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 회상
순례준비(2017.1~4: 4개월)
오늘(5월 16일) 잎마늘 종자 뽑는(매는) 작업을 했다.
6년전 2017년 이맘 때 산티아고 순례를 가기위해 어쩔 수 없이
2주정도 일찍 마늘을 맸는데 동네 분들한테 한 마디 들었지요.
너무 일찍 마늘을 맨다고~~
요즈음도 종종 산티아고 까미노(길)를 걸었을 때를 떠올리곤 합니다.
무연히 홀로 생각에 잠겨 있을때면
고독의 축복인 내 머리속으로 홀연 번뜩이는 까미노.
그때 내 가슴은 기쁨에 차고 살며시 미소짓곤 한다.
2016년 축일이며 생일인 12월 26일에는
딸과 사위가 생일 선물로 산티아고 순례를 보내준다고 하여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절했지만 결국 가기로 결심하고
올레길을 걷는 등 완벽한 준비를 한 후 순례를 무사히 다녀왔지요.
또 가고싶은 마음이 있지만 그때를 회상하면서
간접적으로나마 다시 순례를 하고싶어 정리해본다.
순례를 결정하고나니 많은 걱정이 앞선다.
인생을 살면서 낯선 곳으로 혼자 여행을 할 때,
(미국 보스턴 영어연수, 새로운 생맥주 업태 개발을 위한 영국 체류 등),
그리고 새로운 업무를 부여받는 일(소주 신제품개발팀장, 영업교육팀장 발령)과
그리고 퇴사 후 전원생활을 결정할 때에
많은 걱정을 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걱정을 줄이는 일은 사전에 많은 준비를 통해서다.
이번에도 800킬로를 걷는 일(체력), 의사소통 문제(스페인어, 영어)
음식과 문화(나는 양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음)
30일 넘는 기간 숙박문제 등이 걱정이 되었다.
1. 체력문제는 올레길 왕복(850킬로)을 걸으며 체력을 단련.
2. 의사소통문제는 아주 기초적인 스페인어(발음, 기초 인사 등) 독학.
3. 매일 순례하는 지역 사전 공부와 음식과 문화해결을 위해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 책을 만들어 예습함.
4. 매일 숙식문제와 간단한 정보를 위해 산티아고 가이드북 구입하여
매일 걷는 거리와 숙박할 알베르게, 방문할 순례지 작성.
이러한 준비를 4개월 하고나니 두려움이나 걱정이 많이 해소되었다.
현지에서 돌발상황이 날 경우는 그 때 해결하기로 하였다.
올레길 완주
2017.2.28~4.10
2.28일부터 올레길 걷기 시작.
실전처럼 배낭무게를 10킬로로 만들어 메고 걸음.
우리집에서 시작하는 13코스부터 걷기로 함.
차를 가지고 출발점으로 이동해야 하기에 코스마다 왕복하기로 결심함.
완주하게 되면 850킬로미터가 되어
산티아고 순례길 800킬로를 한 번 걷고 가는 것과 같은 효과.
그리고 걷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
즉 각종 부상, 스틱사용방법. 안내표시 찾는 방법등에 대해 미리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됨.
4월 10일 완주하고 완주증을 받음.
완주하고 나니 제주의 구석구석 속살을 다 들여다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음.
코스마다 바당(바다)올레, 하늘올레(오름), 밭을 통과(밭담)하고
마을을 돌아나오는 제주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도록 짜여있어
제주 문화, 풍경 등을 감상 할 수 있는 계기가 됨.
매일 그날의 걷는 지역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점심을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집을 찾아 먹는 재미도 있었음.
하루 하루 그날 일정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준비하고 걷다보니 완주할 수 있었음.
이러한 것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됨.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여행준비
일 자 | 내 용 | 비 고 |
2016.12.26 | 유나와 사위가 생일(축일)에 제주에 와 여행계획을 말함 가기 싫다고 하자 많이 실망 함 보내고 나서 마음이 언잖아 마음이 혼란한 상태 | |
2017.01.09 | 권구택 신부님 우리 집 방문 당신이 순례길 걷고 온 일을 이야기하며 꼭 한번 갈 것을 권유. 가게 되면 장비 등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부추김 | |
1.10 | 새벽에 혼자 마늘을 다듬으며 한 번 걷자고 다짐 아이들 기대에 부응하고, 나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고생하며 영성을 다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여 5월에 출발하는 계획으로 영어공부와 걷기를 준비하기로 함 결심을 하고 나니 온 몸의 전율이 일어나며 무미건조한 신앙생활에서 새 삶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생겨남 | |
1.12 | 오늘부터 스페인어 기초 공부 시작 – 인터넷 동영상 시청 | |
1.22 | 비행기표 예약(왕복) 5.15~6.25/ 1,361,300원 스페인 여행의 본격적인 시작 | |
1.23 | 9일 기도 시작: 유나의 가정과 나의 여행준비를 위해 | |
2.01 | 바르셀로나에 대한 정보 수집/ 인터넷 | |
2.16 | 등산화,배낭 및 여행준비물 구입 – 유나 바울리나와 함께 | |
2.19 | 마드리드- 빰플로냐 37.38 유로, 팜플로냐- 생장 22.1유로 버스표 예매 | |
2.22 | 산티아고-바르셀로나 비행기 예약 산티아고 1박, 마드리드 3박, 바르셀로나 4박 숙소 예약 예상여행 경비 산출 약 500만원 (준비물 구입 140만,항공료 136만 포함) | |
2.25 | 걷기시작 10킬로 평지, 맨몸 | |
2.26 27 | 5.5킬로 배낭 메고 10킬로 걸음 – 평지 | |
2.28 | 올레 13코스 왕복 28킬로 7:30-14:00(6시간 30분:저지오름은 1번만 올라감) | 올레길 시작 |
4.03 | 추자도 올레 다녀 옴. 머렐에서 등산화, 점퍼, 앞가방 추가구입 | |
4.05 | 권 안드레아 신부님 통화, 택배도 좋다고 하자 굳이 방문하시겠다고 - 스틱, 윈드자켓, 오리털 배낭전달 차 | |
4.10 | 올레 26코스 425Km 완주(나는 850Km) | 올레길 완주 |
5.14 | 제주출발 (유나 집에서 숙박) | |
5.15 | 인천공항 출발 | |
여행 일정표
일자 | 내 용 | 숙 소 | 비고 |
17. 05.15 | 14:45 인천공항 출발 23:35 마드리드 도착 | 바라하스 -솔프라도 30유로 | 30~65 유로(1박) |
16 | 마드리드 관광(세고비아+마드리드) | 솔민박 프라도점 | 1박 55/ 2박60 |
17 | “ (똘레도+프라도 미술관) | “ | |
18 | 마드리드 ⇒ 팜플로나 ⇒생장피드포르 | St. Jean Pied d’Port | 출발지로 이동 |
19 | | Roncesvalles | day1 25.6km |
20 | | Larrasoana | 2 27.1 |
21 | | Cizur Menor | 3 19.7 |
22 | | Puente la Reina(왕비의 다리) | 4 19.0 |
23 | | Estella | 5 21.9 |
24 | | Los Arcos | 6 21.2 |
25 | | Logrono | 7 27.8 |
26 | | Najera | 8 29.6 |
27 | | Santa Domingo de la Calzada | 9 21.0 |
28 | 주님 승천 대축일 | Belorado | 10 22.7 |
29 | | Ages | 11 27.4 |
30 | | Burgos (대성당) | 12 23.0 |
31 | | Hontanas | 13 31.1 |
06.01 | | Boadilla del Camino | 14 28.5 |
2 | | Carrion de los Condes | 15 24.6 |
3 | | Terradillos de los Templarios | 16 26.6 |
4 | 성령강림 대축일 | Calzadilla de los Hermanillos | 17 26.8 |
5 | | Mansilla de las Mulas | 18 24.5 |
6 | | Leon (대성당) | 19 18.1 |
7 | | Villar de Mazarife | 20 23.1 |
8 |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 오르비고 다리 | Astorga | 21 30.1 |
9 | | Rabanal del Camino | 22 20.3 |
10 | 쿠르사 데 페로 철십자가 | Molinaseca | 23 26.5 |
11 | 삼위일체 대축일 | Villafranca dil Bierzo | 24 30.7 |
12 | | O’Cebreiro (성체기적) | 25 28.4 |
13 | Hospital de la Condesa 산로케 순례자 상 | Tricastela | 26 21.1 |
14 | | Sarria | 27 25.0 |
15 | | Portomarin | 28 22.9 |
16 | | Palas de Rei | 29 26.1 |
17 | Lavacolla 목을 씻는 곳 | Arzua | 30 29.4 |
18 | 그리스도 성체 성혈 대축일 | Monte do Gozo | 31 34.7 |
19 | Santiago de compostela | Hortas P.R 38유로(1박) | 32 4.6 |
20 | Santiago de compostela⇒ 바르셀로나 | 그란비아 호텔(20-23) | 300 유로(4박) |
20 | 바르셀로나 야경 | | 자건거나라 |
21 | 몬세랏+와이너리 | | |
22 | 가우디 집중투어 | | |
23 | 고딕지구+피카소 미술관 | | |
24 | 11:15 바르셀로나 6.25 09:35 인천도착 | | |
이렇게 나름 완벽한 준비를 하고나서
40일간 돌볼 수 없는 밭작물이 걱정이 되었다.
바울리나에게 부탁은 했지만 힘든 일들은 사전에 하기로 하여
2주일 전에 동네분들에게 핀잔을 들어가며 씨마늘 작업을 했고,
어떠 어떠한 일을 하라고 바울리나에게 부탁을 하고 서울로 향했다.
딸 집에서 하루 밤 묵으며 한 동안 먹지 못할 한식으로
저녁, 다음 날 아침, 그리고 공항에서 점심을 먹으며
영양을 보충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인천공항에서 탑승수속을 마치고 딸, 사위의 환송을 받으며
보무도 당당하게 출국심사를 받으러 들어갔다.
야~호! 이제부터 시작이다!!
첫댓글
세잎 클로버 님
인생 역사의 페이들
책으로 한권 발간하시면
후세데 큰 지침이 될까 하는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70대초반인 2012년 4월에 친구들과 셋이서
Camino de Santiago" 800km 순례길을 떠나려고
수개월에 걸쳐 자료수집등 만반의 준비를 완료 하고
출발을 일주일 앞두고 제가 경영하던 회사가
거래처로 부터 거액의 부도를 맡는 돌발사고가 발생하여
저는 순례길 여행을 포기 하고 친구 둘이서만 완주하고 온
일이 있었습니다. 그후로는 기회를 만들지 못해
산티아고 순례길은 결국 못갔는데 그후론
산티아고 다녀온분 얘기만 들리면 지금도 화가 난답니다. ㅎ
부럽습니다. 잘 다녀 오셨습니다. 늦었지만 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