다. 밖에 비가 오니 휴대폰을 두고가자 하니 얌전히 두고왔는데 엄마는 가지고 나왔으니 이건 불공평하다는 항의를 합니다. 하는 수 없이 돌아가서 가져다가 자기휴대폰을 주니 그제서야 밝아지는 표정, ㅎㅎ 세상보는 눈이 많이 밝아졌습니다. 엄마휴대폰은 안쓰겠다, 내 것을 달라!라는 제스츄어도 웃기고.
그러고는 기어이 우중풍경을 마구 찍어대고 그 와중에 엄마사진도 찍어주고. 요즘보면 사진찍어대기가 큰 스트레스해소인양 중독자처럼 기본 수 백장을 찍어댑니다. 며칠 전에 휴대폰 휴지통에 쌓인 사진만 거의 25,000장이었으니 엄청난 셔터누르기 입니다. 표정 똑같은 사진을 순식간에 열 장도 찍어대니 그것도 참 신기한 기술입니다.
휴대폰 비에 젖으면 수리하러 가는 것도 일이라 조심하라 계속 이르며 주의 당부가 이어진 우중산책! 성실한 것인지, 강박은 날씨를 가리지 않는 것인지, 한번했다하면 그대로 수행하는 우직함인지, 암튼 모두 뒤섞여 진 우중산책이었습니다.
첫댓글 태균씨 어렸을 때 사진 정말 똘똘함 그 자체네요^^ 오늘도 학교 가기 전에 시골길 30분 좀 걷다가 보내고 들어왔습니다. 비가 와서 요즘은 투명우산을 주었더니 우산 쓰는거 참 좋아합니다.
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의뢰서 없이 가능할 겁니다. 그리고 워낙에 많이 밀려있어서(제주는 모르겠습니다) 사전에 전화로도 예약을 대부분 받는 것 같습니다. 택이도 작년 부터 동네 치과가 아니라 장애인구강진료센터에 다닙니다. 작년에는 간호사 포함 6명이 잡고 겨우 검진을 했는데 올해는 저희 부부가 잡고 가볍게 검진과 간이식 스케일링도 했습니다. 대표님 덕분입니다^^
유년기의 태균씨와 젊은 엄마 모습의 대표님, 숨겨진 세월의 무게가 그냥 짠합니다.
티비도 신문도 안 보니 자폐성 논란은 찾아봐야겠습니다.^^
자폐성 논란은 제가 붙인 말이구요, TV에도 신문에도 나오는 말은 아닙니다. 단지 정신이 올바른 사람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여당쪽 두 인물들의 기괴한 행태를 일컫은 말입니다. 자폐성이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기는 하지요...
@황순재 아하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