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율배반/채은선 시인
문득 나이가 무서워진다
격의가 없어지고 울타리가 허물어져 간다
정확히 꼬집지 못하는 아줌마의 힘
엄격한 규율과 생활의 경험이 남긴
생채기로 얼룩진 괘적을 적당히 얼버무리며
연륜을 구축하는 배반의 틀을 세운다
나이란 숫자만 올리는 것이 아니기에
내면을 뒤적이며 타성을 버리고
새로운 줄기를 늘려가야만 한다
정의와 불의 사이에서
감정의 중립을 구현해 나아가는 일 또한 멈추면 안된다
타인과 타협하지 않으려는 고립을 공전해 보아야한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 타성의 줄기에
독특한 다른 객체가 만들어지기에.
내 안의 나이가 무서운 것이다
자아를 비집고 또 다른 독립을 키운다고
배선의 탑을 높이고 있는 중년의 너스레를
단속해야만 한다
시드는 장미꽃일지라도 뒤적이며 살펴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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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에 의하여 널리 쓰여진 이율배반 이라는 용어를 사람들은 가끔 원용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알게 모르게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즉 앞, 뒤가 안 맞는 모순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근본은 같은 것이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서 전후가 바꿔질 것이기에,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이 오늘날도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일 것입니다. 암튼, 지금 개인은 물론 우리사회 요소요소에는 이율배반 현상이 만연하고 그 병폐도 너무도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위 시는 이런 안타까움과 제한적인 해법을 시어를 통해 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로 다가옵니다.
선생님께서 영상 작품을 제작 하셨군요
화면이 움직이지 않아서 차분하게 시를 생각하여 볼수 있어 좋습니다
지천명을 넘어 오니까 아줌마의 오만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두려워 지내요
아나무인격의 뻔뻔함이 많아지면서 세상을 뻔뻔한 세상으로 길을 내는데 일조 하게 될까봐...ㅎ
노파심일까요?
...어이없는 일에 부딪혀 당황스러울때가 많은것 보면 무관 하지는 않는것 같아요
아줌마의 이율배반적....
교수님! 영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