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天上)의 음악/루이즈 글릭

[크론베르그]

천상(天上)의 음악

/루이즈 글릭

내겐 아직 천국이 있다고 믿는 친구가 있어

그녀는 바보가 아니야, 알고 있는 모든 것으로, 그녀는 하나님과 얘기해

그녀는 하늘에서 누군가 듣고 있다고 생각하지.

땅에서는 대단히 능력이 있고

불쾌한 일도 맞을 수 있을 만큼 용감해

우리는 흙에서 죽어가는 애벌레를 봤어,

탐욕스러운 개미들이 그 주위로 몰려오고 있었지.

난 항상 재난에는 마음이 약해지고, 강한 힘에 항거하기를 바랐지만

비겁하기도 해서 그런 일에도 쉬 눈을 감아버렸어.

나와는 달리 내 친구는 자연에 순응해 일이 되어가도록 버려두고

쳐다볼 수 있었지

나를 위해 그녀는 애벌레 사체에서 개미들을 쫓아 버리고

길 건너편으로 그 주검을 옮겨 버렸어.

내 친구는 내가 하나님께 눈을 감는다고 말했어,

그것이 진실을 직면하는 것에 대한 나의 반감이라고 설명하면서

그녀는 내가 보지 않으려고 베개에 머리를 파묻는 어린이와 같다고 했지.

그런데 그 아이는 그 빛이 슬픔을 가져왔다고 혼잣말을 할 뿐이야

내 친구는 어머니와 같아. 그녀와 같은 용감한 사람을

깨우라고 재촉하는 환자와 같아.

내 꿈에 내 친구는 날 꾸짖었지.

우리는 같은 길을 걸었어, 겨울이라는 것을 제하고.

그녀는 내가 세상을 사랑하면 천상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고 했지.

하늘을 쳐다보라고 그녀는 말했지만 보이는 게 없었어.

구름과 눈과 흰색으로 정장(正裝)하고 있는 나무들이

매우 높이 뛰어오르는 신부들과 같았지

그러자 난 그녀가 걱정되어 쳐다보았더니

땅 위에 신중히 던져진 그물에 걸려 있었어.

사실 우리는 길가에 앉아서 노을을 바라보았지

간혹 침묵이 새 울음소리에 뚫렸어.

우리가 설명하려는 순간이 되었지

우린 죽음과 고독에도 편안함을 느낀다고.

내 친구는 땅 위에 원을 그리고, 그 안에 애벌레는 움직이지 않았어.

그녀는 항상 완전하고, 아름답고, 그녀와 별개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려 했지.

우리는 평온했어. 여기에 말없이 앉아있는 것은 평화로웠어.

풍경은 확정되었고, 갑자기 길은 어두워져, 공기는 차가워지고,

여기저기 바위는 빛나고 번쩍이네.

우리 모두 사랑한 것은 이 적막(寂寞)이지

형상을 사랑함은 그 죽음을 사랑하는 것이야.

볕 좋은 가을 오후이다. 가로수의 잎들이 점차 색깔을 바꾸고 있다. 유치원을 마친 외손녀와 집으로 오는 길에 여치 한 마리가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차도 쪽으로 가려고 움직이고 있었다. 필경 그는 차에 깔려 생애를 다할 것이므로 몇 번의 시도 끝에 간신히 잡아서 풀숲으로 던졌다. 어제저녁 산책 시간에는 커다란 지렁이 한 마리가 도로를 가로지르려고 꿈틀거려 막대기로 겨우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켰다. 뜨거운 포장도로 위에 지렁이 죽은 흔적을 쉽게 볼 수 있다. 여름 장마철이면 땅속의 습기가 높아져서 지렁이들이 밖으로 나온다고 한다. 지렁이들은 습기는 피할 수 있지만 땅 밖으로 나오는 것이 생명을 담보로 하는 재앙임을 모른다.

이런 일들은 흔히 야생동물에게도 일어난다.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려던 짐승들의 사체가 그러하다. 지난여름 회문산 산길에서 화사(花蛇)의 주검을 보았다. 죽음 후에도 화려한 색깔이 선명하게 남았다. 그 주변에 개미들이 잔뜩 몰려와 부지런히 해체작업을 하고 있었다. 결국, 모든 육신은 처음 왔던 곳인 흙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생명 순환에 관해 관점을 달리하는 것을 철학이 다르다고 한다. 즉 생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의 물음, 자연과의 교감, 세상일에 대한 시각이 다른 것이다. 이를 확대하면 우주를 창조하고 운항하는 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과 그러한 초월적인 존재 대신에 자연을 믿는 무신론자로 구분할 수 있다. 이제 시인은 무신론자인 이 시의 화자(話者)와 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그녀 친구의 이야기를 길 위의 애벌레 죽음을 보며 전개하고 있다.

Celestial Music

Poem by Louise Gluck

I have a friend who still believes in heaven.

Not a stupid person, yet with all she knows, she literally talks to God.

She thinks someone listens in heaven.

On earth she's unusually competent.

Brave too, able to face unpleasantness.

We found a caterpillar dying in the dirt, greedy ants crawling over it.

I'm always moved by disaster, always eager to oppose vitality

But timid also, quick to shut my eyes.

Whereas my friend was able to watch, to let events play out

According to nature. For my sake she intervened

Brushing a few ants off the torn thing, and set it down

Across the road.

My friend says I shut my eyes to God, that nothing else explains

My aversion to reality. She says I'm like the child who

Buries her head in the pillow

So as not to see, the child who tells herself

That light causes sadness-

My friend is like the mother. Patient, urging me

To wake up an adult like herself, a courageous person-

In my dreams, my friend reproaches me. We're walking

On the same road, except it's winter now;

She's telling me that when you love the world you hear celestial music:

Look up, she says. When I look up, nothing.

Only clouds, snow, a white business in the trees

Like brides leaping to a great height-

Then I'm afraid for her; I see her

Caught in a net deliberately cast over the earth-

In reality, we sit by the side of the road, watching the sun set;

From time to time, the silence pierced by a birdcall.

It's this moment we're trying to explain, the fact

That we're at ease with death, with solitude.

My friend draws a circle in the dirt; inside, the caterpillar doesn't move.

She's always trying to make something whole, something beautiful, an image

Capable of life apart from her.

We're very quiet. It's peaceful sitting here, not speaking, The composition

Fixed, the road turning suddenly dark, the air

Going cool, here and there the rocks shining and glittering-

It's this stillness we both love.

The love of form is a love of endings.

Poem Submitted: Thursday, January 1, 2004

[김두종]

글을 읽고 어떤 것을 마치고 새로 시작하는 線과 돌고 또 도는 輪廻를 생각 해 봅니다.

[크론베르그]

짧은 생각으로 신앙에 관계된 시 몇편을 골라서
번역해보았습니다.

아직 국내에 소개된 작품이
아니어서 제대로 시인의 뜻이
전달되었는지 조심스럽습니다.

전문가들이 바로
소개하기를 기다립니다.