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영사를 향하여....]
지욱 스님께서 동안거 결재를 하시러 울진의 불영사에 가신다고 뫼시다 드리라는 지엄하신 진종스님의 명을 받들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부랴부랴 준비를 하였다. 전 날 밤에 김밥 재료 준비 하느라 잠을 놓쳐 새벽 2시에 잠들었으니 3시간 밖에 못잔 셈이다. 스님들께서는 오채를 가리시기때문에 식사가 곤란하여 밥과 밑반찬을 준비해서 길을 떠나야 한다. 중앙고속을 타고 영주에서 내려 36번 국도를 타 봉화를 거쳐 불영사에 도착했다.
불영사 입구의 잎을 다 떨군 나무들 사이에서 억새가 빛나 보였다,
계곡의 물은 다 어디로 흘러갔을까? 그리고 지금은 어디에 머무는 것인가!!!!!
스님의 거처 뒤로 쭉쭉 뻗은 기개 넘치는 솔나무는 허전한 마음을 거두어 가고.....
달랑 바나나 박스 2개에 담은 스님의 짐을 보고는 난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여기가 스님이 머물 곳인가보다.
대웅전에 들어가 부처님을 친견하며....
청색보다는 주로 갈색으로 꾸며진 단청이 아름다웠다
방부 들이러 가신다고 ... 가지런히 놓인 신발에서 정갈함을 느낀다.
씩씩한 걸음으로 다가오시는 지욱 스님!!! 여기서 작별을 고하고 3달 후에 만나기로 하며... "스님 건강하시고 큰 스님 되십시오! " "녜, 보살님,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돌아 나오기 전에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니.....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친다는 호수....그래서 불영사!!!
불영사에 얽힌 얘기를 들어보면 ...
정면에 위치한 연못에는 예전에 아홉마리의 용이 살고있었는데 주문을 통해 그 용들을 모두 쫓아내고 그 자리에 절을 짓고 이름을 구룡사라 했다.
그 후에 서편으로 부처의 형상을 한 바위(천연관음석상)가 있어 그 그림자가 항상 못에 비치므로 불영사라 이름을 고쳤으며 불영사에서 바라보는 주위 산세가 인도의 천축산과 흡사하다하여 산 이름을 천축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돌아가는 길은 동해안으로 방향을 돌렸더니, 역시 군더더기 없이 툭 터인 동해다!!!
달리는 차창에 기대어 찍었더니.....
빈 들녘을 바라보며 그 옛날 아버지를 떠올린다. 일찍 돌아가셔서 기억마저 어슴푸레한 아버지!!!!
너무 말씀이 없으셔서 무서웠했던 아버지께 용기를 내어 처음으로 말을 건넨 적이 초등학교 1학년 때이다. 국어 숙제 하다가 옆에 계신 아버지께
"아부지예, 공책 다썼는데예. 공책 좀 사주이소."
"그래, 얼마고?"
어둠이 내리는 빈 들녘에서 아득한 아버지를 느끼며 향수에 젖어 본다.
첫댓글 아름다운 불영계곡의 불영사. 청청한 소나무, 하얀 바위, 맑은 물, 솔바람소리 그리운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