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인체에 센서를 장착하여 각종 생리데이터를 수집하려 하고 있다. 바야흐로 헬스케어 혁명이 일어날 조짐이다."
이미지 출처: Mary Rodgers et al., "A review of wearable sensors and systems with application in rehabilitation", J Neuroeng Rehabil., 2012; 9: 21.
스웨덴 시스타 소재 아크레오(Acreo)라는 (스웨덴 정부 출연) 전자통신연구소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예란 구스타프손은 사람들을 볼 때마다 승용차를 생각한다. 수십 년 전 조립라인에서 꾸역꾸역 쏟아져 나오던 구식 승용차들을 말이다. 그 당시에는 끔찍한 사고가 많이 일어났지만, 오늘날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요즘에는 승용차에 장착된 최신 센서, 컴퓨터, 정교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문제를 미리 지적해 주므로, 대형사고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인체에 대해서도 비슷한 상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전세계에는 이런 비전을 품고 있는 업체들이 많은데, 구스타프손이 일하고 있는 아크레오도 그런 비전을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회사 중 하나다. "아파서 병원에 입원한 다음에야 각종 건강상 문제를 줄줄이 발견하는 대신, 인간의 몸에도 - 최신 자동차처럼 - 센서를 이용한 조기경보시스템을 장착하여 문제를 사전에 체크한다"는 것이 아크레오를 비롯한 업체들의 구상이다.
구스타프손이 소속된 팀은 스웨덴 린셰핑 대학교의 연구진과 손을 잡고, 피부 표면에 장착하는 센서를 개발했다. 그들의 목표는 여러 개의 센서들을 연결하여 체내 인트라넷(in-body intranet)을 구성하는 것이다. 다른 연구팀들도 동맥경화를 감지하는 피부패치에서부터, 뇌전증 발작을 감지하는 장비, 그리고 뇌(腦)의 환부에 자동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차세대 장비들은 (체내에서 작동하는) 기존의 심장박동조율기나 전자장비 등과 달리 피부에 이식되어 작동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재료과학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피부에 센서를 이식한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피부에 이식되는 장치는 신축성이 뛰어나 수축과 이완이 자유롭고 이물감을 주지 말아야 한다. 또한 인체와의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려면 혁신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인체를 감시하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구스타프손의 비전을 실현하려면, 새로운 동력원과 정보전달방법도 필요하다.
그러나 헬스케어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도 좋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한다. "좋으면 뭐 해? 그림의 떡인 걸. 나에게까지 차례가 돌아오려면 20년은 더 있어야 할 걸?" 게다가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장비들과 통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얻는 것도 문제다. 그러나 일리노이 대학교 어바나 샴페인의 존 로저스 박사(재료과학)는 장밋빛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인체에 장착된 센서는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장치의 자연스러운 연장이다 (http://www.nature.com/news/what-could-derail-the-wearables-revolution-1.18263). 나는 새로운 전자공학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 그것은 우리에게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와, 궁극적으로는 인체와 한몸인 것처럼 자연스레 통합될 것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참고】 인체에 이식하는 센서
인체에 센서를 이식하면, 질병이 위중해지기 전에 의학적 문제를 체크하는 '사전경보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난제(難題)들을 극복해야 한다.
1. 피부 표면에 이식하는 센서
피부 표면에 이식하는 센서는 이식과 제거가 쉬우며, 호흡, 심장박동, 혈압, 기타 활력징후들에 대한 고품질 데이터를 제공해 준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인체의 자연스런 움직임에 따라가야 하므로, 재질이 유연하고 인장강도가 우수해야 한다.
2. 피부 아래에 이식하는 센서(예: 탄소 나노튜브 기반 센서)
피부 아래(피하조직)에 센서를 이식하면, 혈액 속에 돌아다니는 풍부한 화학신호(생체지표)들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오래 버틸 수 있어야 하므로, 센서의 내구성이 뛰어나고, 생체적합성이 우수하여 면역반응을 유발하지 말아야 한다.
3. 체내 깊숙이 이식하는 센서(예: 뇌에 이식하는 유연한 센서, 유연한 심장박동조율기, 척수에 이식하는 이온펌프)
심장이나 뇌 등의 심부조직에 이식하는 센서들은 표적장기에서 직접 정보를 수집하고 필요한 곳에 약물이나 자극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케이블 없이 동력을 얻고 데이터를 전송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이상의 센서들은 궁극적으로 연결되어 인트라넷을 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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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부 표면에 부착하는 센서
"웨어러블 장비의 첫 번째 단계는, 피부에 직접 무선센서를 이식하여 일련의 활력징후들(예: 체온, 맥박, 호흡률)을 체크하는 것이다. 그런데 피부는 구부러지고, 펴지고, 부풀어오르기 때문에, (단단한 실리콘 웨이퍼를 기반으로 한) 기존의 전자공학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라고 로저스 박사는 말한다.
로저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표피전자공학(epidermal electronics)을 이용하여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했다. 그들이 개발한 스티커형 패치에는 미세한 센서들이 가득한데, 신축성있고 생분해가 가능하며 사용자가 착용감을 거의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 패치는 일반적인 실리콘 전자공학을 이용했지만, 대폭 슬림화한 데다가 유연한 고무 재질의 배킹(backing)을 이용하여 탄력성을 극대화했다(참고 1). 동력은 근처의 자기장에서 가져오거나 전파를 이용하여 얻고, 와이어와 안테나는 S자형이어서 구부리거나 비틀거나 당겨도 끄떡없다. "그것은 마치 어코디온처럼 형체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라고 로저스 박사는 설명했다.
로저스 박사는 매사추세츠 주 렉싱턴에 MC10이라는 바이오업체를 공동 설립하여, 내년에 바이오스탬프(Biostamp)라는 장치를 판매할 계획이다. 바이오스탬프는 피부에 일시적으로 부착하여, 심장의 전기활성, 수화상태(hydration), 체온, 자외선노출 등을 측정할 수 있다. 바이오스탬프의 1차 고객은 소비자지만, 로저스가 궁극적으로 노리는 표적은 의료기관이다. (현재 어바나에 있는 칼재단병원(Carle Foundation Hospital)의 신생아집중치료시설에서 진행중인 임상시험에서, 의사들은 - 영상장치나 케이블 없이 - 바이오스탬프만으로 신생아의 활력징후를 측정하는 방식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또한 MC10은 벨기에의 UCB와 제휴하여, 파킨슨병 환자의 떨림 증상을 모니터링하고 약물복용 여부를 확인하는 패치제의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로저스 박사가 개발한 패치는 크기가 비교적 작지만, 일본 도쿄 대학교의 공학자 소메야 타카오 박사는 이보다 훨씬 더 넓은 전자피부를 개발했다(참고 2). 그가 최근에 개발한 것은 두께가 1마이크로미터밖에 안 되고 야들야들하며 가볍지만, 인장강도가 매우 뛰어나 팔꿈치나 무릎에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내장된 센서를 이용하여 체온(상처 부위에서 열이 나는 것은 감염의 징후임), 습도, 맥박, 혈중 산소농도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소메야 박사는 실리콘을 완전히 배제하고 (탄소 기반 폴리머 등으로 구성된) 부드러운 유기화합물을 사용했는데, 유기 회로를 플라스틱 필름 위에 인쇄할 수 있어 원가가 적게 들고 대량생산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온도가 높거나 수분이 많은 환경에서도 전천후로 사용할 수 있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제난 바오 박사(화학공학)는 전자피부에서 영감을 얻어, 필름 사이에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고무돌기를 끼워 얇은 압력센서를 만들었다(참고 3). 이 센서에 미세한 압력을 가하면 플라스틱 돌기가 눌리고, 필름 사이에 흐르는 전류가 바뀌어 압력을 감지할 수 있다. 이것을 심장감시장치(heart monitor)에 사용하면 압력파가 동맥에 퍼져나가는 속도를 추적할 수 있어, 혈관이 얼마나 뻣뻣해졌는지를 알 수 있다. 작년에 미 FDA는 무선 압력센서를 승인했는데, 이것은 진행성 심장질환 환자의 심장에 이식하도록 되어 있다. 바오 박사가 만든 압력센서도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피부 표면에 이식한다는 점이 다르다.
2. 피부 속 깊숙이 이식하는 센서
피부 표면에 부착하는 센서는 편리하기는 하지만, 체내에 이식하는 센서만큼 많은 정보를 얻을 수는 없다. "병원에서 피를 뽑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혈액 속에는 질병을 예측하는 데 필요한 표지(marker)들이 많이 들어 있다"라고 MIT의 마이클 스트라노 박사(화학공학)는 말한다.
그러나 체내 깊숙한 곳에 센서를 이식하려면, 몇 가지 선결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체내에 이식하는 센서는 독성이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 체내에서 몇 년 동안 안정적으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생체적합성이 있어서 면역반응을 유발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센서들은 대부분 한두 가지의 결격사유를 갖고 있다. 예컨대 현재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사용되는 (생분해성) 센서는 효소반응을 이용하여 혈당을 감지하는데, 이 반응에서 생성되는 과산화수소가 센서를 쉽게 망가뜨리기 때문에 수 주 이내에 교체해야 한다.
스트라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합성물질을 개발했다 (http://www.nature.com/news/nanotube-implants-show-diagnostic-potential-1.18219). 이 물질은 수용성 젤과 혼합하여 - 마치 문신에 사용하는 잉크처럼 - 피부 밑에 주입한다. 이 '잉크'는 폴리머 가닥으로 코팅된 탄소나노튜브로 구성되어 있는데, 생체지표(biomarker)를 인식하여 마치 열쇠와 자물쇠처럼 결합한다(참고 4). 생체지표가 폴리머와 결합하면 나노튜브의 광학적 속성이 미세하게 변화하여 - 마치 문신처럼 - 빛을 발하고, 이로써 생체지표의 존재를 알 수 있다.
스트라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일산화질소(NO: 염증의 표지로, 감염이나 암을 나타냄)의 혈중농도를 모니터링하는 탄소 나노튜브 센서를 개발했으며(참고 5), 포도당이나 코르티솔(스트레스의 생체지표로, PTSD와 불안장애를 진단하는 데 유용함)을 감지하는 센서도 개발하고 있다. NO 센서는 마우스에게서 400일 동안(스트라노 박사가 아는 한 최고기록임) 작동했으며, 어떠한 면역반응도 유발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장비들의 경우에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전자공학 장치, 특히 플라스틱과 유기물을 기반으로 한 장치들의 장기적 효과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라고 바오 박사는 말한다.
이제 스트라노 박사는 MIT의 대니얼 앤더슨 박사와 손잡고, 센서와 약물전달시스템(DDS)을 결합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두 사람은 MIT의 로버트 랭어 박사가 개발한 마이크로칩 (http://www.nature.com/news/2009/090304/full/458022a.html)을 이용하여, 다양한 생체지표에 반응하여 (폴리머 캡슐에 봉입된) 약물을 방출하는 장치를 개발할 예정이다. 센서 없이 약물을 전달하는 「파마시 온 어 칩(pharmacy on a chip)」의 임상시험은 2012년, 골다공증에 걸린 여성들을 대상으로 최초로 실시된 바 있다(참고 6).
하지만 (광범위한 연구결과가 누적되어 있는) 당뇨병의 경우를 제외하면, 체내에 이식한 전자장치를 이용하여 질병을 정확히 탐지하고 자동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아직 요원하다. 스트라노 박사가 개발한 장치들은 표적분자에 효과적으로 결합하기는 하지만, 생체지표의 변동이 의미하는 임상적 시사점들이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스트라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센서의 적절한 위치와 반응속도를 결정하기 위해, 인체 내의 생체지표에 대한 모형을 구축하고 있다. "하나의 생체지표가 과잉발현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리려면, 종종 여러 개의 센서들이 보내온 정보들을 종합해야 한다"라고 구스타프손과 함께 연구하는 린셰핑 대학교의 망누스 베리그렌 박사(전자공학)는 말한다.
3. 움직이는 표적
일부 과학자들이 겨냥하는 표적은 더욱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데, 이 경우에는 좀 더 유연하고 생체적합성이 뛰어난 센서가 필요하다. 만약에 뻣뻣한 센서가 움직이는 장기(예: 심장, 뇌)와 마찰을 일으킨다면, 인체는 신속히 상처조직을 생성하여 센서를 둘러쌀 것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를 대비하여 (장기의 움직임에 맞춰) 움직이는 센서가 필요하지만, 센서가 움직일 경우 데이터가 부정확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프랑스 생테티엔 국립고등광업학교의 조르주 말리아라스 박사(생물전자공학)는 뇌전증이나 파킨슨병 환자의 뇌를 모니터링하는 데 사용되는 '뻣뻣한 센서'를 '신축성있는 센서'로 대체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신축성있는 센서는 유기 폴리머로 만들어지는데, 전기 전도성이 있어서 화학신호(전기적 패턴을 만드는 이온의 유입)에 반응한다. "신축성이 있으면 센서의 감도가 개선될 뿐 아니라, 완전히 다른 방식의 ‘생체-센서 인터페이스’가 탄생하게 된다"라고 말리아라스 박사는 말한다.
"우리가 최근 개발한 센서는 개별 뉴런의 발화를 탐지하는데, 랫트와 두 명의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마쳤다. 이 센서는 약물을 전달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라고 말리아라스 박사는 말했다. 유기전자이온펌프(organic electronic ion pump)는 전압에 반응하여 저장소에 있는 약물(대전된 작은 입자)을 방출한다. 말리아라스 박사는 린셰핑 대학교,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원의 연구진과 함께, 뇌전증 센서를 이온펌프와 결합하여 뇌전증 치료제를 (경련발작에 반응하여) 정확한 병소에 전달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참고 8). 베리그렌 박사와 린셰핑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통증조율기(pacemaker for pain)를 만들었는데, 이것을 이용하면 척수에 직접 진통제를 전달할 수 있다(참고 9).
4. 지속적인 동력 공급
모든 전자장치의 아킬레스건은 전력을 계속 공급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피부나 피부 근처에 이식된 장치는 안테나를 이용하여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지만, 이것도 근처에 외부 동력원이 있다는 전제 하에서 가능하다. 그러나 몸 속 깊은 곳에 이식된 센서는 종종 배터리에 의존해야 하는데, 이 경우 배터리의 '크기'와 '정기적 교체'가 문제점으로 떠오른다. 그리고 일부 장치(예: 베리그렌 박사가 개발한 통증조율기)의 경우 와이어가 필요한데, 이것은 성가실 뿐 아니라 감염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문제점들을 회피하기 위해, 조지아텍의 왕 종린 박사(나노과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 10년 동안 인간이 걷거나 호흡을 할 때 발생하는 미세한 기계적 에너지를 이용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우리는 인체의 움직임을 전력으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라고 그는 말한다.
왕 박사가 최근에 설계한 장치는 (오랫동안 말썽꾸러기로 여겨져 온) 정전기를 이용하여, 흡기와 호기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심장박동조율기의 동력으로 전환시킨다(참고 10). 발전기의 양쪽 표면은 상이한 폴리머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위를 (회로에 연결된) 전극이 뒤덮고 있다. 그리하여 사용자가 숨을 들이쉬거나 내쉴 때면, 양쪽 표면이 닿거나 분리되면서 전자를 교환한다(풍선을 털옷으로 문지를 때 정전기가 발생하는 현상과 동일한 원리다). 이런 식으로 전하가 축적되면 전선에 전류가 흐르게 된다. "당신이 흡기와 호기, 상하좌우 운동을 할 때마다 전력이 발생한다"라고 왕 박사는 설명했다.
왕 박사는 2014년부터 랫트를 이용하여, 종이 몇 장 두께에 해당하는 발전장치에서 밀리와트 수준의 전력을 생산하는 실험을 해 왔다. 이제 그가 이끄는 연구진은 돼지를 이용하여 동일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로저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마그네슘 등의 금속으로 만들어진 전극을 이용하여 생분해성 배터리를 개발했는데(http://www.nature.com/news/biodegradable-battery-could-melt-inside-the-body-1.14919), 이 금속들은 저농도에서 안전하며 체내에서 서서히 용해된다(참고 11). "모든 센서들은 수명이 제각기 다르다. 어떤 장치들은 평생 동안 계속 작동해야 하며, 어떤 장치들은 일시적 (http://www.nature.com/news/biodegradable-electronics-here-today-gone-tomorrow-1.11497) 으로 작동해야 한다"라고 로저스 박사는 말한다.
5.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
인체에 이식하는 센서는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외부의 컴퓨터나 병원으로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므로 해커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웨어러블 장치산업에서는 진작부터 해킹을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해 왔다. "반도체 칩이 체내에 도입되는 순간, 해킹(http://www.nature.com/news/what-could-derail-the-wearables-revolution-1.18263)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다"라고 소메야 박사는 말한다.
한 가지 해결책은 데이터를 장치 자체에서 분석한 다음, 무선으로 전송하는 데이터의 양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다. 또 다른 해결책은 무선전송을 아예 회피하는 것이다. 스웨덴의 연구진은 미발표 논문에서, 인체의 수분을 이용하여 체내 인트라넷(in-body intranet)을 구성하고, 신호를 외부로 전송하는 빈도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연구진에 의하면, 사용자가 장치를 손으로 만져야만 센서와 센서 사이, 센서와 스마트폰 사이에서 정보가 전달된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신호전달에 소요되는 전력을 절약하고,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과 무선 라우터의 트래픽을 줄일 수 있다. "현재의 기술로는 데이터를 센서들 사이에서 교환하고, 스마트폰으로 전송할 수 있다. 조만간 피부에 장착된 센서로 데이터를 집약시키는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데이터는 체내에서만 전달되고 외부로 노출되지 않는다"라고 베리그렌 박사는 설명했다.
"장치의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새로운 재료를 개발한 과학자들은 보건당국과 힘겨운 줄다리기를 해야 한다. 또한 말썽이 생길 경우, 화합물의 공급자들은 자칫하면 송사(訟事)에 휘말릴 수도 있다. 이는 과학자들과 화학업체들로 하여금 새로운 재료의 채택을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라고 말리아라스 박사는 말한다.
베리그렌 박사가 이끄는 아크레오의 연구진은 체내에 이식된 일련의 장치들을 연결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대한 비전을 실현하려면 여러 업체들과 연구팀들의 공동작업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보험회사들과 헬스케어 제공자들의 도움도 요구된다.
베리그렌 박사는 커다란 장애물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모든 센서들을 연결한다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에서는 이를 인상적으로 실현했다. 오늘날에는 갓길에서 수리를 기다리는 승용차를 구경하기가 힘들다. 인간에게도 이 같은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라고 베리그렌 박사는 말했다.
말리아라스 박사도 베리그렌 박사의 의견에 동의한다. "승용차는 기껏해야 10년 동안 사용한다. 우리의 몸은 80~90년 동안 사용해야 한다. 인체는 승용차보다 훨씬 더 소중하다"라고 그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Kim, D.-H. et al. Science 333, 838–843 (2011). 2. Kaltenbrunner, M. et al. Nature 499, 458–463 (2013). 3. Schwartz, G. et al. Nature Commun. 4, 1859 (2012). 4. Zhang, J. et al. Nature Nanotechnol. 8, 959–968 (2013). 5. Iverson, N. M. et al. Nature Nanotechnol. 8, 873–880 (2013). 6. Farra, R. et al. Sci. Transl. Med. 4, 122ra21 (2012). 7. Khodagholy, D. et al. Nature Neurosci. 18, 310–315 (2015). 8. Williamson, A. et al. Adv. Mater. 27, 3138–3144 (2015). 9. Jonsson, A. et al. Sci. Adv. 1, e1500039 (2015). 10. Zheng, Q. et al. Adv. Mater. 26, 5851–5856 (2014). 11. Yin, L. et al. Adv. Mater. 26, 3879–3884 (2014). ※ 출처: Nature 528, 26–28 (03 December 2015) http://www.nature.com/news/the-inside-story-on-wearable-electronics-1.18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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