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 문화의 숨결과 풍성한 먹을거리가 있는 곳 영월 다하누촌의 한우, 묵밥, 곤드레밥 등은 떠나기 전부터 침샘을 자극한다.
역사의 숨결이 배어 있는 수려한 비경 언뜻 보면 조용하고 평범한 듯하지만 곳곳에 숨어 있는 영월의 매력을 알고 나면 여행 계획 1순위로 '영월'을 올리게 되는 것은 물론, 이 근처를 오갈 때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들르게 된다. 국내 유일의 호랑이 무덤, '술이 솟아난다'는 술샘, 아늑한 망산을 오르면 만날 수 있는 누각 '빙허루', 주천의 명물 쌍섶다리, 전통 고택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민가의 삶을 체험해볼 수 있는 '김종길 가옥' 등을 지나는 '주천 느림길'은 따스한 봄날 찬찬히 걷기에 딱 좋은 코스다. 삼 면이 바다인 한반도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선암마을의 한반도 지형은 볼수록 신기하다. 북쪽의 백두산, 남쪽의 포항 호미곶까지도 섬세하게 자리하고 있다. 쪼개진 절벽 사이로 세상을 내려다보는 선돌, 짧은 생을 마감한 단종이 머물던 곳인 청령포 등도 반드시 찾아봐야 할 곳. 특히, 반도 모양의 지형을 이룬 청령포는 이곳에 배어 있는 애절한 이야기와 눈부시게 아름다운 경치가 대조를 이뤄 아름다움을 더한다. 또,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올라 있는 단종의 무덤 '장릉'과 애달픈 사연을 간직한 '자규루'도 잊지 말고 들러 아이들과 함께 역사의 숨결을 느껴보도록 하자. 또, 국내 최초의 지리 테마 박물관인 '호야지리박물관'에서는 희귀한 자료들을 보며 지도 안에 흐르는 역사를 더듬어볼 것. 영월에서는 풍부한 광물 자원과 카르스트 지형, 감입곡류천 등 다양한 지형을 볼 수 있어 실제로 지리 교과서와 연계된 학습을 할 수도 있다. 안전성이 입증된 110m 갱도에는 레일을 설치해 관광객들이 당시의 채탄 작업을 직접 해보는 체험장도 마련했다. 또, 영월군청 근처에 자리한 '동강사진박물관'에서는 상설전시 외에도 수시로 수준 높은 기획전시가 열리니 들러 감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만나는 봉래산 800m 정상에 자리하고 있는 별마로 천문대는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뜻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천문대로 유명하다. 숙박동도 마련돼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밤을 지내는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도 있다. 꼼꼼히 잘 세워야 한다. 고향의 향취가 듬뿍 담긴 맛깔스러운 별미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봄이 선사하는 싱그러움을 만끽해야 할 5월이다. 모처럼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아름다운 자연과 세계문화유산을 간직한 강원도 영월로 떠나보자. 입맛 도는 봄에는 맛있는 먹을거리로 에너지를 채워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난다면 영월만큼 좋은 곳이 또 있을까. 동강과 서강의 깨끗하면서도 수려한 풍광, 단종의 애사가 서린 청령포와 장릉, 4억 년의 신비를 간직한 고씨굴, 정상에서 고요히 밤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는 별마로 천문대를 비롯한 18개의 박물관, 건강한 재료를 사용한 맛깔 나는 음식까지. 여행지로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요소를 두루 갖춘 곳이 바로 영월이다.
서울에서 2시간여를 달리면 영월에 도착한다. 강원도 특유의 포근하면서도 수려한 산세가 눈에 들어온다 싶으면 영월 입구 주천면에 들어선 것. 질 좋은 한우를 값싸게 즐길 수 있는 다하누촌이 들어선 이후 주말이면 '고기 맛'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자연과 전설, 그리고 이야기가 어우러진 '주천 느림길'을 걸어볼 것을 권한다.
아프리카의 독특한 미술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영월아프리카미술박물관.
빠알간 연탄불이 꽃처럼 피어나는 주천면을 지나 영월읍 쪽으로 향하다 보면 맑고 청아한 영월의 비경을 만날 수 있다. 오밀조밀한 산세와 더불어 들판을 감싸 안고 유유히 흐르는 서강의 물줄기는 병풍처럼 펼쳐진 신선바위와 함께 선암마을을 휘감아 돈다.
지붕 없는 박물관 고을
한때 '영월'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탄광촌이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영월은 '박물관의 고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행정자치부의 박물관 고을 육성사업 지정 후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한 박물관이 속속 생겨나게 된 것. 현재 18개의 박물관(책박물관은 휴관 중)이 운영되고 있는데, 앞으로도 몇 곳이 더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민화, 사진, 곤충, 악기 등 주제도 다양하게 특화되어 있으며 전시물들의 수준 또한 높아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 충족과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우선 김삿갓면에 가면 국내 최초의 민화 전문 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다. 조선시대 진본 민화, 고가구, 현대민화 등을 전문 해설자의 유익하고 재미있는 설명을 들으며 감상할 수 있으며 체험장에서 판화로 민화 찍기, 민화 그리기 등의 활동도 해볼 수 있다. 익살스러우면서도 소박한 형태의 민화들을 들여다보며 선조들의 문화와 정서를 느끼고 그 소중함을 되새겨보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 20여 개 나라에서 수집한 500여 점의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는 영월아프리카미술박물관도 있다. 이곳에서는 다른 곳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아프리카 대륙의 광활한 문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이 특히 즐거워하는 영월동굴생태관은 국내 최초로 동굴생물을 주제로 한 전시관이다. 단순한 나열식이 아닌 문답식으로 전시 내용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흥미로워한다.
탄광촌에 문을 연 강원도 탄광문화촌은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과거로 아련한 시간 여행을 해볼 수 있는 곳도 있다. '검은 황금'이라 불리던 석탄을 캐던 탄광촌에는 '강원도 탄광문화촌'이 문을 열었다.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탄광문화촌은 그 시절 광부들의 생활 모습과 현장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번영의 영광과 고달픈 애환이 담겨 있는 전시물들을 보며 가족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겠다.
이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곳이 있다면 바로 영월의 자랑거리, 별마로 천문대다. 동강과 서강이
맛깔 나는 음식으로 완성하는 봄 여행
즐거운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맛있는 음식이다. 영월에서는 음식을 먹을 때도 계획을
국내 최초 민화전문박물관의 전시품들.
최근 몇 년 사이 영월을 '명소'로 만든 일등공신이 바로 주천면에 자리한 '다하누촌'이다. 이곳은 저렴한 가격에 최고 품질의 토종 한우를 판매하는 '먹을거리 테마촌'이다. 이곳에서는 정육점에서 원하는 부위의 한우를 구입한 후 인근 지정 식당에서 세팅비(1인당 2천5백원)를 내고 맛있게 구워 먹으면 된다. 한우 300g에 8천원, 한우 특 300g에 1만4천원 정도의 파격적인 가격에 신선한 고기를 판매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찾는 이들에게는 묵밥을 권한다. 3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주천묵집'에서는 직접 묵을 쒀 손님들에게 대접한다. 도토리묵밥은 물론 메밀묵밥도 별미다. 칡 특유의 맛과 향이 입맛을 돋우는 칡국수, 향긋하고 담백한 곤드레밥, 푸짐한 산나물을 넣어 비벼 먹는 보리밥,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인 송어회 등도 추천할 만하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는 황둔리에 늘어선 찐빵마을에 들러 모락모락 김이 나는 찐빵을 한 입 베어 무는 것으로 마무리하자. 달지 않으면서도 포슬포슬해서 박스로 사서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하기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