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군의 봉평은 단연 메밀의 고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메밀꽃 필 무렵’이란 소설로 유명한 이효석 선생이 이 고장 출신이어서, 9월 초 메밀꽃이 환하게 피어날 때쯤이면 봉평에서는 효석문화제를 개최합니다. 이때면 봉평의 흥정천 주변을 하얗게 뒤덮는 메밀꽃이 장관을 이룹니다.
그리고 메밀의 고장 답게 메밀막국수 집들이 줄지어 있는 곳이 봉평입니다. 40년이 넘은 막국수집도 있다고 하니, 가히 막국수의 고장이라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오늘 소개할 미가연 역시 봉평에 있는 메밀 음식점입니다. 문을 연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깔끔한 막국수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집입니다.
저희 일행은 이 집에서 비빔막국수와 이대팔 쓴메밀국수 그리고 메밀전병을 먹었습니다. 막국수의 맛은 전체적으로 깔끔합니다. 그리고 면수가 따로 나와서 비빔막국수에 적당히 부어서 비벼 먹으면 되는데, 면수의 맛이 아주 독특하더군요. 오이냉국이 떠오를 정도로 시원한 감칠맛이 느껴지는 면수였습니다. 그리고 비빔막국수에 쓰인 양념장은 조금 매운맛이 느껴졌습니다. 이 양념장의 매운맛과 메밀의 담백한 맛, 이 두 가지 맛이 이 집 비빔막국수의 맛인 것 같더군요.
<비빔막국수>
이대팔 쓴메밀국수라는 메뉴는 이름부터 특이하죠. 이 막국수는 쓴메밀을 섞은 막국수라고 합니다. 쓴메밀은 일반 메밀에 비해 영양가가 훨씬 높고 가격도 비싸다고 합니다. 쓴맛이 강해 쓴메밀이라 부르는 모양입니다. 이대팔 쓴메밀막국수는 쓴메밀과 일반 메밀을 2:8로 섞어서 면을 뽑은 막국수를 말합니다. 쓴메밀과 일반 메밀만 들어갔으니 당연히 100% 메밀로만 만들어진 막국수라고 하네요. 면은 메밀만 들어갔으니 아무래도 점도가 낮아 툭툭 끊어지는데, 쓴메밀의 쌉쌀한 맛이 감돌아 깔끔하면서 쌉쌀한 맛이 느껴지는 막국수입니다.
<이대팔 쓴메밀국수>
메밀전병은 김치와 야채를 다져서 메밀에 싸서 내는 음식입니다. 강원도의 전통 음식으로 만들기가 간단해 장터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는 음식이죠. 이 집의 메밀전병 역시 깔끔한 맛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집은 막국수집에서 특이하게 육회를 내고 있습니다. 메밀싹 육회라는 메뉴인데 저는 먹어보진 못했지만, 인터넷을 보니 평이 괜찮은 것 같습니다.
<메밀전병>
봉평의 미가연은 막국수로 이제 꽤 유명해진 집입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맛을 내는 집으로 보입니다. 막국수의 맛이야 사람들의 입맛에 따라 다 다르게 느껴지니, 제가 개인적으로 맛이 좋다 나쁘다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는 집이니 막국수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봉평을 여행할 때 한 번쯤 들러서 직접 맛을 보시기 바랍니다.
물막국수, 비빔막국수 6,000원, 이대팔 쓴메밀국수 10,000원, 메밀전병, 메밀전 5,000원, 메밀싹 육회 25,000원.
미가연 : (033)335-8805,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창동리 359-10
미가연은 봉평읍내 큰길 가에 있습니다. 봉평이 작은 마을이라 찾기 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