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예절 3촌이 아닌 삼촌, 뭐라고 불러야 할까?

[이환준]

3촌이 아닌 삼촌, 뭐라고 불러야 할까?

명절이나 집안 행사가 있는 날이면 온 친척들이 모인다. 이런 날이면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을 부르는 호칭이 어렵기 마련이다. 아버지의 누이인 ‘고모’, 아버지의 동생인 ‘삼촌’, 아버지의 사촌 동생인 ‘삼촌’도 만난다. 잠깐, 아버지의 동생도 삼촌, 아버지의 사촌 동생도 삼촌이라고? 이건 좀 이상하다. 바른 호칭인지 확인해 보자.

친한 사람이 모두 ‘삼촌’은 아니다

아버지의 사촌 형제를 ‘삼촌’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잘못된 호칭이다. 현재 ‘삼촌¹⁾’이라는 말은 단순히 ‘촌수가 3촌인 사람’이 아니라 ‘부모의 남자 형제’를 가리키는 말로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조카의 반대말을 ‘삼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버지의 사촌 형제는 나와 5촌 관계이기 때문에 ‘삼촌’이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친척이 아닌 사람들에게 친근감의 표시로 ‘삼촌’, ‘이모’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친척들에게만큼은 정확한 호칭과 지칭을 사용하는 것이 언어 예절을 지키는 길이다.

삼촌이라고 불러야 하는 사람은?

내가 ‘삼촌’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엄격히 따진다면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뿐이다.
아버지의 형을 큰아버지라고 하고, 여럿일 경우에는 순서에 따라 첫째 큰아버지, 둘째 큰아버지와 같이 이른다. ‘큰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큰아버지의 조카와 그 배우자이다. 《경국대전》의 오복조(五服條)에는 큰아버지를 ‘삼촌숙(三寸叔)’으로 표기하고 있다.
아버지의 남동생을 부를 때 ‘작은아버지’라고 하고, 아버지의 남동생이 여럿 있을 때 그들을 구분하여 나이가 많은 사람을 큰삼촌 혹은 큰 아재, 나이가 어린 사람을 작은삼촌, 혹은 작은 아재로 구분하기도 한다. 어떤 지방에서는 미혼의 숙부를 삼촌 혹은 아재라고 부르다가 혼인하면 작은아버지·숙부로 호칭을 변경하는 곳도 있다.

그렇다면, 아버지의 사촌 형제는 어떻게 부를까?

그렇다면 우리가 무심하게 삼촌이라고 불렀던 아버지의 사촌 형제의 진짜 호칭은 무엇일까? 아버지의 사촌 형제는 나에게는 오촌으로 ‘종숙’ 또는 ‘당숙’이 되며, 큰아버지뻘 되는 종숙을 ‘종백부’, 작은아버지뻘 되는 종숙을 ‘종숙부’라고 일컫기도 한다. 부르는 말로는 아저씨, 종숙 어른, 당숙 어른 등이 있으며 지방에 따라서는 ‘아재’라고 부르기도 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수많은 친척과 연결 고리를 가지고 유대를 이어 나가는 일은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우리의 촌수는 어느 친척이 나와 어떤 관계인지를 명확하게 말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어느 문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고유의 제도이다. 아무리 먼 친족이라도 그 친소(親疎)의 정도를 표시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조금 까다롭게 생각될지라도 그 친소의 정도에 따라 합당한 호칭을 찾아 주고 보전해 나가는 일은 우리에게 소중한 문화와 정서적 풍요로움을 남겨 줄 것이다.

^{1) 삼촌 (三寸) 「명사」
    「1」아버지의 형제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 특히 결혼하지 않은 남자 형제를 이르거나 부른다.
         ¶ 고모는 할머니 못지않게 삼촌의 귀환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윤흥길, 장마≫
    「2」방계로는 부모와 같은 항렬의 백부모ㆍ숙부모 또는 형제의 자녀와의 촌수.}
 

※ 참고 자료
“촌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3.
‘비주얼창-설 명절 맞아 친족 촌수·호칭 익혀 보자’, 경남일보, 2016. 2. 3.

※ 그림 출처
http://www.g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1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