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 정보 포털 ‘지존’이 9월 실시한 ‘부동산 투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내년 가장 투자 유망한 부동산 1위로 ‘토지’가 꼽혔다. 토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올 상반기 전체 토지 거래량은 총 155만4000필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4% 증가했다.
직장인 이모씨(34)도 지난 7월 전북 부안에 위치한 330㎡ 규모 토지를 4800만원에 구입했다. 원래는 남들처럼 아파트나 빌라 등 주택 구입을 고려했지만 보다 시세차익이 큰 토지로 눈을 돌렸다. 올해 초부터 강연을 듣고 스터디에 참석해 공부했던 그는 주말마다 부안 주변에서 임장을 돌며 수소문한 끝에 마음에 드는 땅을 구할 수 있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새만금 개발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인근 토지는 매물 자체가 귀해졌다. 땅값도 계속 상승세다. 이 씨가 구입한 뒤에도 3.3㎡당 5만~10만원가량 가격이 올랐다. 이 씨는 “3.3㎡당 약 40만~50만원 되는 물건을 찾던 중 이 땅이 눈에 들어왔다. 5차례 이상 방문하며 미래 가능성을 확인한 뒤 투자를 결심했다. 4~5년 보유한 뒤 매도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특히 8·2 부동산 규제로 주택 시장이 위축되면서 토지 투자 관심이 더욱 늘고 있다. 토지는 여러 부동산 중 가장 투자하기 어려운 축에 속한다. 시세가 정해져 있지 않고 환금성이 낮기 때문이다. 토지 투자는 주변 개발 호재, 향후 미래 가치 등 부동산 시장 전반적인 통찰력이 뒷받침돼야만 접근이 가능하다. 주의할 점이 워낙 많고 투자 성공 여부를 단시간 내 판가름하기 어려워 초보자에게는 다소 진입장벽이 높은 상품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동산 투자 경험이 많은 사람은 물론, 부동산 초보자도 땅에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각종 스터디 모임이나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한 교류가 활발해진 덕분이다. 각 지자체 홈페이지나 부동산 정보업체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한몫한다.
토지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소액 투자가 가능한 땅에 주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소액 기준은 각자 다르겠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5000만원’으로 내다본다. 비교적 위험 부담을 줄이면서도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5000만원 구입 가능한 토지
▷인구 10만 내외 지방 소도시 주목
토지 투자는 아파트나 상가 등과 비교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예상치 못한 호재가 발생하면 수익률은 더욱 늘어난다. 도로가 생기거나 신도시 편입, 정부 사업 과정에서 땅이 수용되면서 10배 이상 가격이 오르기도 한다. 토지 투자를 가리켜 ‘대박 아니면 쪽박’으로 부르는 이유다. 만약 5000만원으로 투자를 한다면 어떤 토지를 구입할 수 있을까.
일단 너무 큰 땅은 나중에 매도하기 만만찮다. 그렇다고 작은 땅은 쓸모가 없다. 적정 규모 토지를 매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지면적 160~330㎡는 돼야 최소한 작은 건물이라도 세울 수 있다. 이보다 작은 땅은 활용 가치가 애매하다.
투자금액을 5000만원으로 잡는다면 3.3㎡당 가격은 약 30만~100만원 수준. 땅값이 이 정도 되는 지역은 모두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서울은 맹지(도로와 접하지 않아 개발이 불가능한 토지)를 제외한 어지간한 지역은 대부분 3.3㎡당 가격이 1000만원을 넘어선다. 지방 광역시나 성남, 고양, 하남 등 주요 신도시 또한 외곽 지역도 3.3㎡당 가격이 수백만원에 형성돼 있다. 160㎡ 이상 되는 토지를 매입하려면 수억원이 필요하다. 5000만원으로는 어렵다.
소액 토지 투자를 생각한다면 고려할 지역은 ‘인구 10만명 내외 지방 중소도시’다. 요즘 가장 핫한 지역 중 하나는 새만금지구. 전북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 일대를 개발하는 새만금 개발사업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새만금 일대에서도 군산시는 이미 가격이 많이 올랐다. 3.3㎡당 200만~300만원은 줘야 구입할 수 있다. 새만금지구와 접한 김제시는 대부분 절대농지다. 개발에 한계가 있다. 투자자들이 눈여겨보는 지역은 부안군 일대다. 하서면이나 변산면, 계화면 일대는 최소 3.3㎡당 10만원부터 시작해 40만~50만원에 형성된 토지가 많다.
충남 당진도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당진은 개발 계획이 많고 산업단지가 잘 구성돼 미래 가치가 높다. 요즘 뜨는 강원도를 고려한다면 평창이나 강릉 등이 추천 지역으로 꼽힌다. 다만 강원도는 평창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토지 가격이 급상승했다. 일반적인 매물은 대부분 1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5000만원 내외 소액 투자를 생각했다면 경매 등으로 접근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부동산 투자자 중 상당수는 여전히 수도권을 선호한다. 아무래도 접근하기 용이하면서도 환금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5000만원으로 수도권 내 토지 투자도 가능할까.
요즘 수도권 내에서 토지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지역은 안성이다. 안성은 현재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로 토지 투자 붐이 일고 있다. 민간자본으로 건설될 예정이었던 제2구간(안성~세종)이 국가 사업으로 전환되면서 도로 예정지 주변 토지 가격이 들썩인다. 김용남 쌍둥이종합개발 대표는 “안성은 수도권 내 가장 저평가된 지역”이라며 “아직도 3.3㎡당 50만~100만원으로 구할 수 있는 땅이 있다. 소액 투자가 가능하면서도 개발 호재가 많다”고 말한다.
경기 북부에 위치한 포천도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포천은 구리~포천 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서울까지 30분 내 진입이 가능해졌다. 포천은 자연경관이 수려하면서도 서울 접근성이 좋아져 양평이나 가평을 대체하는 ‘전원주택’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구리~포천 고속도로 개통 후 가격이 다소 올랐음에도 양평 등과 비교하면 가격이 절반 수준이다.
포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포천은 신북IC 주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북면에 속한 땅은 이미 많이 올랐지만 그 주변 지역은 여전히 저평가받고 있다. 다만 포천은 군사보호지역이나 개발제한구역이 많아 투자할 때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
▷취등록세 4.6% 감안해야
“아무리 ‘맹지’를 사지 말라고 강조해도 투자자들이 듣질 않더라.”
토지 투자를 강의하는 전문가들이 늘 하는 말이다. 그렇게 얘기를 해도 사람들은 싼 가격과 중개자의 달콤한 말에 현혹된다. “곧 개발이 될 것”이란 말에 덜컥 맹지를 구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한다. 토지 투자에 실패한 사람들은 늘 이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
기본적으로 맹지에는 건물을 지을 수 없다. 물론 맹지를 구입했는데 주변에 도로가 생기면서 대박을 친 사람도 있을 터. 하지만 1000명 중 한 명꼴이다. 더군다나 5000만원 소액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부동산 초보자가 많다. 초보자일수록 더더욱 맹지를 사면 안 된다.
토지 투자를 결심했다면 전국을 마스터하는 것보다 2~3곳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낫다. 면리 단위까지 주변 지역을 제대로 이해하고 시세를 정확히 파악한 뒤 투자해야 한다. 특정 관심 지역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중개업자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 군데만 방문하지 말고 주변 부동산 3~4곳을 돌며 매수할 때와 매도할 때 가격을 잘 살펴야 한다. 토지는 아파트와 달리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원하는 가격의 절충선이 시세다. 가령 매도자는 3.3㎡당 40만원에 팔고 싶어 한다. 매수자는 3.3㎡당 30만원에 구입하려고 한다면 시세는 대략 35만원 선이다. 주변 여러 부동산 공인중개사사무소를 방문해야 시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세금도 감안해야 한다. 토지를 매입할 땐 취등록세가 4.6%다. 일반주택보다 4배 이상 비싸다. 세금을 미리 계산하고 수익률을 따져봐야 큰 손해를 보지 않는다.
“용도지역이나 지목(토지 사용 목적에 따라 토지 종류를 구분·표시하는 명칭)도 모르고 토지에 접근하는 투자자가 너무나 많다. 땅을 소개받았을 때 최소한 이것이 ‘사기’인지 아닌지는 구분할 정도로 공부해야 한다. 아파트보다 5배 이상 연구하고 최소 3차례 이상 현장 답사 후 투자할 필요가 있다.” 전은규 대박땅꾼부동산연구 소장의 조언이다.
출처 메일경제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 사진 : 최영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