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가는 손자
손 원
어린이집을 오가는 유아들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노란 유니폼을 입고 엄마 손잡고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을 자주 보게된다. 유아들도 어린이집이며 유치원 가는 현실을 볼 때 우리의 교육제도가 바뀐 것만은 틀림 없다. 취학연령이 낮아져 유아들도 교육시설에 가는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다. 초, 중고, 대학에 두 단계는 더 넣어야 될 것같다. 어린이집, 유치원도 제도권 교육기관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 나면 누구나 균등하게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고 교육 받을 권리가 있기에 어린이집과 유치원도 제도권 공교육으로 자리잡으면 좋겠다.
우리 부부가 맡아 돌보고 있는 손자를 3월 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게 되었다. 입학 이튿 날 어린이집으로 부터 연락이 왔다. 원아 중 한 명이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는 것이다. 손자와 같은 반 아이기에 감염이 우려되었다. 자가진단 키트로 검사를 해보니 다행히 음성이었다.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어서 당분간 등교를 미루기로했다. 4월이 되었는데도 코로나는 숙지지 않고 기성을 부리고 있었다.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위중증 환자만 집중관리하기에 일반환자는 경계심도 풀려 감기정도로 여기게 되었다. 각급 학교는 거의 정상적인 등교가 이루어 지고 있었다. 코로나 상황을 관망해 가며 어린이집 등교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었는데 모든 사람들이 감염을 크게 개의치 않은 듯 하여 더 이상 미루는 것이 미련 할 것만 같았다.
4월 둘째 주 부터 정상적으로 보내게 되었다. 같은 반 아이들 보다 한 달이 늦어진 셈이다. 한 달을 보낸 아이들은 적응을 하여 일과를 잘 소화해 낸다고 했다. 손자는 어린이 집에서는 특별히 보살펴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등교 첫주는 입구에서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지만 다음 주부터는 다소 적응을 해 갔다. 간식도 조금씩 먹고 낮잠 타임에 잘 잔다고 했다. 3주가 지나고 부터는 어린이집 일과를 모두 소화하고 다른 아이들과 같이 하교를 할 수가 있었다. 제 할머니 손을 잡고 아장아장 등하교를 하고 있다.
아침 7시가 되면 얘를 깨워 등교준비를 하여 10시가 가까워지면 할머니의 손을잡고 어린이집을 간다. 오후 3시가 되면 집으로 데려 오기에 그 시간은 우리 부부에게 다소 여유롭기도 하나 여전히 젖먹이를 돌봐야 한다. 내가 둘째를 돌보면 아내는 밀린 집안일을 한다. 설겆이며 집안청소를 하다보면 시장보러 갈 시간 조차도 없이 금방 아이를 데리려 가야한다.
아직 어린이집 가는 것을 달가와 하지 않기에 등교에 앞서 조금 일찍 놀이터에 가서 그네를 태워준다. 2주 정도 공동생활을 해서인지 조금씩 달라진 면모가 대견스럽다. 어린이집에서는 노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매일 카독으로 보내온다. 보호자가 안심할 수 있고 소통의 방편이 될 수가 있어 좋다.
가정통신으로 식단과 일과표도 보내온다. 같은 반 아이들 보다 한 달 늦게 입학해서 가끔 돌출 행동을 많이한다고 했다. 그래서 담임 선생님이 가정에서 유의 할 점도 알려 주었다. 단체식사를 거부하고 식탁에 얌전히 있지를 못하고 설친다고 했다. 사실 그랬다. 할머니가 떠 먹이면 거실을 따라 다니며 먹이곤 했다. 조금이라도 더 먹이고자 따라 다니며 먹인 것이 버릇이 되어 거기서도 그런 양상을 보인다고 한다. 가정에서도 교육에 유념하기로 했다.
오늘은 어린이집에서 방울토마토 화분을 들고왔다. 자신의 이름표까지 붙어 있어 무척 애착을 가진 듯 하다. 빛 잘드는 창가에 올려두니 수시로 만져보기도 한다. "멋쟁이 토마토" 노래를 잘 부르기에 토마토가 달릴 거라고 하니 수시로 노래를 부르며 다가 간다.
둘째 주 부터는 친구들 만나러 가자고 하면 확실히 싫다고 했지만 들여 보낼 때 울지는 않았다. 세째 주 부터는 입구에 가면 앞서서 순순히 들어갔다. 지금은 간식도 조금 먹고 낮잠도 잘 잔다고 하니 다소 적응 된 것 같아 안심이다. 다만 점심을 잘 먹지 않아 집에 돌아오면 먹을 것을 찾기도 한다. 잘 먹지 않는 손자기에 아내는 어린이집 보낸 보람이 있다고 한다.
가끔 알파벳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한다. 어린이집 시간표를 보니 원어민 교사의 시간도 있었다. 두 돌 지난 아이에게 외국인은 어떤 모습일까? 모습뿐만 아니라 생소한 말까지 하니 신기한 것 이상일 것이다. 그렇게 일찌감치 다른 문화에 익숙해지면 외국말을 자연스레 터득하게 될 것이다. 대학까지 나와도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기성세대와는 다를 것이다. 몇 가지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유능한 미래시대가 되어 나라를 책임 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린이집 위탁교육은 육아 부담을 들어줌과 아울러 조기교육의 장점도 많은 것 같다. 과거와 비교할 때 격세지감이다. 우리때만 해도 먹고사는 것이 우선이기에 교육은 뒷전이었다. 10남매를 둔 가정도 허다하여 육아복지는 관심밖이었다. 2세를 두고 부터는 조기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미술, 피아노를 가르치는 사설학원 정도 보내는 수준이었다. 손주 때 부터 국가가 조기교육부터 책임 져 주기에 아이기르기 좋은 세상임은 분명하다. 태어나서 부터 고등학교까지 국가가 교육을 책임 져 주니 상전벽해가 된 것 같다.
매일 저녁이면 아이 담임교사로 부터 당일 돌봄 내용이 사진과 함께 카톡으로 알려온다. 학습내용, 식사량, 낮잠시간, 배변상태 등을 알려오니 소통하는 교육이다. 가정과 기관이 협조하여 아기를 돌보고자 하는 시스템이 좋다. 어릴 때 부터 잘 기르고 교육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미래를 짊어 질 후세 양성을 체계적으로 해 나가는 것은 미래 강성대국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2022. 4. 22.)
첫댓글 손원선생님 늘 좋은 글을 꾸준히 올려주시어 감사합니다. 글은 자주 쓰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훌쩍 늘게 됩니다. 이제 등단 하셨으니 목표를 수필집을 발간한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시기 바랍니다. 건필과 건승을 기웜합니다.
손자를 사랑하시는 할아버지의 정이 느껴집니다. 항상 부지런하게 좋은 글을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다만 손자, 손녀가 없는 나는 한편 부럽기도 합니다. 다른 주제로도 멋있는 글 많이 올려주세요.
본래 읽고 쓰기를 게을리 했는데, 수필반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다수의 습작을 하고 있습니다. 변변찮은 제 글을 읽고 격려해 주시니 신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